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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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 여자
원제: La Femme De Paille (1956)
저자: 카트린 아를레이
출판사: 해문 (Q미스터리 3)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힐데가르데 마에나(애칭 힐데)는 전쟁 때 폭격으로 가족과 재산을 모두 잃은 천애고아. 종전 후 성인이 된 뒤에는 번역 일 등을 하면서 그럭저럭 먹고 살지만, 권태로운 일상과 밀려드는 가난의 압박이 그녀를 붙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신문의 구인광고란을 샅샅이 뒤져보며 부자 신랑감을 잡을 궁리를 하던 힐데는 세계적인 백만장자의 신부감을 구한다는 광고를 발견하고 지체없이 응모한다. 그러나 그것은......!

앞서 읽은 '죽음의 편지'가 남성 작가에 의해 집필되고 중증의 정신질환자가 범인이며 빗나간 우상숭배에서 비롯된 스토킹과 살인이라는 현대적, 도시적인 범죄를 다루는 데 비해, 본작은 여성 작가에 의해 쓰여졌고, 치밀하고 영리하기 그지없는 지성적인 범인이 등장하며, 유산을 노린 살인과 모함이라는 고전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대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국에 가서 '이 바보들아, 세상에 정의같은 건 없단 말이야!'라고 외치는 듯한 절망적인 결말로 치닫는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유사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다만 그러한 결론이 처음부터 치밀하게 준비되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범인이 완전히 말짱한 정신으로 일말의 가책도 없이 그저 순수한 '이익' 때문에 그러한 짓을 천연덕스럽게 저질러 버린다는 점에서, 본작이 주는 충격이 훨씬 크다. (게다가 '죽음의 편지'에서는 철저히 독자를 제3자의 입장에 놓고 두 쪽의 시점을 모두 보여주는 데 비해 여기서는 그럴듯한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도록 철저히 몰고 간 뒤에 가장 믿었던 사람이 배신하면서 '너 희생양이야 임마, 약오르지?'라는 식으로 뒤통수를 치기 때문에 더더욱 할 말이 없다;;;)

별 의미가 없어보였던 복선들이 계속 제시된 뒤에 그것이 결말부에 가서 정반대의 의미로 사용되어 버리는 수법 또한 절묘하기 그지없다. (함부르크... 유언장... 수표... 이런 젠장! -_-) 완성도도 높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훌륭하지만, 역시 두 번 읽고 싶지는 않다.

이런 새디스틱하기 그지없는 작품을 22살에 발표했다는 저자의 머릿속이 심히 궁금할 따름이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간에) 보여주신 D모님께는 감사를.
by 잠본이 | 2004/06/29 17:58 | 대영도서관 | 트랙백(1)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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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다인의 편의점 이것저것 at 2005/08/03 23:54

제목 : 추리소설분이 부족해
우부메의 여름 요즘은 웬지 추리소설이 떙기는 계절입니다. 하지만 동네 도서관의 원만한 추리소설들은 거의 다 읽은 상태...그래서 마침 친구 파지냥이 추천해준 우부메의 여름을 읽어봤습니다.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지만 기대했던 것과는 달라서 상당히 실망한 케이스 특히 마지막의 그 트릭은 '뭐야,이거' 였다고나 할까요.제 할아버지 반다인씨(으음?)가 이 작품을 보셨으면 분명히 이게 무슨 추리소설이냐고 무덤에서 뛰쳐나올셨을 겁니다. 그나저나 이번에 나온 망량의 상자는 한번 사서 읽어봐야겠군요. 여담이지만 분명 ......more

Commented by rumic71 at 2004/06/29 18:28
새디스틱 19... (뭔상관)
Commented by Devilot at 2004/06/29 18:33
이거야말로 두번 다시 읽기 싫은 책이죠_ _
..아무리 세상사에 찌들어도 정의는 승리한다고 믿고 싶었건만-_-;
Commented by euphemia at 2004/06/29 18:36
우우 이걸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을 생각하면... -_-; 저도 웬만하면 한번 더 보고 싶지는 않아요.
Commented by poirot at 2004/06/29 21:05
저는 언젠가 다시 한번 보고 싶은데요-_-
중학생 혹은 고딩때 읽었는데 정말 기분이 확 상하더군요..하하
결말의 참담함의 임팩트때문에 다른 것들을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던 것 같아서요..실제로 내용도 기억이 잘 안나고..
Commented by 까날 at 2004/06/30 02:08
아슬아슬하게 스포일러....
Commented by -RAN- at 2004/06/30 09:42
.. 첫단락만보면 지겹게 볼 수 있는 로맨스 플롯중의 하나같은데 말이죠...^^;;;
Commented by 태오맘 at 2007/11/17 09:24
20년도훨씬전에, 아무리 소설이라도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
에 빠질수있나 했는데 때로는 그런상황에도 빠져 인생이
괴로운게 또 사람살이의 여러가지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일상이 아무리 권태로워도 (달콤해보이는)유혹은 날 망칠수있다는
걸 잊지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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