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권 최고의 우주개그작가(?)로 잠본이가 경애해 마지 않는 렘 아저씨의 대표작으로는 <사이버리아드>와 <솔라리스>에 이어 <우주비행사 피륵스>가 번역되어 나올 거라는 얘기를 어디선가 듣고 대체 언제 나오려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황당하게도
2009년 12월에 이미 발매되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최근에 와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오멜라스 카페에 좀 더 자주 들어가는 건데... 모 사이트 신간안내를 매일 뒤져보는 건데... 자주 가는 서점 서가를 좀더 주의깊게 들여다보는 건데... 기타등등 후회는 끝없이 이어진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이 책이 그 사이에 품절되어 서점에서는 눈씻고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게 되어버렸다는 사실. 오프라인 서점은 물론 인터넷 서점에서도 신간은커녕 중고조차도 돌지 않고 있으며, 웬만한 카탈로그에는 모두 '품절' 혹은 '일시품절' 딱지가 붙어 있는 상태다. 이리저리 검색을 통해 찾아낸 중고서점 중 두 군데가 아직 품절처리를 안해놓고 있길래 혹시나 싶은 마음에 차례대로 주문을 넣고 책값까지 결제했으나 결국 그 두 군데에서도 연속으로 '죄송합니다 고갱님 확인해보니 못구하겠네요'라는 안내와 함께 결제취소 통보가 날아와 한없이 우울한 기분에 빠져들 지경이다.
이제 남은 길은 출판사에 직접 연락해 보거나 개인소장한 중고본을 찾아헤매는 것 정도일텐데 전자는 그동안 신경 못 쓰고 있다가 이제와서 문의를 한다는 것이 좀 면목없는 짓처럼 여겨지고, 후자는 이 책을 산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이며 그 중에서 책을 처분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운좋게 걸려들 확률이 있기는 할까 싶어서 다소 막막하게 느껴진다. 어쨌거나 상태만 괜찮다면 구입 당시 가격에 배송비까지 책임질 용의가 있으니 혹시나 이 책을 제때 샀으나 취향이 별로 안 맞고 자리만 차지해서 내보내고 싶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면 주저 없이 연락 주시기 바람. (으흐흑)
ps1.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무슨 해적판 만화책도 아니고 호화양장으로 당당하게 펴낸 정식번역본이 1년도 못 버티고 시장에서 사라져 버렸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현상이군. 그 정도로 출판계 사정이 어려운 건지 아니면 이 책에 한해서만 독자들은 알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것인지 궁금할 따름.
ps2. 오멜라스 카페에 올라온 '페이퍼백 재판 계획은 없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박상준님 본인이 '그건 좀 어려울 것 같다'고 답하신 걸 뒤늦게 발견하고 더더욱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