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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가 캐릭터를 만든다! - 머신로보트

목소리가 캐릭터를 만든다! (2) - 『머신로보트』

Text by ZAMBONY 2005. 10. 23. (성우사랑 제2호에 게재)


■ 어떤 작품인가?

비디오 대여점에서 일세를 풍미했던 인기프로 중에 『머신로보트』라는 알 듯 말 듯한 제목의 애니메이션이 있었다. 원제는 『머신로보 ~크로노스의 대역습~』으로, 1986년에 아시 프로덕션이 제작하여 테레비 도쿄에서 방영했던 일본 작품이다. 국내에는 1987년 1월부터 1988년 2월까지 대영비디오를 통해서 더빙판으로 출시, 전 18권 분량으로 완결되었다. 일본에서는 TV판 종결 이후 인기 캐릭터인 레이나 스톨의 후일담을 그린 비디오용 작품 『레이나 검랑전설』 시리즈가 나왔는데, 이 작품 역시 챔프영상에서 『마왕과 레이나』라는 제목으로 더빙판이 나온 바 있다. (단 제작회사나 출시 시기가 다른 탓에 성우진은 전면 교체되었다.)

작품의 내용은 단순명쾌하다. 수수께끼의 수령 가데스가 이끄는 악의 무리 갠드라(더빙판에서는 ‘캔드라’)가, 전설의 초(超)에너지 ‘하이리비도’를 노리고 기계생명체들이 사는 평화로운 행성 크로노스를 침공해 온다. 크로노스족의 용사이며 명망 높은 권법사범인 키라이는 이들에게 맞서 싸우다 중상을 입고 사망한다. 키라이의 아들 롬 스톨과 단 하나뿐인 혈육인 여동생 레이나 스톨은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 갠드라를 물리치기 위해 정처 없는 여행길에 오른다. 키라이의 제자이며 롬의 둘도 없는 친구들인 블루제트와 로드드릴, 그리고 레이나의 충성스런 하인인 트리플짐도 동행한다. 롬 일행은 가는 곳마다 갠드라의 위협이나 그 밖의 각종 사악한 무리들과 맞서 싸우며, 하이리비도의 비밀에 한 발짝씩 다가간다.

‘머신로보’는 본래 완구회사 반다이가 몇 년 전에 발매한 변신로봇 시리즈의 총칭으로, 타카라의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대항하기 위해 보다 간단명료한 변형 구조와 미래적인 디자인, 그리고 염가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포인트로 삼아 어린이들 사이에 침투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바로 그 머신로보 시리즈의 홍보용 프로그램으로 기획된 것으로서, 『전국마신 고쇼군』(국내명: 『챌린저』) 같은 거대 로봇 액션은 물론 『마법의 프린세스 밍키모모』(국내명: 『요술공주 밍키』) 같은 미소녀 노선에서도 나름대로 실력을 보여 준 아시 프로덕션이 제작에 전면적으로 참가, 본래의 ‘머신로보’ 세계와는 또 다른 독특한 매력을 지닌 괴작으로 거듭났다. 대영비디오에서 출시한 국내판 『머신로보트』 또한, 당시 대영의 작품을 떠받치던 인기 성우진들이 총출동하여 원작의 매력을 더욱 배가시킨 걸작이었다.


■ 누가 출연하는가?

주인공 롬 스톨 역은 오세홍씨가 연기. 사실 필자가 이분의 존재를 본격적으로 인식한 것은 90년대 중반에 『욕심쟁이 오리아저씨』(원제: 『Disney's Ducktales』)에서 보여준 쪼잔한 코믹연기를 통해서였던지라, 뒤늦게 더빙판 롬이 오세홍씨의 목소리로 지껄이는 것을 알고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요즘 시청자들에겐 짱구 아빠라던가 톰 행크스, 빌리 크리스탈의 목소리로 더 익숙하겠지만, 오세홍씨도 한때는 멋드러지게 정의의 히어로를 연기하던 시절이 있었던 것이다. 롬은 매회 위급한 순간에 홀연히 나타나 한바탕 설교를 퍼부은 뒤에 “그것을 사람들은 ○○라 한다!”라는 겉멋 넘치는 멘트로 마무리를 짓고 공격에 들어가는 버릇이 있는데, 물론 더빙판에서도 이 부분은 오세홍씨의 파워풀하고 패기 넘치는 연기를 통해 훌륭히 구현되어 있다. 오세홍씨는 성우분들 중에서도 가수 뺨치는 노래실력을 갖추신 걸로 유명한데, 2차례 TV스페셜로 제작된 『아기공룡 둘리』에서는 마이콜 역으로 출연하여 「라면과 구공탄」이나 「하품」 같은 불세출의 명곡을 남기시기도 했다. (좀더 매니악한 독자라면 챔프영상판 『근육맨』의 오프닝을 원곡 못지않게 익살맞은 톤으로 불러주셨던 사실까지 기억하겠지만) 참고로 챔프영상판 『마왕과 레이나』에서의 롬 스톨은 김환진씨가 연기.

헤로인 레이나 스톨(실제 더빙판에서의 표기는 ‘레이너’) 역은 대영비디오의 간판스타이신 최수민씨가 연기. 『볼트화이브』(원제: 『초전자머신 볼테스 파이브』)나 『철인28호』 등을 통해 주로 건강하고 씩씩한 소년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셨지만, 여기서는 정진정명의 미소녀 헤로인으로서 대활약을 보여주신다. 원판의 미즈타니 유코가 다소곳하고 정적(靜的)인 연기를 보여준 데 비해, 최수민씨는 훨씬 발랄하고 기운찬 음색이라 같은 캐릭터라도 인상이 미묘하게 다르다. 당시 비디오를 지켜보았던 남성제군 중에도 분명 이분의 낭랑한 목소리로 외치는 “롬 오빠!”라는 대사에 가슴이 울렁거렸던 사람이 적지 않으리라. (진짤까?) 최수민씨는 그밖에 게스트로 등장하는 어린 소녀나 소년 역도 맡으셨던 걸로 기억한다.

제트기로 변신하는 선글라스의 멋쟁이 검사 블루제트 역은 신성호씨가 연기. 일찌기 같은 대영비디오의 『로보트 타이맨』(원제: 『우주마신 다이켄고』)에서 방랑의 왕자 라이거 역으로 열연하셨고, 『컴바트라 브이』(원제: 『초전자로보 컴배틀러 브이』)나 『볼트화이브』에서 주인공 팀의 2인자와 비운의 적 사령관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동시에 맡아서 활약하시기도 했기 때문에, 대영비디오 팬에게는 익숙한 목소리일 것이다. 남성미 넘치는 굵직한 목소리가 이분의 무기인데, 침착 냉정한 블루제트 역도 인상적으로 소화해 냈다. 요즘 팬들에게는 주윤발의 기름진 목소리로 더 유명하겠지만, 이분에게도 나름대로 풋풋한 시절이 있었던 것이다. 신성호씨는 그밖에도 데빌사탄 패거리 등의 자잘한 악역이나 마을사람 등의 게스트 캐릭터도 맡으셨다.

드릴탱크로 변신하는 괴력의 코미디언 로드드릴 역은 설명이 필요 없는 고(故) 장정진씨. 냉정한 블루제트와 항상 대비되는 코믹연기를 보여주면서도 일이 닥치면 훌륭하게 처리해 내는 믿음직한 동료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로, 장정진씨의 연기도 그에 맞게 다소 방정맞고 경망스러운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 장정진씨는 그 밖에도 나레이터나 적의 중간보스 가르디 등등 비중 있는 역할을 동시에 맡아서 대활약을 보여주셨다. 물론 이쪽은 드릴의 익살스런 목소리와는 반대로 분위기 한껏 잡고 깊은 저음으로 처리하셔서, 듣기만 해도 등에 소름이 쫙 돋을 정도로 멋지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며, 이분의 업적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란다.

상황에 따라 헬리콥터와 자동차로 변신 가능한 마음 착한 머슴 트리플짐 역은 역시 대영비디오의 단골 출연진이신 노민씨. 레이나가 위험에 빠질까봐 늘 노심초사하면서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지키는 충직한 하인으로, 장거리 이동시에는 반드시 레이나를 태우고 다닌다. 노민씨 특유의 애교 넘치는 연기가 정겨운 느낌을 주는 캐릭터. 노민씨는 그 밖에도 적의 최종보스 가데스나 기타 단역을 연기하셨다. 요즘 팬들에게는 『날아라 슈퍼보드』 시리즈의 저팔계로 더 유명하지만, 당시 대영비디오의 주요 작품들을 보면 이분이 출연 안 하시는 작품이 거의 없을 정도로 약방의 감초이기도 했다. (인원이 워낙 부족하다보니 무리하게 여러 역할을 맡거나 전혀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를 억지로 연기하는 경우도 많아서, 노민씨 본인에게는 그다지 기분 좋은 일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밖에 인상적인 성우들로는, 갠드라의 여간부 도라(원판에서는 ‘디온도라’) 역을 맡은 김성희씨와 악당 용병 데빌사탄 식스를 맡은 강구한씨를 꼽을 수 있겠다. 특히 김성희씨는 ‘민’이나 ‘루리’ 등의 세미레귤러급 게스트 미소녀들도 함께 연기하셨는데, 도라일 때의 허스키한 깡패 목소리와 소녀역일 때의 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듯한 목소리 사이의 갭이 워낙 커서 처음에는 동일인인줄 인식을 못할 정도였다. (『달타냥의 모험』에서 아라미스 역을 맡으신 것을 보고 비로소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정말 엄청난 연기 폭이라는 점에서는 변함이 없었다.) 여담이지만, 가르디와 도라는 갠드라 조직 내에서 대등한 중간보스로서 아웅다웅 대립하는 관계인데, 이들을 연기하신 장정진씨와 김성희씨는 좀 나중에 『달려라 하니』에서 홍두깨선생과 고은애여사 역으로 재회하게 된다. (싫다는 홍두깨를 고은애가 죽어라고 쫓아다닌 끝에 결국 결혼하게 된다는 전개인데, 이런 걸 생각하며 『머신로보』의 가르디와 도라를 다시 보면 개그도 그런 개그가 없다.) 또한 KBS 디즈니 극장의 초대(初代) 구피나 『날아라 슈퍼보드』의 삼장법사로 유명하신 김정경씨도 키라이 역으로 1편에만 잠깐 출연하셨는데, 이후 롬의 회상에 등장하는 키라이의 목소리는 노민씨나 장정진씨가 그때그때 바꿔가며 연기하셔서, 다시 김정경씨가 출연하는 일은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 맺으며

애니메이션 『머신로보』는 어린이용 완구 PR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철저히 망각(?)하고 원래 컨셉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권법 액션과 겉멋 넘치는 히어로와 미소녀 캐릭터의 대거 기용이라는 엄청난 양념(?)을 남김없이 투입함으로써 상상을 초월하는 재미를 안겨주었다. (결국 완구 판매가 부진하다는 반다이의 불평으로 인해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롬 일당은 뒤로 밀려나고 머신로보들이 전면에 나서는 전쟁 드라마로 바뀌지만) 대영비디오판의 『머신로보트』 또한, 다소 유치찬란한 주제가나 열악한 퀄리티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원판의 매력을 고스란히 살리는 동시에 한국판만의 무언가를 첨가하는 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성공의 뒤편에는 실감나는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쏟아가며 스스로의 목소리를 캐릭터들에게 빌려준, 성우 여러분의 노고가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어쩌다 보니 블로그에는 안 올리고 있었는데 오세홍님 추모특집 삼아 다시 공개합니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by 잠본이 | 2015/05/23 02:59 | ANI-BODY | 트랙백 | 핑백(1) | 덧글(4)
목소리가 캐릭터를 만든다! - 명탐정 번개

목소리가 캐릭터를 만든다! ― 『명탐정 번개』

text by ZAMBONY 2005.07.10. (성우사랑 제1호에 게재)


■ 어떤 작품인가?

원제는 『명탐정 홈즈』로, 1984년 11월부터 1985년 5월까지 방영된 전26화의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이다. 토쿄무비신샤(현재는 쿄이치 도쿄 무비 사업본부, 약칭 TMS)와 이탈리아 국영 텔레비전(RAI)의 합작으로서 만들어졌다. 제작 과정에 얽힌 복잡한 사정 때문에, 1981년 여름부터 1982년 6월까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하의 텔레콤 사(社)에서 만들어진 6화분과, 마침내 방영이 결정된 이후 1984년에 TMS에서 만들어진 20화로 구성되어 있다.

기본적으로는 영국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를 모티브로 하고 있으나, 사람이 아닌 개[犬]를 의인화하여 활약시킨다는 점이 특이하다. 등장인물 전부를 개[犬]로 디자인한다는 것은 이탈리아 측의 요구대로이지만, 작품의 세계관을 포함한 창작의 거의 대부분은 일본 오리지널이다.

특히 파일럿 필름 삼아 제작된 초반 6화는 미야자키와 그가 거느리고 있던 정예 스태프들의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걸작 에피소드로서, 『미래소년 코난』과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사이에 미야자키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스스로의 스타일을 만들어 나갔는가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작품이다.


어디 두고보자 번개야~~~
by 잠본이 | 2008/03/30 21:13 | ANI-BODY | 트랙백 | 핑백(1) | 덧글(8)
극장판 '명탐정 번개'가 블루레이로!
마이니치신문 만탄웹 2008년 2월 25일자에서:

영국 작가 코난 도일의 명작 탐정소설을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감독이 애니화한 <명탐정 홈즈> 시리즈의 2작품을 수록한 <극장판 명탐정 홈즈>가 신세대 매체인 블루레이 디스크(BD)로 2008년 7월 25일에 발매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가격은 7,140엔.

<명탐정 홈즈>는 1984년 11월 ~ 1985년 5월까지 TV아사히 계열에서 방송된 TV 애니메이션. 도일의 소설과 마찬가지로, 사립탐정 홈즈와 조수 왓슨의 콤비가 모리아티 교수의 나쁜짓을 저지한다는 스토리. 등장인물이 모두 의인화된 개(犬)로 묘사된 점이 특징이다. 극장판은 TV 방송 전에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와 동시상영된 편집판이다. 미야자키 감독 외에, 캐릭터 디자인으로 <귀를 기울이면>의 고(故) 콘도 요시후미[近藤喜文], 미술담당으로 <시간을 달리는 소녀> 등으로 유명한 야마모토 니산[山本二三] 등 일본을 대표하는 크리에이터가 참가했다.

디스크에는 <푸른 홍옥 편>, <해저의 보물 편>의 2편을 수록. 올 컬러 해설서(16쪽)가 특전으로 첨부된다. (기사작성/ 와타나베 케이[渡辺圭])

Original Text (C) Kei Watanabe
Translation (C) ZAMBONY 2008

사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원판 '명탐정 홈즈'도 SBS에서 해준 '셜록하운드'도 아닌 KBS판 '명탐정 번개'라 참 여러모로 복잡한 심정이긴 한데... 그래도 미야자키 이름값 때문에 저렇게나마 꾸준히 신매체로 이식이 되고 있다는 건 고무적인 일이라 하겠다. TV시리즈도 DVD박스 나온지 꽤 오래됐으니 어느정도 지나면 블루레이로 나오려나... (더 자세한 작품해설 및 '명탐정 번개' 관련 데이터에 대해서는 예전에 옮긴 아니메쥬 기사를 참조하시길)

공교롭게도 원판에서 홈즈의 목소리를 연기한 히로카와 타이치로[広川太一郎]는 2008년 3월 3일에 68세로 세상을 떠났다. '번개'를 연기한 우리의 호프 엄주환님이 말년에는 불교 독경 녹음같은 마이너한 일로 연명하시다가 2005년에 쓸쓸히 별세하신 걸 생각하면 그래도 꽤 오래 산 편이다. (우연이겠지만 두분 다 암으로 투병하다가 별세) BS-2에서 들었던 원판 홈즈 목소리와 번개 목소리의 차이(음색의 차이뿐만 아니라 연기 스타일 자체의 차이)가 상당히 커서 묘하게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히로카와씨는 로저 무어나 에릭 아이들, 리 메이저스 같은 배우를 전문으로 연기해온 데 비해 엄주환님은 패트릭 스웨이지나 해리슨 포드 쪽이었으니 하긴 다를 수밖에 없었겠군 하고 새삼스레 납득이 가기도 한다. (의미불명) 참고로 히로카와는 TV판에서만 홈즈를 맡았고, 저 위의 극장 편집판에서 먼저 홈즈를 연기했던 시바타 테루히코[柴田侊彦]는 아직 살아있는 모양.

이런저런 일이 겹치니 거이타 장정진님 추모도 겸하여 '명탐정 번개' 녹화분 상영회를 할까 싶은 생각도 드는데 과연 한다면 몇 명이나 올 수 있을런지? (이거에 관심있을만한 사람들은 다들 나이들거나 바빠지고 요즘 현역팬들은 이게 뭔지도 모를테고 OTL)

TMS 명탐점 홈즈 메인페이지
특집 제1부(제1화~제13화)
특집 제2부(제14화~제26화)
도쿄무비 온라인 : 명탐정 홈즈(동영상 유료송신)
홈즈 슬롯머신도 등장!
팬페이지 '셜록하운드 리믹스'
by 잠본이 | 2008/03/23 15:20 | ANI-BODY | 트랙백(3) | 핑백(1) | 덧글(8)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성우는...
가끔 버스를 타고 어딘가에 가다 보면 라디오에서 몇년 전 광고를 그대로 돌리는 경우를 접하게 되는데, 그때 빠지지 않고 꼭 나오는 것이 고(故) 장정진씨의 유동 골뱅이 통조림 광고다. (요즘은 거의 못들었지만 몇개월 전까지만 해도 방송 전파를 탔던 듯 하다) 그 특유의 간드러지는 보이스로 '유동 골뱅이 하나 추가요~!'라고 하시는 걸 듣고 있노라면 가슴 속으로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이 스쳐지나간다.

요즘 교육 받다 보면 휴식시간에 심신을 안정시켜준다는 명목으로 담당교수가 노트북으로 음악을 틀어주곤 하는데 몇 시간 전에는 엄하게도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나신 고(故) 엄주환씨의 독경 테이프가 흘러나왔다. 차분하고 청아한 목소리로 인생의 진리를 설파하시는 그분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라 절로 숙연해졌지만, 한편으로는 그나마 세상을 등지시기 전에 저런 흔적이라도 남기고 가셨으니 다행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그러나마나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군지 모르는 다른 사람들은 '저런 걸 들었다간 잠이 깨긴 커녕 더 졸리겠는데'라고 속 편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지만;;;)

...좀더 일찍 세상을 떠나신 다른 분들의 목소리는 어디 가서 들을 수 있으려나.
by 잠본이 | 2005/12/27 16:10 | ANI-BODY | 트랙백(1) | 덧글(26)
[근조] 성우 장정진님을 추모하며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추모글이 예정보다 약간 늦어졌습니다.

< 프로필 >
+생년월일: 1953년 1월 24일
+데뷔년도: 1977년 동양방송(TBS) 방송극 '아차부인 재치부인' - 고사리 역
+활동사항: KBS 성우극회 15기 멤버, 전 성우협회 회장
+수상경력: 2001년 경기도치과의사회 선정 건치방송인, 2003년 KBS연예대상 최우수성우상 수상
+사망상황: 2004년 9월 13일, KBS2 TV 오락프로그램 ‘일요일은 101%’의 ‘골목의 제왕’ 코너 녹화 도중 소품으로 사용하던 송편이 기도에 걸려 호흡곤란으로 쓰러짐. 이후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의식불명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2004년 10월 11일 사망.
+영결식: 2004년 10월 15일 오전 9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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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출연하신 분이냐고?
by 잠본이 | 2004/10/15 01:21 | ANI-BODY | 트랙백(3) | 핑백(1)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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