'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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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SF소설
2011/04/30   파프리카(원작판, 전 2권) [13]
2011/03/26   최악의 외계인 [13]
2011/02/20   목격담, UFO는 어디서 오는가 [2]
2011/01/30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2010/12/05   도롱뇽과의 전쟁 [9]
2010/11/27   묘생만경 : 2010 환상문학웹진 거울 중단편선
2010/08/28   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 : 2009 환상문학웹진 거울 중단편선 [1]
2010/08/07   하이어드 1~2권 [2]
2010/06/26   김보영 중단편선 '진화신화' [4]
2010/06/26   배명훈 소설집 '안녕, 인공존재!' [4]
2009/08/29   절망의 구 [7]
2009/05/29   U, ROBOT [2]
2009/05/02   아서 클라크 단편 전집 1953-1960 [5]
2006/11/19   프레스티지 (원작판) [9]
2005/03/10   프랑켄슈타인 [8]
파프리카(원작판, 전 2권)
원제: パプリカ
저자: 츠츠이 야스타카
역자: 김영주
출판사: 북스토리

타인의 꿈을 모니터링하거나 아예 꿈 속에 개입함으로써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PT(사이코 테라피) 기술이 발달한 근미래의 일본. 언제부터인가 유력인사들의 의뢰를 받고 그들의 꿈에 접속하여 정신치료를 해 주는 수수께끼의 꿈 탐정 ‘파프리카’에 대한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파프리카의 정체는 정신의학연구소에 근무하는 PT 연구의 일인자 치바 아츠코. 하지만 연구소 외부에서 PT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파프리카로서의 활동은 오래 전에 그만둔 상태였다. 이사장의 간절한 부탁으로 오랜만에 파프리카로서 출동한 아츠코는 연구소 내부의 권력투쟁에 말려들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게 되는데…

선생님은 신사시군요.
by 잠본이 | 2011/04/30 11:34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핑백(2) | 덧글(13)
최악의 외계인
원제: 傾いた世界
저자: 츠츠이 야스타카
역자: 이규원
출판사: 작가정신

필자가 츠츠이 야스타카(筒井康隆)를 처음으로 접한 것은 고려원미디어의 『세계 SF 걸작선』(1992)에 실린 단편 「멈추어 선 사람들(佇むひと, 1974)」을 통해서였다. 식량부족이 만성화된 미래의 일본을 배경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식물로 만들어 길가에 심어버리는 기상천외한 독재정치를 묘사한 작품인데, 아이디어만 보면 디스토피아 호러물에 가깝지만 실제 이야기에서는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는 씁쓸함과 서글픔이 묻어나온다. 어쩔 수 없이 헤어진 아내를 그리는 남편의 애절한 마음을 보여주는 서정소설인 동시에 ‘나무가 되는 것이 무서워서 아무 말도 못하게 된다면 결국 우리도 나무나 마찬가지가 아닌가’라는 사회비판적인 메시지를 행간에 감춘 풍자소설이기도 한 것이다.

그때는 단지...
by 잠본이 | 2011/03/26 01:31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핑백(1) | 덧글(13)
목격담, UFO는 어디서 오는가
저자: 듀나 외 9인
출판사: 사이언티카 (서울셀렉션)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APCTP)에서 운영하는 웹진 <크로스로드>에 2년간 실린 단편들을 모은 앤솔로지. <얼터너티브 드림>(2007), <앱솔루트 바디>(2008), <죽은 자들에게 고하라>(2009)에 이은 네 번째 단편집으로, 여러 작가들의 다양한 작풍과 세계관을 한 권의 책을 통해서 만날 수 있다. 전작들의 장정이 다소 복잡하고 어두침침한 느낌을 준 데 비해 이번에는 핑크를 기본으로 하여 산뜻하면서도 익살맞게 표지를 꾸며서 훨씬 밝은 인상을 준다. 표제작은 UFO를 언급하고 있으나 전체적으로 통일된 주제가 있는 것은 아니며 모든 작품이 UFO나 외계인을 다루고 있지도 않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벌써 4번째 앤솔로지인 만큼 작품들도 독자들을 편안하게 해 주는 명료함과 안정감을 갖추고 있다. 다만 천기누설로 가득한 박상준님의 편집위원 해설이 앞쪽에 실린 것은 실수가 아닐까 싶다. (독자 여러분은 되도록이면 작품들을 다 읽으신 뒤에 서문을 읽어보시기 바란다.)

어떤 작품이 실려 있을까?
by 잠본이 | 2011/02/20 14:21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저자: 듀나
출판사: 자음과모음

PC통신 시절부터 활발한 활동을 보여왔으나 현재는 소설가보다는 영화평론가나 게시판 운영자로 더 잘 알려진 저자의 최신 단편집. 1998년부터 2010년에 걸쳐 각종 잡지와 통신매체를 통해 발표된 13편의 단편을 수록하고 있다. 작품에 따라 분량과 소재는 약간씩 다르지만 왠지 무심한 듯 시크한 저자 특유의 문체와 어느 한 장르로 정의하기 어려운 독특한 스타일은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결코 사라지지 않는 통제의 환상이여!
by 잠본이 | 2011/01/30 16:25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핑백(1)
도롱뇽과의 전쟁
원제: Válka s mloky
저자: 카렐 차페크
역자: 김선형
출판사: 열린책들

체코 작가 카렐 차페크의 1936년작 장편소설. 직립보행이 가능하고 도구와 언어를 사용할 줄 아는 도롱뇽 종족이 20세기 초에 갑작스럽게 세계 무대에 등장하여 국제정세를 바꿔버리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다. 원래는 순박하고 야생의 삶에 만족하던 도롱뇽들은 탐욕스런 인간들의 노예로 사역되면서 점점 독자적인 문화와 조직을 갖추게 되고, 급기야는 인간들이 적국을 공격하기 위해 지급해 준 무기를 이용하여 인류에 대한 반란을 일으키기에 이른다.

전체적인 틀은 SF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본래 이 작품은 세계대전으로 인해 불안과 혼란에 빠져들어가던 당시 서구사회를 풍자한 일종의 블랙코미디로 집필되었으며, 저자 본인도 '이 작품은 미래가 아니라 우리의 지금 현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도롱뇽들의 우두머리가 사실은 도롱뇽이 아니고 '독일에서 지난 대전에 군인으로 복무한 인간'일지도 모른다는 암시 자체가 은근슬쩍 히틀러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 등등)

도롱뇽에게 정규 교육을!
by 잠본이 | 2010/12/05 20:52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핑백(2) | 덧글(9)
묘생만경 : 2010 환상문학웹진 거울 중단편선
저자: 배명훈 외 21인
출판사: 거울

올해도 어김없이 콜렉션의 시간이 돌아왔다. 그야말로 ‘작년에 왔던 작품집 죽지도 않고 또 왔네’라는 농담이 가능할 정도로, ‘거울’의 중단편선은 해마다 꾸준히 나오고 있어서 국내 환상문학에 목마른 독자들에게는 매우 좋은 선물이라 할 수 있다. 수록 작품들을 이미 사이트를 통해서 감상했던 독자들은 평소에 눈여겨봐뒀던 작품이나 작가를 재발견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고, 아직 감상할 기회가 없었던 독자들은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겨가며 미지의 이야기를 탐험하는 두근거림에 젖어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마음에 드는 작품들을 불안정한 데이터의 집합체가 아니라 일정한 형체를 가진 종이책으로 소장할 수 있다는 메리트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보관하기가 좀 불편하긴 하지만, 그래도 다시 보고 싶은 내용이 있을 경우 일부러 컴퓨터나 전자기기를 켜고 기다릴 필요 없이 순식간에 책장만 들춰보면 된다는 점은 적어도 아직까지는 종이책의 장점이니 말이다.

그런 뜻에서, 이번에도 수록 작품별로 주목할 만한 포인트를 짚어보고자 한다. 내용 누설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리스크가 있기는 하지만 그 정도를 두려워해서야 어찌 감히 리뷰를 할 수 있으리오.

이어지는 내용
by 잠본이 | 2010/11/27 01:03 | 대영도서관 | 트랙백
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 : 2009 환상문학웹진 거울 중단편선
저자: 배명훈 외 20인
출판사: 거울

2009년 한 해 동안 환상문학웹진 ‘거울’ 내의 ‘시간의 잔상’ 코너에 게재된 중ㆍ단편소설들 가운데에서 엄선한 19편과 초청작품 및 독자우수작품 3편을 합한 총 22편의 작품을 수록한 단편집. 무려 629쪽에 달하는 엄청난 분량과 수록된 작품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스펙트럼에 기가 질리기도 하지만 책을 잡고 차분하게 읽다 보면 몇 시간은 금방 우습게 지나가는 흡인력을 보여준다. 작가도 각각 다르고 소재와 주제 역시 천차만별인 만큼 억지로 한데 묶어서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각 작품별로 간단한 감상 포인트를 짚어보는 것이 효과적일 것 같다. 작품의 매력을 설명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줄거리상 중요한 부분을 누설하게 될지 모르니 미리 양해를 구하고자 한다.

이어지는 내용
by 잠본이 | 2010/08/28 20:52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덧글(1)
하이어드 1~2권
저자: 김상현
출판사: 시공사 (재출간)

행성 어스라 불리는 미래의 지구. 최종전쟁 이후 문명은 퇴보하고 토지는 황폐해졌으나 각종 외계종족들의 피난처로 자리잡으면서 점차 부흥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어스의 존속에는 다른 종족과의 의사소통을 돕는 감응능력자 '트랜서'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메이런은 트랜서의 소질을 갖고 있는 열여섯 살 소년. 그는 트랜서로 일하다가 불행하게 죽어간 아버지와 그로 인해 정신이 나가버린 어머니의 영향으로 가능한한 자기 능력을 숨기고 평온하게 살기를 바란다. 하지만 어느 날 처음 보는 종족의 항성간 셔틀이 마을 근교에 추락하면서 그의 신변은 가차없는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려드는데...

커피나 한잔 마셨으면 좋겠어요.
by 잠본이 | 2010/08/07 19:27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덧글(2)
김보영 중단편선 '진화신화'
저자: 김보영
출판사: 행복한책읽기

『멀리 가는 이야기』에 이은 김보영의 두 번째 단독 작품집. 다만 『멀리 가는 이야기』의 경우는 예전에 ‘거울 개인 단편선’이라는 카테고리 하에 전자책 및 종이책으로 판매된 책을 다시 펴낸 것이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에서의 오리지널 상업 단편집은 이쪽이 사실상 처음인 셈이다.

김보영 작품세계의 특징을 한 마디로 압축하자면 ‘뒤집기의 미학’이라 할 수 있다. 독자가 익숙하게 느끼던 일상의 모습이 순식간에 전혀 다른 별세계 얘기로 밝혀지기도 하고, 반대로 처음에는 어딘가 다른 차원인 것처럼 느껴지던 이야기의 무대가 한 순간의 깨달음에 의해 우리가 사는 세계와 동일한 곳임을 보여줌으로써 뒤통수를 치기도 한다.

그러한 뒤집기는 작가의 단순한 공상이나 변덕에 따른 것이 아니고, 치밀한 내적 논리와 촘촘한 복선을 거쳐 자연스럽게 제시되는 하나의 결론이기 때문에 더욱 감탄스럽다. 그리고 그 뒤집기의 과정에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독자의 두뇌를 사정없이 강타하는 센스 오브 원더(기성관념을 깨뜨리는 데서 발생하는 불가사의한 경이감)의 물결이 뒤따른다.

SF와 판타지의 경계선상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고 있으면서도 전혀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스토리의 핵심이 주인공과 외부의 갈등보다는 주인공 자신의 내적 변화에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는 어슐라 르 귄을 방불케 하는 면도 있다. 물론 이번 단편집에 실린 작품들에서도 이러한 특징들이 종횡무진 자유롭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니까 우리는 더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고.
by 잠본이 | 2010/06/26 12:16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핑백(2) | 덧글(4)
배명훈 소설집 '안녕, 인공존재!'
저자: 배명훈
출판사: 북하우스

필자가 배명훈이라는 작가를 처음 접한 것은 누군가의 소개를 받고 ‘거울’ 웹진을 처음 찾아갔을 때였다고 기억한다. 단편소설 게시판에서 「철거인 6628」이라는 왠지 웅장하고도 호기로운 제목이 눈에 들어와서 무심코 클릭한 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제목만 보고는 왠지 거대한 인간형의 금속제 기계가 최소한 6628대 이상 우글거리는 스팀펑크스러운 SF가 아닐까 하는 말도 안되는 상상이 들었다. 그러나 웬걸. 실제 작품을 읽어보니 전혀 다른 이미지의 스토리가 튀어나왔다. 인생의 의미를 잃고 잉여롭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남자가 적국의 핵공격으로 의심되는 긴박한 상황을 맞이하여 스스로와 주변을 되돌아보고 어떤 행동을 취하기 시작한다는, 다분히 실존적인 서바이벌 서스펜스 스릴러(?)였던 것이다. 분명 구성요소 하나하나는 어디선가 본 듯한, 매우 익숙하고 진부하기까지 한 것들인데 그것들을 뒤섞고 굴리고 뽑아내는 방식이 묘하게 독특한 느낌을 주어서 인상에 남았다.

두 번째 접촉은 ‘거울’ 편집장님이 권해 주신 앤솔로지 『누군가를 만났어』를 통해서였다. 위에 언급한 단편에서와 마찬가지로 일상과 비일상을 다소 억지스럽게 반죽하면서도 어느 사이엔가 천연덕스러운 말빨로 독자를 납득시키는 노련함이 거기에 있었다. 게다가 이 작가, 겉으로는 안 그런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소재나 스타일이 다방면으로 뻗쳐 있다. 「이웃집 신화」와 「임대전투기」에서 보여준 에로스와 서민개그의 조화, 「누군가를 만났어」와 「철거인 6628」에서 느껴지는 쓸쓸한 남자의 감수성과 만남에 대한 갈망, 그리고 「355 서가」에서 묘사된 백과사전적 잡학과 사소한 것에 대한 집착이 엄청난 결과로 증폭되는 부조리함 등등. 첫 번째 접촉과는 비교도 안 되는 묵직한 충격과 함께 두 번째 접촉은 훨씬 오랫동안 필자의 기억에 남게 되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세 번째 접촉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가 왔다. 『안녕, 인공존재!』라는 알 듯 말 듯한 제목을 달고 황공하옵게도 필자의 책상 위에 떡하니 올라앉은 이 책은 작가의 첫 번째 단독 단편집이다. (그 전에 나온 최초의 단독 단행본인 『타워』는 동일 세계관을 이용한 연작 소설집이라 약간 문제가 다르다.) 역시나 이번 책에서도 이리 튀고 저리 튀는 변화무쌍한 작품들로 독자를 즐겁게 해 주고 있는데, 작품 별로 간단히 체크 포인트를 살펴보도록 하자.

이러면 증명된 거 아닌가, 이렇게 큰 구멍이 났는데.
by 잠본이 | 2010/06/26 11:34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핑백(1) | 덧글(4)
절망의 구
저자: 김이환
출판사: (주)위즈덤하우스

누구도 그것들이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몰랐다. 완벽한 구(球)의 형상을 띤 그 물체들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원리로 서서히 이동하면서 매끈한 표면에 접촉한 생명체를 남김없이 흡수했다. 처음에는 영문을 몰라서 우왕좌왕하던 사람들도 곧 패닉에 빠져 도망치기 시작한다. 도시의 기능이 마비되고 언론도 제 구실을 못하게 되자 출처가 의심스런 소문만 횡행한다. 혼란한 틈을 타서 타인을 해치고 이익을 도모하는 무리들도 나타난다. 어제까지만 해도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주인공은 순전히 남들보다 일찍 구(球)를 발견한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서울을 빠져나오는 데 성공하지만 피난행렬로 인한 교통체증에 발이 묶이고 만다. 지방에 떨어져 살던 부모님의 안부가 걱정된 나머지 봉쇄된 도시 안으로 무모한 잠입을 감행하는 주인공. 하지만 그때부터 그의 앞길은 점점 꼬이기 시작한다.

...를 조심하게 젊은이.
by 잠본이 | 2009/08/29 12:04 | 대영도서관 | 트랙백(2) | 핑백(1) | 덧글(7)
U, ROBOT
저자: 정희자 외 9인
출판사: 황금가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국내 작가 10인의 SF단편을 모은 작품집으로, 황금가지에서 출간한 SF단편선으로는 두 번째에 해당한다. 수록된 작품들은 다른 경로를 통하여 발표된 것을 다시 수록한 경우가 많은 관계로, 특별한 주제의 일관성이나 공통점을 찾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작품별로 간단한 감상 포인트를 짚어보고자 한다.

약간의 천기누설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by 잠본이 | 2009/05/29 23:06 | 대영도서관 | 트랙백(1) | 핑백(1) | 덧글(2)
아서 클라크 단편 전집 1953-1960
원제: The Collected Stories of Arthur C. Clarke
저자: 아서 찰스 클라크
역자: 고호관
출판사: 황금가지

한 작가의 작품을 연대순으로 빠짐없이 살펴보는 것은 매우 즐겁고도 흥미로운 일이다. 문학 작품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끊임없는 수련을 거친 끝에 정제되고 가공된 형태로써 독자들 앞에 선을 보이는 것이다. 그런 만큼 같은 작가라도 시기와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른 내용과 형식을 실험해볼 수도 있고 또 그러한 과정을 통하여 자기의 장점을 찾아내고 단점을 보완하면서 서서히 레벨을 높여 나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말하자면 작가와 작품은 어느 한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글쓰기’라는 작업을 통해 부단하게 스스로를 갈고 닦으며 진화해가는 생물과도 같다. 따라서, 한 작가의 작품을 집필 혹은 발표된 순서대로 차례차례 돌아본다는 것은 그러한 진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되짚어나가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그 작가가 어떠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어떤 식으로 실력을 연마해왔으며 어떤 식으로 변화를 겪었는지 살펴봄으로써 작가 본인은 물론 작가의 대표 작품들이 어떤 배경에서 그렇게 완성되었는가를 더 깊게 이해하는 귀중한 체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출판계에서 어느 한 작가에 집중하여 전집을 출간하는 일이 그리 많지 않고, 그 극소수의 기회마저도 대부분 불후의 문호로 추앙받는 주류문학 쪽의 작가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외국작가, 특히 그 중에서도 SF나 판타지와 같은 장르문학 작가의 작품을 시대 순으로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물론 최근에 데뷔하여 엄청난 인기를 끌어서 출판시장의 총아로 떠오른 베르베르나 롤링 같은 양반들은 거의 모든 작품이 본고장에서와 별다른 시간차를 두지 않고 번역 출간되었지만 이건 진짜로 운이 좋은 경우다)

그런 만큼 이번에 황금가지에서 클라크 단편전집이 출간된 것은 그야말로 국내 장르문학계의 일대 사건이라 할 만하다. 비록 장편이나 논픽션은 여전히 제외된 상황이지만 작품 활동의 기본이자 아이디어의 보고(寶庫)라 할 만한 클라크의 단편들을 시대 순으로 한꺼번에 살펴볼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정말로 대단한 일이다. 같은 장르문학이라도 추리문학 쪽에서는 도일이나 르블랑, 크리스티 등 메이저한 작가들의 전집이 많이 나왔던 데 비해 SF나 판타지 쪽에서는 그때그때의 최신 히트작이나 필독서로 꼽히는 고전들을 집중해서 소개하느라 자연히 한 작가 당 출판되는 작품 수는 한정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감상한 책은 바로 그 단편 전집(전 4권 예정) 중의 한 권으로, 1953년부터 1960년까지 발표한 33편의 중 ․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원서는 본래 지난 2001년에 한 권으로 발매되었는데, 1937년부터 1999년까지 발표한 100편 이상의 작품을 수록했기 때문에 총 966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을 자랑한다. 황금가지에서 내는 번역판은 원서를 4권으로 나누어서 최대한 부담을 줄였지만 각 권의 분량도 만만치 않은 만큼 단편집이라고 해서 가볍게 생각하고 덤비기보다는 약간의 여유를 갖고 천천히 읽어나가는 편이 좋을 것이라 여겨진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필자의 클라크에 대한 인상은 매우 한정되어 있었다. 이제까지 필자가 읽은 작품으로는 그의 출세작이라 할 수 있는 ‘스페이스 오디세이’ 시리즈나 『유년기의 끝』, 『라마와의 랑데부』, 『도시와 별』처럼 사색적이고 내용의 밀도가 높은 장편들이 대부분이었고, 기껏 읽은 단편도 「동방의 별」처럼 왠지 웅대하고 심오한 것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클라크의 이름만 들어도 ‘발달된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우주로 진출한 미래를 그리면서 인류라는 존재가 우주에서 갖는 위상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끔 하는 철학자이자 구도자’라는 이미지가 떠오르곤 했던 것이다. 대단해 보이긴 해도 어딘가 가까이하기는 어려운 대학교수 할아버지 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니 그러한 선입관이 얼마나 편협하고 왜곡된 것인지를 새삼스레 깨닫게 되었다. 물론 위에서 말한 이미지는 분명 클라크의 대표작들을 아우르며 그의 원숙기를 묘사하는 데 부족함이 없지만, 클라크에겐 그것만으로는 정의할 수 없는 또 다른 면도 있었던 것이다. 한창때(라고 해도 이미 삼십대 후반에서 마흔 사이지만)의 클라크는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을 통해서 소위 대표작에서는 느낄 수 없거나 희미하게만 남아있는 요소들을 마음껏 펼쳐 보이고 있다.

우주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여 바쁜 일상을 보내다가 뜻하지 않은 상황에 부딪히는 평범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자칫하면 설정에만 매몰될 수 있는 세계관 속에 인간적인 따뜻함과 여유로움을 자아내는가 하면, 도저히 믿겨지지 않지만 왠지 과학적으로 말이 되는 것 같기도 한 이야기를 태연하게 풀어내는 이야기꾼의 입담을 통해 사람들의 위선과 어리석음을 풍자하기도 하는 등, 우리가 미처 몰랐던 클라크의 세계가 여기에 있다. 특히 ‘하얀 사슴 이야기’ 연작을 통해 보여주는 위트와 유머감각은 직설적으로 꼬집기보다는 영국인답게 매우 점잖으면서도 은근히 연타 펀치를 날리는 파괴력이 있다.

비록 일부의 에피소드에서는 허무개그에 가까운 단순한 트릭으로 넘어가기도 하지만 그럴 때에도 분명한 과학적 합리성과 일반인도 수긍할 만한 근거를 내놓음으로써 영미권에서만 통하는 말장난이나 심리적 트릭을 통해 독자를 화나게 하는 아이작 아시모프 식의 개그보다는 훨씬 보편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난데없이 끌려나와 비교대상으로 전락한 아선생에게 묵념)

또한 당대의 과학기술과 사회적 패러다임에 민감하다는 SF의 특성 덕분에, 시대 순서로 작품을 읽어나가다 보면 작가의 필력이나 사상뿐만 아니라 작품 속에 녹아들어간 과학이론과 기술수준도 시대에 따라 개선되고 변화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점 역시 이 책의 메리트라고 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지금 와서 보면 진부하고 뒤떨어져 보이는 스토리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러한 스토리가 진짜로 신선하게 느껴졌던 당시의 시대상황을 감안하고 읽는다면 크게 문제될 것은 아니다. 항성 속에서 사는 에너지 생명체나 혜성 관측선 등 이후의 장편에서 응용되는 소재들이 어떻게 발굴되어 다듬어졌는가를 추적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독자가 어떤 상황에서 출발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체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기존에 국내 출간된 클라크의 작품들을 통해 어느 정도 그를 알고 있었던 독자에게는 그의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면을 찾아내고 더욱 더 친근하게 클라크를 느낄 수 있는 ‘재발견’의 기회가 될 것이다. 반대로 과학소설에는 흥미가 있지만 클라크를 접하지 못한 독자에게는 장편들에 비해 비교적 접근하기 쉽고 읽기 편한 중 ․ 단편들을 통해 클라크의 작품세계에 입문하는 ‘첫 접촉’의 기회가 되리라 믿는다. 어느 쪽이든 간에, 한 번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경험인 것은 틀림없다.

마음에 맞는 책을 리뷰할 기회를 주신 이글루스에 감사드린다.


ps1. 다른 분들의 리뷰를 보니 이 책과 같이 나온 1960-1999 편을 받으신 분도 있는 모양이다. 어느 하나로만 정하기가 애매해서 랜덤으로 처리한 것이려나. (뭐 어차피 다른 한 권은 읽고 싶은 사람이 직접 사는 게 옳겠지만)

ps2. 생각해보면 이 전집에는 1999년 작품까지밖에 안 실려 있는데 그 이후 작년에 죽기 전까지 클라크옹이 다른 작품을 또 발표했을 수도 있으니 100% 컴플리트라고 말하기는 어렵겠다. 나머지 미수록작은 어디 가서 찾아보나...

ps3. Arthur이라는 이름의 발음이 참 거시기한 관계로('아써'와 '아떠'의 중간 정도인데 이럴 때면 옛날 세종대왕이 만드신 외래어 표기용 2중자음이 오늘날까지 살아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기도 하다) 이제까지는 '아더'로 주로 써왔지만 본 리뷰에서는 대세를 존중하는 뜻에서 '아서'로 표기한다.

ps4. 앞표지에 나와 있는 '나는 예전에 5000년 전...'으로 시작하는 인용문을 보고 '오오 이거슨 무지 웅장한 우주서사시를 그려낸 문제작의 일부를 따온 건가!'라고 지레짐작했다가 본문을 보고 벙 쪘다. (왜 그런지는 그 문장이 들어있는 작품을 읽으면 안다. 편집자의 떡밥센스가 일품! OTL)

렛츠리뷰
by 잠본이 | 2009/05/02 19:55 | 대영도서관 | 트랙백(2) | 핑백(1) | 덧글(5)
프레스티지 (원작판)
원제: The Prestige
저자: 크리스토퍼 프리스트
역자: 안종설
출판사: 북@북스

앤드류 웨스틀리는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평범한 젊은이다. 어릴 때 입양되었지만 양부모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으며 잘 자라났고, 현재는 신문 기자가 되어 다소 피곤하긴 하지만 큰 불만 없는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 단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계속해서 그의 마음 속에 자기의 존재를 속삭이는 '잃어버린 쌍둥이 형제'에 대한 것뿐. 그러나 입양 당시의 기록을 아무리 뒤져봐도 그에게는 형제가 없었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희미한 느낌만 갖고는 어떤 것도 주장할 수가 없는 법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종교 집단을 취재하러 가던 중 신원을 알 수 없는 누군가가 보내 온 책을 보게 된다. 그 책의 이름은 <마술 비법>. 그의 증조부이자 마술사였던 알프레드 보든이 쓴 책이었다. 취재 장소에 도착한 앤드류는 제보자인 캐서린 앤지어(애칭 케이트)를 만나, 그녀가 자신을 부른 용건은 사실 다른 데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캐서린의 증조부 루퍼트 앤지어 또한 당대의 유명한 마술사였으며 알프레드 보든과 앙숙이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캐서린이 어렸을 때 목격한 기분나쁜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보든과 앤지어의 평생에 걸친 대결과 그 이면에 얽힌 어두운 비밀이 마침내 그 모습을 드러내는데...

&quot;가능하면 눈을 깜빡이지 않는 게 좋을 거요.&quot;
by 잠본이 | 2006/11/19 14:53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핑백(2) | 덧글(9)
프랑켄슈타인
저자: 장정희
출판사: 살림 (살림지식총서 146)

<프랑켄슈타인>은 영국의 여성작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셸리가 1818년에 발표한 고딕 호러 소설로, 죽은 사람의 시체를 이용하여 생명을 창조하는 꿈을 이루려다 무시무시한 괴물을 만들어 버린 청년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이야기다. 빅터에게 버림받은 괴물은 독학으로 말과 글을 깨우치고 어느 인간보다도 고귀한 지성과 사랑에 대한 갈망을 품게 되지만, 흉칙한 외모 때문에 핍박받고 따돌림당하는 불행한 처지가 된다. 창조주인 빅터에 대한 증오심에 불타올라 그의 동생을 살해한 괴물은, 빅터에게 자기의 동반자가 될 여성 괴물을 만들라고 강요한다. 하지만 빅터가 약속을 지키지 않자 괴물은 빅터의 친구와 약혼자까지도 살해한다. 빅터는 복수하기 위해 괴물을 뒤쫓아 세계를 방랑하다가 북극에 이르러 죽음을 맞이한다.

공포문학뿐만 아니라 SF의 영역에서도 이미 하나의 고전이 되어버린 소설 <프랑켄슈타인>은, 그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잘못 알려진 부분이 굉장히 많다. 소설 자체보다도 이를 원작 혹은 모티브로 삼아 만들어진 영화나 만화, TV프로그램 쪽이 더 유명하기 때문이다. 빅터의 우울하고 복잡미묘한 면모는 단순무식한 미친 과학자 정도로 간략화되었고, 학자의 지성과 논리적인 언변을 지니고 있던 괴물은 말 한 마디 못 하는 살인기계로 타락했으며, 원작이 갖고 있던 다층적 서술구조나 여러 가지 사회문화적 함의들도 각색을 통해 대부분 거세되었다.

이 책은 그러한 시대의 문제작 <프랑켄슈타인>을 다양한 각도에서 철저하게 분석한 결과를 한데 모은 문학 개론서라고 할 수 있다. 제 1장에서는 <프랑켄슈타인>의 내용 중에서도 특히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중요한 측면들(최초의 나레이터인 월튼 선장의 존재와 그로 인해 파생되는 액자 구조적 서술, 괴물의 뛰어난 지능과 추악한 외모가 빚어내는 언밸런스, 빅터의 생명 창조에 대한 야망과 그 이면에 감춰진 막연한 불안 등등)을 부각시켜 가며, 과학소설, 페미니즘, 라캉 심리학, 맑시즘, 그리고 당시 영미 문학의 전통 등등의 맥락에서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낱낱이 파헤친다. 짧은 분량 안에 여러가지를 한꺼번에 집어넣느라 다소 수박겉핥기식 압축이 끼어 있기는 하지만, 이 정도로도 작품의 다채로운 면모를 살펴보기엔 충분하다. 그 후 제 2장에서는 프랑켄슈타인 관련 영화들의 목록과 대강의 경향을 소개하며 이미 하나의 대중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프랑켄슈타인>의 이미지를 잠깐 들여다본 뒤, 제3장에서 그나마 원작에 가장 근접한 영화라는 평을 받는 케네스 브래너 버전의 1994년작 극장영화 <프랑켄슈타인>을 원작과 비교, 대조하면서 분석한다.

괴물의 이미지가 사회로부터 소외당한 노동계층이나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한 하층민, 더 나아가 저자 자신과 마찬가지로 정해진 역할과 이미지만을 강요당하며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러야 했던 여성의 비유일 수도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저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괴물이 남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은 소설 어디에도 없다'며 괴물의 성적인 모호함을 강조한다. 빅터에게 여성 괴물을 만들게 한 것도 성적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같은 삶과 고민을 공유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친구를 얻고 싶었다는 식으로 해석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원전에서 괴물을 인칭대명사 He로 지칭한다는 점 등등을 생각해 볼 때 이 주장은 다소 비약이 심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밖에도 이 책은 프랑켄슈타인에 대해서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던 사실들을 재확인시켜 주고,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 준다. 미국으로 건너와 영화화되면서 괴물과 프랑켄슈타인의 이미지가 범죄자나 악한으로 단순화된 것도, 표면적으로는 영상매체의 한계라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을 캐고 들어가면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황폐해진 당시 사람들의 의식세계를 반영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특히 인상깊다.

유전자 공학의 발달로 인해 인공적인 생명 창조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상징은 또 다른 의미를 부여받고 있다. 얼핏 보기에는 단순한 듯 하면서도 사실은 인간사의 핵심을 꿰뚫는 진리가 숨어 있고, 그 진리가 시대에 맞게 각각 다른 모습으로 변용되어 나타난다는 것이, 바로 고전의 가치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은 그런 고전의 가치를 되짚어보는 데 아주 유익한 이정표가 되어 줄 것이다.
by 잠본이 | 2005/03/10 23:18 | 대영도서관 | 트랙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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