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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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28호 : 황제의 문장 제2권
'문장'의 비밀을 쫓아 아오모리로 내려간 철인과 쇼타로 일행. 천신만고 끝에 십자결사의 몬스터를 쓰러뜨리고 히틀러가 남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고심하지만, 그런 그들 앞에 프랑스의 그랑 프라솜[빅 파이어] 교수가 나타나 방해를 한다. 철인은 간신히 교수의 로봇 프라솜 두젬므[파이어 2세]를 무력화시키고 도망치지만, 그 와중에 쇼타로가 중상을 입고 만다. 게다가 이전의 전투에서 박카스를 잃고 원한에 불타는 독일의 미녀 첩보부대가 역습을 가해 온다. 한편 철인을 뒤쫓을 채비를 하던 프라솜 교수 앞에 나타난 것은, 미국 CIA의 원조를 받아 '블랙옥스'를 완성한 후랑켄 교수였다......!

...라는 흥미진진한 대목까지를 보여주고 끝나버린 제1권의 뒤를 이어 등장한, 대망의 하세가와판 철인28호 제2권. 중요인물 앨리스와 쇼타로의 만남이나 전세계로부터 찾아온 강호들과의 대결을 중심으로 펼쳐진 제1권과는 대조적으로, 제2권은 완전히 철인과 숙명의 라이벌 블랙옥스와의 대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쇼타로 일행은 몰래 쫓아온 무라사메 켄지의 활약에 의해 당장의 위기를 벗어나지만, 곧이어 후랑켄 박사와 블랙옥스가 등장해서 쇼타로 일행은 물론 그들을 쫓던 독일 첩보대까지 싹 쓸어버리는 무서운 위력을 보여준다. 옥스의 전파방해 기능 때문에 철인도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쇼타로와 앨리스, 독일 첩보대의 대장인 네르케는 미군의 손에 체포되어 제7함대 항공모함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만다.

쇼타로는 블랙옥스가 초보적인 인공지능을 갖추고 조종자의 지시 없이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한다. 후랑켄은 옥스를 만든 목적과 자기가 구상한 미래 전쟁의 양상을 이야기한 뒤, 완전한 상태에서의 철인과 다시 겨뤄보고 싶어서 철인을 수리해 두었음을 밝힌다. 하지만 쇼타로 일행을 풀어줄 생각은 없으니 앞으로는 알아서 하라고 말하고 그들을 감옥으로 데려가도록 지시하는 후랑켄 박사. 바로 그때 양산형 꽃게로봇 부대를 앞세운 소련 잠수함대가 항공모함을 습격, 쇼타로 일행은 그 혼란을 틈타 철인과 함께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옥스의 우월함을 입증하고 싶어하는 후랑켄 박사는 하네다 공항을 점거하고 쇼타로에게 결투를 신청하는데...!

이번 권에서는 애초의 목적이었던 '황제의 문장'을 둘러싼 쟁탈전은 잠시 뒤로 미뤄두고 철저하게 철인과 옥스의 대결을 그려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철인과 옥스의 성능 비교나 후랑켄 박사(여기선 독일 사람이니 프랑켄이라고 해야 하나?;;;)의 매드 사이언티스트(라기보다는 몽상가에 가깝지만...;;;)다운 개성 넘치는 연기, 그리고 그런 박사에게 맞서 싸우는 쇼타로의 번득이는 두뇌전이 기가 막히는 템포로 펼쳐진다. 홍길동처럼 종횡무진하며 어려울 때마다 쇼타로를 도와주는 무라사메 켄지의 대활약도 볼만 하지만, 앨리스와의 대화를 통해 그가 어떤 생각으로 쇼타로를 돕는 건지를 밝히는 대목도 가슴 훈훈하다. 하세가와식으로 어레인지된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에 비해, 기본 레귤러인 오오츠카 서장과 시키시마 박사는 거의 원작에 가까운 성격과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오오츠카는 매일 쇼타로 따라다니다 고생만 하고 시키시마는 철인 수리해준 뒤 싸움 지켜보며 '안돼! 위험하다!'라고 하는 것 빼고는 하는 일이 없다는 소리... 이마가와판에서 이 두 사람이 얼마나 비중이 늘어났는가를 생각해보면 참으로 뭐시기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뭐 그건 그거고...)

하세가와판 블랙옥스는 겉모양만 보면 원조 블랙옥스를 날카롭게 리파인한 정도지만, 그 알맹이는 명백히 태양의 사자판 블랙옥스다. 원작판에서는 인공지능을 탑재할 계획은 있었으나 시간이 없는 관계로 결국 평범한 원격조종형 로봇으로 활동하는 데 비해 여기서는 태양의 사자판과 마찬가지로 9살 어린이나 강아지 정도의 지능을 가진 초보적인 인공지능을 탑재하고 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랑켄 박사는 원작판과 같은 손목시계형 조종기로 옥스에게 지시를 내린다는, 어딘가 부조리한 장면이 나오는데, 실은 이것이 후반에 쇼타로가 옥스의 허점을 찔러 승리를 거두는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한다. (너무 자세히 얘기하면 천기누설이니 여기서는 생략) 하세가와판 옥스는 비록 선악의 구분도 못 하고 날아다니는 갈매기를 손으로 잡아 으스러뜨리는 (...) 잔혹한 면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주인인 후랑켄 박사가 위기에 처하면 만사 제치고 박사를 구하려고 달려온다는 충성심을 갖고 있어서, 안타까운 감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후반에 옥스가 철인에게 당하여 하반신이 날아갔음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쓸모 없어진 박사를 저격하고 도망치는 CIA요원을 보고 마지막 힘을 다해 열선으로 공격하는 부분은 그야말로 태양의 사자판 옥스 그 자체였다)

많은 사람들이 하세가와의 만화를 보고 받는 인상은 '뭔가 엄청 대충 그린 듯한 그림체로 뜨겁게 불타는 소년의 모험을 보여주는 시대착오적인 작가'라는 것에 가까운 듯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간과하면 안 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하세가와 유이치가 탁월한 SF만화가라는 사실이다. 그가 그려내는 SF는 배경이나 스케일도 장난이 아니지만, 사소한 디테일에 대한 집착이나 사람 놀래키는 수수께끼에 머물지 않고 보다 논리적이고 지적[知的]인 두뇌 게임을 보여준다. 철인을 월등히 능가하는 강력한 적 옥스의 출현과, 그에 대응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는 쇼타로의 고민, 그리고 마지막 결전장인 하네다를 무대로 펼쳐지는 쇼타로와 후랑켄 박사의 물고 물리는 지혜 겨루기는 그런 두뇌 게임의 극치를 보여준다.

원작 <철인 28호>가 갖고 있던 여러가지 설정상의 허점이나 의문점을 미리 파악한 뒤 어떤 식으로 그것을 보완하고 개량할까를 궁리하여, 그 결과를 당당하게 우리에게 보여주는 본작은 그야말로 하세가와가 우리들에게 보내는 <멋진과학으로 지키렵니다! 철인28호편>이라 할 만하다. 게다가 액션과 서스펜스와 열혈도 가득하니 너무 어둑어둑하고 꿀꿀한 이마가와판 철인에 질린 사람에게는 정말 상쾌한 청량제가 아닐 수 없다. (미디어믹스가 보여줄 수 있는 '상호 보완 작용'의 모범적인 예라고나 할까?)

옥스의 방해전파를 이용하여 모든 유도병기를 무력화시키고 철의 거인들이 육박전으로 모든 것을 결판짓는 후랑켄 박사의 미래전쟁 구상은 '철인을 비롯한 거대 인형병기가 본작의 세계에서 갖는 의미'를 다시 생각케끔 만든다. (사실 자세히 뜯어보면 이 구상 자체가 가상의 전파방해 물질로 인해 레이더가 무력화되어 인형병기를 쓰게 된다는 <기○전사 ○담>의 배경설정을 살짝 뒤튼 것임을 알 수 있다.) 결국 미국의 군산복합체는 탄환을 많이 팔아먹기 위해서는 기존의 전쟁 방식이 훨씬 낫다는 결론에 도달하여, 철인에게 패배한 후랑켄 박사를 저버리기 때문에, 이 구상은 현실로 나타나지 못하지만...

고생 끝에 옥스를 쓰러뜨린 철인. 하지만 소련이 자랑하는 거대한 합체분리형 공룡로봇 '갤론'이 나가사키에 나타나 항구를 꽁꽁 얼려버리고 '앞으로 2시간 내에 도쿄를 습격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한다. 싸움의 피로도 채 가시지 않은 채 갤론을 상대하기 위하여 달려가는 철인과 쇼타로. 그리고 빈사의 중상을 입었으면서도 앨리스를 납치하여 무언가 또 다른 계획을 실행에 옮기려는 후랑켄 박사. 과연 이 싸움의 행방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매거진Z>에서의 연재도 거의 후반부에 접어든 만큼, 다음 권이 언제 나올지 기다려진다.
by 잠본이 | 2004/12/12 15:30 | 바벨의 농성 | 트랙백 | 핑백(1)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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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해 코단샤의 매거진Z에 연재. (전3권 완결) 원작이나 애니와는 상관없는 독자의 스토리 전개를 보여줌. →발매정보: 제1권 | 제2권 | 제3권 →리뷰: 제1권 | 제2권 ★극장판 실사 영화 (2005)★ 공식홈피 | 공식블로그 | 예고편 메일 매거진 | 소개기사 | 감독 인터뷰 ★PS2용 게임소프트 '철인28호'★ 공식홈 | 특 ... more

Commented by 낭만클럽 at 2004/12/12 17:06
정말.....흥미진진해 져 가는군요..^^
그나저나...기○전사 ○담 ...을 거론하실때에는 방바닥을..구러버렸습니다..^^
Commented by 탁상 at 2004/12/12 18:18
흐음....○동○○ 건○ _OTL
Commented by MiNisHELL at 2004/12/17 09:54
저도 단행본 1권은 굉장히 재밌게 봤습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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