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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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 배트우먼의 수수께끼
고담시의 뒷골목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무기 밀매. 그 배후에는 나이트클럽을 운영하며 정직하게 사는 척 하는 '펭귄' 오스왈드 코블폿과, 한몫 잡을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암흑가의 대부 루퍼트 쏘온, 그리고 일에만 매달려 가족은 뒷전인 폭력단 두목 듀케인의 결탁이 있었다. 쏘온이 댄 자금으로 펭귄이 자기 장난감 공장 지하의 비밀 아지트에서 무기를 생산하여, 듀케인의 부하들이 목적지까지 수송하는 것. 그런데 이들의 음모를 알아채고 훼방을 놓기 시작하는 수수께끼의 그림자가 나타난다. 그 이름은 '배트우먼'. 그녀는 로켓 글라이더를 타고 고담시의 하늘을 누비면서, 듀케인의 무기 수송 트럭을 습격하여 내용물을 파괴하고는, 밤의 어둠 속으로 유유히 사라진다.

계획을 꾸민 악당들은 물론, 배트맨과 고담시 경찰도 그녀의 정체를 밝혀내려고 무진 애를 쓰지만, 이렇다 할 단서를 찾지 못한다. 낮에는 사업을 살피고 밤에는 이 사건을 추적하느라 동분서주하는 '배트맨' 브루스 웨인의 인생에, 약속이나 한 듯 세 명의 여인이 끼어든다. 듀케인의 딸로, 쇼핑을 좋아하고 반항적인 소녀 캐시, 웨인 케미컬의 촉망받는 사원으로, 다소 멍청해 보이지만 사실은 무술 유단자인 록키, 그리고 고담 경찰국의 신참으로, 냉정하고 이지적인 경관 소냐.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이 배트우먼의 정체일 것이라 생각한 브루스는, '로빈' 팀 드레이크와 함께 이들의 행동을 감시하지만, 희한하게도 세 사람 모두 배트우먼이 나타났을 때에는 그럴듯한 알리바이가 있었다. 한편 궁지에 몰린 펭귄과 쏘온은 듀케인과의 계약을 취소하고, 새로운 보디가드로서 공포의 근육질 사나이 베인을 불러들이기에 이른다.

과연 배트우먼의 정체는 누구일까? 그리고 그녀가 세 악당을 집요하게 공격하는 이유는?

수년 동안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왔던 < Batman : The Animated Series >(이하 TAS)의 제작진이 2003년에 발표한 비디오용 장편 애니메이션. 기존의 시리즈와는 달리, 은은한 색채감각과 로맨틱한 분위기, 재즈풍의 점잖은 배경음악 등 성인 시청자를 의식한 듯한 연출이 눈에 띈다. (특히나 중간에 펭귄이 경영하는 고급 나이트 '아이스버그' 내부가 나오는 장면은 그야말로 애들은 가라~ 분위기;;;) 전반적인 캐릭터 디자인은 시리즈 2기인 < New Batman Adventures >의 스타일을 계승했기 때문에 브루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보다 약간 젊어졌고, 다른 캐릭터들도 특별히 과장되거나 오버하는 기색 없이 담백하게 그려져 있다. (펭귄은 아예 원작에서의 신체적 특징을 대부분 무시하고 그냥 키작고 성질 못된 보통 아저씨 정도로 나온다. 팀버튼판 등으로 인해 널리 퍼진 광기와 설움 가득한 이미지를 불식하고 원작 초기의 그냥 코믹한 소악당 정도로 돌아간 느낌...) 미스터리와 액션과 로맨스를 잘 비벼놓은 스토리는 뭐 그런대로이지만 (현재로서는) TAS 최후의 작품이라는 위치에 어울리지 않게 너무 스케일이 작고, 배트맨보다는 오히려 3인의 여성이 주인공처럼 그려져서 배트맨은 그들을 쫓아다니며 도와주는 정도이고, 나머지 조연들은 더더욱 비중이 줄어들어 안스럽기 그지없다는 단점도 있다.

본 작품 최대의 핵심은 역시 의문의 범죄소탕꾼 배트우먼은 누구인가 하는 점인데, 여기에 대해서는 처음에 차례로 등장하는 신 캐릭터 3인 모두가 의심받을 만한 점을 보여준다. 캐시는 폭력단 사이의 대결에 말려들어 화가인 어머니가 살해당했기 때문에 그러한 원인을 제공하고도 뉘우치는 기색이 없는 아버지를 증오한다. (게다가 수영과 체조로 단련된 탄탄한 체력도 있다.) 록키는 펭귄의 음모에 말려들어 감옥에 들어간 남자친구를 구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게다가 배트우먼이 적들을 묶어놓기 위해 쓴 끈끈이는 웨인 케미컬에서 개발한 화학물질이다.) 소냐는 어린 시절 루퍼트 쏘온의 흉계 때문에 가족이 몰살당하고 자기만 겨우 배트맨에게 구조되었던 기억을 갖고 있다. (게다가 경찰 관계자이니 암흑가에 대한 정보를 손에 넣기란 누워서 떡먹기다.) 세 사람 모두 충분히 동기와 능력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브루스가 셋 중 한명을 의심하고 감시할 때마다 바로 그 자리에 배트우먼이 나타나 용의자와 동시에 한 자리에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수수께끼는 더욱 깊어지기만 한다. (배트우먼은 세 사람과는 별개로 제4의 연기자가 성우를 맡았기 때문에, 목소리 갖고 추측해볼 수도 없다. 그렇다고 해서 배트우먼이 저 세명과 전혀 상관없는 제4의 인물이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과연 그 이면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여기부터는 천기누설 주의******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세 사람이 모두 배트우먼인 동시에 배트우먼이 아니었던 것이다. 우연히도(작가의 농간이라 해야 더 맞겠지만) 연합관계를 맺은 세 악당에게 각각 원한을 품고 있던 세 아낙이 만나 각자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저마다 가진 재능을 합쳐서 완성시킨 궁극의 위장신분이 바로 배트우먼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셋 중 한명이 배트우먼 노릇을 하면 다른 두명은 본래 모습으로 알리바이를 만들고, 그 다음에는 또 다른 사람이 배트우먼 가면을 이어받고, 혹은 두 명이 동시에 활동하고...이러는 식으로 배트맨과 경찰과 악당들을 모두 혼란에 빠트린 것이다. 나가이 고의 <켓코가면>이나 시라토 산페이의 <카무이 외전>을 연상시키는 기발한 패턴이라 할 수 있다. 배트맨의 세계를 배경으로 뛰어난 재주를 지닌 세 헤로인이 연합하여 싸운다는 구도는 DC코믹스의 잊혀진 미니시리즈 < Birds of Prey >(오라클, 헌트리스, 블랙 캐너리가 팀을 구성하여 악과 싸운다는 설정의 패러렐 작품. TV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를 생각나게 한다.

결국 결말에서 캐시는 아버지에 대한 감정을 정리하고 브루스와 드라이브를 하며, (바바라의 마음을 다 알면서 영계를 택하다니...에라이 브루스 나쁜놈;;) 록키는 석방된 남자친구와 룰루랄라하지만, 소냐만이 쓸쓸하게 고담시 경찰배지를 내놓고 다른 도시로 떠난다는 식으로 되어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비록 그 바로 전에 달려온 배트맨이 루퍼트 쏘온을 잡아넣을 유력한 증거를 줘서 답답한 가슴을 달래주기는 하지만...) 또 하나 아까운 점은 애써서 만들어 놓은 신판 배트우먼 캐릭터가 1회용으로 끝나는 것인데, 주동자인 3인의 목적이 모두 이루어진 이상 이제와서 다시 가면을 쓸 일도 없을테니 다시 등장시키라고 하기도 어렵다.

아무래도 배트맨 : TAS의 진정한 완결편으로는 역시 <조커의 귀환> 쪽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바바라에게 배신 때리고 캐시와 놀아나는 플레이보이 배트맨
사람 가지고 노는 게 특기인 불량청춘 캐시
결국 커플부대로 돌아가는 과학천재 록키
복수의 화신이자 숨은 배트맨 빠순이인 소냐
전혀 펭귄 같지 않은 펭귄
딸자식 때문에 속을 무던히 태우는 듀케인 아저씨
영원한 우리의 물주 루퍼트 쏘온
언제나 힘으로 밀어붙이는 시뇨르 베인
운전수 노릇 외에는 별 활약이 없는 알프레드
폼은 잡지만 역시나 비중이 없는 로빈군
대학에 다니느라 다른 도시에 가 있기 때문에 전화 한통화만 하고 사라지는 바바라
기자회견에서 둘러대기 신공을 유감없이 발휘한 고든국장
보기 드물게 벙찐 표정을 보여주시는 시니컬 뚱보 벌록형사
배트우먼의 비밀이란 바로......
이사람도
이사람도
그리고 이사람도!!!

그래서 결론은

용기를 잃지 않는다면

소녀는 모두 배트우먼!


(누구 맘대로?;;;;;;)


→이건 부록

Footages (C) DC Comics / Warner Bros.
by 잠본이 | 2004/12/31 13:57 | 친절한 켄트씨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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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수염 at 2004/12/31 16:20
체인지 배트우머어어어어어어어언
체인지 캐시! 스위치 온!
체인지 록키! 스위치 온!
체인지 소냐! 스위치 온!
...........음... 3인조 얘기만 나오면 겟타 끌어오는 버릇도 고쳐야되는데 말입니다(...)
Commented by yasujiro at 2004/12/31 16:25
...배트우먼 3인방의 정체는 캣츠아이였던 것입니다.(두둥)
Commented by Equipoise at 2004/12/31 16:25
....정말 펭귄이 전혀 펭귄같지않네요. 이미지가....;
Commented by 이로동 at 2004/12/31 16:47
펭귄씨... 성형수술을 한겁니까[..]
Commented by skan at 2004/12/31 17:38
결국 바바라와 소냐만 불쌍하게 됬군요;;
Commented by 작가 at 2004/12/31 17:51
부르스 나쁜놈....ㅠ.ㅠ
Commented by 낭만클럽 at 2004/12/31 22:57
정말...배트걸보단...보단..캣우먼 같은 느낌이..^^
Commented by 다인 at 2005/01/01 00:24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Commented by marlowe at 2005/01/01 01:19
전 배트맨이 배트걸과 사귀었다는 설정이 상당히 거북해요.
바바라는 원래 딕과 사귀었는 데, 중간에 브루스가 끼어든 건
마치 원조교제처럼 보이거든요.
배트맨.배트걸은 정식 파트너가 아닌 느슨한 협력관계로 나가는 게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2005년에는 모두가 죠커처럼 활짝 웃음꽃이 피시길 빕니다.
Commented by 끄레워즈 at 2005/01/01 09:39
호...혹시, 'Bruce's Angels'?[펑!]
Commented by 영원제타 at 2005/01/01 21:34
저 복장은… 대체 숨은 어디로 쉬는 겁니까 ?
Commented by 玄武 at 2005/01/05 10:02
악당들이 너무 친근감이 넘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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