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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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아시모프
2009/05/11   잠본이 크로스 월드! ~사교클럽 편~ [2]
2008/12/14   내 책장의 오멜라스
2008/11/26   [옮김] 이것이 진정한 대인배? [9]
2008/11/24   아시모프 씨, 농담도 잘하시네 #60 (完) [16]
2008/11/24   아시모프 씨, 농담도 잘하시네 #59 [3]
2008/11/24   아시모프 씨, 농담도 잘하시네 #58 [7]
2008/11/24   아시모프 씨, 농담도 잘하시네 #57 [3]
2008/11/24   아시모프 씨, 농담도 잘하시네 #56 [5]
2008/11/24   아시모프 씨, 농담도 잘하시네 #55 [6]
2008/11/24   아시모프 씨, 농담도 잘하시네 #54 [6]
2008/11/23   아시모프 씨, 농담도 잘하시네 #53 [2]
2008/11/23   아시모프 씨, 농담도 잘하시네 #52 [5]
2008/11/23   아시모프 씨, 농담도 잘하시네 #51 [5]
2008/11/12   아시모프 씨, 농담도 잘하시네 #50 [4]
2008/11/12   아시모프 씨, 농담도 잘하시네 #49 [6]
잠본이 크로스 월드! ~사교클럽 편~
"이제 슬슬 다음번 모임 얘길 할 때가 됐군. 초대손님은 누구지?"
"그런데 어째 하다보니 초대손님 없이는 모임이 성립 안되는 것처럼 느껴지는군."
"매번 다른 분야의 인사를 모시고 내밀한 얘기를 듣는 것도 삶의 활력소가 아니겠나."
"자네들이 그럴 줄 알고 이번엔 좀 특이한 친구를 섭외했네. 영국 사람이지."
"자네가 모셔오는 손님이라면 왠지 좀 불안한데, 머니."
"남말하고 있네. 하여튼 이번 친구는 이제까지와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네."
"차원이 다르다니 어떤 식으로 다르다는 얘긴가?"
"이 친구는 자기가 수수께끼를 제시할 뿐만 아니라 그럴 듯한 답도 가져오곤 하지."
"우리는 물론이고 헨리가 나설 차례가 전혀 없을 거란 소린가. 좀 심심하겠군."
"근데 입담이 워낙 좋아서 심심함을 느낄 새도 없이 빠져들 걸세. 내 골프채를 걸고 장담하지."
"어쨌든 한번 만나보도록 하세. 그런데 그 친구 이름이 뭔가?"
"별로 특이한 이름은 아냐. 해리 퍼비스라고 한다네."


..................................으아아아아아아악 OTL
by 잠본이 | 2009/05/11 23:35 | 개그 액추얼리 | 트랙백 | 덧글(2)
내 책장의 오멜라스
[2008년 독자사은이벤트] "내 책장의 오멜라스는 안녕하십니까?"에 참여하는 글.




현재까지 전부 3권을 입수했습니다. 권수가 많지 않아 염치없습니다만 그래도 선물에 눈이 멀어(...) 올려봅니다.

<사이버리아드> - 그 옛날 모 SF단편집에 실린 렘의 <용과 싸운 컴퓨터 이야기>를 읽고 '젠장 솔라리스보다 2천배는 더 재미있잖아!'라고 놀랐던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에 못지않게 웃기다는 이 작품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듣고 예의주시하고 있던 차에 결국 발매일 하루 뒤에 서점으로 잽싸게 달려가서 구입했습니다. 생각했던 것과는 좀 다른 이미지였지만 그래도 역시 렘의 만담기질은 기대를 배신하지 않더군요. 앞으로 나올 예정이라는 욘박사 시리즈도 무지하게 기대 중입니다.

솔라리스는 그리폰북스판을 이미 가지고 있는 터라 당장은 구입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군요 =)

<이상한 존> - 양장판이 나왔을 당시 자금사정이 좀 안좋아서 구입을 미루는 사이에 서점에서 보급판 말고는 찾아보기 어려워질락말락한 시기가 찾아와서 당황하였으나 마침 찾아간 모 SF클럽 모임에서 할인가에 내놓으신 분이 계셔서 옳다꾸나 하고 낚아챘습니다. 옛날 아이디어문고판을 읽었던 때의 아련한 기억이 오버랩되면서 꽤 흥미롭게 읽었습니다만 존의 싸가지없는 언행은 성인이 된 지금의 눈으로 보니 이거 진짜 왕재수네요. (아이디어문고 판에서는 삭제되었던 정치종교사회적 코멘터리까지 더해지니까 뭐 이런 짜증나는 놈이 다 있나 싶을 정도;;;) 그래서 예전에 읽은 기억으로는 그냥 슬프고 허무한 이야기 정도로 인식되었던 것이 이번에 완역판을 읽고 나니 좀더 복잡한 느낌으로 바뀌었습니다. 고전의 재발견(?)이라면 재발견이긴 한데 뭔가 좀 찜찜하기도 하네요. 그 덕분에 <시리우스>는 좀더 간격을 두고 읽기로 했던지라 아직까지도 미처 구입을 못 했습니다. (백발 꼬맹이가 인간사회에 대해 투덜투덜하는 것도 짜증나는데 멍멍이까지 그러는 스토리로 나간다면 진짜 골때릴거 같아서 OTL)

<아시모프의 과학소설 창작백과> - 어줍잖은 솜씨로 해설과 연보를 (거의 한달 넘게 있는지식 없는지식 다 짜내며) 써드린 덕에 증정본을 얻었습니다. 자신이 쓴 글이 생애 최초로 메이저 출판물을 통해 활자화된 것을 보는지라 기분이 좀 묘합니다만 나름대로 좋은 공부를 했다고 생각하며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책 자체는... 딱 더도말고 덜도말고 아시모프스러운 책입니다. (좋은의미로든 나쁜의미로든 둘 다 OTL) 표지그림에 은근슬쩍 숨어있는 '아시모'를 바라보며 조용히 미소지으신 적이 있는 분이라면 복 받으실 겁니다. (라고 해도 저게 저기 들어간 것과 저와는 아무 상관 없습니다만 OTL)

역시 다른 분들에 비하면 좀 미흡한 수준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채워나가도록 노력해야겠죠. 꿈이란 좋은 겁니다.

사진은 폰카로 찍은 거라 좀 흐릿하게 나온 게 아쉽습니다.
그럼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미 지나갔잖아!)
by 잠본이 | 2008/12/14 20:35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핑백(1)
[옮김] 이것이 진정한 대인배?
예를 들어 우리가 진정으로 친밀한 집단이라면(캠벨의 황금기 때 그랬듯 향수의 소산이라도 말이다), 부당하고 속 좁게도 외부인들에게 우리의 일원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닫아버릴 위험이 있다.
마이클 크라이튼이 <안드로메다 스트레인>(1969)을 써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일이 기억난다. 그때는 과학소설이나 판타지가 진짜 베스트셀러가 되는 일이 흔치 않았는데 그는 그런 일을 이루어낸 '외부인'이었다. 왜 그가 외부인이었을까? 그는 과학소설 잡지에 기고하지 않았다. 모임에도 나오지 않았다. 우리 중 한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여러 과학소설 및 판타지 잡지에 잇달아 비평이 실렸는데, 하나같이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그 책을 읽지 않았으므로(어쩌면 나도 그를 외부인이라고 느꼈기 때문이었으리라) 그런 비평들이 얼마나 정당했는지 판단할 수는 없지만, 보통 그런 비평에서 발견되는 정도 이상의 악의가 엿보였다는 게 내 의견이다.
정당한 평가였을까? 아니다. 재능이 뛰어난 크라이튼은 후에 쓴 책(일부는 과학소설이 아니었다)과 영화 모두에서 크게 성공했다. 우리가 그에게 반대해도 그는 상처받지 않았으며 우리를 필요로 하지도 않았다. 되돌아보면, 우리 중 몇몇은 속 좁게 굴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나 자신은 그런 것을 초월했다는 고상한 도덕적 견지에서 설교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결코.

-『아시모프의 과학소설 창작백과』(아이작 아시모프 著 / 오멜라스, 2008) pp.91-92

순전히 우연이겠지만 이 번역본이 출간되기 며칠 전에 크라이튼 아저씨가 유명을 달리했음.
먼저 천국에 가 있던 아선생은 그를 어떤 얼굴로 맞이했을런지? =]
by 잠본이 | 2008/11/26 23:18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핑백(1) | 덧글(9)
아시모프 씨, 농담도 잘하시네 #60 (完)
8월 3일까지 자서전 원고는 어떻게든 5백 페이지로 끝이 났고, 나는 곧 새로운 여행을 떠날 예정이었기 때문에 이 원고를 보관해두려고 더블데이에 가지고 갔다. 그리고 원본과 복사물을 각각 넣은 두 개의 상자를 캐서린에게 건넸다.
"목숨을 걸고 지켜줘요, 캐서린." 하고 나는 말했고, "그럼요." 하고 그녀가 대답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캐서린의 방 밖에서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했다. 모두들 이것이 방화훈련일 거라고 생각했다.
캐서린을 따라 계단을 내려가서, 평소라면 거기서 해제될 때까지 기다렸겠지만 (전에도 방화훈련을 한 적이 있었다) 누군가가 계속해서 내려가라고 했다. 방화훈련이 아니라 폭탄테러위협이 있어서 건물에서 모두 대피하고 있었다. 나는 원고용지를 가지러 되돌아가려고 했지만 아무도 보내주지 않았다.
순조롭게 내려갔다. 캐서린은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다섯 층을 내려갈 때마다 멈춰서서 나를 쉬게 했다.
샤론 저비스가 딴 분야로 옮겨간 후 새롭게 SF담당 편집자가 된 청년, 패트 로브로트는 캐서린이 나를 강제로 쉬게 하는 것을 도왔다.
나는 계속해서 말했다.
"당신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아. 먼저들 내려가요. 나와 같이 허둥거리고 있다간 당신들까지 흙더미에 파묻혀버릴 거요."
그러나, 그들은 내가 혼자서 이 시련을 이겨내리라고는 믿지 않았으므로 같이 내려가겠다고 우겼다. 전부 42층이었다.
우리가 겨우 밖으로 나가자 다른 사람들이 그곳에 있었다. 그날은 샘 본의 생일이었기 때문에 나는 그에게 말했다.
"샘, 이런 생일파티를 계획한 것은 좋았는데 너무 지나쳤어. 내 자서전 원고를 한아름 가져왔는데, 그게 저 위에서 도둑맞기를 기다리고 있다구."
"어느 정도 가져왔는데?" 하고 그는 물었다.
"5백 페이지야." 하고 내가 말했다.
"그럼 걱정할 것 없겠군. 그 정도 분량이라면 겨우 초반부 정도일 테니..."
이것이 동정이라는 것일까?
한편, 캐서린은 당장 의사에게 가서 검사를 받으라고 성화였다. 거리는 경찰과 구급차로 붐비고 있었는데 그녀는 달려가서 억지로 택시를 불러왔다. 갈 수밖에 없었다.
하워드 가핑클은 점심식사 중이었는데, 입을 우물우물거리면서 심전도를 측정했다.
"당신의 심전도는 저번 주보다도 좋은 상태입니다. 어쩌면 매일 42층을 걸어 내려오는 것도 좋을지 모르겠군요." 라고 그는 말했다.
농담할 게 따로 있지! 3일 동안이나 장딴지 근육이 아팠고 더블데이의 직원들도 모두 절룩거리고 있었다. 한 젊은 여성은 얼마동안 목발을 짚고 있었다.

-『아이작 아시모프 자서전 2』(아이작 아시모프 著 / 작가정신, 1995) pp.426-427

누가 아선생 아니랄까봐 자서전 원고 넘겨주는 날도 꼭 스펙터클한 사고가 생겨서 OTL
(결국 원고는 무사히 책으로 나왔으니 끝만 좋으면 다 좋은 거긴 하지만...)

이상으로 근 2개월에 걸쳐 소개해 온 아선생의 깜짝비화 콜렉션을 마칩니다.
몇가지 사소한 얘기가 더 있긴 한데 책을 너무 오래 갖고 있어서 오늘은 돌려줘야...OTL

(저 자서전은 절판이지만 아선생의 유쾌한 이야기는 <아시모프의 과학소설 창작백과>에서 계속됩니다.
잠본이가 쓴 작품해설과 작가연보도 들어가 있으니 서점에서 꼭 찾아보시길! =)
by 잠본이 | 2008/11/24 09:49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덧글(16)
아시모프 씨, 농담도 잘하시네 #59
"당신이 5월 18일 겪은 것은 담석이 아닙니다, 아이작. 관상동맥혈전입니다."
"맙소사, 어느 정도 나쁘지요?"
"가벼운 편입니다. 일 주일 동안 당신이 저질렀던 괴상한 소동들을 통해 가볍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만약 심했다면 일주일 사이에 어딘가에서 죽었을 거요. 아마 내 진료소 계단을 올라올 때였을지도 모르지요."
"어쨌든 나는 살아 있잖소, 폴. 그러니 그 일은 잊읍시다. 나도 앞으로 조심하고 감량도 하지요."
"잊을 수밖에 없죠. 하여튼 지금 바로 입원해야 돼요."
"왜요? 일 주일간 잘 버텨왔고 모레는 존스 홉킨스에서 졸업식 축사를 해야 되는데... 약속을 어길 수는 없소."
"그 졸업식엔 빠질 수밖에 없겠군요."
"그래도 일 주일이나 견뎌왔는데 아직 이틀은 버틸 수 있소."
"강단에서 죽으면 어떻게 합니까?"
"명예로운 죽음이 되겠죠."
이 말에 폴도, 자네트도, 하워드도 불같이 성을 냈기 때문에 그의 말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작 아시모프 자서전 2』(아이작 아시모프 著 / 작가정신, 1995) p.416

......이 인간, 죽느냐 사느냐 하는 순간에도 개그를 하고 있어! OTL
(그 덕인지 수술 무사히 끝내고 20여 년 더 살긴 했지만... 담당 의사들은 피가 마르는 심정이었을 듯)
by 잠본이 | 2008/11/24 09:25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덧글(3)
아시모프 씨, 농담도 잘하시네 #58
4월 14일, 타임지에서 전화가 왔다. 그들은 에너지원이 고갈되었을 때 미국의 생활이 어떻게 될까에 대한 에세이를 써달라고 말하면서 편집부에서는 그 글을 쓸 수 있는 인간은 아시모프밖에 없다고 결론내렸다는 말도 덧붙였다.
나는 대답했다(아마 조금 빈정대면서 말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내가 적임자라고 결정을 했다면, 여러분들에게 필요한 것은 내용이 아니고 속도겠군요. 그렇지 않은가요?"
전화를 건 사람은 쑥스러운 듯이 말했다.
"내일 아침에 받았음 하는데요..."
다음날 아침에 넘겨주었는데, 그 글은 사흘 후인 1977년 4월 17일호에 실렸다.

-『아이작 아시모프 자서전 2』(아이작 아시모프 著 / 작가정신, 1995) p.406

......무서운 양반, 과학칼럼을 마치 이노우에 토시키가 라이더 각본 쓰듯이 써내는군! (뭥미)
by 잠본이 | 2008/11/24 09:17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덧글(7)
아시모프 씨, 농담도 잘하시네 #57
5월 16일, 자네트와 둘이서 펜실베니아주 하버포드까지 가서, 퀘이커 신도들의 학교인 하버포드 칼리지에서 졸업식 축사를 했다. 5월 17일 아침 태어나서 처음으로 퀘이커 집회에 참석했는데 그것은 놀라운 경험이었다. 모두들 그냥 쭉 앉아 있었고, 누군가가 약간의 말을 했지만 아무도 그 말을 듣고 있는 모습은 아니었다. 졸업식은 밖에서 진행되었는데, 학장은 나에게 15분간만 얘기해달라고 했다. 나는 첫머리에 약간 허풍을 떨었고, 이야기를 마치자 교수 한 사람이 즉시 자신의 시계를 봤다. 졸업식 후 그는, 내가 14분 32초간 이야기했으며, 한번도 시계를 보지 않은 채 어떻게 시간을 맞췄는지 의아해했다.
나는 대답했다.
"전문가로서 30년이나 강연하다보면 저절로 초시계가 되어버리지요."

-『아이작 아시모프 자서전 2』(아이작 아시모프 著 / 작가정신, 1995) p.412

......우와 OTL
by 잠본이 | 2008/11/24 09:08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덧글(3)
아시모프 씨, 농담도 잘하시네 #56
일리 위젤이라는 사람이 과학자나 기술자들은 유태인 대학살에 많은 관여를 했었기 때문에 그들을 믿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에 화가 난 나는 그를 솜씨좋게 요리해버리는 데 성공을 했다.
나는 박해받는 사람들이 박해받는다는 이유 하나로 인해 자동적으로 미덕이 부여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모든 인간은 권력을 가지면 박해자가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또 박해를 받는 사람들도 권력을 얻으면 점차 박해자가 되는 것이다. 나는 매커비 아래에서 박해자가 되었던 유태교를 예로 들었다. 위젤은 말했다.
"그때밖에 없었소."
나는 대답했다.
"그때밖에 기회가 없었던 겁니다."

-『아이작 아시모프 자서전 2』(아이작 아시모프 著 / 작가정신, 1995) p.408

...하여튼 뭔 말이 나오면 절대로 지고는 못사는 저 불굴의 고집 OTL
by 잠본이 | 2008/11/24 09:00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덧글(5)
아시모프 씨, 농담도 잘하시네 #55
1976년의 처음 두 달 동안, 각기 다른 세 개의 '스타 트렉' 대회가 열렸다. 나는 세 군데 모두, 정확히 말해서 1부에만 참석했다. 두 번째 대회가 가장 성대했었는데 여기에서는 몇 명의 작가와 함께 공개 토론회에 참가하여 SF의 정의를 내리기도 했다.
토론회의 멤버 중 다른 두 사람은 할란 엘리슨과 버리 마르츠버그였다. 그들은 (이 토론회에 나오지 않았던 로버트 실버버그와 같이) SF에 환멸을 느끼고 있었으며, 이제 SF는 쓰지 않겠다는 투였다. 할란은 사이언스 픽션(과학소설)이라는 그 명칭 자체가 유해하며, 우리 모두가 그 무시받는 '빈민가'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까지 말을 했다. 그래서 SF를 스페큘레이티브 픽션(사색소설)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고 했다.
이 문제에 대해 나는 보수적인 견해를 주장했다. 나는 사이언스 픽션이라는 명칭이 좋았으며 앞으로도 계속 쓰고 싶었다. 또 SF작가가 빈민가에 있다고 느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나는 나 자신이 SF작가로서 입지를 선명히 하고 있으면서도 쓰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쓸 수 있으며 또 정당하게 대우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할란이 반론을 제기했다.
"자네는 SF작가가 아니네. 아이작 아시모프일 뿐이지."

-『아이작 아시모프 자서전 2』(아이작 아시모프 著 / 작가정신, 1995) pp.360-361

.....사실 저때 아선생은 SF보다 다른 분야의 글을 더 많이 써서 먹고사는 처지였기 때문에...
(게다가 아시모프라는 이름 자체가 이미 브랜드로 자리잡은 뒤라 다른 이들보다 훨씬 유리한 처지였음)
SF 한우물만 파느라 가난에 허덕이는 진짜 SF작가들 눈으로 보면 '이뭐병'이 따로없었을지도 OTL
by 잠본이 | 2008/11/24 00:34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덧글(6)
아시모프 씨, 농담도 잘하시네 #54
7월 29일, 오하이오주 데이튼 방송국에서 인터뷰 신청을 해왔다. 인터뷰가 끝나자 방송국에서는 청취자의 질문을 받고 거기에 내가 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 여성이 물었다.
"당신은 누가 SF 발전에 가장 공이 많았다고 생각하세요?"
나는 하마터면 '나'라고 대답해서 웃음거리가 될 뻔했다. 하지만 지난 달 있었던 일을 생각해내고 부끄러운 마음과 함께 진실하고 충실하게 대답했다.
"존 캠벨입니다."
"고맙습니다." 그 여성은 똑똑하게 말했다.
"그분은 제 아버님이세요."

-『아이작 아시모프 자서전 2』(아이작 아시모프 著 / 작가정신, 1995) p.182

저 위에서 '지난 달에 있었던 일'이란 당연히 캠벨의 장례식을 말함.
그나저나 진짜 '나'라고 대답했으면 저 따님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OTL
by 잠본이 | 2008/11/24 00:14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덧글(6)
아시모프 씨, 농담도 잘하시네 #53
다음에 캠벨을 찾아갔을 때 처음으로 그의 집에 초대되었다. 캠벨은 뉴저지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그곳에 가는 것이 내게는 큰 일이었다.
1942년 3월 11일, 페리까지 지하철로 가서 허드슨강을 건너 뉴저지의 웨스트필드까지 열차를 탔다. 열차에서 내려 역원에게 캠벨이 사는 곳을 묻자 그는 손가락으로 '저쪽'이라고 대답했다. "얼마나 멉니까?"라고 묻자, 그는 "아주 멀어요."라고 대답했다.
실망했다. 나는 눈을 지평선에 두고 걷기 시작했는데 거의 삽십 분 정도 걸었을 때 (아직 눈은 지평선에 두고 있었다) 문득 지금 지나고 있는 곳이 캠벨이 사는 곳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나는 늦게 온 것을 사과하고 생각보다 길이 멀었노라고 말했다.
캠벨은 당황해하는 눈으로 나를 보았다. "왜 전화하지 않았어. 자동차로 마중나갔을 텐데."
내가 어떻게 안단 말인가. 나에게 자동차라는 것은 이상한 동물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캠벨, 하인라인, 레이, 로즌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부인들과 캠벨의 어린 딸도 있었다.
나는 여느 때처럼 열심히 떠들고 있었는데 잠시 후 하인라인이 코카콜라 같은 것을 권했다. 냄새가 묘한 것이어서 나는 물었다.
"봅, 이게 뭡니까?"
그는 굉장히 진지한 표정으로 "콜라입니다. 자, 단숨에 마셔요." 라고 했다.
나는 망설였던 것을 부끄러워하면서 단숨에 마셨는데, 그것은 콜라가 아니었다. 그것은 큐버 리큐어로서 술이 가득 들어 있었다. 오 분 정도 지나자 얼굴이 새빨갛게 되고 묘한 기분이 되어버렸다. 나는 비틀비틀 구석 쪽으로 가서 가만히 앉아서 기분이 안정되기를 기다렸다.
하인라인은 배를 잡고 웃었다. "아이작이 마시지 않는 이유를 알았어. 취기가 깨어도 제정신이 되지 않으니까 말이야."
한가지 더 분명히 기억나는 것은 하인라인이 찍은 소극적인 포즈의 누드 슬라이드 사진을 본 일이었다. 나는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려고 했다.

-『아이작 아시모프 자서전 1』(아이작 아시모프 著 / 작가정신, 1995) pp.362-363

소심한 떠버리 천재와 장난꾸러기 해군장교의 얼렁뚱땅 만담을 보는 기분인데, 저 부분만 읽으면 하인라인이 대단한 악당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해군 공작창에서 일할 사람 모집하려고 아이작을 테스트한 거였다는 내막이 있음. (아니 근데 설마 저 슬라이드를 볼때 부인들과 같이 본 건 아니겠지? OTL)
by 잠본이 | 2008/11/23 23:49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덧글(2)
아시모프 씨, 농담도 잘하시네 #52
그런데 나는 실험실에서 분석을 할 뿐만 아니라 (그것은 내 버릇이었지만) 활발하게 농담을 내뱉거나 웃고 노래하면서 있었기 때문에 주의집중에 번번이 실패를 한 모범학생들 중에는 나를 귀찮아하는 학생도 있었다.
이 사실을 귀띔해준 사람은 언제나 아시모프 편이었던 콜드웰 교수였다. 그 선생님은 여느 때처럼 온화하게 말을 꺼냈다. "실험실 학생 중에서 자네가 너무 소란스럽다고 느끼는 학생도 있는 것 같더군. 여기에 신경을 좀 쓰는 게 어때요. 그 학생들은 토마스 교수에게 불평을 늘어놓는 것 같던데."
(얼간이들, 왜 나에게 직접 말하지 않는 거지? 내 노랫소리가 거슬리는 게 아닐 거야. 나를 실험실에서 쫓아내고 싶은게지.)
토마스 교수를 만나서 이 문제를 의논하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를 내편으로 끌어당길 방법을 고심했다. 어쨌든 엘더필드와 유리 교수가 나에게 반대표를 던지는 이상, 이제 더이상의 반아시모프표는 달갑지 않았던 것이다.
12월 3일 토마스 교수를 만나러 갔다.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서) 말했다. "토마스 선생님, 실험실에서 제 행동에 대한 불평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그렇네," 하고 그는 무뚝뚝하게 말했다. "자네는 도대체 무슨 이유로 실험실 안에서 노래를 부르는가, 아시모프."
그렇지! 그 질문에는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나는 진지하게 말했다.
"전 먹고 살기 위해 화학을 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 이것으로 먹고 살 생각은 없어요. 돈은 글을 쓰면서 벌 계획입니다. 화학을 하는 이유는 제가 그것이 좋아서 참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화학은 제 인생에서 즐거움 그 자체이기 때문에 일을 하면서 저절로 노래가 나오는 겁니다.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는데도 잘 되지 않구요. 불평하는 친구들은 노래를 하지 않고 지내는데 아무런 불편도 느끼지 않습니다. 그들은 일을 즐기면서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과장된 표현이기는 했지만 예상이 빗나가지는 않았다. 또 미리 계산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일사천리로 말을 마칠 수 있었다. 토마스 교수는 아주 감탄을 해버렸고, 이 일이 있은 후에 우리는 아주 친한 사이가 되었다.

-『아이작 아시모프 자서전 1』(아이작 아시모프 著 / 작가정신, 1995) pp.343-344

......대체 무슨 노래를 불렀을까 좀 들어보고 싶긴 하다 OTL
by 잠본이 | 2008/11/23 21:46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덧글(5)
아시모프 씨, 농담도 잘하시네 #51
나는 생물학 성적 우수와 수학 성적 우수로 두 개의 상을 받았다. 두 명의 [최우수상] 수상자는 앞으로 걸어나가 연단 위에서 그리고 우쭐해하는 부모님들 앞에서 그 영광을 뽐냈다. 그런데 두 쪽 모두 직접 상을 받은 아이는 내가 아니었기 때문에 참석자들 속에서 아버지 얼굴에 심한 불만의 빛이 떠오를 거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 아버지도 나도, 내가 학교에서 가장 머리가 좋은 학생인 것은 자명한 이치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예상한 대로, 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자 아버지는 권위있는 가부장적인 말투로 내가 상을 직접 받지 않은 이유가 뭔지를 추궁했다.
"아빠," 하고 나는 말했다(나는 이 일을 예상하고 있었고 가장 그럴싸한 대답을 생각해낼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수학상을 받은 아이는 생물학이 엉망이에요. 또 생물학상을 받은 아이는 2 더하기 2가 뭔지도 모르는 아이구요. 그런데 나는 두 쪽 모두 차석인걸요."
그 얘기는 정말 사실이었고, 나는 이 대답으로 간신히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그 다음은 한마디도 더할 필요가 없었다.

-『아이작 아시모프 자서전 1』(아이작 아시모프 著 / 작가정신, 1995) pp.151-152

......천잰데? OTL
by 잠본이 | 2008/11/23 21:27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덧글(5)
아시모프 씨, 농담도 잘하시네 #50
마더 잉크는 디리스 윈이 개업했던 어퍼 웨스트사이드의 작은 책방이었다. 이곳은 살인 미스테리물 전문점으로 디리스가 여기를 캐롤 브레나에게 물려주었을 무렵에는 하나의 금자탑을 이루고 있었다.
이 젊은 여성들은 모두들 선전 아이디어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았다. 그 중 하나가 1월의 주말에 추리소설 애호가들을 모혼크 마운틴 하우스에 모이게 해서, 온갖 미스테리 속임수로 장식을 한 '겨울의 죽음'이라는 모임을 연 것이었다.
나는 강사로서 초대를 받았는데, 우리는 장소가 모혼크라는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승낙을 했다. 1월 27일에 금연버스(이것 자체가 훌륭한 아이디어였다)를 타고 그 행락지까지 갔다.
다음날, 고딕소설의 작가 필리스 휘트니가 멋진 강연을 하고 나는 그 뒤를 이어 주로 < ABA 살인 >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정당방위나 분장에 대한 강연도 있었다.
모임 중간에, 나는 보기드문 미녀에게 권총으로 위협을 받아 사용하고 있지 않은 화장실로 유괴를 당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남겨진 단서를 가지고 나의 행방을 찾아내야만 했다 - 성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한순간 그 젊은 아가씨가 화장실 안에서 나와 함께 남아 있지는 않을까 하는 공상에 사로잡혔지만, 나를 지키는 역할은 재미없는 몇 명의 청년들이 대신했다.

-『아이작 아시모프 자서전 2』(아이작 아시모프 著 / 작가정신, 1995) pp.396-397

......하여튼 능력도 안되는 양반이 밝히기는 또 엄청 밝히는구만 OTL
by 잠본이 | 2008/11/12 23:12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덧글(4)
아시모프 씨, 농담도 잘하시네 #49
그런데, <거짓말쟁이!>에서 처음으로 매력적인 여자를 등장시켰다.
그 여자는 '로봇 심리학자'였는데, 이야기는 그 심리학자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그 여자는 소설 속의 어느 남자보다도 총명하고 유능했다. 나는 그 여자에게 애착을 느꼈고, 그 여자를 중심으로 좀 더 많은 작품을 쓰고 싶었다.
여성과학자를 등장시킨다는 아이디어는 묘하게도 [당시 사귀던] 아이린 때문이 아니고 대학원의 지도교수였던 상냥한 메리 콜드웰 교수를 보고 떠올린 생각이었다.
<거짓말쟁이!>에 등장하는 인물의 생김새나 행동은 콜드웰 교수와 조금도 닮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는 '수잔 콜드웰(Caldwell)'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소설이 채택되고 나서 나는 불안에 빠져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콜드웰 교수가 자기 이름을 사용한 것을 알면 분명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었고, 그 선생님을 불쾌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1월 27일, 캠벨은 유감스럽게도 나와 있지 않았고 나는 그의 비서인 캐서린 트랜트에게 사정을 얘기했다.
캐서린은 한숨을 쉬고 나서 말했다. "그럼, 당신의 부탁이란 내가 원고를 뒤적여서 그 이름이 나올 때마다 새 이름으로 바꿔달라는 거군요."
"그래요." 나는 진지하게 대답했다. "해줄래요?"
"무슨 이름으로 바꿀 건가요?"
나는 가능하면 스펠링을 간단하게 바꿀 수 있는 이름을 기억해내려고 고심을 했다. "캘빈(Calvin)." 하고 나는 대답했다.
그래서 이름은 바뀌어졌고, 수잔 캘빈은 지금까지 약 십여 편 정도의 내 소설에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일부 비평가들은 내 로봇소설을 논평함에 있어 '캘빈'이라는 이름에 덤벼들어, 내가 이 이름을 운명예정론자인 쟝 칼뱅의 음울하고 종말론에 가득 찬 노동윤리에 기인해서 의식적으로 선택했다고 따지고 든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 나는 단지 지금 설명했듯이 콜드웰이라는 이름에서 가장 쉽게 고칠 수 있는 이름을 골랐을 뿐이다.

-『아이작 아시모프 자서전 1』(아이작 아시모프 著 / 작가정신, 1995) pp.328-329

......저 전설적인 이름이 저렇게 허접한 과정을 거쳐서 지어졌다는게 좀 쇼크 OTL
by 잠본이 | 2008/11/12 22:56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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