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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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사소한 발견
왠지 아시모프 선생이 '스미르노'라는 행성 이름을 어디서 따왔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촬영지: C도 A시
by 잠본이 | 2015/11/28 22:20 | 개그 액추얼리 | 트랙백
면허 한 장
내가 시그널 바이크의 조정을 위해 특상과에 들렀을 때 본 일이다.
보라색 옷을 입은 청년 하나가 쿠루마 면허시험장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운전면허증 한 장을 내놓으면서,
"미안하지만 이 면허가 제대로 발급된 것인지 좀 살펴봐 주게"
하고 그는 마치 출발 신호를 기다리는 질주자와 같이 직원의 입을 쳐다본다.
직원은 청년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전산으로 조회해 보고
"이상 없소."
하고 내어 준다. 그는 이상 없다는 말에 기쁜 얼굴로 면허증을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 넣고 밖으로 나왔다.

그는 바이크를 타고 얼마를 가더니 경시청 수사1과를 찾아 들어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면허증을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인간의 룰에 따라 발급된 면허인가?" 하고 묻는다.
옷타 경부보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너는 기계생명체인데 어떻게 발급받았지? 어디서 훔쳤어?"
청년은 냉정한 목소리로
"훔친 것이 아니다."
"그러면 길바닥에서 주웠다는 말이냐?"
"거기에 실려있는 사진이 내 얼굴인데, 누가 길바닥에 빠뜨린단 말인가? 어서 도로 주게."
청년은 손을 내밀었다. 경부보는 별놈 다 보겠다는 표정으로 웃으면서
"그러지 뭐."
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가끔씩 돌아다보며 얼마를 바이크로 달려가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면허증이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곱상한 손가락이 가죽재킷 위로 그 카드를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달려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폐공장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슬레이트 지붕 아래에 웅크리고 앉아서 면허증을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접근해서 셔터를 누르는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감쪽같이 위조해 주더냐?"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냉랭한 표정으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라, 줘도 안 뺏어간다."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훔친 것이 아니다. 위조한 것도 아니다. 누가 나같은 로이뮤드를 위해 돈도 안 되는 면허위조를 해주겠는가? 태어나서 소형차 한 번 제대로 몰아본 적이 없었다. 매일 바이크만 타고 다니니 차를 타기도 쉽지 않았지. 나는 틈만 나면 학원으로 달려가 운전교습을 했다. 이렇게 모은 경험치를 한 번의 시험에 모두 투입했다. 이러기를 여섯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특수 면허증을 갖게 되었다. 교습 도중에 로이뮤드 범죄자와 싸우느라 시험을 놓칠 뻔한 적도 있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면허증을 따냈단 말이냐? 그걸로 무얼 하려고?"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내가 살아있었다는 증거를 남기고 싶었다."

Kamen Rider Drive (C) Toei / TV Asahi / Ishimori Prod. / ADK 2014-2015
은전 한 닢 (C) 皮千得 1959
Pastiche by ZAMBONY 2015


Special Thanks to 복돼지님.
by 잠본이 | 2015/11/22 02:40 | 개그 액추얼리 | 트랙백 | 덧글(6)
잠본이 수다쟁이 극장!
"다음 모임에는 좀 특이한 손님을 모시기로 했네. 소소한 오컬트와 인간사의 아이러니에 관심이 많은 노친네인데 이야기 보따리가 무궁무진해."
"자네가 데려오는 사람이 오죽하겠나, 머니. 그 사람 이름이 뭔데?"
"조지 비터넛이라고 한다네."
by 잠본이 | 2015/04/07 19:08 | 개그 액추얼리 | 트랙백 | 덧글(6)
잠본이 우주개척 극장!
"빌, 인상 좀 펴라. 우리가 잊혀진 외계문명을 발견했다고! 이 가니메데에서 말야! 우리 이름은 이제 교과서에도 실릴걸!"
"행크 이 시밤바야. 내가 지금 맹장이 아파서 뒈질 지경인데 외계인이 문제냐! 빨리 운전이나 해!!!!!!!!!"
by 잠본이 | 2015/04/07 19:06 | 개그 액추얼리 | 트랙백 | 덧글(10)
잠본이 타임슬립 극장!
"됐어! 이제 통신과 인쇄술을 보급하고 서로마를 부흥시켰으니 암흑시대를 막을 수 있어! 어? 누가 왔네... 선생은 누구슈?"
"패드웨이 씨, 타임 패트롤의 에버라드라고 합니다. 시간선 변조 혐의로 체포하러 왔습니다"
"임마 작품이 틀려!!!!!!"
by 잠본이 | 2015/04/07 19:04 | 개그 액추얼리 | 트랙백 | 덧글(8)
자가당착도 이쯤되면 예술
네○버의 모 블로그에서 우연히 목격한 덧글:
...이거 설마 웃기려는건가... 앞뒤가 전혀 안맞잖아 OTL
(SF계 빅쓰리에서 하인라인 빼먹고 PKD 집어넣은 거야 애교로 봐준다 쳐도 논리구조 자체가 괴악)
by 잠본이 | 2013/10/24 00:26 | 개그 액추얼리 | 트랙백 | 덧글(18)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나 기묘한
사실 1 : 루비박스에서 <엔더의 게임> 한국어판을 낼 때 표지에 뜬금없는 밀레니엄 팰콘을 박아넣었다.

사실 2 : 몇 년 뒤 제작 개시한 실사영화에서 그라프 소령 역으로 해리슨 포드가 출연.

결론 : 루비박스 사내에 예언자가 있는 게 틀림없다.


...믿는 사람 본쏘 마드리드 OTL
by 잠본이 | 2013/03/13 07:43 | 개그 액추얼리 | 트랙백 | 덧글(1)
아낌없이 주는 호무
1.
옛날 어딘가에 호무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호무에게는 사랑하는 소녀가 하나 있었습니다.
매일같이 그 소녀는 호무의 집을 찾아와서 총에 맞은 큐베를
한 마리 두 마리 주워 모았습니다.
그러고는 그 큐베들에 솜을 채워넣고 인형나라의 공주 노릇을 했습니다.
소녀는 호무를 데리고 근처 공원에 가서는 골프채로 드럼통도 두들기고
블랙커피를 앞에 놓고 어른 흉내를 내기도 했습니다.
호무와 소녀는 때로는 부비부비도 했지요.
그러다가 피곤해지면 소녀는 호무의 무릎을 베고 단잠을 자기도 했습니다.
소녀는 호무를 무척 사랑했고...
호무는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흘러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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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잠본이 | 2013/03/03 00:01 | 원환의 섭리 | 트랙백 | 핑백(1) | 덧글(42)
수수께끼는 풀렸다!
(출처: https://twitter.com/KiyikKiyik/status/299485167813271552)

...내가 써야 할 글이 있는데 아이디어가 안 떠올라서 멍하니 인터넷만 붙잡고 있는 이유를 이제야 알았어!
아니, 그건 그냥 당신이 게으른 것뿐이지......OTL
by 잠본이 | 2013/02/23 14:57 | 개그 액추얼리 | 트랙백 | 덧글(10)
어린 호무
1.
내가 그 아이를 만난 것은 기체 고장으로 사막에 불시착하여 어떻게 탈출할지 고민하고 있던 바로 그 때였다. 나는 전용기 '티로 피날레' 호의 엔진을 이리 돌려보고 저리 돌려보며 수리를 시도했으나 도무지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 다행히 비상식량과 식수는 일주일 정도 버틸 만큼 남아 있었으나 나는 매일 시간 맞춰 즐기던 홍차와 케익을 얼마간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에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이러다 식량도 떨어지면 갖고 있던 머스킷 총으로 짐승이라도 잡아야 하나.
"마도카를 그려 줘."
"뭐? 어라... 너 어디서 왔니? 이 근처에 인가는 없을 텐데."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으니 어서 마도카를 그려 줘."
내게 이렇게 부탁한 사람은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의 긴 생머리 소녀였다. 주변에 모래폭풍이 몰아치는데도 불구하고 검은색과 보라색이 적절히 섞인 옷차림은 흐트러진 데가 전혀 없이 깔끔했으며, 차가운 눈동자에는 단호한 결의가 배어들어 있었고, 어째서인지 반자동 피스톨이나 섬광탄같은 위험한 물건을 주렁주렁 달고 있었다.
애시당초 그 마도카라는 게 누군지 알지를 못하는데 대체 어떻게 그린담? 하지만 비행기 수리도 영 진전이 없었고 그냥 무료하게 구조를 기다리기만 하는 것도 시간이 아까워서 나는 그 아이의 장단에 맞춰주기로 했다. 그 아이가 묘사하는 마도카의 특징을 듣고 그대로 그려보기로 한 것이다.
"아니야. 이건 너무 나이들었어."
"아니야. 그 애는 '웨히히히'라고 웃지 않아."
"아니야. 가슴이 너무 커."
"아 진짜 못해먹겠네!"
하지만 역시 한 번도 본 적 없는 대상을 그림으로 옮긴다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었기에 나는 몇 번이고 퇴짜를 맞았고, 결국 열이 뻗친 나머지 전설에 전해오는 신비한 방패를 그려주며 대충 얼버무리기로 했다.
"그 방패 속에는 뭐든지 다 들어가는 이차원 공간이 있어. 너의 마도카도 그 안에 있을거야."
사기를 치는 기분이라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그 애는 놀랍게도 납득하는 모양이었다.
"바로 이거야. 마도카가 기운차게 돌아다니고 있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것도 잠시, 그 아이는 이런 말로 나를 경악하게 했다.
"하지만 이 안에는 폭발하기 쉬운 것도 많은데, 탱크로리라든가 크레이모어라든가... 괜찮을까."
그것이 어린 호무와 나의 첫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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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잠본이 | 2013/01/21 00:56 | 원환의 섭리 | 트랙백(1) | 핑백(3) | 덧글(68)
씨디 한 장
예전 미타키하라에서 본 일이다.
교복 차림의 소녀 하나가 음악평론가를 찾아가 떨리는 손으로 데모CD 하나를 내놓으면서
"죄송하지만 이 곡이 쓸만한지 좀 들어봐주세요."하고 부탁하였다.
그녀는 마치 채점결과를 기다리는 추가시험 응시자와 같이 평론가의 입을 쳐다본다.
평론가는 소녀를 측은한 눈길로 바라보다가 사무실의 오디오로 CD를 틀어본 다음 "괜찮네"하고 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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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잠본이 | 2013/01/12 00:30 | 원환의 섭리 | 트랙백(1) | 핑백(1) | 덧글(9)
신(新) 누구나 무식한 시절이 있다
전편의 줄거리 (아니라니깐)

어릴 때 장발장 이야기의 원제가 '레미제라블'이라는 얘길 듣고 이렇게 생각한 적이 있다.

"끝까지 읽어봤지만 '레미''제라블'이란 애는 전혀 안 나오던데?"


※관련: 보컬 (잭 더 리퍼님)
by 잠본이 | 2013/01/10 21:50 | 개그 액추얼리 | 트랙백 | 덧글(9)
마녀섬 ~Magica Island~
Characters

○ 사쿠라 호킨스 쿄코 : 목사인 아버지가 선교하러 배 타고 떠났다가 풍랑에 휘말려 행방불명되는 바람에 집이 몰락, 교회를 때려치우고 여관을 차렸다. 어머니와 여동생 모모를 성심성의껏 도와 여관을 꾸려나가지만 늘 쪼들린다. 우연히 투숙한 수상한 손님으로부터 마녀섬의 지도를 물려받아 보물을 찾아나선다. 좀 거칠지만 쾌활한 성격의 모험아로, 동네 불량배나 술꾼들을 여관에서 쫓아내느라 익힌 봉술과 돌팔매질 솜씨는 거의 달인의 경지. 항해 도중에는 사과 상자에 들어가서 몰래 졸다가 뜻하지 않은 밀담을 엿듣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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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잠본이 | 2013/01/07 23:55 | 원환의 섭리 | 트랙백 | 핑백(2) | 덧글(6)
What I Have Mixed
새해 특집으로 뭔가를 쓸까 했으나 그럴 여력이 없는 관계로, 대신 그동안 썼던 퓨전글들의 목록을 작성.
심심하거나 뭔가 빵 터질 만한 꺼리가 필요할 때 슬그머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
※ A+B : A작품의 캐릭터나 컨셉을 가져와서 B작품의 상황이나 스토리, 명대사에 응용했다는 의미.
※ 단순 노가바, 크로스오버, 배우장난 등은 너무 많아서(...) 여기서는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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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잠본이 | 2013/01/01 22:26 | 그리폰이 다녀가다 | 트랙백 | 덧글(4)
운수 좋은 날 feat. 쿄사야
미타키하라 시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마녀를 사냥하는 사쿠라 쿄코는 오늘도 기운차게 그리프 시드를 모으러 집을 나선다. 동거 중인 룸메이트 미키 사야카가 요즘들어 평정을 잃고 무리한 사냥을 거듭하다 몸져눕는 바람에 쿄코는 걱정이 태산 같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는다. 치유마법조차 잘 듣지 않아 상태가 악화된 사야카는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든다며 나가지 말라고 말리지만 쿄코는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잔말 말고 쉬기나 해!"라고 쏘아붙이고는 거리로 달려나간다.

사야카의 몫까지 벌어들이려면 다른 날보다 더욱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거리에는 이미 여기저기에 마녀와 사역마가 출몰하여 불편을 야기하고 있었다. 쿄코는 시민들의 제보와 소울젬 레이더의 힘을 빌어 가장 먼저 마녀의 출몰지역을 파악, 재빠른 몸놀림으로 녀석들을 쓰러뜨리고 그리프 시드를 긁어 모은다.

문득 마녀의 결계가 사야카가 누워있는 집 근처에 뻗쳐있는 경우도 있어서 그 생각을 하다가 마음이 무거워져 잠시 움직임이 느려지기도 하지만, 곧바로 마음을 다잡고 더욱 악랄하게 전투에 임하는 것이었다. '사야카가 기다릴 텐데, 이쯤 하고 돌아갈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조금만 더... 조금만 더...'라는 마음이 앞서서 도무지 돌아갈 타이밍을 잡지 못한다.

저녁이 가까워질 무렵 평소의 3배나 되는 그리프 시드를 모으는 데 성공한 쿄코는 의기양양하여 토모에 마미의 과자점으로 향한다. 걸신들린 듯이 파르페와 츄로스 세트를 해치우고 기분이 좋아진 쿄코는 우연히 거기에 와 있던 동업자 아케미 호무라에게 오늘의 실적을 자랑한다. 그러다 왠지 모르게 가슴이 아려오는 불길함에 참을 수 없게 된 쿄코는 사야카의 안부를 묻는 호무라의 말에 갑자기 훌쩍이기 시작한다.

"사야카가... 사야카가 죽었어. 이제야 겨우 친구가 되었는데..."
놀란 호무라는 "정말이야? 요즘 미키양 상태가 안 좋다고 듣긴 했지만..."이라고 위로하고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쿄코는 순식간에 웃는 얼굴로 바뀌어 "-일 리가 있냐! 나의 계략이다! 걸려들었구나 일레귤러! 하하하하하!"라며 장난이라고 실토한다. 그러나 그 얼굴에는 왠지 떨쳐버리기 힘든 슬픔이 감돌고 있어서, 호무라는 화내는 것도 잊고 쿄코를 걱정하며 눈치를 살피는 것이었다.

과자로 배를 그득하게 채우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서는 쿄코. 평소에 사야카가 그렇게도 먹고 싶다던 마미언니의 시폰케익을 한 조각 얻어서 발걸음도 가볍게 집으로 향한다. 문 앞에서 일부러 밝은 목소리로 "여어! 나 왔어! 아직 자고 있냐, 사야카!"라고 외친 뒤 안으로 들어가는 쿄코. 하지만 이상스럽게도 집 안에는 사람의 온기가 전혀 없다. 사야카는 아침에 봤던 대로 침대에 누워 있었으나 어쩐지 그 눈에는 생명의 윤기가 전혀 남아있지 않고, 손발도 먹다 남은 냉동큐베마냥 차갑기만 했다.

불길한 예감이 든 쿄코는 침대 옆을 돌아보다가 머리맡에 놓여 있던 사야카의 소울젬이 완전히 검게 변한 채로 깨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이미 껍데기만 남은 소울젬은 마치 요리에 사용할 달걀을 깨고 남은 껍질처럼 처참하게 흩어져 있었다. 당황하여 여기저기를 뒤져본 쿄코는 테이블에 한 장의 우편물이 와 있는 것을 발견한다. 거기에는 사야카의 소꿉친구인 유명한 바이올린 연주자와 어느 양갓집 규수의 결혼 청첩장이 들어 있었다. 사야카가 제 몸을 돌보지 않고 무리하기 시작한 것이 이 두 사람의 결혼 소문이 돌기 시작한 때부터였다는 것을 기억해낸 쿄코는 그제서야 사야카가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사야카! 눈 좀 떠 봐, 사야카! 사람 속 태우는 것도 정도가 있지! 장난 말고 일어나란 말야!"
쿄코는 케익 상자를 바닥에 팽개치고 그리프 시드를 사방에 흩뿌린 채 사야카의 시체를 끌어안고 오열한다.
"케익을 사왔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오늘은 이상하게 운수가 좋다 싶었더니만..."

Puella Magi Madoka Magica (C) Magica Quartet / Aniplex · Madoka Partners · MBS 2011
운수 좋은 날 (C) 玄鎭健 1924
Pastiche by ZAMBONY 2012


쿄코의 싸나이다운 츤데레스러움이 김첨지와 좋은 승부가 되겠다 싶어서 떠올린 뻘글.
나는 분명 사야카를 미워하지도 않는데 어째서 꼭 이런 결말이 나는걸까 참 미스터리다(...)
by 잠본이 | 2012/12/16 22:40 | 원환의 섭리 | 트랙백 | 핑백(2) | 덧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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