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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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프랑스소설
미래의 이브를 만나보자!
'웹진 판타스틱'에 소설 <미래의 이브> 서평을 게재했습니다.
좋은 기회를 주신 판타스틱 및 시공사에, 그리고 열과 성을 다해 번역해주신 역자분께 감사드립니다.

대강 내용을 말하자면 완폐아 남자 둘과 골빈 여자 하나에 기계인형 하나가 등장하여
'현실에 절망하여 죽을 바에는 인형에 모에해라! 뇌내보완 최고!'라고 설파하는 해괴망칙한 이야기를
아아주 고상하고 우아한 말투로 엄청 자세하게 들려주는 희대의 괴작 되겠습니다ㅋㅋㅋㅋㅋ

원래는 서평을 쓸 때 반영하려고 이리저리 물건너 자료를 찾아보긴 했는데
주어진 시간이 촉박한데다 회사 일과 병행하느라 도무지 모은 자료를 읽어볼 시간이 나지 않아서
서평은 서평대로 쓰고 자료는 나중에 읽을 생각으로 링크만 정리해뒀는데, 필요하신 분은 참고하시길.

스토리는 요즘 소설들에 비해 단순무식하지만 작가 성향상 꽤 많은 상징과 장치가 들어가 있어서
이런저런 관점에서 씹고 뜯고 맛보는 재미가 아주 찰집니다그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설 자체보다 소설에 대해 요리조리 썰을 푼 논문들이 더 재미있다니 뭐 이런 괴한 경우가 다 있노)

★Project Gutenberg - L'Eve Future
프랑스어 원문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한 프로젝트 구텐베르크 링크.

★The Future Eve (1886) by August Villiers de L'Isle Adam (Steampunk)
팔방미인을 자처하는 어느 아일랜드 과학선생이 쓴 서평.

★Villiers de l'Isle-Adam and Science Fiction (Daniel Gerould)
미국 인디아나주 DePauw 대학의 SF학회에서 펴낸 동인지에 실린 서평.

★Book Review: Tomorrow's Eve (D. G. D. Davidson)
가톨릭 신자의 관점에서 SF를 조명하는 사이트인 Sci Fi Catholic의 서평.

★Mythical Bodies I - The future Eve (Verena Kuni)
인조인간의 창조에 관련된 픽션들을 역사적으로 돌아보며 그 속에 감춰진 의미를 짚어보는 문화사적 분석.

★Reconstructing Eve: Spectres and Identities of the Transforming Ideal (Carrie O’Connor)
프랑스 철학자 데리다의 이론을 기초로 아달리가 표상하는 '이상'의 존재양식을 고찰하는 철학적 분석.

★Yesterday’s Eve and Her Electric Avatar: Villiers’s Debt to Milton’s Paradise Lost (T. Ross Leasure)
본작의 형님뻘인 밀턴의 <실락원>을 힌트로 극중 여성상을 이브와 연결지어 해석하는 문학적 분석.

★Emotional Infectivity: Cyborg Affect and the Limits of the Human (Sharalyn Orbaugh)
먼 자손뻘인 오시이의 <이노센스>와 비교하며 사이보그의 신체성과 외부와의 상관관계를 철저 해명.

★The Eroticism of Artificial Flesh in Villiers de L’Isle Adam’s L’Eve Future (Patricia Pulham)
피그말리온 신화의 영향, 그리고 '움직이는 신체'와 '멈춘 신체' 사이의 갈등을 조명하는 신화학적 분석.
by 잠본이 | 2013/01/21 22:31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덧글(4)
크리스티앙 자크의 '모차르트'
1. 요약하자면 고대 신비의 전수자인 이집트사람 타모스와 신성로마제국 체제의 수호자 요제프 안톤 페르겐 백작이 모차르트를 사이에 놓고 아웅다웅하는 암투를 그리는 세기의 대하 삽질 음악 판타지 되시겠다. (모차르트가 중심인물이긴 한데 '주인공'이라고 하기엔 뭔가 좀 모자라서 애매;;;) '람세스'를 위시한 일련의 이집트 사극 시리즈와 '프리메이슨'같은 유럽 비밀결사에 대한 저작을 함께 써 온 저자의 경력을 볼작시면 언젠가는 이런게 나오지 않을까 싶긴 했는데 생각외로 엄청난 분량이라 놀랐다. 스토리 자체도 '음악을 통하여 고대의 신비를 되살리는 대마법사 모차르트의 편력기'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빈틈없이 돌아가는지라 기존의 모차르트 관련 소설에 비해 무게중심이 뚜렷하고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구조로 짜여져 있다. (몇몇 부분은 역사 스릴러라 봐도 좋을 정도)

2. 모차르트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거의 모든 기간을 일지 형식으로 좌르륵 풀어놓은지라 전4권을 다 합치면 약 2천 쪽에 달하는 무시무시한 대장편이지만 단락 하나 하나는 상당히 짧게 되어있고 일부 생소한 내용만 빼면 되게 술술 넘어가는지라 의외로 빨리 읽을 수 있다. (거의 한권당 하루 걸림 OTL) 문제는 그러다보니 일부 사건은 수박 겉핥기식으로 맛만 보고 대충 짐작 가능한 떡밥만 던져주면서 넘어가는지라 모차르트의 일생이나 작품이나 주변인물에 대하여 사전지식이 없는 사람이 보면 '그래서 뭐?'라는 느낌이 들기에 딱 좋게 되어 있다.

3. 사실 모차르트의 생애에 관한 부분은 작가의 일부 독자적인 해석이나 끼워맞추기를 빼면 다른 책에서도 충분히 찾아볼 수 있는 내용이 대부분이라 그저 그런데(특히나 진지하고 성실한 구도자로 묘사된 모차르트와 나무랄데없는 현모양처로 나오는 콘스탄체가 너무 심심해서 하품이...), 그와 병행하여 펼쳐지는 프리메이슨단의 유럽 전역에 걸친 흥망성쇠나(대부분 핵심 지도자들이 모여서 말로만 떠들다가 끝나지만 OTL) 모차르트의 4대 오페라 작품을 입문의식과 고대 신비학의 관점에서 해석하여 이걸 다시 모차르트와 타모스의 대화로 풀어놓은 '메이킹 오브 모차르트 오페라'(멋대로 붙인 제목임) 부분이 꽤 흥미롭다. 방대한 내용을 짤막짤막한 형식으로 풀어나가다 보니 대부분 중요한 내용은 묘사가 아닌 설명(그것도 등장인물의 아아주 친절한 대사를 통한 구구절절한 설명)으로 때워나가고 있어서 소설로서는 좀 부자연스럽기도 하다. (그렇다고 다큐로 보기엔 뻥이 너무 심하고 말이지...)

4. 희대의 사기꾼 칼리오스트로는 꽤 여러번 등장해서 메이슨의 가르침을 멋대로 왜곡하며 사람들을 홀리는 뻘짓을 보여주는데(마지막엔 모 사건으로 체포되어 재판받다가 메이슨이 모든 혁명의 배후에 있다는 식으로 나불거려서 대다수 온건파 메이슨까지 물먹이는 미친 짓까지 해주고 사라지신다 OTL) 그에 반해서 우리의 호프 생백작(!)께서는 '이런 놈이 있더라' '그런데 죽었더라'는 식으로 단 두번 언급되는 데 그치고 아예 등장조차 안하시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어흐흑 자크아저씨 미워 T.T) 오히려 생백작의 후기 스폰서였던 카를 폰 헤세 아저씨가 메이슨 활동 관련으로 더 자주 나와서 돌겠더라는 전설이...

5. 모차르트가 말년에 가난에 시달린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형편이 괜찮은 다른 나라로 이사가지 않은 까닭, 그의 죽음에 관한 미스터리, 유품 대부분이 급작스럽게 정리되고 제대로 된 무덤에도 묻히지 못한 사연 등등이 작가 나름의 해석을 통하여 제시되고 있다. 특히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전임 보스인 이그나츠 폰 보른의 수제자이자 차세대 마스터로서 메이슨 활동에 전력을 기울이던 모차르트를 위험한 혁명사상의 전파자로 지목한 페르겐 백작(으로 대표되는 오스트리아 비밀경찰)이 이리저리 공작을 한 까닭에 그동안 여러가지 이유를 그를 꺼려하던 빈 대주교나 살리에리, 호프데멜, 리히노프스키, 기타등등이 여러가지 방법으로 서로 공모하거나 부추기거나 독자적으로 접근하거나 하여 모차르트에게 경제적 심리적 육체적인 타격을 주었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어, 기존의 거의 모든 모차르트 사망 관련설을 집대성한 동인지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OTL

6. 에필로그를 보고 든 생각:

...이거 설마 '이집트인 샹폴리옹' 프리퀄이었냐
by 잠본이 | 2008/01/28 22:45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핑백(1) | 덧글(6)
알프스의 타르타랭
원제: Tartarin sur les Alpes (1885)
저자: 알퐁스 도데
출판사: 여명출판사 (세계문학선 35)

일년 내내 태양이 내리쬐는 밝고 즐겁고 기운찬 마을 타라스콩. 이곳의 인기인이자 모험가인 타르타랭은 동네 뒷산에도 제대로 올라가 본 적 없는 주제에 '타라스콩 알프스 클럽'이라는 산악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유쾌한 사나이. 그러한 그가 회장 자리를 노리는 라이벌 코스트카르드에게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 스위스의 명산들을 정복하려고 나선다. 절친한 동네 약사를 제외한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온갖 장비를 갖춰 길을 떠나는 타르타랭. 그러나 세상물정 모르는 그의 앞길에는 그림처럼 펼쳐진 설산들이 감추고 있는 위험과 사람들의 상술이 빚어낸 갖가지 허위가 기다리고 있는데...

솔직히 고백하자면, 우울하기 짝이 없는 자전적 소설 <꼬마 철학자>(그것도 상당히 허수룩한 판본)를 제외하고는 도데의 장편을 제대로 읽은 적이 없다. 게다가 내가 읽은 도데의 단편들은 저 <풍차방앗간 편지>에서 따온, 고요하고 잔잔하며 때로는 인생무상까지 느끼게 하는 휴먼드라마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만큼 내가 이 유쾌하고 아이러니와 기지가 넘치며 포복절도할 개그가 가득한 소설을 읽고 얼마나 황당했을지는 상상이 가시리라 믿는다. (거의 돈 까밀로 시리즈 읽는 기분이었음)

주인공 타르타랭은 낙관적인 호인이고 모험과 기운찬 생활을 즐기는 쾌남아이지만, 동시에 부풀리기 좋아하는 허풍쟁이에다 앞뒤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성질급한 중년이기도 하다. 내숭떨기 좋아하고 조용히 물러서서 지켜보기만 하는 고급 관광객들이나 눈앞의 일에 바빠 즐긴다는 것 자체를 잊어버린 마을 주민들의 눈으로 보면 참으로 기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돈키호테같은 사람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가 기사도에 미쳐 세상을 등진 돈키호테와 다른 점은, 광기나 어거지가 없다는 점이다. 그의 고향 타라스콩은 따뜻하고 즐거운 남프랑스의 전형적인 마을로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 가지씩은 (조용한 시골 마을에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극적인 성품과 수다스런 입담, 그리고 공상과 현실을 뒤섞어 버리면서도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서로간에도 암묵적으로 이해하는 묘한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결코 무언가에 미쳐서 그렇게 된 게 아니라, 그냥 그런 것이다.

타르타랭의 시끌벅적한 알프스 원정이 재미있는 것은, 그의 그런 자연스런 성품이 주변과 끊임없이 충돌을 일으키며 삐걱거리기 때문이다. 스위스의 상업화된 산촌에 기가 질린 타르타랭은 여행길에 만난 옛 동료 봉파르의 허풍에 넘어가 스위스 전체가 하나의 안전한 테마파크라는 착각을 하게 되고, 사실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융프라우를 정복하는 일도 그런 착각에 빠진 채, 가까스로 해낸다. (몇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지만 능숙한 안내인들 덕에 살고, '봤지? 위험할거 하나도 없다는걸 난 이미 알고 있었다고'라는 그의 호언장담에 오히려 안내인들이 얼이 빠진다) 자기의 자리를 확고히 하기 위해 몽블랑 등정을 시도하는 타르타랭. 그러나 봉파르한테서 진실을 전해들은 그는 갑자기 자신을 잃고 뒷걸음질치기 시작하더니, 산을 내려오다 조난을 당하고야 만다. (...그 뒤는 진짜로 어처구니없기 때문에 비밀)

타르타랭의 여행길은 그야말로 아이러니와 풍자가 가득한 유쾌한 오디세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전혀 과장되지 않고 오히려 조촐하게 마무리되기 때문에, 색다른 리얼함이 느껴진다. 항상 죽음과 이웃하여 사는 러시아인 아나키스트나, 삶에 별다른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스웨덴인 철학도 등등 묘한 손님들과 대면하여 열띠게 그들의 삶을 바꿔보려 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못 한 채 얼굴을 찡그리고 돌아서는 타르타랭의 모습은 귀엽기까지 하다. 또한 중간부터는 마을의 깃발을 전해주기 위해 타라스콩에서 친구들이 달려와 합류하게 되는데, 역시 허풍선이에다 개성 만점이지만 타르타랭만큼의 행동력이나 배포는 갖지 못한 그들과의 대비를 통해, 타르타랭의 인간성을 더욱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본작은 1872년작 <타르타랭 드 타라스콩>의 속편으로, 이에 더하여 1890년에 나온 <타라스콩 항구>와 더불어 3부작을 이루고 있는데, 셋 다 타르타랭의 유쾌하고도 엉뚱한 모험을 다룬 소설이다. 저자의 고향인 남프랑스에 대한 넘치는 애정과, 온갖 인간상에 대한 다소 냉소적이면서도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수작이라고 할 만하다.

그나저나 어째서 이 출판사는 3부작 중 2부만 낸 건지 미스터리...(보통은 1부만 내고 그만두지 않던가?)
언젠가는 제대로 된 판본으로 3권 전부 읽어보고 싶어진다는 작은 소원이...;>
by 잠본이 | 2004/07/27 15:10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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