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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현대인을 위한 바벨 2세 간단해설
『바벨 2세』 - 그 위대한 전설

39년 전에 나타나, 눈 깜짝할 사이에 일본 만화계에 일대 선풍(旋風:회오리바람)을 일으킨 『바벨 2세』. 본작 『바벨 2세 더 리터너』의 모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작품에 그려진 이야기,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매력을 파헤쳐 보자.


■ The Story of BABEL II
잡지 ‘주간 소년 챔피언’에 1971년부터 1973년에 걸쳐 연재되었던 『바벨 2세』. 단행본 전 12권에 걸친 대작의 줄거리를, 여기서 한꺼번에 대공개. 이 기상천외하고 다이나믹한 스토리텔링과 캐릭터의 묘미에, 독자들은 금세 매료되었던 것이다.

때는 1971년. 학생운동이 절정에 달하고, 거기에 안보투쟁이 더해져 폭력적인 기색이 점점 강해지는 한편, 고도 경제성장의 종언(終焉)에 따라 일본이라는 나라가 살벌하고도 혼미한 수렁 속으로 깊게 빠져 들어가던 바로 그 시대에, 바벨 2세는 나타났다.

처음 보는 사막에 하늘 높이 거대한 탑이 건설되는 꿈을 빈번히 꾸게 된 소년 코이치[浩一]는 어느 날 괴조 로푸로스에 의해 꿈에서 보았던 탑으로 끌려가고 만다. 그곳이 5천 년 전 옛날에 지구에 표류한 외계인 바벨 1세가 지은 ‘바벨탑’이라는 사실, 그리고 자신이 바벨 1세의 자손이자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코이치는 지구 최고의 두뇌를 자랑하는 바벨탑 메인 컴퓨터의 교육을 받아, 절대적인 초능력을 구사하는 전사 ‘바벨 2세’로 각성한다.

그러나 세계정복을 목표로 그의 앞을 막아선 강력한 초능력자 ‘요미’도 역시 바벨 1세의 자손이었다. 다양한 방법으로 바벨 2세에게 도전하는 요미를 상대로, 기나긴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 제1부 》
요미는 우선 세계 각국의 중요인물들을 개조인간으로 만들어 자기 뜻대로 조종하는 작전을 전개하는 동시에 이형(異形)의 괴물이나 초능력자들을 차례로 파견하여 바벨 2세 암살을 시도한다. 바벨 2세는 아직 초능력자로서의 힘에 완전히 눈뜨지 못하여 위기에 빠지기도 하지만, 바벨 1세로부터 이어받은 세 마리의 하인(로뎀, 로푸로스, 포세이돈)의 힘을 빌려 대항한다. 그러나 바벨 1세의 자손인 자신에게도 세 하인을 조종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요미는 거꾸로 세 하인을 시켜 바벨 2세를 쓰러뜨리려는 책략을 꾸민다. 그 결과 2인의 힘이 충돌, 세 하인은 혼란에 빠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에 빠지고, 바벨 2세와 요미는 결국 세 하인을 사용하지 않고 사막에서의 직접 대결에 돌입한다. 처음에는 요미가 엄청난 에너지 충격파로 바벨 2세를 몰아붙이지만, 초능력자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에 한계가 있음을 간파한 바벨 2세는 기절한 척하고 요미의 공격을 흡수한 뒤에 그가 약해진 틈을 타서 역습을 개시하여 승리를 거둔다.

《 제2부 》
사막의 결투에서 죽은 것으로 여겨졌던 요미가 실은 살아 있었다! 가까스로 부활한 그는 ‘초능력을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에너지를 소모하여 결국은 죽게 된다’는 바벨 1세의 자손들이 공통으로 갖고 있는 약점을 깨닫고 자기가 직접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 특수훈련을 받은 초능력자들을 바벨 2세가 살고 있는 바벨탑으로 연속해서 침투시킨다. 빈사의 중상을 입으면서도 그들을 격퇴한 바벨 2세는 요미의 부하로 둔갑하여 히말라야 산맥에 숨겨진 요미의 비밀기지에 숨어든 다음, 천신만고 끝에 그 기지를 폭파하여 요미의 야망을 좌절시킨다.

《 제3부 》
평화가 되돌아온 일본의 산 속에 어느 날 인공위성 하나가 낙하한다. 그 인공위성에는 생물에 기생하여 숙주에게 엄청난 초능력을 부여하는 우주 바이러스가 숨어 있었다. 그 바이러스에 의해 또 다시 요미가 되살아난다. 이전보다도 더 강력한 초능력을 갖게 된 요미는 로푸로스와 비슷하게 생긴 괴조로봇 ‘V호’를 제작하여 바벨탑 주변의 국가들을 폭격함으로써 로푸로스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한편, 일본의 F시를 거점으로 바이러스 인간을 증식시켜 일본 전국을 점령하려고 한다. 국가보안국 조사원 이가노[伊賀野]와 함께 F시에 숨어든 바벨 2세는 요미의 생명선인 지하기지를 파괴하고, 부하들을 구하기 위해 에너지를 소모하여 급속히 노화된 요미는 바벨 2세에게 결정타를 맞아 숨을 거둔다. 요미의 시체는 생전에 미리 준비해 둔 로켓에 실려 어디론가 정처 없이 날아간다.

《 제4부 》
어느 병원에서 수족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연속으로 자살하고 이식된 팔다리가 감쪽같이 사라지는 괴사건이 연속으로 일어난다. 사실은 요미의 시체를 찾아낸 누군가가 그의 수족을 임시로 타인에게 이식했다가 다시 한데 모아 부활시킨 것이었다. 요미는 북극에 기지를 건설하고 다시 세계정복을 꾀하지만, 바벨 2세가 그곳으로 향한다. 도중에 핵미사일 공격을 받아 로푸로스를 잃는 비극을 겪으면서도 굴하지 않고 북극기지에 도착한 바벨 2세. 그러나 요미는 자기에게는 더 이상 싸울 힘이 남아있지 않다고 밝히고, 그 말을 납득한 바벨 2세가 떠나간 뒤에 홀로 기지와 함께 북극의 차가운 바다 속으로 가라앉아, 영원한 잠에 빠져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냉전은 끝나고 대신 테러리스트와의 싸움이 전 세계의 주요 의제로 떠오른다. 1995년에는 도쿄에서 지하철 사린가스 사건이 일어나고, 2001년 9월 11일에는 미합중국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 인터넷으로 모두가 이어져 있는 현대에 불타올라 무너져 내리는 세계무역센터의 모습은 전 세계에 실황 중계되었다. 아무 일 없는 일상 속에서 언제 창밖에서 ‘죽음’이 쳐들어올지 알 수 없게 된 것이다. - 그런 시대에 우리들 앞에 나타난 『바벨 2세 더 리터너』는 과연 우리들에게 무엇을 계시(啓示)하려는 것인가.


■ The History of BABEL II
잡지 연재물로 시작된 『바벨 2세』는 절대적인 인기를 얻어, 그 후 각종 미디어로 이식된다. 21세기에 들어와서도 신작 애니메이션이 제작되는 등, 그 매력은 시대를 초월하여 승계되고 있다.

○ 1973년 TV 애니메이션 방영
NET(현 TV아사히)에서 전 39화 방송. 원작에서는 스쳐지나가는 단역이었던 소녀 후루미 유미코[古見由美子]가 코이치의 사촌이라는 설정으로 고정출연한다. 원작에서는 별개 캐릭터였던 바벨탑의 전령이 로뎀의 변신으로 설정되어, 결과적으로 로뎀이 여성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었다는 점도 특징. 코이치의 성우는 카미야 아키라.

○ 1977년 스핀오프 만화 『그 이름은 101(원제로원)』 연재 개시
1977년부터 1979년에 걸쳐 ‘월간 소년 챔피언’에 연재. 바벨 2세와 요미의 싸움이 끝난 후에 전개되는 이야기로, 코이치의 피를 수혈받아 초능력을 갖게 된 CIA 요원들과의 추격전을 그린다. 『바벨 2세』 본편의 제3부에서 직결되기 때문에 제4부와는 양립하지 않는 패러렐 월드의 관계에 있다.

○ 1992년 OVA 발매
각권 30분짜리 비디오 애니메이션 전 4권으로 구성된 오리지널 스토리. 요미의 부하로서 수많은 적 캐릭터가 등장하며 각각 뚜렷한 개성을 갖고 주인공과 대립한다. 코이치의 성우는 쿠사오 타케시. 또한 TV시리즈에서 요미를 연기했던 성우 오오츠카 치카오의 아들 오오츠카 아키오가 요미를 연기한 것도 화제를 모았다.

○ 2001년 TV 애니메이션 방영
TV도쿄 계열 네트웍에서 전 13화 방송. 코이치의 출신배경은 불명으로, 5년 전부터 후루미 집안에 입양되어 키워졌다는 설정. 원작에 없는 적 캐릭터로서 미소년 초능력자 레온이 등장. 코이치의 성우는 스즈무라 켄이치.


*출전 : 『바벨 2세 더 리터너』 제1권(2010년, 아키타쇼텐) pp.204~207
*편역 : 잠본이(2016.09.04.)
by 잠본이 | 2016/09/04 13:01 | 바벨의 농성 | 트랙백 | 핑백(1) | 덧글(16)
'바벨 2세 더 리터너'에 등장한 마즈
제10권까지 보고 생각나는거 비교해보니 대략 위와 같은데
특이한 건 스핑크스 조종자를 마즈 진찰한 원장님 포지션과 섞어버려서
이분 따님이 사실상 하루미 역할을 맡고 뭔가 정신없는 전개가 되어버렸음.
(게다가 본인은 첫 등장 당시는 분명 '라'의 역할을 맡아 마즈에게 인류를
날려버리라고 종용하더니 나중에 마즈가 '기다려보자'라고 하니까 그말대로
따르자고 다른 감시자들에게 얘기했다가 감금당하는...뭔가 일관성이 없네)
이 만화 갈수록 퀄리티도 개판 되어가는데 이제 슬슬 쫓아가는거 그만둬야 하나...=_=

*관련: 바쁜 현대인을 위한 마즈 비교표
by 잠본이 | 2015/11/29 18:55 | 바벨의 농성 | 트랙백 | 덧글(3)
신기동전기 건담 W 제작비화!
건담 W 대담
프로듀서 토미오카 히데유키[富岡秀行] × 시리즈 구성 · 각본 스미사와 카츠유키[隅沢克之]

http://www.gundam-w.jp/special/taidan.html

▶ 토미오카 히데유키: 아르바이트로 선라이즈 작품 『태양의 엄니 더그람』에 제작참가, 『장갑기병 보톰즈』부터 제작진행을 맡음. 그 후 다수의 선라이즈 작품을 제작 데스크나 프로듀서로서 담당. 현재는 선라이즈 전무이사.

▶ 스미사와 카츠유키: 각본가 겸 소설가. 『건담 W』 TV시리즈에서는 시리즈 구성을, OVA ‘엔들리스 왈츠’에서는 각본을 담당. 『드래곤볼 Z』, 『미소녀전사 세일러문』, 『이누야샤』 등 수많은 애니메이션 작품에도 각본으로 참가. 현재 월간 ‘건담 에이스’(카도카와)에서 소설 『신기동전기 건담 W – 프로즌 티어드롭』을 집필하고, 만화 『신기동전기 건담 W 엔들리스 왈츠 – 패자들의 영광』의 시나리오도 담당.

‘『건담 W(윙)』 이상으로 난산(難産)이었던 작품은 없다!’고 말하는 두 분과, 당시를 되돌아보며 이야기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 본 대담은 2007년의 메모리얼 DVD 박스 발매당시에 취재한 내용을 블루레이 발매를 기념하여 재공개하는 것입니다.

[주의 : 작품 내용에 대한 천기누설이 있습니다.]


■ 5대의 건담으로부터 시작된 『건담 W』 의 기획

Q: 『신기동전기 건담 W』 은 어떤 콘셉트로 기획된 것입니까?

토미오카: 처음에 결정된 것은 건담 다섯 대가 나온다는 것뿐이었어요. 이것은 그 전해에 방영되었던 『기동무투전 G건담』에 등장한 MS(모빌수트)의 프라모델이 그때까지 정체되어 있었던 프라모델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후속 프로그램인 『건담 W』에도 당연히 같은 결과를 바라고 있었던 거죠. 하지만 당초는 5대 중에 쉔롱 건담과 건담 헤비암즈밖에 결정되어 있지 않았고, 주역기인 윙건담의 디자인이 결정된 것은 가장 마지막이었던가?

스미사와: 실은 주역기의 콘셉트는 ‘격추당하는[撃ち落とされる] 건담’이었습니다. ‘오퍼레이션 메테오’라는 작전명에 그 흔적이 남아있는데, 기획시점에서의 타이틀은 『메테오 건담[メテオガンダム]』이었죠.

토미오카: 결국 ‘변형해서 하늘을 난다’는 아이디어를 반다이로부터 제안 받아 채용한 것입니다. 그 후에 캐릭터나 스토리를 엮어가는 작업에 돌입했는데, 이미 방송 개시까지 반년 정도밖에 안 남아있어서, 장난 아니게 힘들었죠. 저는 그 당시 『패왕대계 류나이트』도 동시진행하고 있었던 데다 설마 『건담』을 맡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기 때문에 ‘야 큰일 났다, 이거 어쩌면 좋냐’ 이런 상태였죠(웃음).

스미사와: 그건 다른 스탭들도 마찬가지 심정이었을 겁니다(웃음). 그래도 토미오카 씨가 ‘하자’라고 말씀해주셨기에, 감독인 이케다 마사시[池田 成] 씨가 그때까지 나온 건담 작품을 전부 살펴보고는 1주일 정도에 캐릭터나 MS 설정, 40화까지의 스토리 구성까지 작성해 왔습니다. 그걸 보고 ‘진짜 대단하다’ 싶었어요. ‘퍼스트도 제타도 G도 전부 집어넣겠다’고 이케다 씨가 얘기한 그대로의 내용이었거든요. 그래서, 그 초안을 기획서로 편집하고 캐릭터를 결정해 가는 작업은 정말로 즐거웠습니다.

토미오카: 그 말대로 『건담 W』에는 그때까지 20년 동안 만들어진 건담 시리즈의 재미있는 요소가 전부 응축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캐릭터가 좋았죠. 무라세 군의 캐릭터 설정화를 본 순간 ‘이건 먹히겠다!’라고 느꼈어요.


■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

Q: 캐릭터 원안은 어느 분이 생각하신 겁니까?

스미사와: 감독을 맡은 이케다 씨입니다. 이케다 씨는 그림솜씨도 좋아서, 원안은 일부러 무라세 씨가 그린 듯한 필체로 그려주었죠.

토미오카: 이케다 씨가 각 캐릭터의 복장, 그러니까 이를테면 히이로가 탱크탑에 반바지 차림이라는 것까지 세밀하게 지정했고, 그것을 무라세 군이 완벽하게 그려냈습니다. 섬세하고 화려하면서 중성적인 절묘한 라인으로 말이죠. 그러니까 한눈에 좋은 걸 알아볼 수 있었죠. 당시부터 유명한 이야기인데, 히이로의 모델은 탤런트 우치다 유키[内田有紀] 씨입니다.

Q: 캐릭터 디자인을 무라세 슈코[村瀬修巧] 씨에게 발주한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입니까?

토미오카: 처음엔 디자이너가 결정되지 않아서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그랬더니 이케다 씨가 ‘무라세 씨에게 부탁해 보겠다’고 하시더군요. 무라세 군이라면 이전에 『요로이덴 사무라이 트루퍼』의 작화에 참가하여 여성 팬들의 인기를 모았던 전력이 있으니까 그렇다면 역시 무라세 군밖에 적임자가 없겠다는 이유로 결정했습니다.

스미사와: 그림의 설득력은 정말 대단해요. 이케다 씨의 스토리밖에 없었다면 기획단계에서 상당한 장애물에 부딪혔을 겁니다. 첫 회에 난데없이 격추당한 주인공 기체가 물에 잠겨서 한동안 등장하지도 않고, 주역 다섯 명은 동료가 아니라서 따로따로 움직이고, 학원 드라마를 찍고 앉았고(웃음). 건담다움이 어디에서도 느껴지지 않았던 시나리오였거든요.

Q: 히이로 외의 캐릭터는 어떻게 결정된 것입니까?

스미사와: 먼저 MS가 결정되어 있었던 쉔롱 건담의 파일럿은 기획 초기에는 뉴타입 능력을 갖춘 아프리카인이었습니다. 뉴타입 능력으로 선인과 악인을 가려내기 때문에 만약 상대방이 악인이라면 “네놈, 나쁜 녀석이군”이라고 말하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냅다 창으로 꿰어버린다는 아이디어가 있었죠(웃음). 하지만 『G건담』에서 드래곤 건담에 중국 소년(사이 사이시)이 탑승했으니까 이번에도 같은 중국인으로 변경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건담 W』에도 세계 각국의 인종을 등장시킨다는 방침이 있었던 거죠.

토미오카: 2호기는 ‘저승사자’라는 콘셉트라 듀오는 근본적으로 어두운 성격. 카트르는 ‘아랍의 왕’이었고, 트로와는... 뭐였더라?

스미사와: 팀 버튼이죠. 왠지 모르게 서글프지만 무표정이라는 분위기가. 이케다 씨가 좋아하는 영화감독입니다.

Q: 히이로는 그때까지의 작품과는 달리 냉철한 천재 계열 주인공이었죠. 지금은 그런 타입의 주인공이 흔하지만, 당시는 이채로웠습니다.

스미사와: 그때까지의 건담 주인공은 미숙한 인물로, 작품 속에서 성장해나가는 타입 밖에 없었으니까요.

토미오카: 『건담 W』의 다섯 명은 처음부터 완성된 캐릭터로, 뭘 해도 완벽하고, 고민도 하지 않죠.

스미사와: 그러니까 멋진 일도 하지만 더러운 일도 사양치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종래의 주인공 상에 가까운 인물은 오히려 듀오 쪽이죠. 만약 듀오를 주인공으로 했다면 분명히 조연인 히이로에게 인기가 몰렸을 겁니다. 그런데 히이로를 주인공으로 세워보니 듀오가 엄청난 인기를 끌어버렸죠. 친절하게 대해줬지만 감사도 받지 못하고 오히려 이용당한다든가… 보통 그런 심한 꼴을 당하는 조연은 인기를 끌기 힘들지만, 주인공이 히이로인 덕분이겠죠.

토미오카: 모두 훌륭한 캐릭터였어요. 이케다 씨의 생각으로는 5인 전원이 주인공이라는 콘셉트였습니다만, 인기 면에서는 카트르가 영 신통치 않아서…

스미사와: ‘뜬금없이 우주의 마음이 어쩌고 하는 녀석’이라, 남성 시청자한테는 별 인기를 못 끌었죠(웃음).

토미오카: 그 때문인지 프라모델 매상도 건담 샌드록만이 고전을 면치 못했어요.

스미사와: 당시 이케다 씨가 “샌드록이 히트 쇼텔로 상대방을 베는 방법이 틀렸어… 십자베기로 했었어야 했는데”라고 반성을 하더군요. 이케다 씨가 반성을 하다니 진짜 드문 일이네! 라고 생각해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웃음).

Q: OZ 측의 캐릭터에 관해서는?

스미사와: 본래는 레이디 언과 트레즈가 처음으로 만나는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본래 레이디 언은 ‘어쨌구먼유’라는 식으로 사투리를 지껄이는 완전 촌사람이었지만 트레즈가 그녀를 어엿한 숙녀로 길러낸 것입니다. 그 아이디어는 최종본에서는 삭제되었습니다만 그 흐름이 남아있어서 “매사에 엘레강트하게, 레이디”라고 트레즈가 레이디 언에게 해준 충고(제10화)가 나옵니다. (*단 실제로 이 대사를 인용하는 것은 루크레치아 노인[ノイン]) 레이디 언은 트레즈가 목욕을 하면서 보고받는 장면에서 그가 말한 내용을 듣고 전달하는 역할로 제가 만들어낸 캐릭터입니다.

Q: 왜 하필 목욕을 하면서 그런 지시를 내립니까?

스미사와: 이유는 불명입니다(웃음). 최초에는 ‘자쿠지(거품목욕)를 내보내는 게 재미있겠네’로 시작해서, 그 다음에 ‘장미 에센스도 넣으면 재미있겠네’라고 이케다 씨가 말씀하셔서, 그런 장면이 되었습니다. 순전히 그런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레이디 언이 필요했던 겁니다(웃음).

토미오카: [레이디 언도] 그 후에 대변신해서 활약하긴 하지만 말이죠.

스미사와: 캐릭터가 처음 의도와 바뀐 걸로 말하자면, 노인은 초기안에서 남성이었습니다. 젝스가 샤아 포지션의 캐릭터니까 노인은 가르마 역할로 내보낼 생각이었는데, 여성이 되어서 연애관계 비슷하게 되어버렸죠.

Q: 젝스와 노인의 관계도 신경 쓰이네요.

스미사와: 재회했을 때 허리에 찬 검의 칼자루를 철컥철컥 맞부딪치는 장면이 있죠. 그 장면을 그대로 이케다 씨가 시범을 보여줬는데 그때는 그다지 멋있어 보이지가 않더라고요. 이케다 씨가 제안하는 연출은 우리들에게는 농담으로밖에 들리지 않는 기발한 것들이 많았던지라(웃음). 하지만 필름으로 만들어보면 굉장히 멋있어지는 겁니다.

토미오카: 캐릭터에겐 우리 자신이 직접 하면 부끄러울 법한 일을 시켜야만 합니다. 바로 그런 짓을 시키고 나서야 비로소 캐릭터의 매력이 우러나오게 되는 거죠.


■ 추억의 명대사, 명장면

Q: 캐릭터들의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라면 역시 대사가 있겠는데요.

토미오카: 스미사와 씨가 작성한 기획서 단계에서 이미 각 캐릭터의 핵심 대사가 실려 있었습니다.

스미사와: 그 방식은 정말 획기적이었어요! 캐릭터의 성격에 맞는 대사를 실어두니 설정을 이것저것 자세하게 늘어놓는 것보다 훨씬 더 캐릭터성이 명확하게 전해지더군요. 그런데 기획서에 써둔 대사를 다른 스탭들이 별로 사용을 안 하기에, 기다리다 지쳐서 후반에 그냥 제가 직접 내보냈습니다.
“목숨 따위 값싼 거야… 특히 내 것은 말이지”
최근 게임매장에서 [히이로역을 맡은] 미도리카와 히카루[緑川 光] 씨의 이 대사를 오랜만에 듣고 조금 감동했습니다. 요즘은 게임이 계속 발매되고 있어서 그때마다 목소리를 새로 녹음하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주변 분들에게는 상당히 불평을 샀습니다만,
“대체 네놈 때문에 몇 명이나 죽었다고 생각하는 거냐!”
라는 말을 듣고,
“어제까지 시점에서 총 98822 명이다.” (제48화)
라고 답하는 트레즈.
보통 이런 경우엔 “그런 것 따윈 내게 관계없다”라고 하겠지만, 트레즈는 저렇게 당당하게 말해버리죠. 트레즈는 진짜 최고입니다!

토미오카: 벌써 12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네요. 전반 1쿠르(13화분)는 어느 에피소드도 강렬한 임팩트가 있었고 흥미로운 대사도 있었죠. “히이로- 빨리 나를 죽이러 와주세요-”(제4화)라든가 “임무 완료”(제2화)처럼.

스미사와: 제10화 정도에 가서 주인공을 죽인다는 전개, 보통은 안하잖아요. 하지만 『건담 W』은 이케다 씨가 “그거 재미있겠다!”라고 말하면 채용해버립니다. 11화 이후의 작업에도 들어간 상태였는데 “자폭… 그렇게 되는군, 응, 재미있겠다, 채용!” 그 장면의 스토리보드에 ‘히이로는 이걸로 죽는 것이로군’이라는 식으로 감상 비슷한 말이 적혀 있길래 반신반의하며 필름을 봤더니 진짜 죽은 걸로밖에 안 보이더라고요. 스탭들도 깜짝 놀랐죠!

Q: 시리즈 구성이라는 입장에서는 대처하기 곤란하지 않으셨습니까?

스미사와: 저는 의외로 냉정했어요. 다음 각본가가 어떤 내용을 써낼지 알 수 없는 릴레이 소설같은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주인공 5인은 각각 사고의 방향은 다르지만 완벽하다는 설정이 있기 때문에 각본가로서는 다루기 쉬운 캐릭터였습니다. 히이로가 자리를 비워도 듀오와 카트르가 만나면 어떤 대화를 나눌 것인가, 트로와와 히이로의 대화는 어떨까 등등. 그들이 단독행동을 취하면 전투가 더 힘들어질 뿐이므로 복수(複数)로 행동하게 했고요. 캐릭터가 완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5인을 ‘현장’에 내던져두면 멋대로 알아서 움직입니다. 그러니까 자폭도 해버리는 거죠. 각본을 쓴 치바 카츠히코[千葉克彦] 씨 본인도 그 영상을 보고 놀라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일반적인 프로듀서라면 ‘잠깐 기다려. 이 부분은 다시 생각해주게’라고 말릴 텐데, 토미오카 씨는 도무지 말리지를 않더라고요.

Q: 현장에는 터치하지 않는 방침입니까?

토미오카: 아니, 아무래도 자폭하는 쪽이 더 재미있잖아요!

스미사와: 프로듀서 입장에서도 재미있기만 하면 장땡이니까요!

Q: 캐스팅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셨습니까?

스미사와: 캐스팅은 토미오카 씨와 이케다 씨가 결정했습니다만, 방송국 측에서 강력하게 반대했었죠(웃음).

토미오카: 그때까지의 작품과 완전히 분위기가 달랐기 때문에 방송국과 충돌하여 맞서 싸울 부분도 많았죠.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히트할 자신이 있었기에 어느 정도 저희 쪽의 주장을 관철시켰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좋은 결과를 남겨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은 건담은 30년 동안 끊임없이 성과를 올린 작품이 아니고, 약 10년 단위로 커다란 움직임이 일어납니다. 『기동전사 Z건담』은 퍼스트 건담으로부터 약 10년(*실제로는 6년), 그리고 그 10년 후에 나온 것이 『건담 W』. 당시는 정말로 힘들고 괴로웠지만 『건담 W』의 10년 후에 『기동전사 건담 SEED』가 등장한 것을 생각해 보면, 『건담 W』의 공적은 정말 엄청나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스미사와: 저는 최초의 내부 시사회에서 제1화를 상영했을 때 장내의 반응이 인상 깊더군요. 선라이즈 중역들이 줄지어 앉아서 관람했는데 다들 베테랑이라서 역시나 전투장면 정도로는 별로 놀라지 않았어요. 그런데 후반에 학원물 노선으로 넘어가니 다들 웅성거리는 겁니다. 주인공 건담도 해저에 빠져버렸으니 ‘이거 이래갖고 장난감 팔리겠나?’ ‘이제 앞으로 어찌되는 거야?’ 하는 식으로 걱정들을 했겠죠. 그걸 보고 ‘아아, 이것은 걸작이 되겠구나’하고 확신했습니다. 그 멋드러진 오프닝에도 꼼짝하지 않던 중역들이 와글와글 떠들어댔으니까요.

토미오카: 오프닝이 진짜 멋졌죠. 녹음실에 가서야 처음으로 타카야마 미나미[高山みなみ] 씨가 노래한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 곡, 원래는 인트로(전주) 부분이 없었어요. 녹음 현장에서 “인트로를 붙여주십시오”라고 요청해서 추가한 거였죠. 완성되었을 때에는 “이 오프닝, 대박 날지도 모르겠다”고 이케다와 둘이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 그리고 ‘엔들리스 왈츠’로

Q: OVA ‘엔들리스 왈츠’는 어떤 경위로 제작된 것입니까?

토미오카: TV시리즈 본편의 인기가 높았기 때문에 속편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저 개인으로서는 TV시리즈로 끝난 이야기이고, 감독인 이케다도 강판한 뒤였기 때문에, 할 생각 없다고 계속 거절했었죠.

스미사와: 저는 반대로 TV시리즈에서 못 다한 이야기들이 한가득 있었습니다. 최종회의 시나리오를 마무리하는 데 1개월 이상 고민했으니까요. 수습되지 못한 떡밥, 묘사하지 못한 설정 등이 엄청나게 많아서, 제 마음 속에서는 아직 완벽하게 끝내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던 중 본래 맡기로 했었던 일이 취소되어서 마침 시간이 났을 때, 토미오카 씨가 엄숙한 얼굴로 “[『건담 W』의 속편을] 하겠나?”라고 물어보시더군요. 엄청나게 기뻐서 “합니다. 절대로 합니다!”라고 답변했더니, 제작이 시작되어버렸죠(웃음).

Q: 제작하기로 결단을 내린 이유는 무엇입니까?

토미오카: 마지막으로 3부작의 이야기를 만들어서 확실하게 『건담 W』을 종결지으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스미사와: 방송이 끝난 뒤인데도 불구하고 윙의 인기에 편승하여 게임이나 만화 등이 저희들이 관여하지 않은 곳에서 계속 나오고 있더군요. 거꾸로 저한테도 ‘속편 비슷한 스토리를 써 달라’는 의뢰가 여기저기서 들어왔습니다. 쓰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줄기차게 쓸 수도 있겠지만, 토미오카 씨는 ‘그래서는 뒷맛이 개운치 않다[潔くない]’고 하셔서요. 그래서 확실하게 끝을 맺는 방향으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타이틀은 ‘끝없는 춤곡’이라니. 마치 주변 상황을 비꼬는 듯한 제목이 되어버렸죠(웃음).

Q: 건담 다섯 대를 태양에 보내어 폐기한다는 프롤로그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스미사와: 그것은 본래 이케다 씨가 TV시리즈 최종회에 쓰려고 구상해 둔 아이디어입니다. 그걸 역이용하여 ‘건담이 없어져도 전쟁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데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죠.

토미오카: 결과적으로 좋은 작품이 되었죠. OVA 쪽은 남성 유저의 인기도 높았고요.

스미사와: 윙은 메카 면에서의 연출이 약했죠. MS의 발진 시퀀스를 넣기보다도 캐릭터들의 드라마를 그리는 것을 중시했습니다. 여성 시청자들에게는 그 편이 좋았겠지만 반대로 남성 시청자는 메카 연출이 별로니까 그다지 열정을 불태우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엔들리스 왈츠’에서는 메카 장면도 야무지게 연출했기에 남자들도 많이 봐준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Q: MS가 리파인되었고 윙 건담은 엄청난 숫자의 깃털을 두르고 나타났죠.

토미오카: 메카디자인을 맡은 카토키 하지메[カトキハジメ] 씨가 꼭 하고 싶다고 부탁해서 그리 된 것인데, 작화 스탭들에게는 그리기 힘들다고 욕을 많이 먹었습니다(웃음).

스미사와: 마침 윙 건담의 작화제작을 하고 있던 시기에 디즈니 사의 애니메이션 스탭이 선라이즈 스튜디오 견학을 와서, 그 현장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모양입니다. ‘일본인은 날개 깃털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것을 전부 손으로 그리고 있단 말인가, 이런 미친(Crazy)!’이라던가 뭐라던가.

Q: 이번 DVD박스에는 OVA도 전부 수록된다고 하더군요.

토미오카: 저는 최초의 마스터링 작업에 입회했었는데, 이번의 디지털 리마스터에서는 필름의 테두리를 약간 넓혔습니다. 방영 당시는 보이지 않았던 부분에도 그림이 존재합니다.

스미사와: 필름이니까 가능한 작업이죠. 디지털 TV로 시청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겁니다!


Original Text (C) Sunrise
Translated by ZAMBONY 2015
by 잠본이 | 2015/11/22 13:14 | GUNDAMAKERS | 트랙백 | 덧글(14)
마왕 단테의 우여곡절 (4)
원문: http://www.asahi-net.or.jp/~WX5H-KTB/gofo/dante4.html

(4) 마신편

그런데 한편으로 <마왕 단테>가 <데빌맨>에 이행하는 요소를 많이 지닌 것은 사실이지만, 원래 연재의 계기가 되었던 '고지라의 시선', '거대한 육체를 손에 넣은 인간의 곤혹스러움'도 또한 그 후의 나가이 고 작품에 승계되었다.
그 타이틀은 바로 <마징가 Z>.

원작만화판 <마징가 Z>의 첫머리를 읽어보면 이 사실이 분명해진다. 카부토 코지는 지하에 숨겨져서 기계로 제어되는 거대한 마신의 봉인을 푸는 것이다. 자택 지하와 히말라야 산맥이라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의외로 시각화된 구도는 똑같다.

게다가 '신도 악마도 될 수 있다'는 인간을 엄청나게 초월한 힘을 갖고,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사람들이 사는 도시를 파괴하는 초반의 전개는 그야말로 <단테>의 발전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부러 비슷한 앵글에서 모사해 보았더니, 단테와 마징가의 얼굴 디자인에도 비슷한 요소가 숨어 있다.
오각형의 눈, 양 미간에 집중되어 있는 캐릭터의 의식, 찢어진듯한 입. 얼굴 파츠만 단순화시켜 보면, 더더욱 공통의 모티브를 갖고 있다는 점을 눈치채게 된다.
더더군다나, 바로 눈 옆에서부터 양쪽 귀부분을 뿔처럼 돌출된 형태로 그리면, 두 디자인 모두 '틀이 잡힌다[決まる]'.

후반의 히어로성은 <데빌맨>에 이어졌고, '마계'라는 모티브는 그 후의 다이나믹프로 만화라는 장르마저도 결정지은 본 작품이지만, 그와 동시에 당초의 '거대괴수의 시선을 인간이 손에 넣는다면?'라는 테마도 이처럼 꽃을 피웠던 것이다.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마징가 Z>를 읽어보면 TV 애니메이션과는 또 다른 세계관이 눈에 들어오게 되지 않을까.

도시를 파괴하고 자위대에게 공격받아, 스스로의 의지와는 반대로 주변을 잿더미로 만드는 마징가의 모습은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내포하고 있다. 그 파괴 속에서 가까스로 자기 힘으로 마징가를 통제하게 된 카부토 코지는, 어쩌면 몹시 괴로워하고 번민한 끝에 악마의 힘을 길들이는 데 성공한 우츠기 료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끝)

Original Text (C) Freak KITABA
Translated by ZAMBONY 2015


...사실은 이분이 저 글을 쓴 뒤에 작가가 <신 마왕 단테>라는 리메이크를 내긴 하는데...
앞에서 제기한 의문에 어느정도 답을 주긴 하지만... 역시 용두사미로 끝나서
속시원한 해결은 보지 못했다는 슬픈 이야기. (게다가 동시제작된 애니는 폭망;;;)

...네? <진 마왕 단테> 말인가요? 지저스와 유다를 짝지워준 훌륭한 BL만화죠(딴청)
by 잠본이 | 2015/09/13 22:38 | 만화광시대 | 트랙백 | 덧글(4)
마왕 단테의 우여곡절 (3)
원문: http://www.asahi-net.or.jp/~WX5H-KTB/gofo/dante3.html

(3) 신과 마(魔) 편

메돗사- 그 눈에 비친 생물 전부를 돌로 바꿔버리는 마녀. 하지만 그녀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서 마력을 쓴 것은 바로 인간의 어리석은 행동 때문이었다. 그리고 료의 동급생으로 나가이 캐릭터들 중에서 1, 2위를 다투는 새디스트 나이스가이 오오시바 소스케[大柴壮介]가 의외의 사실을 밝힌다. 우츠기 코스케[宇津木康介]의 자식이기 때문에 료는 신에 가까운 존재라는 것이다.

이전에 깔아두었던 복선이 여기서 회수된다. 악마 퇴치를 지휘하는 '신의 교단'의 리더가 바로 료의 아버지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료는 신의 자식이기 때문에 단테에게 유혹받은 것인가... 역시 신의 측에 서서 악마를 토벌해야만 하는 것인가?

하지만 '신의 교단' 행동대원이었던 오오시바의 너무나도 잔인무도한 악마사냥을 목격하고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 도망나온 료의 앞에 메돗사가 나타난다. 그리고 메돗사가 료에게 알려준 신의 침략극. 그것이야말로 지옥의 풍경이었다. 남은 페이지를 전부 잡아먹으면서까지 밝혀주는 단테 탄생의 비밀과 신=인간의 정체. 스스로의 입장을 깨닫고 다시금 복수를 맹세하는 단테. 그의 호출을 받고 몰려온 악마군단은 외딴 섬에 집결, 거창하게 악마 부활을 선언하며 이야기는 당돌하게 막을 내린다.

그런데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항이 몇 가지 남아 있다.
1. 먼 옛날 단테가 봉인당할 때 육체와 영혼을 분리하여 영혼만 탈출, 그 영혼이 인간으로 환생한 모습이 우츠기 료였음이 밝혀진다. 이것은 료가 '신의 아이'임을 의식하여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인가, 아니면 단순한 우연인가?
2. 단테를 끌어오려고 애쓰던 사탄주의자들은 단테 부활 당시 전멸했는가? 아니면 그들 또한 악마로서의 본 얼굴을 갖고 있었던 것인가?
3. 만약 단테가 '신의 아이'가 가진 힘이 필요해서 료를 선택한 거라면, 여동생 사오리[沙織]를 택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4. 극중에서 대사로만 등장했던 '아담과 이브'는 대체 어떤 존재였던 것인가?
이들 질문은, 연재잡지 '우리들 매거진'의 휴간이라는 외적 요인 때문에 영원히 미완으로 남게 되었다.

여기서부터는 필자의 망상이다.
아담과 이브란 혹시 료와 사오리를 가리키는 것이 아닐까? 신의 자손들 중에서도 최강의 힘을 가진 채 대대로 살아온 우츠기 일족. 처음으로 신과 합체한 인간의 자손. 하지만 마왕 단테는 료가 신으로서 각성하기 전에 그 혼을 빼앗아갔다. 료의 내면에서 신과 악마가 대결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신으로서의 힘에 눈뜨기 전의 인간들을 철저하게 학살하는 악마군단을 신의 교단이 막아선다. 그리고 싸움은 료와 사오리의 직접대결을 계기로 절정을 맞이한다...라는 전개가 기다리고 있다면...?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증거가 없는 것도 아니다. 차기작 <데빌맨>에서 묘사된 후도 아키라 대 아스카 료의 구도가 딱 저렇지 않던가. 다만, 이야기의 뼈대가 다르기 때문에 보다 신화적, 상징적으로 세련되긴 했지만. 뭐 어디까지나 '만약'의 경우이긴 하다.

위에서 제기한 의문 중 2.에 대해서는 이후 <데빌맨 레이디>에서 답이 나온다. 역시 단테를 소환하여 자기들이 바라는 세계를 구현하기 위해 궐기한 사탄주의자들은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 악마군단이었다. 지옥에 봉인되어 있던 악마의 무리들도 단테는 지상으로 불러냈던 것이다. (계속)
by 잠본이 | 2015/09/13 21:39 | 만화광시대 | 트랙백 | 덧글(6)
마왕 단테의 우여곡절 (2)
원문: http://www.asahi-net.or.jp/~WX5H-KTB/gofo/dante2.html

(2) 악마인간편

네이팜탄이 비처럼 쏟아져내리는 가운데 돌연 모습을 드러낸 악마들. 그들은 '신'에게 몸과 마음을 팔아서 인간으로부터의 차별을 회피하려 한다고 말한다. 그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단테는 전력을 다하여 '배신자'를 처형한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마왕의 잔류사념이 저지른 것이고, 료 본인의 의지는 아니었다. 그러던 도중, 료는 갑자기 제정신을 찾는다. 신과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운명. 단테는 본래의 기억도 되찾지 못한 채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안되는 모양이다.

여기서 무대는 일단 '괴수' 마왕 단테의 마크로한 시점에서 우츠기 료의 한 인간으로서의 시점으로 돌아온다. 그 선명한 차이는, 이후에 펼쳐지는 나가이 고 마계만화에 공통되는 요소다. 명백히 당초의 구상에서 벗어난 전개다. 그렇다기보다도, 거대괴수의 시점이 당초의 구상을 떠나 홀로 걷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작가의 흥미는 이를테면 '악마인간'으로서의 료에게 옮겨간다. 여기서 처음으로 <마왕 단테>는 <데빌맨>의 원형이 되었던 것이다. 인간계를 어지럽히는 의문의 사건. 그것은 악마의 짓으로, 료 혼자만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어느날 밤, 사람을 습격한 악마를 결국 료가 '변신'해서 해치운다. 떨쳐버릴 수 없는 번민과 함께. 데빌맨 후도 아키라[不動明]와 같은 종류의 '고독'을 료는 갖게 되었던 것이다.

이 전개가 계속되었다면 단테는 히어로 액션물이 되었을 것이다(*주2). '인간'과 '악마'의 사이에서 정체성을 찾으려 노력하면서 최종적으로는 둘 중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전개는 차기작 <데빌맨>에 가서야 비로소 실현된다.

이형(異形)의 존재가 된 슬픔, 자신이 인간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혼란. 이 테마는 거의 같은 시기에 나가이의 스승인 이시노모리 쇼타로[石ノ森章太郎]가 같은 잡지에 연재했었던 <가면라이더>와 통하는 바가 있는데, 이것이 순전한 우연이라고는 해도 흥미깊은 일이다. 그러나 히어로 액션이 될 수 없었던 <마왕 단테>는 마녀 메돗사[メドッサ]의 등장과 미리 깔아놓은 복선(우츠기 료의 가문이 '신의 일가'라는 설정)에 의하여 수습의 방향을 찾아나가게 된다. (계속)

*주2/ 실제로 당시 <우리들 매거진> 편집장의 방침은 이 잡지를 히어로 코믹스 잡지의 최전선에 세우는 것이었던 듯하다. 이시노모리 쇼타로 <가면라이더>, 카지와라 잇키 & 츠지 나오키 <타이거 마스크>, 사이고 코세이[西郷虹星] <초인 헐크>, 히라이 카즈마사 & 사카구치 히사시[坂口尚] <울프가이> 등이 같은 시기에 진행되었다. <마왕 단테>도 '악마의 힘을 체득한 히어로'로서의 정체성을 모색했었던 것이리라. 적어도 이 시점에는.
by 잠본이 | 2015/09/13 21:19 | 만화광시대 | 트랙백 | 덧글(2)
마왕 단테의 우여곡절 (1)
원문: http://www.asahi-net.or.jp/~WX5H-KTB/gofo/dante.html

<마왕 단테[魔王ダンテ]>
-주간 '우리들[ぼくら]' 매거진 1971년 1월 1일호(제1호)~6월 1일호(제23호) 연재-

코단샤 코믹스 전 2권(가필 신편성판)
이 버전부터 프롤로그의 '신의 침략'을 비롯하여, 여러 군데에 수정이 가해졌다.
그밖에, 선 코믹스(최초의 단행본, 전 3권), 아사히 소노라마 문고(구판, 전 3권), 선 와이드 코믹스(전 2권), 츄오코론샤[中央公論社] 애장판(전 1권), 츄오코론샤 문고판(전 2권), 코단샤 ZKC판(전 3권)이 존재한다.

===

<마왕 단테>. <데빌맨 해체신서>나 <나가이 고 세기말 악마사전>(둘 다 코단샤에서 간행)에서 이미 다룬 것처럼, 만화가 나가이 고[永井豪]가 본격적으로 '마계'를 그리기 시작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또한 이 작품에서 <데빌맨>이 파생되었다는 것도, 너무나 잘 알려진 이야기다.

사실,
・히말라야의 영구동토에 봉인되어 있던 악마들이 현대에 부활한다는 설정
・단테의 실루엣은 <데빌맨>의 제논이나 <스사노오>에 연결됨
・악마에게 몸을 강탈당해서도 계속해서 싸우는 주인공
・인간형으로 돌아와 등에 날개가 돋은 주인공 우츠기 료[宇津木 涼]의 모습은 데빌맨의 원형
・단테에게 패하여 신에게 복수해달라고 부탁하는 제논은 애니메이션판 <데빌맨>의 마장군 잔닌의 원형

...등등, 여러 부분에서 '원형'임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 뭐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여기서는 좀 더 깊게 파고들자는 것이 필자의 자세(쓴웃음). 이하의 4가지 파트로 나누어서 살펴보도록 하자.

(1) 마왕탄생편
(2) 악마인간편
(3) 신과 마(魔) 편
(4) 마신편

우선은, <데빌맨>과 결정적으로 다른 <단테>의 세계관. 짧은 기간동안 연재했지만 의외로 여러 번 변화를 겪었다. 여기서는 크게 나누어 3가지 전개가 있다고 여겨진다. 위의 (1)~(3)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참고로 위의 '가필 신편성판'과 2002년에 나온 전 3권 버전에 실려있는 프롤로그 13쪽 분량은 나중에 새로 그려서 추가한 것이다. 따라서 <마왕 단테>를 읽은 독자가 다시금 단테를 재인식하는 데 필요한 이야기의 단편(断片)이란 느낌이 강하다. 필자는 이를 '새롭게 재구축된 단테의 세계'라는 느낌으로 받아들였다.

(1) 마왕탄생편

꿈에 나온 히말라야 풍경부터 2권 첫머리 네이팜탄 폭격까지의 내용.

본래 나가이 고가 <단테>를 그리기 시작한 계기는 영화 <고지라>를 괴수 고지라의 시선에서 본다면 어떨까라는 궁금증이었다고 한다. 그대로 괴수물을 그리는 것도 뭣하니 <신곡>의 루키펠을 이미지 소스로 삼았던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어디까지나 소도구로써의 '악마'에 불과했다고 여겨진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걸 표현하기 위해 디테일에 소비한 페이지 수가 장난아니게 많다. 단행본 한 권분에 해당하는 200쪽 정도.

그렇게 된 것은 '본인도 미처 모르는 사이에 악마에게 매료되어, 잡아먹혀서, 너무나도 추악한 괴물의 모습으로 변모한다'라는 비상식적인 사건을 작가도 독자도 납득하기 위한 수단이었을 것이다. 말할 것도 없지만, 지금과 달리 당시 일본의 일반 독자들에게는 서양의 '악마'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어서 쉽사리 받아들이기 힘들었으니 말이다.

단테는 주인공 우츠기 료의 정신을 조종하여 봉인으로부터의 탈출을 꾀한다. 하지만 어째서 하필 료를 선택했는가, 어째서 그의 몸을 새디스틱하게 찢어발겨 고통에 신음하게 만들어서 삼켜야만 했는가. 상반신만 남은 채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료. 그 '부조리한 폭력'에 대한 분노가 힘의 원천으로 작용하여, 료는 단테의 의식을 몰아내고 자기가 그 몸을 빼앗아버린다.

평화롭게 살고 있던 소년이 돌연 생각지도 못한 외부로부터의 폭력에 말려들어, 주변으로부터 손가락질당하는 '괴수'가 되기까지를 그려냈던 것이다. 그 '슬픔'과 '분노'야말로 파괴활동의 원동력이 된다. '또 그런 패턴이냐'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지만, 이것은 나가이 고의 신변에 일어난 어떤 사건의 흔적(*주1)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이리하여 단테는 나가이 고라는 작가의 뜻대로 움직이는 괴물이 된다.

단테=료는 그 어두운 마음에 스스로를 맡기고 도시로 향한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거리를, 사람들을, 문명의 전부를 파괴한다. 그것은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초조해하는 마음의 표현이다.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이 따갑다. 그럴 경우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 자기가 사라지든가, 자기 이외의 모든 시선을 지워버리든가 둘 중 하나인 것이다. 무적의 단테는 이리하여 대살육과 대파괴의 길을 택했다.

이 '괴수'를 대체 어떻게 쓰러뜨릴 것인가- 이야기 전개는 <고지라>의 틀을 따른다면 그쪽으로 나아갈 터였다. 허나, '권력'이라는 폭력에 과감히 대항하는 작가 나가이 고는 여기서 시점을 바꿔버린다. (계속)

*주1/ 다들 아시는 바대로 나가이 고의 <파렴치 학원> 두들기기에서 비롯된 악서추방운동. 일본 각지에서 게재 잡지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TV 와이드쇼에서 나가이 고를 성토하는 사건까지 일어났다. 당시의 담당 편집자는 <마왕 단테>를 읽어보고는 "인간을 용서할 수 없게 되었던 거겠죠"라고 말했다고 한다.
by 잠본이 | 2015/09/13 19:37 | 만화광시대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사이보그 009 특집 (1) 시대배경
■ 시대배경
『사이보그 009』는 주간 소년 킹에서 1964년 7월 19일에 연재를 시작했다. 그렇다면 이 1964년이라는 해에는 과연 어떤 일이 있었을까?

1. 불안한 국제정세
1964년에는 가까스로 중국과 프랑스가 국교를 수립, 중동에서는 팔레스타인 해방 기구(PLO)가 설립되고, 도쿄 올림픽 개막일인 10월 10일(혹은 16일이라는 설도 있음)에는 중화인민공화국이 처음으로 핵실험을 감행한다.
미합중국에서는 전년도인 1963년에 워싱턴 행진에서 마틴 루터 킹 목사가 그 유명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을 했고, 1964년 3월에 맬컴 X가 아프로-아메리칸 통일기구를 결성. 7월에는 공민권법에 존슨 대통령이 서명. 8월에는 베트남에서 통킹 만 사건이 발생하여, 미국은 베트남 전쟁의 수렁 속에 빠져 들어간다. 다른 나라를 우주공간으로부터 선제공격할 수 있는 이점이나 최후의 미개척지에서 느껴지는 매력 등의 이유로 우주개발경쟁에 뛰어든 미국이 화성탐사를 위해 마리나 4호를 쏘아올린 것도 이 무렵의 일이다.
당시의 세계는 제2차 세계대전의 악몽으로부터 깨어나자마자 전 지구적 규모의 동서냉전이라는 새로운 악몽과 싸우는 시대에 본격적으로 돌입하였고, 인종차별이나 종교대립, 국경분쟁 같은 문제도 끊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2. ‘평화로운’ 일본의 약진
1964년 2월, 부도칸[武道館]에서 최초의 음악 콘서트가 열렸는데, 팬들을 열광케 한 공연의 주인공은 바로 영국의 인기 밴드 비틀즈였다. 4월에는 일본 국민의 해외관광여행이 자유화되었다. 8월에 지하철 히비야[日比谷]선이 전부 개통되었고, 도쿄 올림픽에서 일본은 미국, 소련에 이어 금메달 획득 3위를 기록하여, 전후 부흥을 통해 성장한 모습을 과시하였다.
1964년의 일본 스포츠계를 보면, 프로야구에서는 한신 타이거즈가 센트럴 리그에서, 난카이 호크스(*현재의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퍼시픽 리그에서 각각 우승했고, 최종적으로 일본 시리즈에서의 우승은 난카이 호크스에게 돌아갔다. 프로스모[大相撲]에서는 타이호우 코우키[大鵬幸喜]가 총 6번의 대회[場所] 중에서 4번의 우승을 거머쥐었다.
한편 1964년에 개봉한 영화는 『007 러시아로부터 사랑을 담아(*한국명 『007 위기일발』)』, 『모스라 대 고지라』, 『일본제일의 떠버리 남자』 등이 있었고, TV에서는 인형극 『느닷없는 표주박섬[ひょっこりひょうたん島]』이나 액션드라마 『닌자부대 겟코[月光]』, 그리고 애니메이션인 『빅 X』가 방영을 개시하여, 닌자물, 약간 고풍스런 터치의 전쟁물, 시대극, 인형극, 우에키[植木] 등의 무책임 직장인물이 유행했다. 잡지계에서는 『헤이본 펀치[平凡パンチ]』나 『가로』 같은 성인대상 잡지가 창간되었고, 인기만화 『오바케 Q타로』도 같은 해에 주간 소년 선데이에서 연재를 개시했다.
이 해의 히트곡으로는 사카모토 큐[坂本九]의 「내일이 있다네」, 미야코 하루미[都はるみ]의 「아가씨 동백[アンコ椿]은 사랑의 꽃」, 미소라 히바리[美空ひばり]의 「야와라[柔]」, 페기 하야마[ペギー葉山]의 「학창시절」 등이 있는데, 하나같이 높은 인기를 얻어 가수 본인을 대표하는 롱 셀러가 되었다는 인상이 강하다.

3. 출생, 사망, 노벨상
1964년에 태어난 유명 인사를 무작위로 나열해 보면,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 배우 마야 미키[真矢みき], 정치가 세라 페일린, 축구선수 베베토, 배우 러셀 크로우, 개그우먼 에도 하루미[エド・はるみ], 배우 겸 가수 야쿠시마루 히로코[薬師丸ひろ子], 배우 아베 히로시[阿部寛], 게임 크리에이터 나카무라 코이치[中村光一], 배우 키아누 리브스, 격투가 앤디 훅, 가수 이나바 코우시[稲葉浩志], 배우 겸 실업가 니타니 유리에[二谷友里恵], 탤런트 스기타 카오루[杉田かおる], 프로레슬러 수신 선더라이거[獣神サンダー・ライガー], 가수 겸 배우 타카하시 카츠노리[高橋克典], 탤런트 에하라 히로유키[江原啓之] 등이 있다. 또한 009 연재와 같은 날인 7월 19일에는 가수, 배우, 레이싱 드라이버로 활약한 콘도 마사히코[近藤真彦]가 태어났고, 만화 『도라에몽』의 등장인물인 노비 노비타(*한국명 노진구)도 이 해의 8월 7일에 태어났다는 설정이다. 그야말로 개성 만점인 인물들이 한꺼번에 태어난 해인 것이다.
한편 이 해에는 19세기에 태어난 거물들이 차례로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미군사령부 총사령관이었던 더글라스 맥아더, 세이부 그룹의 창업자인 츠츠미 야스지로[堤康次郎], 초대 인도 총리 자와할랄 네루, 007시리즈 원작자 이언 플레밍 등이 불귀의 객이 되었다. ‘거성이 떨어졌다. 신성은 어디에?’라는 상태라고도 할 만하다.
1964년의 노벨상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현재는 친근한 상식으로 자리 잡은 ‘레이저’나 ‘콜레스테롤’ 등이 수상 이유가 되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문학상 수상자로 지명된 사르트르는 스스로 수상을 거부했고, 앞서 말한 마틴 루터 킹이 평화상을 수상했다. 진정으로 가시밭길을 걸어가며 평화활동의 이상을 실천해 온 사람이 어울리는 상을 수상했다는 느낌을 주는데, 안타깝게도 킹 목사는 4년 후 암살이라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다.

4. 1964년의 일본 만화계
일본이라고 해서 당연히 처음부터 『슬램덩크』나 『드래곤볼』, 『블러디 먼데이』, 『데스노트』, 『원피스』, 『노다메 칸타빌레』, 『나나』 같은 히트작들이 쏟아져 나왔던 것은 아니다. 1964년 당시 주간 소년만화지에 연재된 주요 작품은 다음과 같다.
츠지 나오키 『제로센 하야토』, 쿠와다 지로 『에이트맨』, 요코야마 미츠테루 『이가의 카게마루』, 에나미 죠지[江波譲二] 『천둥번개 에이스』, 쿠리 잇페이 『대공[大空]의 맹세』, 아카즈카 후지오 『오소마츠 군』, 카와다 만이치[川田漫一] 『천둥벌거숭이 야구단[鬼っ子球団]』, 후지코 후지오 『오바케 큐타로』, 쿠와다 지로 『킹로보』, 아리카와 에이이치[ありかわ栄一] 『쿠루마 다이스케』, 카이즈카 히로시[貝塚ひろし] 『9번타자』, 카즈미네 다이지 『검은 비밀병기』, 오자와 사토루 『서브마린 707』, 후지코 후지오 『산스케』, 소노야마 슌지[そのやましゅんじ] 『죠지』, 야마자키 마사루[山崎まさる] 『제로바이』, 카나야마 아키히로[金山あきひろ] 『지구탐정 밧파』, 단 테츠야[団鉄也] 『웅대한 바다[でっかい海]』, 요코타 토쿠오[よこたとくお] 『톤친칸타』, 쇼우지 토시오[荘司としお] 『무지개 전투대』, 후지코 후지오 『후타 군 : 백만엔 여행 편』, 츠노다 지로[つのだじろう] 『블랙단』, 도야 타카시[どやたかし] 『블랙 거인』, 키시모토 오사무[岸本修] 『어둠의 사콘』 등등.
어떠신지? 열거된 작품이나 작가를 어느 정도 떠올릴 수 있겠는가? 지금은 세상을 떠난 작가나 유실된 작품도 많은 가운데, 이채를 띠는 것이 바로 『사이보그 009』일 것이다.
세계가 혼란과 냉전의 시대로 접어들기 시작하였지만 일본은 평화를 구가하며 천진난만하게 고도경제성장을 향해 나아가던 시기였던 만큼, 심각한 공해문제나 환경파괴 등을 사회가 눈치 채기까지는 아직 좀 더 시간이 필요했다.
탄생 이후 45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빛을 발하는 『사이보그 009』는 바로 이런 시대에 태어났던 것이다. 그 후, 세계도 일본도 전쟁, 빈곤, 격차, 차별이나 환경문제, 인간의 행복 문제 등을 완전히 극복했다고는 말하기 어려우리라. 『사이보그 009』가 제시한 테마는 현재도 빛 바래는 일 없이, 오히려 우리들에게 해결을 촉구하고 있는 것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출처: http://009ing.com/about/002
*해석: 잠본이(2015. 5. 16)
by 잠본이 | 2015/05/17 03:26 | 만화광시대 | 트랙백 | 덧글(2)
모스라와 일본인
아사히신문 북스탠드 2014년 8월 19일자 기사: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되어 일본에서도 절찬 상영중인 2014년 최신영화 < GODZILLA 고지라 >(한국개봉명은 <고질라>). 흥행수입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누계 500억 엔을 돌파, 그 쾌진격은 아직도 멈출 줄을 모릅니다.

이번 영화의 제작사인 레전더리 픽처스의 발표에 따르면 이미 속편 제작이 결정된 모양. 속편 선전영상에는 고지라의 라이벌 괴수인 모스라, 라돈, 킹기도라의 실루엣이 등장하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각설하고, 속편 등장예정인 모스라의 탄생 배경을 그리는 것이 바로 이번에 소개할 도서인 <모스라의 정신사[モスラの精神史]>입니다. 본서에 따르면 모스라 탄생에는 나카무라 신이치로[中村真一郎](1918-1997, 일본 소설가, 문예평론가, 시인), 후쿠나가 타케히토[福永武彦](1918-1979, 일본 소설가, 시인, 불문학자), 홋타 요시에[堀田善衛](1918-1998, 일본 소설가, 평론가)라는 3명의 문학자가 깊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1961년에 개봉한 영화 <모스라>는 이들 3명이 공동집필한 <발광요정과 모스라[発光妖精とモスラ]>를 원작으로 함에 따라, 종래의 괴수영화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환상적인 스토리성을 갖춘 작품이 되었습니다.

모스라라고 하면 역시 '모스라~야~모스라~♪'로 시작하는 이국풍 선율이 인상적인 <모스라의 노래>를 떠올리는 분이 많으시겠지요. 실은 이 노래는 일본어로 쓴 가사를 다시 인도네시아어로 번역한 것이라고 합니다. 남태평양에 있는 가공의 섬나라 '인팬트 섬'의 수호신 모스라는 일본으로 납치당한 요정 소미인(小美人)을 구출하기 위해 등장합니다. 고지라가 방약무인하게 도시를 파괴하는 것에 비해 거대 나방괴수 모스라의 싸움은 어디까지나 소미인을 지키기 위한 것입니다. 공포의 대상이었던 괴수를 '평화를 사랑하는 인간의 친구'로 묘사한 셈이죠.

알에서 부화하여 유충에서 성충으로 3단계 변화하는 모스라는 번데기가 되기 위해 하얀 실을 토해내어 고치를 만드는데요, <모스라>에서는 도쿄타워에, 1992년에 개봉한 <고지라 VS 모스라>에서는 국회의사당에 고치를 짓습니다. 모스라의 이름은 영어로 나방을 의미하는 'moth'에서 유래하며, 고치를 만드는 습성은 누에나방[カイコガ]을, 성충의 생김새는 산누에나방[ヤママユガ]을 모델로 한 것입니다.

2014년 6월에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토미오카 제사장(製糸場)과 견직물산업 유산군(遺産群)'이 말해주듯이, 옛날 일본인과 제사업(고치나 솜 따위로 실을 만드는 공업) · 양잠업(누에를 치는 산업)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었습니다. '비단의 나라 일본'이라는 말도 있듯이, 예전에는 여기저기에 누에를 치는 뽕밭이 있었고 집집마다 직조기도 있어서 양잠은 매우 친근한 존재였습니다. 태고의 옛날부터 뿌리깊게 전해져 온 양잠문화를 배경으로 하여 태어난 모스라는 그야말로 일본발의 오리지널 괴수라고 할 수 있겠지요. 레전더리의 <고지라> 속편에서는 일본인이 사랑해 온 모스라가 과연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부디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Translated by ZAMBONY 2015

......개그인 건 저기 소개하는 책이 나온지 7년이나 되더라는 거 OTL
레전더리판의 화제성에 편승하기 위해 별별 궁리를 다했구나 싶음...
by 잠본이 | 2015/03/01 14:35 | 동보여상 고진아 | 트랙백 | 덧글(8)
특촬의 우리편 (2) 괴수란?
특촬 초심자도 안심!
특촬을 더욱 더 즐겁게 보기 위한 소소한 이야기
<특촬의 우리편>


제2회 '괴수란?'

-삿쨩: 쿄류쟈, 점점 더 재미있어지네요!
-토쿠: 공룡을 제재로 한 슈퍼전대 시리즈의 최신작 말이구나.
-삿쨩: 가브리볼버에 가브디라=데=카니발을 합체시키니 가브리카니발이 되어서, 장난 아니에요!
-토쿠: 공룡을 기계화한 '수전룡'도 잊지 말았으면 좋겠네.
-삿쨩: 마치 괴수같아서 멋있어요!
-토쿠: 말이 났으니 말인데 삿쨩은 '공룡(쿄류)'과 '괴수(카이쥬)'의 차이를 알고 있니?
-삿쨩: 에... 그런거 흥미없어요.
-토쿠: 일단 이야기를 끌고 나가기 위해 설명을 하마. 공룡은 먼 태고의 옛날, 지구상에 실제로 존재했던 추정 길이 35~45미터에 달하는 생물이고, 한편 괴수는 사람들이 꾸며낸 공상의 생물이란다.
-삿쨩: 그럼, 뭐 어쩔 수 없으니 들어주긴 하겠는데, 그래서 괴수란게 뭔데요?
-토쿠: 괴수란 그야말로 일본 특촬계의 슈퍼스타! 고지라나 가메라, 그리고 울트라맨 시리즈에 등장하는 다양한 괴수들. 어떤 때는 지구의 미개척지에서, 또 어떤 때는 우주에서 나타나는 미지의 생물이야.
-삿쨩: 어라? 그러면 일본 이외에는 괴수가 없나요?
-토쿠: 영어로는 '몬스터'라고 하는데, 그 이미지는 드라큘라나 미이라, 킹콩 등을 다 포함하고 있어서 괴수와 동일한 말로 보기는 어려워. 최근에는 영화 <퍼시픽 림>에 등장하는 '카이쥬'로서 그 이름을 세계에 떨치고 있지.
-삿쨩: 애초에 괴수는 언제부터 있어왔던 거죠?
-토쿠: 좋았어. 본격적으로 답해주도록 하마. 본래 괴수는 일본 특촬에서 불가결한 요소로서, 옛날에는...
-삿쨩: 역시, 그만 할래요.

○ 질문자인 삿쨩이 절대로 들어줄 리가 없는 잡학상식 - 괴수란?
어떤 생물로도 분류할 수 없는 그 모습은 빌딩보다 크고 입이나 눈에서는 화염이나 괴광선을 발사. 지상뿐만 아니라 지중이나 해저도 마구 돌아다니고, 길다란 날개로 하늘도 날아간다! 그것이 일본 특유의 문화에서 태어난 캐릭터, '괴수'다.
'괴수'가 처음으로 붐을 일으킨 것은 1950년대의 괴수영화에서부터다. 그 이전의 전근대에도 이상야릇한 합성동물스러운 '요괴(요카이)'나 오래된 물건이 생명을 얻어 돌아다니는 '물신(오바케)'이 친근하게 퍼져 있었던 문화배경도 한몫 해서, 유기물과 무기물이 융합된 궁극의 디포르메 체(體) '괴수'는 일본인의 감성에 잘 들어맞았기에, 순식간에 인기스타로 떠올랐다.
일본 영화작품에 등장한 '괴수'의 대부분은 합성수지로 만든 탈인형이다. 그리고 그 안에 사람이 들어가 연기함으로써 비로소 피가 통하고 인격, 아니 괴수격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개성이 괴수의 가장 큰 특징이리라.
탈인형과 미니어처 세트를 사용하여 촬영된 괴수특촬은 그야말로 일본 특유의 민속예술로, 초기에는 세계 영화계를 놀라게 만들 정도의 완성도를 자랑했다. 괴수는 키치하고도 큐트한 캐릭터로서 일본영화의 아이콘 비슷한 존재가 되었다.
예를 들면 다이에이의 가메라 시리즈는 미국 케이블 방송국에서 가장 재방송률이 높은 영화로 알려져 있고, 일정 세대 이상의 미국인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캐릭터가 되었다. 극장영화 <퍼시픽 림>에 등장하는 거대생물 '카이쥬'는 오랜 세월 동안 미국에 침투해 온 괴수 이미지의 할리우드식 해석이라 할 만하다. 작품 말미에 '몬스터 마스터, 레이 해리하우젠과 혼다 이시로에게 바친다'라는 헌사가 떠오를 때는 눈물이 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게 일본에서 자라난 괴수문화는 <울트라맨>을 비롯한 60~70년대의 특촬 TV프로그램을 통해 완숙기를 맞이한다. 개중에는 특촬을 투입하지 않고 그냥 괴수 탈인형끼리 서로 치고박는 액션 프로그램이나 무대 중계 프로그램도 방영되어 인기를 모았을 정도다. 풍부한 상상력의 산물인 '괴수'는 어린이들의 공포의 대상인 동시에 아이돌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로부터 40년 이상이 지나, 디지털 기술이 융성하는 현재에도, '괴수'는 그 가치를 잃지 않고, 공포뿐만 아니라 피가 통하는 온기까지도 세계를 향해 발신하고 있는 것이다. <글: 마쿠타 케이타[幕田けいた] (대중문화 연구가)>

Original Text (C) Keita Makuta / Bandai Visual
Translated by ZAMBONY 2014
by 잠본이 | 2014/06/29 02:45 | 특촬최전선 | 트랙백 | 덧글(3)
특촬의 우리편 (1) 특촬이란?
특촬 초심자도 안심!
특촬을 더욱 더 즐겁게 보기 위한 소소한 이야기
<특촬의 우리편>


제1회 '특촬이란?'

-삿쨩: 토쿠 아저씨, '특촬(토쿠사츠)'이 뭐예요?
-토쿠: 갑자기 그런 걸 물어보냐.
-삿쨩: 뭔가 괴수나 히어로 프로그램의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토쿠: 크게 보아 틀린 건 아니지만, 맞다고 하기도 좀 그러네.
-삿쨩: 의미를 모르겠는데요. 그러니까 '특촬'이란게 뭔데요?
-토쿠: 특촬이란 본래 '특수촬영'의 준말이지. 미니어처나 원근법, 화약을 사용한 촬영이나, 하이스피드 또는 슬로우 등의 카메라 기능, 필름이나 비디오에 광학처리를 가하는 등의 방법으로, 통상 촬영으로는 불가능한 영상을 만들어내는 기법이란다.
-삿쨩: 에- 점점 더 모르겠네! 광학처리는 또 뭐예요?
-토쿠: 인물이나 배경, 각각 별도로 촬영한 필름을 합성하거나 광선 같은 특수효과를 더하거나 하는 작업이지.
-삿쨩: 그치만 그런 건 CG로 하는 거 아녜요?
-토쿠: CG는 이른바 디지털 처리 영상이지. 하지만 옛날의 특촬에는 지금과 같은 디지털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완전 아날로그로, 수작업으로 영상을 합성했단다.
-삿쨩: 흐~응, 그럼 CG를 사용한 작품은 특촬이 아니네요.
-토쿠: 그렇다고 하기도 어려운게, '특촬'이란 단어 자체가 괴수나 히어로 작품의 대명사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요즘은 그 부분의 경계선이 모호해져서, 이것저것 섞어서 같이 보고 있다[いっしょくた]고나 할까.
-삿쨩: 에이 뭐야. 그럼 결국 괴수나 히어로 프로를 특촬이라 하면 되는 거잖아요!
-토쿠: 그러니까 엄밀히 말하면...말이지, 옛날에는 전쟁영화에서도 미니어처 촬영으로 대공중전을...
-삿쨩: 대충 알았으니, 이제 그만 들을래요.
-토쿠: 으엑~!

○ 질문자인 삿쨩이 절대로 들어줄 리가 없는 잡학상식 - 특촬이란?
영화의 발명과 함께 태어난 '스톱모션', '저속도 촬영[こま落とし]' 등의 단순한 트릭 촬영기술. 이것이 최초의 '특수촬영'이다. 통상의 방법으로는 촬영할 수 없는 광경, 가공의 풍경을 영상 안에서 실현하는 가장 영화적인 수법이야말로 '특촬'인 것이다.
일본 특촬을 창시한 사람은 특촬기술자 츠부라야 에이지[円谷英二] 감독이다. 츠부라야 감독은 카메라맨으로 일하면서 쌓은 기술과 아이디어를 살려서, 거대한 세트를 사용한 장대한 미니어처 워크나 화면 합성을 독자적으로 연구했다. 그 재능을 꽃피워 2차대전 중에 제작한 전쟁영화는 종전 후 GHQ(점령 미군 사령부)가 실제 사건을 찍은 것으로 착각할 만큼 완성도가 높았다. 제작회사인 토호는 그 후 특촬기술의 발전에 힘을 쏟아, 50년대에는 특촬기술을 세일즈 포인트로 잡은 괴수영화를 제작하여 대히트를 기록. 그 영향으로 다른 영화사들도 특촬부문을 설립하였고, 츠부라야 문하에서 배운 기술자들도 각 회사로 흩어져 특촬계의 기반을 공고히 했던 것이다.
그 후 새로운 미디어인 TV가 등장하자, 츠부라야 감독은 스스로 세운 제작회사인 츠부라야 프로덕션을 이끌고 새로운 작품 제작에 나선다. 그 결과 태어난 것이, 그때까지의 TV 프로그램에는 없었던 극장영화 수준의 특촬기술을 본격적으로 투입한 <울트라 Q>와 <울트라맨>(둘 다 1966년작)이다. 60년대 중반, 특촬 TV드라마는 공전절후의 괴수 붐, 변신 붐을 일구어냈고, 각 회사들은 현재까지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다양한 명작, 명 캐릭터를 낳았다.
이후 2000년대에 들어와서, 시간과 예산을 간략화할 수 있는 CG 등의 디지털 기술이 발전. 특촬 크리에이터들의 상상력을 실현하는 커다란 힘이 되어주었으나, 그와 동시에, 정성이나 센스, 기술의 승계가 필요한, 일본 전통의 장인예능으로서의 '특촬'은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글: 마쿠타 케이타[幕田けいた] (대중문화 연구가)>

Original Text (C) Keita Makuta / Bandai Visual
Translated by ZAMBONY 2014
by 잠본이 | 2014/06/29 02:07 | 특촬최전선 | 트랙백 | 덧글(2)
건담을 키운 것은 팔할이 소리였다
히카와 류스케의 '채널을 돌려라!' (2014-05-25) ※기간한정 공개

TV에서 극장으로 진출!
건담 인기가 확대되어갔던 프로세스는?


2014년 5월 28일에 <기동전사 건담> 극장판 3부작이 드디어 블루레이로 발매됩니다. 극장에서도 시험적으로 공개되었는데요, 상당히 미려(美麗)하게 나와서 놀랍기도 하지만 기쁘기도 하여 감개무량합니다.

필자는 반다이채널에서도 선행공개된 오디오 커멘터리를 담당. 다양한 게스트를 모시고 4번의 세션(제3부 <해후의 우주>만 2세션으로 구성) 합계 9시간 가까이 녹음을 했습니다.

이른바 퍼스트 건담이 신문에 실릴 정도로 본격적인 붐을 일으켰던 것은 1981년부터 1982년에 걸쳐서 극장판 3부작이 공개되었던 시기의 일입니다. 그리고 TV시리즈 종반부터 극장판 완결까지, 필자는 킹레코드와 코단샤에서 앨범이나 무크본의 구성을 담당했었기 때문에 그 인기가 서서히 가열되어 가는 모습을 당사자로서 생생하게 목격했었고, 그만큼 각별한 느낌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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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잠본이 | 2014/05/31 07:50 | GUNDAMANIA | 트랙백
은하제국을 세운 사나이
(C) Hijiri Prod.
은하연방의 퇴역군인 나가토는 다가오는 전쟁의 위기를 막아야 한다는
라이거 교수의 사상에 찬동하여 비밀결사 인너 크로스에 가담,
타고난 에스퍼 능력과 군인으로서의 경험을 살려 숱한 작전을 수행하지만
뒤늦게 라이거의 진의를 알고 반란을 일으켰다가 오히려 함정에 걸려들어 죽을 뻔한다.

이어지는 내용
by 잠본이 | 2014/01/26 01:24 | 로크모험기 | 트랙백 | 덧글(6)
교수의 이상한 애정
(C) Hijiri Prod.
초인로크 구연방편 말기에 등장하여 은하를 발칵 뒤집어놓은 희대의 천재 라이거 교수.
머리만 좋고 윤리는 빵점인 인간이 대의를 위해 인명을 희생시킬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잘 보여준다.
그림은 <마인드 버스터(1982)>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했을 때의 모습.

이어지는 내용
by 잠본이 | 2014/01/25 23:59 | 로크모험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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