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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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 레드샤크' 복각
★소년북 연재판 <우주선 레드샤크> 한정 BOX
요코야마 미츠테루[横山光輝] 著
2012년 7월 26일 발매 / A5판 1104쪽 / 정가 9800엔(본체 9333엔+세금) / 쇼가쿠간 크리에이티브
-우수한 성적으로 우주 파일럿 시험에 합격한 잇시키 켄지[一色健二]는 우주선 레드샤크호에 승선하여 잭 로레이[ジャック・ローレイ] 대위의 지휘하에 임무를 수행하며 우주비행사로서 성장해 간다. 로레이 대위가 순직한 후 레드샤크호의 대장직을 승계받은 켄지는 우주의 수수께끼를 찾아나서는 모험여행을 떠난다. 월간잡지 '소년 북' 1965년 4월호부터 1967년 3월호까지 연재된 장편 SF만화를 컬러 일러스트 및 4도 인쇄 페이지도 포함하여 완전판으로 복각 간행. 부록으로 연재 당시 잡지 별책부록에 게재되었을 때의 표지그림을 모은 소책자를 첨부. 만화평론가 나카노 하루유키[中野晴行]의 해설 수록.

※정보출처: 요코야마 미츠테루 공식홈

묘하게 범생이스러우면서도 개성적인 헤어스타일을 자랑하는 주인공과 옛스러운 메카디자인 덕분에 이제는 정말 노친네들이나 보겠다 싶은 작품이긴 한데...(언제나와 다름없이 젊은이들을 기죽이는 저 엄청난 가격을 보라) 아폴로 11호가 달착륙하기 4년 전에 연재된 물건치고는 꽤 그럴싸하게 우주개발을 묘사하여 횡산선생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하니 한번쯤 보고 싶긴 하군. 언젠가는 문고판이 나올거라 믿고 끈질기게 기다려 봐야지 뭐;;;

연재 당시 애니화 기획이 있었고 프로모션용 파일럿 영상까지 만들어졌으나 제반 사정으로 실현되지 못한 비운의 주인공이기도 함. 만약 실현되었다면 테즈카의 <정글대제>에 앞서는 일본산 컬러 애니 제1호가 되었을 거라나 뭐라나... (그러고 보면 내가 이거 얘길 처음 본 게 어릴때 학교 급우한테서 빌린 제목미상의 섬나라 애니/특촬 무크본에서였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진짜 매니악한 책이었던 모양이네. 제작도 안된 작품 얘기를 실어놓다니 OTL)
by 잠본이 | 2012/10/17 21:18 | 바벨의 농성 | 트랙백 | 핑백(1)
괴수가 있는 곳에 괴수박사도 있었노라!
★괴수박사! 오오토모 쇼지 - '대도해' 화보
호리에 아키코[堀江 あき子] 著
2012년 6월 20일 발매 / A5판 159쪽 / 1890엔 / 카와데서방신사[河出書房新社]

-1960~70년대에 '소년 매거진'을 비롯한 소년잡지에서 권두 그라비어의 기획, 구성, 레이아웃에 참가하였으며 울트라 시리즈의 괴수들을 마치 실재하는 생물처럼 해설하여 인기를 끌었던 '대도해' 시리즈의 고안자이기도 한 오오토모 쇼지[大伴昌司]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결정판 자료집! 괴수나 특촬영화, SF, 공포문학, CM, 극화 등 다채로운 테마를 선구적인 비주얼 구성으로 소개함으로써 수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준 오오토모의 세계를 러프스케치, 구상 메모, 여러 화가들의 삽화, 당시 잡지자료 등을 통하여 살펴본다. 출생으로부터 학생시절 팬덤에서의 활동, 프로 편집자로서의 업무 내용, 그리고 너무 이른 죽음까지 '괴수박사' 오오토모의 모든 것을 이 한권에!

※정보출처: 아마존재팬 뉴스레터

이 양반의 괴수도감 시리즈는 엄밀히 말하면 오피셜과는 한 걸음 떨어진 외전의 영역이지만 후대의 많은 이들에게 감명을 주었고 한 시대의 아이콘 비슷하게 자리잡기도 했으니 그 공적을 돌아보는 작업도 나름대로 의미있을 것 같다. (오히려 츠부라야 측에서는 괴수를 무슨 정육점 고깃덩이마냥 칼질해놓은 해부도가 오히려 애들의 꿈을 깰 수도 있다고 생각하여 별로 안좋아했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하긴 에이지 영감 본인도 살아생전에 초대맨 촬영분 감수하다가 괴수가 울트라맨에게 싸대기 맞아서 피흘리는 건 애들 보기에 안 좋으니 피 색깔을 다른 걸로 바꾸라고 하셨었다고 하니 츠부라야가 괴수를 다루는 관점은 생물이라기보다는 무슨 요정이나 요괴같은 존재에 더 가까웠던 게지. 근데 그걸 아주 냉정하게 껍질을 벗겨서 내장을 드러내놓으니 누가 좋아하겠어 OTL) 같은 저자가 비슷한 주제에 대해 다루었고 오오토모의 작업영역과도 많이 겹치는 <쇼와 소년 SF 대도감>과 같이 보면 더 재미있을지도? =]
by 잠본이 | 2012/08/28 23:19 | 언밸런스 존 | 트랙백 | 덧글(5)
아이 이야기
원제: アイの物語
저자: 야마모토 히로시[山本 弘]
역자: 김영종
출판사: 대원씨아이(주)

인류가 쇠퇴하고 대도시는 폐허로 변하여, 기계들이 세계에 군림하고 있는 머나먼 미래. 인간들은 기계의 간섭을 피하여 소규모 공동체를 이루고 그들만의 생활을 이어 간다. 주인공 '나'는 이 공동체에서 저 공동체로 떠돌아다니며 신기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꾼'이다. 어느날 식량을 훔쳐 달아나던 '나'는 미소녀 형상의 전투용 안드로이드 '아이비스'에게 체포되어 기계들의 마을로 끌려온다. 병원에 수용된 '나'는 기계들에게 고문이나 세뇌를 당할까봐 두려워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그저 아이비스가 매일 찾아와 전자책에 기록된 옛 이야기들을 들려줄 뿐이다. 과연 그녀의 진의는 무엇일까? 그리고 옛날에 기계와 인간 사이에는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이어지는 내용
by 잠본이 | 2012/05/20 10:39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덧글(10)
슈뢰딩거의 초콜릿 파르페
원제: シュレディンガーのチョコパフェ
저자: 야마모토 히로시[山本 弘]
역자: 박용국
출판사: 대원씨아이(주)

SF작가 겸 게임 디자이너이며 별별 황당스틱한 현상을 연구하는 '황당학회' 회장이기도 한 저자가 2008년에 발표한 단편집. 원래는 2006년에 발매된 단편집 <언젠가 찾아올 겨울의 슬픔도>에 단편 <7퍼센트의 천무>를 추가하여 제목을 바꾸고 문고화한 판본을 번역한 것이다. 양자역학, 인체개조, 외계문명, 언어의 무기화, 시간여행, 뇌과학, 펄프픽션 등 다양한 소재에 걸쳐 있는 7가지 단편을 수록하고 있다. 그밖에 작가 및 역자 후기와 마에지마 사토시의 권말 해설을 수록.

원서는 마치 라이트노벨을 방불케 하는 화사한 일러스트로 꾸며져 있지만 대원에서 NT라이브러리 시리즈로 펴낸 판본은 별 특징 없이 검은 바탕에 약간의 무늬가 들어가 있어 얼핏 봐서는 무슨 내용인지 전혀 짐작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좀 아쉽다. (아마도 이 시리즈의 컨셉 자체가 라이트노벨과는 달리 정통 SF소설을 소개하려는 것이라 일부러 그런 것 같기는 하지만.)

1956년생으로 70~80년대에 청년시절을 보내며 이른바 1세대 오타쿠 문화를 선도했던 저자답게 온갖 잡스런 분야에 대한 시시콜콜한 지식과 매니악한 감성이 군데군데 배어 있다. 'SF는 조리 있는 엉터리 이야기다'라는 것이 저자의 평소 지론인데, 그에 걸맞게 여러 가지 황당무계한 소재를 최대한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자세로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스타일이 돋보인다. 이따금 은근슬쩍 베드신이나 노출 장면이 튀어나오기도 하므로 감수성 강한 독자들에게는 요주의.

수록 작품별 해설
by 잠본이 | 2012/05/19 00:41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핑백(1)
호시 신이치 '플라시보 시리즈' 완독
일부는 할인, 일부는 중고로 차곡차곡 구입해서 틈틈이 읽다 보니 약 3개월만에 다 끝냈음. 워낙 자잘한 이야기가 많은지라 일일이 감상을 쓰는 건 무리고 그냥 훗날의 참고 삼아 몇 가지 느낀 점만 대충 적어봐야겠다. (그나저나 책꽂이도 빈 자리가 없으니 이 많은 책을 대체 어디다 보관하나 고민되는군.)

1. '한번 시작하면 멈출수 없어~'라는 모 기호식품 광고가 연상되는 중독성은 발군. 각 작품마다 길이가 워낙 짧고 내용도 압축적이라 술술 잘도 읽힌다. 다만 작품마다 발표시기나 발표매체의 성질에 따라 퀄리티나 분위기의 차이가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100% 만족스럽다고 보기는 어렵다. 초기에는 SF로 시작해서 미스터리와 판타지로 영역을 점점 넓혀가더니 말년에는 역사인물 비틀어놓은 아스트랄 팩션(...)이나 도통 의미를 알 수 없는 무국적 민담(...)까지 별별 짓을 다 했다. 수록작의 대부분은 쇼트 쇼트에 해당하는 작품이지만 보다 길이가 긴 일반 단편도 있고 동일 캐릭터를 연속으로 등장시킨 연작 단편도 나온다.

2. 그전에 대표작품선으로 몇편 읽었을 때는 시니컬하고 허무개그스러운 인상이 강했는데 이제 보니 의외로 달관한 듯한 아련함이나 어린이들도 즐길 수 있는 훈훈함을 안겨주는 작품도 많이 썼더라. (특히나 후자의 경우, 예전에 프뢰벨 어린이 그림책 시리즈로 읽었던 '꽃 심는 두더지 로봇' 이야기가 이사람 작품이란 사실을 알고 약간 놀랐음.) 이게 저자의 작품 전체를 일관되게 정리한 전집을 번역한 게 아니라 여러 시기에 걸쳐 띄엄띄엄 나온 단편집들을 뭉터기로 번역한 거라 그런지 중복 게재된 작품도 몇 편 눈에 띈다. 이제까지의 호시 번역작 중에서는 한없이 퍼펙트에 가까운 편이지만 역시 100% 퍼펙트는 아니란 점이 살짝 아쉽다.

3. 어찌보면 정말 단순하기 짝이 없는 소재나 아이디어를 화분에 씨앗 심듯이 풀어놓고 그걸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자라나게 만들어 극단 상황으로까지 치닫게 하는 재주가 참 기막히다. '평화'나 '성해방' 같이 긍정적인 색채로 많이들 사용하는 개념을 정반대로 활용해서 웃지 못할 근미래 디스토피아를 그려내는 것도 이 작가가 아니면 어려울 듯. 다만 워낙 편수가 많다 보니 겹치는 소재나 패턴도 어느 정도 눈에 띄어서 한번에 여러 권을 몰아서 읽다 보면 작품 내용이 머릿속에서 마구 섞여 어지럽다(...)

4.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란 말이 딱 어울리는 패턴이 꽤 자주 나온다. 새로운 사기수법이나 기상천외한 암흑가의 장사법같은 게 튀어나오는 걸 보노라면 이 양반이 젊은 시절에 아버지 회사 부도난 것 때문에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는지 대충 짐작이 간다(...)

5. 권말에 실린 저자 후기나 다른 사람들의 해설 등도 충실하게 옮겨놓아서 그동안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간 호시 신이치의 일면을 여러모로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자료라 할 수 있다. 다만 긴 시기에 걸쳐 나오다보니 분명 동일한 작품이나 책의 제목임에도 초반부와 후반부의 번역이 다르게 되어있는 게 눈에 밟힌다. (이를테면 <어이, 나와라>와 <이봐, 나와!> 등등.) 깔끔하고 고급스런 표지도 그렇고 여러모로 공들여 기획한 시리즈일텐데 나온지 10년도 못되어 서점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이 아쉽기 그지없다. (그게 다 제때 안 사고 이렇게 뒷북이나 치는 나같은 놈 때문이겠지만 T.T)
by 잠본이 | 2012/01/02 23:28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덧글(2)
초(超) 위키의 마력에 빠져들다
오늘의 게스트는 성신일 슨상님 되겠습니다.
플라시보 시리즈 33권 중 31권을 중고 혹은 할인가로 구입한 뒤 신내림을 받아(...웃기지 좀 마라!)
하지만 역시 밤은 잠을 자라고 있는건데 이건 좀 심하군! 어서 자라고 어서! OTL
by 잠본이 | 2011/10/30 01:44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덧글(1)
섬나라SF 3대 거장이 폭탄범이었다면
-K마츠 S쿄: 대학교수의 어조로 폭탄의 입수방법이나 제조과정에 대해 논리정연하게 차근차근 설명해 나간다. 폭탄이 터질지 안 터질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설명을 듣는 여러분이 '우와 이 폭탄은 정말 끝내줄거 같아!'라고 믿게 되는 것이다.

-T츠이 Y스타카: 바바리맨 차림을 하고 폭탄을 이리저리 휘두르며 보는이를 좌지우지한다. 그러다 갑자기 눈을 까뒤집으며 '이걸 보고 있는 너는 정상일 것 같냐?'라고 낄낄거린다.

-H시 S이치: 평범한 샐러리맨이 어리버리하게 행동하다 불심검문에 걸리지만 폭탄과 무관한 것으로 밝혀져 풀려난다. 그러나 잠시 동안 뒤돌아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더니 군중 속으로 사르르륵 모습을 감춘다.


......그냥 지금까지 작품들 읽고 받은 인상 가지고 썼더니 뭔가 되게 지리멸렬하군 OTL
(당연히 남들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음)
by 잠본이 | 2011/10/25 23:28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덧글(8)
퀀텀 패밀리즈
원제: クォンタム・ファミリーズ
저자: 아즈마 히로키[東浩紀]
역자: 이영미
출판사: 자음과모음

때는 2007년. 아시후네 유키토는 작가의 꿈을 접고 대학 부교수로 일하며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는 35세의 평범한 남자다. 담당 편집자였던 연상의 여인과 결혼하여 평온한 생활을 보내고 있었으나 장인의 죽음 이후 부부 사이는 서먹해지고 아이가 생길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유키토의 계정으로 정체불명의 메일이 날아오기 시작한다. 이 세계에서는 태어나지도 않은 유키토의 딸이 2035년의 미래에서 보냈다고 하는 기묘한 내용의 편지였다. 유키토는 누군가의 장난이거나 혹은 정신병에 걸린 자기 자신이 보낸 편지일 거라 생각하지만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답장을 보낸다. 수 개월 후인 2008년 3월, 미지의 '딸'과 주고받는 편지 교류에 점점 빠져들던 유키토는 결국 편지의 인도에 따라 미국 애리조나 주의 사막으로 달려가는데...

하드보일드는 정의가 아니다. 우리는 세계의 끝에 산다.
by 잠본이 | 2011/05/03 20:01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핑백(1) | 덧글(1)
파프리카(원작판, 전 2권)
원제: パプリカ
저자: 츠츠이 야스타카
역자: 김영주
출판사: 북스토리

타인의 꿈을 모니터링하거나 아예 꿈 속에 개입함으로써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PT(사이코 테라피) 기술이 발달한 근미래의 일본. 언제부터인가 유력인사들의 의뢰를 받고 그들의 꿈에 접속하여 정신치료를 해 주는 수수께끼의 꿈 탐정 ‘파프리카’에 대한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파프리카의 정체는 정신의학연구소에 근무하는 PT 연구의 일인자 치바 아츠코. 하지만 연구소 외부에서 PT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파프리카로서의 활동은 오래 전에 그만둔 상태였다. 이사장의 간절한 부탁으로 오랜만에 파프리카로서 출동한 아츠코는 연구소 내부의 권력투쟁에 말려들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게 되는데…

선생님은 신사시군요.
by 잠본이 | 2011/04/30 11:34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핑백(2) | 덧글(13)
최악의 외계인
원제: 傾いた世界
저자: 츠츠이 야스타카
역자: 이규원
출판사: 작가정신

필자가 츠츠이 야스타카(筒井康隆)를 처음으로 접한 것은 고려원미디어의 『세계 SF 걸작선』(1992)에 실린 단편 「멈추어 선 사람들(佇むひと, 1974)」을 통해서였다. 식량부족이 만성화된 미래의 일본을 배경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식물로 만들어 길가에 심어버리는 기상천외한 독재정치를 묘사한 작품인데, 아이디어만 보면 디스토피아 호러물에 가깝지만 실제 이야기에서는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는 씁쓸함과 서글픔이 묻어나온다. 어쩔 수 없이 헤어진 아내를 그리는 남편의 애절한 마음을 보여주는 서정소설인 동시에 ‘나무가 되는 것이 무서워서 아무 말도 못하게 된다면 결국 우리도 나무나 마찬가지가 아닌가’라는 사회비판적인 메시지를 행간에 감춘 풍자소설이기도 한 것이다.

그때는 단지...
by 잠본이 | 2011/03/26 01:31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핑백(1) | 덧글(13)
시간을 달리는 소녀 : 원작 vs 애니
원작의 경우는,
친구: "넌 시간을 뛰어넘은 거야."
주인공: "몰라... 뭐야 그게... 무서워..."

애니의 경우는,
이모: "그거, 타임 리프야."
新주인공: "오예! 이제 내 인생이 활짝 피는구나~"


......감상보다 이런것만 머리에 떠오르니 큰일이군 OTL
by 잠본이 | 2007/06/22 22:47 | 개그 액추얼리 | 트랙백 | 덧글(15)
더티페어의 대모험
원제: ダーティペアの大冒険
저자: 타카치호 하루카
출판사: 하야카와서방 (하야카와문고 JA121)

19세의 미녀(!) 케이와 유리는 은하연합 산하의 공적기관 WWWA(세계복지사업협회)에 소속된 범죄사건 담당 트러블 컨설턴트(통칭 트러콘). 그들의 임무는 각 행성국가의 경찰이나 군대가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사건을 전담하여 어떻게든 해결하는 것이다. 스스로는 정의의 사도를 자처하며, 사건을 해결하려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지만, 그들이 가는 곳에는 언제나 본의아니게 엄청난 파괴와 재해가 뒤따른다. 그 때문에 '러브리 엔젤'이라는 버젓한 코드네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 둘을 '더티 페어'라고 부른다.

1970년대 후반에 처음으로 하야카와문고의 < SF매거진 >에 연재소설의 형태로 발표된 이래, 다양한 형태로 변신을 거듭해 온 인기 캐릭터물의 첫번째 단행본. 2편의 중편과 짤막한 보너스 단편을 수록.

첫번째 중편 <더티페어의 대모험>에서는 은하 최대의 기업인 그라바스 중공업 연구시설에서 일어난 폭발사고를 조사하기 위해 행성 당그르로 파견된 두 사람이 벌이는 활약을 평이한 스타일로 보여준다. 중간 스페셜인 <술집에서>는 임무를 끝내고 대기 중이던 두 사람이 스탠드바(라기보다는 거의 나이트클럽)에 갔다가 엉뚱한 싸움에 휘말리는 이야기이고, 마지막 중편인 <시골신사 살인사건>에서는 도박장과 관광지로 유명한 행성 라메르를 무대로, 공간파쇄폭탄 '스페이스 스매셔'의 행방을 둘러싼 대추격전이 펼쳐진다.

아무래도 먼저 접한 쪽이 80년대 애니판이다보니 자연히 비교가 될 수밖에 없는데, 아무래도 원작 쪽이 애니에 비해서 개그터치가 덜하고 훨씬 더 잔인무도하다. (다만 잔인무도라고 해도 상당히 시원시원하게 별다른 감정 없이 풀어나가는지라 크게 눈에 거슬리는 건 아니다) 작품 전체가 케이의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되기 때문에 독자로서는 케이의 내면은 속속들이 알게 되지만, 또 다른 주역인 유리의 면모에 대해서는 순전히 케이의 눈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는 점이 또 다르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유리에 대해서는 묘사가 부족하다던가 뭔가 인상이 희미하다던가 하는 느낌이 들게 된다)

애니와 전혀 다른 점이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케이와 유리가 클레보이언스(천리안)에 가까운 ESP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초능력이라 해도 완전히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일정한 시점에 어떤 '느낌'이 오면 둘이 손을 맞잡고 트랜스 상태에 빠져서, 사건과 관련 있는 사물이나 상징을 순간적으로 투시하는 식이다. (이들이 WWWA에 스카웃된 것도 대학 시절에 발동된 이 능력 때문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애니에서는 이 능력이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 후기의 OVA판에는 나온다고 한다.

또 하나는 두 사람이 데리고 다니는 애완동물 '무기'의 디자인이다. 무기는 원래 멸망한 초고대 외계문명이 남긴 실험동물 '쿠알'(반 보그트의 <우주선 비글호>에 나온 크리처를 살짝 베껴왔다)의 생존자인데, 원작에서는 사나운 흑표범에 가까운 디자인으로, 약간이라도 수틀리면 주변을 초토화시키는 포악함을 지니고 있다. (물론 주인인 두 사람에게만은 충실하게 따른다) 하지만 애니판 무기는 완전 미련 곰탱이같이 생긴 뚱뚱한 갈색 동물로 바뀌어 있다. (시청자층을 고려한 변경인 듯...)

전체적으로 볼 때 그렇게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는, B급 오락소설의 기본에 충실한 작품이라 하겠다. 문장은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복잡하지 않고 매우 건조한 편이며 읽기도 쉽다. 이 작품이 20년 이상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글 자체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저자가 창출해 낸 캐릭터나 세계관이 독자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발표 당시 일본에 이렇다 할 자국산 스페이스 오페라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리라. 역시 뭘 하든 제일 먼저 해야 한다니까...)

최고의 명대사는 첫번째 중편에서 용의자(?) 한 명이 주인공들의 패션을 보고 내뱉은 이 한마디.
"이런 노출광 여자애들에게 뭘 말하라는 건데!!!"

보여주신 rumic71님께 감사드린다.
by 잠본이 | 2004/10/15 16:38 | 대영도서관 | 트랙백(1) | 핑백(1) | 덧글(6)
마즈
태고적에 지구에 도착한 외계의 탐사자들은 지구인류가 보통 이상의 호전성과 잔인성,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할만한 높은 지능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 언젠가는 인류가 우주로 진출할 만큼 진화하여 자기들의 영역에까지 침공해올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하게 된다. 그들은 그것을 막기 위해 행성 파괴용의 강력한 폭탄을 내장한 로봇 '가이아'와 그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합성인간 '마즈'를 지구의 해저에 세트해 둔다. 그리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지구인의 발전을 감시하고 그들의 병기를 테스트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 '감시자'와 그들이 사용할 거대로봇 '신체'[神體]를 대기시켜 두고 지구를 떠난다.

시간이 흘러 때는 현대. 일본 근해에서 해저화산의 갑작스런 분화로 인해 아키노시마라는 새로운 섬이 솟아오른다. 비행기로 달려가 항공사진을 찍던 마이쵸 신문의 이와쿠라 기자는 섬 위에 나체의 소년이 서 있는 것을 발견하고 해상보안청에 신고한다. 의문의 소년은 즉시 구출되지만 과거의 기억을 잃은 것은 물론, 인간의 말조차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여 관계자들을 답답하게 만든다. 한편 미국 뉴욕에 집결한 6인의 '감시자'들은 문제의 소년이 자기들의 동료인 '마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대표를 보내어 소년의 정체를 조사하기로 하는데...


사실상 요코야마 미츠테루 최후의 SF장편. 1976년에 아키다서점의 소년 챔피언에 연재되었고 이후 소년챔피언 코믹스 전5권으로 완결되었다. 연재 당시에는 신감각의 장르라는 뜻으로 어드벤처 픽션(AF)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나왔지만 어느새 흐지부지되어버렸다. (단행본에 나온 작가의 말을 보면 '언제나 SF를 그만두려 해도 꼭 하나만 더, 하나만 더 하는 식으로 돌아오게 된다'라고 했는데...결국 진짜 이것이 마지막이 되어버렸다)

한국에서는 다이나믹 콩콩에서 '미래소년 마즈'(김동명 명의)로 한번 나왔다가, 이후 만화왕국에서 '외계인 마즈'(요꼬야마 미쓰떼루 명의)로 한번 더 펴냈는데, 특히 후자는 심각할 정도의 축약 편집과 대사 수정을 통해 5권을 4권으로 줄여버리는 기막힌 위업(?)을 달성했다. 잠본이는 중학생 때 전자를 부분적으로 접한 이후 고교생 때 후자를 전체적으로 읽어봄으로써 이 작품의 내용을 파악하게 되었다.

거대 로봇과 외계문명, 초능력과 고대유적, 인류의 운명과 미소년 주인공 등 요코야마 SF의 모든 요소가 한데 모인 총결산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본작은 그러한 요소들을 그다지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그냥 스쳐지나가는 식으로만 보여줄 뿐이며 이야기 자체도 보통의 히어로물과는 정반대로 엄청나게 암울하고 절망적인 전개를 보여준다. (결말 역시 무지하게 충격적이라 이거에 비하면 '몰살의 토미노' 따위는 아마추어로 느껴진다)

'외계인이 지구인을 위험시하여 행성파괴용 폭탄을 가져온다'라는 설정은 이미 테즈카 오사무의 <원더 스리>(1965)에서 써먹은 것이지만, 이쪽은 지구인과 외계인이 서로를 이해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는 점에서 정반대 노선을 걷는 작품이다.

아무런 관계도 없는 인류를 위해 동료들을 배신하고 고독한 싸움을 계속하는 주인공은 쉴 새 없이 동분서주하며 때로는 만신창이가 되기도 하지만 진짜로 그의 편을 들어주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동료일 터인 '감시자'들은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그의 목숨을 노리고 계속해서 찾아오며, 진상을 모른 채 단지 그를 '사건의 장본인'으로만 인식하는 일반시민들은 그에게 비난을 가하고 돌을 던진다. "네가 없었으면 이렇게는 되지 않았을 거 아냐! 내 가족을 돌려줘!"라고 외치며.

보기 드물게 그를 이해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이와쿠라, 원장, 하루미)은 중간에 아무 설명 없이 퇴장하거나 고생만 직사게 하다가 죽어버린다. 자위대와 일본정부가 그를 보호하려 노력하긴 하지만 그들 또한 마즈의 정체가 인조생물이란 것을 눈치챈 뒤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낸다. 주인공을 보호하는 가이아 또한 철저히 명령에 따라서 정해진 행동을 취하는 블랙박스로만 묘사되어 있어서, 때로는 마즈의 안전에 미묘하게 어긋나는 행동을 보여주기도 한다.

결국 이러한 처절한 전개는 다분히 작위적이랄 수도 있는 '의문'과 '실망'을 거쳐 마침내 '절망'에 이르게 되고, 인류에게 더 이상 희망을 갖지 못하게 된 마즈는... 이라는 결말에 이르게 되지만, 솔직히 말해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면 허점 투성이인 게 눈에 보인다. 지구의 운명을 결정하는 데 주로 일본인만 관찰한 뒤에 결정을 내려도 되는 것인가? 라던가 그렇게 강대한 육신체도 가이아에겐 못당한다면 어째서 한꺼번에 몰려와 마즈에게 합동으로 공격을 가하지 않았나? 라던가 하는 의문이 계속해서 떠오르는 것이다.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몰개성에다가 무지하게 메마른 성격으로 나와서 전혀 정이 안 가는 거야 요코야마 만화의 전매특허니 거기까지 딴지를 걸 생각은 없다만... (오히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 만화에서 제일 멋지게 느껴지는 건 6인의 감시자들 쪽이란 사실이 아이러니한데, 특히나 마즈에게 당해서 죽어갈 때 그들이 보여주는 애처로운 표정은 본작에 나오는 그 어떤 캐릭터보다도 '인간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본작이 나왔을 당시 시대에 비추어 생각해보면, 이 작품이 갖는 의의는 상당히 크다고 여겨진다. 전쟁이라는 인류의 원죄(그 중에 '일본군의 중국인 학살'을 숨김없이 끼워넣은 것도 본작의 미덕이다)에 대한 가차없는 비판과, 비록 지금은 반성하고 있다고 해도 언제 또 다시 상황에 의해 똑같은 죄악을 되풀이할지도 모르는 인간의 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본작은 하나의 문명비판적 묵시록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감시자'들은 어쩌면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인류의 어리석음을 꾸짖고자 하는 저자 자신의 반영일지도 모른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제 와서 보면 좀 식상한 감이 있을지 모르나, 당시의 독자들에게는 뒤통수를 강타하는 충격이었음에 틀림없다. (이러한 비관론적인 테마는 나가이 고의 <데빌맨>이나 토미노 요시유키의 <무적철인 잠보트 3>와도 통하는 바가 있는데, 본작은 이 두 작품과는 비교도 안 되게 암울한[혹은 드라이한] 결말이라 더 무섭다) 저자가 과연 일본의 죄과를 특별히 의식하고 이러한 얘기를 썼는지 아니면 그냥 보편적인 차원에서 인간을 비판하기 위해 쓴 것인지는 영원한 수수께끼겠지만, 최소한 현실의 인간들이 여기에 등장하는 폭도들보다는 좀더 똑똑했으면 좋겠다는 게 잠본이의 솔직한 심정이다.

본작은 도쿄무비신샤에 의해 제작된 TV애니메이션 <육신합체 갓마즈>의 원안이 되기도 했으나, 실제 스토리는 아무 관계 없고, 결말도 당연히 희망적인 것으로 바뀌어 있다. 90년대에 KSS에서 OVA로 제작하기도 했으나 판매고가 별로였는지 2화까지만 나오고 미완에 그쳤다. 최근에는 AT-X에서 <신세기전 마즈>라는 제목으로 다시 애니화했으나 이쪽도 원작과는 좀 다르게 진행되었던 모양이다. (하기야 저 결말대로 영상화하면 손님 다 떨어져나갈테니...)

개인적으로는 KSS판의 캐릭터 디자인(<철인28호 FX>의 모토하시 히데유키)이 마음에 들어서 이쪽이 어떻게든 끝을 맺기를 바랬지만 결국 이루어지지 못해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본 OVA는 국내에 <초음전사 마스>라는 해괴한 제목으로 비디오 출시되었다. 완결조차 안된걸 대체 누가 사왔지?;;;) 본 OVA는 소설판으로도 나온 모양인데, 이쪽은 제대로 완결된 듯하나 현재는 절판이라 구할 수가 없다.

모 님의 제보를 참고로 홍대입구 망가진에서 구입했는데 확실히 제3신체의 이름은 극중에 나오지 않았다. (다른 신체들은 이름이 나오고, 제2신체 스핑크스의 경우에는 조종자가 '미로'라는 이름으로 스스로를 호칭했다) 아무래도 '길'이란 이름은 이후 OVA판이나 어딘가 다른 데서 붙인 것이 통용되는 모양이다.

본작은 OVA <자이언트 로보>에 등장하는 몇몇 캐릭터의 원전으로서도 유명.


→6신합체의 진실
by 잠본이 | 2004/05/28 21:13 | 바벨의 농성 | 트랙백(6) | 핑백(8)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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