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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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28호(2004) 제16화
*16화 '교토 타오르다':

의문의 말을 남기고 자폭한, 자칭 '로비'의 잔해를 둘러싸고 수사를 벌이는 쇼타로와 테라마치 형사. 쇼타로는 로봇의 크기가 너무나도 작은 것에 의문을 품는다.
"아무리 봐도 인공지능같은 것이 탑재되었다고는 생각하기 어려운데요."
"음, 하지만..."

그곳에 폭발을 목격한 시키시마가 달려온다. 그의 모습을 알아본 테라마치와 경관들이 경계하는 눈빛을 보인다.
"쇼타로군. 나도 들었네. 진짜인가? 진짜로 로비라고 말했나?"
"예... 그렇지만, '철인이 되지 못한 로비'라고 해서..."
시키시마의 얼굴이 어두워진다.
"역시......"
바로 그때 테라마치가 시키시마에게 '중요 참고인으로서 서까지 동행해달라'고 요청한다. '시키시마가 범인'이라고 오오하라가 유언을 남긴 이상, 그를 조사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당황하는 시키시마.

시키시마를 철석같이 믿는 타카미자와 비서와, 그녀의 어머니인 '히라타야'의 여주인은 애매한 오오츠카에게 분풀이를 한다. 오오츠카는 '박사는 어디까지나 참고인으로 불려간거고, 여기는 내 관할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변명하지만, 여주인은 '박사의 혐의를 벗길 때까지 돌아올 생각은 하지도 마라'며 그를 쫓아낸다. 울며 겨자먹기로 진범인을 찾아나서는 오오츠카.

한편, 남은 후랑켄의 제자 중 한 명인 스케가와는 교토에서의 괴사건을 다룬 신문들을 조사하다가 뭔가를 깨닫는다.
"그런가! 그랬던 거였나! 하핫... 확실히... 범인은 '시키시마'다."

테라마치는 경관대를 동원하여 아야코가 숨어 있던 절을 샅샅이 뒤지게 한다. 인공지능의 본체가 발견되지 않은 이상, 절 어딘가에 감춰 두었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런 그들의 수고를 비웃기라도 하듯, 절 한 구석에서는 검은 안경의 남자가 불상을 돌아보며 아야코와 대화를 나눈다.
"훗, 쓸데없는 짓을... 인공지능이 어디 있는지 저자들이 찾아낼 리가 없죠.
...그래서, 준비는 다 됐습니까?
VL-2호... 어린애란 원래 자라나는 법이죠.
하지만 곤란한 일이로군요. 그럴 때마다 사건이 일어나서야..."
"그러나, 최종 실험의 약속은 지킬 겁니다."
"그 때는, 교토를 불태우는 것도 뜻대로 하시길..."
"물론이죠. 바로 그 때문에 나는 지난 10년간, 당신들의 감시를 받으며 그 아이를 키워 왔어요."

우메노코지 아야코는 도쿄 대공습 당시를 회상한다.
'그래... 대공습을 기적적으로 모면한 나는 단지 홀로,
먹을 것도 없이, 기댈 사람도 없이,
딱 하나 남아있던 희망에 의존하고 있었다.'
피난민 차림으로 길을 걸어가다 물웅덩이 위에 넘어지는 젊은 날의 아야코.
'그것은...... 교토에 돌아가는 것.
그래, 그 도시는 나를 기다려줄거야.
그 곳에서라면 새로 시작할 수 있어.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리하여, 아야코는 지친 몸을 이끌고, 트럭 얻어타기, 열차에 무임승차, 인근 농가의 농작물 훔쳐 연명하기 등의 스킬을 발휘해 가며(...) 천신만고 끝에 교토에 돌아온 것이었다.

'그렇게... 그렇게 해서... 이 도시에 가까스로 도착한 그 순간,
그 순간에, 내가 해야 할 일을 깨달았다.'
갑작스런 복통에 괴로워하며 쓰러진 아야코는 불길에 휩싸인 교토의 환영(幻影)을 본다.
'교토를 불태우자... 내 손으로, 교토를 불태워 버리자!
그래, 이 도시야말로, 용서받지 못할 존재. 죄많은 존재.
아무리 미워해도 속이 풀리지 않는 곳!
그러니까, 그러니까 뭐든지 다 불살라 버리자!
그러지 않으면, 이 아이는, 너무나도...'

한편 교토의 다른 곳에서는 스케가와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예, 이번 사건의 범인을 알아냈습니다. 아, 하지만 그게...저도 좀 언급하긴 곤란해서..."

경찰서에 구류 중인 시키시마를 위문하기 위해 타카미자와와 쇼타로가 찾아온다. 타카미자와는 어머니가 싸준 일품요리를 차례차례로 내놓으며 우쭐해하지만, 시키시마는 좀 난처한 표정을 짓는다.
"응, 고마워. 오타카쨩. 하지만, 두부는 여기서는 좀..."
"그런가요..."
"그러니까 내가 무리라고 했잖아요."
시키시마는 두 사람에게 고마움을 표하면서도, 어쩌면 자기는 당연한 벌을 받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고 말하여 그들을 놀라게 한다.
"아니, 물론 나는 사람을 죽이거나 하진 않았어. 혐의는 곧 풀리겠지.
하지만 어쩌면 나는...그보다 더 큰 죄를 짊어지고 있는 걸지도 몰라."
"예에?"
"그 로비에 대한 죄야."

놀라는 쇼타로. 박사는 말을 계속한다.
"자네는 확실히 '철인이 되지 못한 로비'라고 하는 걸 들었지?"
"하, 하지만 그건........."
"바로 그말대로야."
철인 28호는 본래 전쟁을 위한 비밀병기로서 개발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철인이 강하다 해도, 조종자가 없으면 움직이지 못한다. 적국에 철인을 투입할 때는 조종자도 함께 가지 않으면 안된다. 결국은 전차나 전투기와 다를 게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 철인이, 스스로의 의지로 움직일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래, 우리가 개발하고 있었던 로비는... 즉, 철인의 '두뇌'였던 거다."
"그, 그럴수가!"
시키시마가 카네다 박사를 따라서 남쪽 섬으로 간 목적에는, 그 프로젝트의 중개역이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실험을 계속하는 동안에,
후랑켄 박사의 제자들은 그 인공지능 안에서 당치도 않는 것을 발견하고 말았다.
- 그래, 그것은 인격을 갖고 있었다.
모두들 어느 사이엔가 그 인격에 '로비'라는 이름을 붙여서 마치 어린 아기처럼 기르게 되었지.
하지만 어차피 우리가 개발한 것은 언젠가 병기로 쓰일 운명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미완성인 로비를 남쪽 섬으로 운반하라는 명령이 상부로부터 하달된 그날... 군에서 파견된 감시관이 누군가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후랑켄 박사를 따라 도쿄로 올라갔다가 잠시 돌아온 시키시마도 그 현장에 있었다.
비명을 지르는 아야코의 입을 틀어막으며 진정시키는 시키시마. 그리고 로비를 둘러싸고 사건을 은폐하기로 결의하는 후랑켄의 제자들.
"알겠지? 누가 범인이든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우리들은 로비를 지키는 거다."
"맞아! 다행히 우리들도 누가 범인인지는 모른다구."
"그래! 군에게는 어디까지나 비밀로 하는거야."
"알겠나 시키시마? 자네도 마찬가지야!"
그리고 바로 다음 날에는 로비의 감각기관과 회로도가 도난당한 것이었다.

"그럼, 살아남은 후랑켄 박사의 제자 중 누군가가..."
"아마도. 하지만 내가 걱정하는 건 그런 게 아니라네."
뜻밖의 말에 놀라는 쇼타로.
"만약, 이번 사건에 그 로비가 관여하고 있다면...
그가 그동안 그대로 성장했다면...
벌써 열 살의 어린이와... 그렇지, 쇼타로군. 바로 자네와 같은 나이의 소년이 되었을 걸세."
"나와...같은..."
"그래. 하지만 나는 아야코씨에 대해서도, 그 아이에 대해서도, 깨끗이 잊어버리고 있었다네. 마치 '전후'라는 시대의 흐름에 씻겨 흘려가버린 것처럼 말이지."
"박사님..."
"아아, 열 살의 인공지능은 과연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면회를 끝내고 경찰서를 나서는 두 사람. 뭔가 어려운 이야기만 잔뜩 듣고 심란해진 타카미자와는 쇼타로에게 아야코를 직접 찾아가서 얘기를 해 보자고 말한다. 그녀의 기세에 눌려 억지로 끌려가는 꼴이 된 쇼타로.
그들의 뒤를 이어 히라타야의 여주인이 오오츠카와 함께 면회하러 온다. 모녀가 똑같이 정성들여 만든 요리를 들고 온 것에 웃음짓던 시키시마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비밀을 말할 결심이 섰다'며 쇼타로를 다시 한번만 불러달라고 부탁한다.
"어머? 쇼타로군이라면 방금 우리 딸애와 함께 아야코씨를 만나러 간다고 하던데..."
여주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는 시키시마.
"뭣? 그거 큰일이군!"

아야코의 절 근처에 도착한 두 사람은 스케가와가 주위를 살피며 먼저 계단을 올라가는 것을 목격하고, 수상하게 생각하여 몰래 뒤를 밟는다. 그런데 절 안으로 들어간 스케가와는 전기 스파크와 함께 절 밖으로 튕겨 나와 숨지고 만다!

오오츠카와 시키시마를 태우고 달려가는 경찰차. 또 다시 정전 때문에 어둠에 잠기는 교토.
"이런이런, 또 정전인가!"
"음, 인공지능을 움직이는 데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해. 하지만 이번 사건에는 아야코씨마저도 모르는 원인이 있다네."

절 안으로 들어간 쇼타로 일행은 갑자기 문이 모두 닫히고 사방에 전류가 흐르는 바람에 안에 갇히고 만다. 타카미자와는 아야코가 '그만둬, 로비!'라고 외치는 것을 보고 그녀의 기억상실이라는 핑계가 거짓임을 알아챈다. 아야코는 권총으로 위협한 뒤 두 사람을 경내의 기둥에 묶는다.
"그래, 이제까지의 사건은 모두 이 애가 자기 의지로 벌인 일이야.
하지만 원인이 무엇인지, 몇 번이고 회로를 들여다봐도 알 수가 없었어.
고쳐줄 수가 없었어..."
묶는 것을 끝낸 아야코는 거대한 불상을 향해 외친다.
"듣고 있니? 아가야!
더 이상 너에게 죄를 짓게 할 순 없어!
이번에야말로 너한테서 살인의 오명을 벗겨줄거야!
너의 아빠에게 부탁해서 말이지."
"엣? 아빠라니?"
놀라는 타카미자와를 본 체 만 체하고 아야코는 로비에게 둘을 감시하라고 이른다.
그러나 방 어딘가에 숨어 있는 인공지능은 전류를 뿜어대며 화난 목소리로 소리친다.
"거짓말! 엄마는 돌아오지 않아. 그 남자와 둘이서 도망칠 속셈이지?
내가 나쁜 짓 하니까 두고 가는거야? 날 버리고 가는거야?"
아야코는 그런 게 아니라고 달래며 뒷걸음질치지만 로비가 출입문에 전류를 흘리는 바람에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된다.
"가지 마. 날 두고 가지 마..."
"어째서 말을 안 듣는거니, 로비!"
결국 아야코는 방 한구석에 있는 전원 스위치를 내리고, 방 안에 흐르던 전류가 멈춘다. 완전히 진이 빠진 아야코는 어리둥절해하는 쇼타로 일행을 남겨두고 밖으로 달려나간다.

동시에 교토의 거리에도 다시 불이 들어온다. 달려가는 경찰차 안에서 그동안의 사건을 정리하는 오오츠카와 시키시마.
"음, 교토 내에 퍼져 있는 송전선을 이용해서 인공지능이 그 로봇을 조종하고 있었다니..."
"그래서 현장에 이상할 정도로 고전압이 걸려, 화재를..."
"옳거니! 전시중에는 공습경보를 울리면 모두 불을 끄니까, 그틈을 타서 교토 안의 전기를 이용했던 건가."
어두운 표정으로 앉아있던 시키시마의 눈에 밤거리를 달려가는 아야코가 비친다. 차를 세우게 하고 급히 달려나가는 시키시마.
"박사! 어디에?"
"쇼타로군 쪽을 부탁합니다!"
어쩔 수 없이 절을 향하여 다시 출발하는 경찰차.

쇼타로가 이빨로 줄을 물어뜯어 끊으려고 애를 쓰고 있을 때, 오오츠카 일행이 달려들어온다.
"서장님! 빨리 박사님을..."
"음, 알고 있어. 아야코씨에 대해서는 아까 체포영장이 나왔다네."
"그러니까 그게 아니라..."
"에잇! 불! 전깃불 좀 켜줘!"
무심코 방 구석의 전원 스위치를 올리는 테라마치. 쇼타로는 깜짝 놀라 말리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정지되어 있던 '로비'가 다시 깨어나 소리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황급히 바깥으로 대피하는 일행.

방 한가운데 있던 불상이 깨지면서 그 안에서 거대한 녹색의 로봇 - VL-2호가 나타난다. 로비의 목소리로 절규하는 VL-2호. 오오츠카가 쇼타로에게 조종기를 넘겨주고, 철인이 현장으로 날아온다. 아야코를 쫓다가 그 광경을 목격한 시키시마는 우려하는 표정을 짓는다.
"안돼! 저런 게 상대라면 철인으론 이길 수 없어!"
바로 그때, 2층으로 만들어진 망루 위에 서 있는 아야코의 모습이 시키시마의 눈에 들어온다. 그는 그녀에게로 달려가서 빨리 로비를 멈추라고 하지만, 그녀는 그에게 권총을 들이댄다.
"알아챘군요. 내 기억이 멀쩡한 걸."
"물론...최초부터."
"그럼 이대로 지켜보도록 해요. 이 교토가 불타오르는 것을."
"아야코씨..."
철인과 VL-2호의 대결. 하지만 철인은 너무나도 빠른 상대의 움직임을 쫓아가지 못하고 철저하게 유린당한다. 애초에 인간이 조종하는 철인과 인공지능이 조종하는 VL-2호는 반사신경이 너무나도 달랐던 것이다. 무참히 뽑혀나가는 철인의 오른팔.
"정말로 용케도 저렇게까지 자라주었어..."
"역시 로비를 감춰두고 있었던 것은..."
"예, 나였죠.
참을 수가 없었어. 우리들의 아기가 전쟁 병기 따위로 사용되다니..."
"하지만 어째서 교토를!"
"그럼 당신은 아무 생각도 들지 않나요?
이 마을을 봐요! 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교토를 봐요!
하지만 우리들은 변했어요. 아니, 도쿄도, 일본도...
모두 변했어. 전쟁이라는 불가항력 때문에 억지로...
하지만, 어째서 이 마을만은 변하지 않았지?"

아야코는 교토로 돌아온 그날을 돌아보고 있었다.
"그래, 그날 내 눈에 비쳤던 것은...
옛날 그대로 조금도 변치 않은 교토.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교토.
마치 전쟁 따윈 없었다고 말하는 듯한 교토!
그러니까... 나는 교토 때문에 화가 나고, 교토가 미웠던 거야!
그러니까... 조금이라도, 우리들의 불행을, 이 마을에 맛보여주고 싶어!"
"그러나..."
"그러나 뭐죠? 저 애가 우리들의 아이라도 그렇게 말할 수 있어요?"
"뭐, 뭐라고?"
"그래요, 그때...당신과 나 사이에 생긴 아이."
전율하는 시키시마.
"난 당신이 남방에서 전사할 줄 알았어요.
그래서, 시키시마 중공을 세운 걸 알았을 때도, 이제 와서 갑자기 만날 수도 없어서..."
눈 내리는 밤 하늘을 배경으로 두 거인의 싸움 때문에 불타오르는 옛 건물들.
그리고 감정이 북받쳐오르는 얼굴로 시키시마를 추궁하는 아야코.
"...그런데, 어째서 당신은 이 교토에 온 거죠?"

그러나 시키시마가 내놓은 답변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다.
"그런가... 이제야 알겠소. 어째서 로비가 이번 사건을 일으킨 건지."
"에에?"
"그건...... 당신을 지키기 위해서였어요."
"나를....?"
"그렇소. 당신은 옛날 일을 딱 하나, 진짜로 잊어버렸던 거요.
그 10년 전의 살인사건을 일으킨 범인...
그건 바로...당신이었어요."
"엣?!"
"오오하라가 말하려 했던 범인... 그건 바로, 범인은 '시키시마 아야코'.
그에게 있어서는 당신은 우메노코지가 아니라 내 아내, 시키시마였으니까."
"거, 거짓말!"
"당신은 스스로 저지른 일에 대한 충격으로 인해, 그 기억만은 진짜로 상실했던 거예요."
심하게 동요하며 자기 손의 권총을 내려다보는 아야코.
"하지만, 로비는 모든 걸 보고 있었지."
마침내 권총을 떨어뜨리는 아야코. 옆으로 다가와 어깨를 감싸는 시키시마.
"나는... 당신이 범인이라고 생각하고..."
"그랬지요. 그래서 내가 출정할 때, '둘만의 비밀로 하자'고..."
"그럼, 저 아이는..."
"그 때의 범인을 알고 있는, 후랑켄의 제자들을 죽이려 했던 거요.
전후에 되살아난 지금,
과거의 죄로부터 당신을 지키기 위해서......"
"그, 그럴수가..."
"어린이로서는 벅찬 일이었을 거요."

로비의 목소리로 '엄...마'라고 말하며 그들이 있는 망루 쪽으로 다가오는 VL-2호. 이미 힘을 잃고 쓰러진 철인은 그 다리를 붙들고 질질 끌려간다. 시키시마는 아야코의 어깨를 붙들고 그녀를 설득하려 한다.
"자! 지금이라면 아직 늦지 않았소. 로비를 멈출 방법을!"
"그건... 당신이 갖고 있어요."
"내가?! 설마!"
주머니에서 아야코가 짜준 센닌바리(*전회 참조)를 꺼내는 시키시마. 그곳에서 교토의 거리를 표시한 실을 빼내자, 의미를 가진 하나의 그림이...
"이, 이것은? 로비의 회로도!"
"저 아이는 당신 아이와 마찬가지였어요. 그래서, 갖고 있어줬으면 해서..."

계속해서 다가오는 VL-2호.
그리고 회로도를 받아들고 뛰어내려가는 시키시마. 비로소 그는 자기가 얼마나 큰 실수를 했는가를 깨닫는다.
'어떻게 이럴 수가.
결국 로비에게 살인을 저지르게 만든 것은...다른 누구도 아닌,
그 때의 일을 감추고 싶었던 내 자신의 책임이었던 거다!
그리고 성장한 인공지능이 생각한 것은, 어머니를 지키려고 한다는...
훨씬 어린이다운 애정을 쏟으려 했던 것뿐이었는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는...........!'
쇼타로 일행이 있는 곳으로 달려간 박사는 철인의 조종기를 받아들어 회로를 고치기 시작한다.
'지난 10년간, 나는 도대체...
계속 이런 걸 가지고 다녔던 거다.
아무것도 모른 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도대체, 도대체...
나의 '전후'란 뭐였던 건가?'
VL-2호가 망루에 선 아야코에게 접근한 바로 그 순간, 시키시마는 로비의 회로에 맞게 수리한 조종기를 들고 스위치를 넣는다. 조종기의 전파를 받은 VL-2호는 컨트롤을 잃고 그 자리에 멈추더니, 중량과 관성에 의해 앞으로 서서히 넘어진다. 아야코는 도망치려 하지 않고 그 자리에 가만히 선 채로, 미소지으며 두 팔을 벌린다.
그리고......붕괴.

히라타야의 대청마루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키시마와 여주인.
"그랬군요. 무덤 안에, 그 뭐라는 기계와 함께, 두 분의 아이가..."
"예, 아야코의 마음 속에선 분명 그 때부터 모든 것이 시간과 함께 멈춰버렸겠죠."
"그래요... 확실히 이 가게도 계속 이대로일지도 모르겠지만, 눈을 돌려보면,"
"예? ...........아아."
여주인이 바라보는 곳에는 겨울을 나고 새로 꽃을 피우는 나무들이 있었다.
"봐요, 지금도 옛날도 계절만은 계속 바뀌고 있다오."
"예, 정말 그렇군요..."


*주저리:

-천년용왕님 말씀마따나 전회에서 잔뜩 부풀려 놓았던 궁금증들에 대해 확실한 답을 주지 않고 오히려 캐릭터의 정서에 집중하여 이야기를 끌어가다보니 좀 맥빠지는 느낌이 드는 교토편 최종장. 결국 핵심은 로비를 지키려던 아야코와 그녀를 지키려던 로비와 10년 동안 둘에 대해 까맣게 잊고 있다가 겨우 사정을 알아채지만 뭘 해주기엔 너무 늦어버린 시키시마의 기묘한 삼각관계를 둘러싼 오해와 갈등의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전쟁중이라는 과거의 이야기가 중요한 열쇠로 작용하는 거야 뭐 이 시리즈 전체의 특징이니 할 말 없지만, 이번에도 이마가와 연출의 단골손님인 '왜곡된 기억' 패턴이 나와 버려서,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좀 김새는 엔딩이 되어버렸을지도 모르겠다.

-결국 선글라스남을 보낸 세력이 무엇 때문에 10년 동안이나 로비를 키우는 삽질을 하게 도와줬고 비싼 VL-2호까지 보내줘서 로비의 몸뚱이로 이용케 한 건지는 알려주지 않고 끝나 버렸다. 뭔가 나중의 스토리로 이어지는 거대한 음모가 움직이기 시작한 건지 아니면 이대로 그냥 어둠속에 묻어버릴 셈인지 참으로 궁금하기 짝이 없다.

-이번 편의 역할은 새로운 설정의 소개보다도, 오히려 시키시마에게 '나의 전후란 대체 무엇이었나'라고 고민하는 계기를 주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이것이 금후의 스토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 포인트) 보통 교토를 무대로 한 얘기에선 '이 도시가 변해가지 않게 지켜야 해'라는 입장을 취하는 주인공이 많은 데 비해 아야코의 갈등은 그와 정반대로, '우리가 고통을 당했는데 여기만 이렇게 평화롭다니 이건 불공평해~ 너희들도 한번 당해봐랏~'이기 때문에 꽤 신선하게 느껴지긴 한다. (어느 섬나라 팬은 츠부라야 프로덕션의 TV드라마 <괴기대작전> 중의 에피소드인 <교토를 팝니다>와 대극에 서 있는 스토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여튼 이런 걸 알고 보니 마지막에 흐르는 <그런데도 당신은 교토로 가나요>가 왠지 심상치 않게 들리기도...

-전편에 등장한 '로비'의 몸체는 단순한 단말에 불과하고 진짜 인공지능은 절 어딘가에 감춰져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묘지에 늘어서 있는 동자승도 시스템의 일부였던 듯) 여주인의 대사로 미루어 보아 VL-2호 안이 아니라 시키시마와 아야코의 죽은 아이를 묻은 무덤 근처에 숨겨져 있었던 것 같다. (혹은 시스템의 일부를 VL-2호의 몸체에 옮기고, 남은 부분만 무덤에 있었을지도...) 하긴 전편에서 시키시마 본인이 '인공지능은 이 방 크기만하기 때문에 그렇게 작게 만들 수 없습니다'라고 했으니 애초에 원작대로의 사이즈로 한다는 건 무리였다는 얘기... 어이없이 나타나서 어이없이 사라진 VL-2호도 그렇지만 아예 원작에 비해 존재 자체가 심각하게 비틀어져 버린 로비는 참으로 불행한 캐릭터라는 생각이 든다.

-전편만 보고서는, 그 구영탄 머리의 안경낀 연구원이 젊은날의 시키시마가 아닌가 생각했는데, 이번의 사건 회상을 보니 아무래도 시키시마와 관계없는 다른 연구원이었나 보다. (아야코의 입을 막는 시키시마 바로 옆에 서 있다) 전편에는 두 사람이 한 자리에 나온 장면이 거의 없었던 걸 생각해 보면, 원래 원작 초기에 그려진 디자인을 바탕으로 해서 시키시마의 젊은 모습으로 처리하려다가, 아야코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의 얼굴(현재 시키시마에서 주름살만 뺀 얼굴)과 맞지 않아서 급히 다른 사람으로 확정한 건지도 모른다. (이런거 궁금해봐야 내 수명만 줄지...툴툴;;;)

-드디어 왼팔만 빠개지던 철인의 오른팔까지 빠개지는 날이 왔다. 아무리 제작비가 없다지만 이건 너무 약한 거 아닌가.....우엥엥 T.T (그나저나 로비가 제대로 개발되어서 진짜로 철인의 몸뚱이와 '합체'했다면 상당히 엽기스런 철인이 탄생했을지도...두두둥)

-마지막의 여주인께서 하신 말씀은 교토벤이라 제대로 알아듣기 힘들어서 대충 썼음. (누구 제대로 알아들으신 분 계시면 조언을....T.T)
by 잠본이 | 2004/08/10 20:53 | 바벨의 농성 | 트랙백(1) | 핑백(2)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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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그런데도 당신은 교토로 가나요
なのにあなたは京都へゆくの 그런데도 당신은 교토로 가나요 作詞 脇田なおみ 作曲 藤田哲朗 編曲 馬飼野俊一 작사/ 와키타 나오미, 작곡/ 후지타 테츠로, 편곡/ 마카이노 슈운이치 私の&#39658;に 口づけをして 나의 머리카락에 입을 맞추고 かわいいやつと 私に言った 귀여운 사람이라 내게 말했죠 なのにあなたは 京都へゆくの 그런데도 당신은 교토로 가나요? 京都のまちは それほどいいの 교토의 거리가 그렇게도 좋나요? この私の 愛よりも 이 나의 사랑보다도? &#38745;かによりそい やさしく見つめ 조용......more

Linked at 잠보니스틱스 : 시키시마 통신.. at 2007/07/07 00:06

... 16일에 DVD박스 발매! 16 | 17 | 18 | 19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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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のまちは それほどいいの 교토의 거리가 그렇게도 좋나요? この私の 愛よりも 이 나의 사랑보다도? (*가사는 날림해석이니 틀린 데가 있을 수도...) 이마가와판 제15화 및 제16화의 엔딩곡으로 사용된 노래입니다. 원곡은 1971년에 체리쉬[チェリッシュ]라는 밴드가 발표한 가요입니다. (보컬은 마츠이 세츠코) 본 작품의 배경인 1950년대보다 ... more

Commented by Redsoul at 2004/08/10 20:55
13화부터 자막을 못 구해서 못 보고 있어요 ㅜ_ㅜ
Commented by 천년용왕 at 2004/08/11 13:14
이마가와가 묘하게 집착하는 소재중 하나가 교토죠. 뭔가 좋은 추억이 있는건가, 아니면 그냥 '전통적인 일본의 마을'의 구체적인 상징으로써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마지막 여주인 말은 틀리지 않군요. 다만 그냥 '변한다'기 보다는 돌고 돈다는 의미인데 오히려 한국어 어휘 부족으로 마땅한 게 떠오르지 않는군요.
Commented by 천년용왕 at 2004/08/11 13:20
"지난 10년간 이런걸 들고 다니면서 아무것도 모른채..."
라며 떠벌이는 시키시마를 볼때는 오히려 웃음이 다 나더군요.

"댁은 10년간 철인의 손도 체크해보지 않은 띨띨이잖수, 이제와서 새삼스럽게..."
Commented by 영원제타 at 2004/08/11 16:04
우리나라에 수입되어 창씨개명을 하려면 좀 골치아프겠군요.
누구 마누라냐에 따라서 성씨가 바뀌는 얘기니까…
Commented at 2004/08/11 16:1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낭만클럽 at 2004/08/11 21:16
이 이후의 전개가 좀 급작스럽게 빨라지긴 합니다만....오늘밤은 기필코..>.,< 챙겨볼꺼라는^^
Commented by 작가 at 2004/08/11 22:16
나쁜 건 시키시마야!!!
Commented by rumic71 at 2004/08/11 22:23
쿄오토는 전쟁때에도 폭격받지 않은 '병역면제' 도시거든요.

* 창씨개명 때에는 '마담' 이나 '미시즈'를 이용하면 될지도...가만 그건 이름보다 앞에 붙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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