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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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28호(2004) 제11화
*11화 '초인간 케리의 최후':

시키시마 박사를 납치한 케리는 길버트와 함께 깊은 산 속에 숨는다. 그러나 길버트의 위치를 추적하여 그들의 행선지를 파악한 오오츠카 서장은 쇼타로와 타카미자와를 동반하고 그 산으로 급행한다.
시키시마는 케리를 설득하여 그의 몸을 수리하기 시작한다. 다행히도 필요한 공구는 길버트의 체내에 수납되어 있었다. 수리에 여념이 없는 시키시마에게 케리가 묻는다.

"허나...어째서 나를 도와줄 마음이 생긴 거지?
실패작의 낙인이 찍힌 이 나를 비웃고 있는 건가?
아니면...당신이 봉인해버린 철인들에 대한...
실패작들에 대한 죄책감을 메우기 위해선가?"

"그래...그럴지도 모르지.
우리들은 우리가 만들어낸 것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돼.
설령 그것에 대해 어떠한 애착을 품고 있다고 하더라도.
드라그넷 박사도 속으로는 자네에게...자네들에게
애정을 품고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자네는 박사의 목숨을..."

"죽일...죽일 생각은 없었다.
나는 다만, 살고 싶었....으, 으아악!"

떨어져내리는 천둥번개에 반응하여 케리의 심장에 해당하는 동력로가 이상한 움직임을 보인다. 그것을 살펴본 시키시마 박사는 그의 몸이 한계에 도달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다음날 아침, 문제의 산 속에 도착한 쇼타로와 서장 일행의 앞에 길버트를 데리고 시키시마가 나타난다. 그는 케리를 수리해 주는 척 하고 그의 활동을 정지시켰다고 설명한 다음, 드라그넷의 유지를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로켓 발사를 결행할 뜻을 밝힌다.

시키시마 중공. 시키시마는 철인과 길버트를 호위병으로 세워두고 로켓 발사 준비에 들어간다. 그러나 그것은 시키시마를 기절시켜 두고 그로 변장한 케리였다. 카운트다운을 앞두고 정체를 드러낸 케리는 발작에 시달리면서도 로켓을 향하여 한 걸음 한 걸음씩 내딛기 시작한다. 쇼타로는 철인으로 저지하려 하지만, 다급해진 케리는 길버트를 작동시켜 철인을 막는다.

길버트와의 격전에서 가슴 앞쪽이 용해액을 맞아 녹아내리고 한쪽 팔마저 잃은 철인. 그러나 결국 철인의 반격으로 길버트는 로켓의 분사 화염에 말려들어 소멸한다. 그러나 로켓은 예정대로 발사되고, 케리는 혼신의 힘을 다해 로켓 본체에 매달린다. 쇼타로는 철인으로 뒤쫓으려 하지만, 그때 마침 그곳에 도착한 진짜 시키시마 박사가 그를 말린다. 그는 케리의 의도를 어렴풋이나마 이해하고 있는 것이었다.

"갈 거다...나는 가고야 만다...
나는... 나는....!
그러니 부탁이다... 조금만 더..."
안간힘을 다해 급상승하는 로켓의 표면에 매달려 기어오르는 케리.
마찰열 때문에 그의 사지가 서서히 불타오르고, 신체 곳곳의 부품이 분해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대기권을 뚫고 눈부시게 빛나는 별들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
"오오...!"
심하게 손상되어 있던 한쪽 팔이 망가지면서,
케리는 마침내 아래로 떨어지고 만다....
그리고 지상에서 한 점의 빛으로 변해 가는 로켓을 지켜 보던 시키시마 또한...
"다행이다... 이걸로 다 된 거야."
기력이 다해 실신하는 것이었다.

수 주일 후, 케리의 타다 남은 잔해가 발견되었지만 여전히 사건의 진상은 미궁에 빠진 상태였다. 서장실에 모여 골머리를 앓던 쇼타로 일행 앞에 시키시마가 한 명의 남자를 동반하고 나타난다. 그것은 바로...
"조...존슨 씨!"
"말도 안되는..."

그는 진짜 드라그넷 박사의 조수인 존슨으로, 케리의 남동생이었다.
"형에게는...어떻게든 완수하고 싶었던, 아니 어떻게든 완수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과업이 있었습니다."
존슨은 케리가 무엇을 하고자 했던 것인지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그 세계대전 때문에 저희 형제는 양친을 - 가족을 여의었습니다.
그때 우리들 형제는 마음 속 깊이 이런 소원을 빌었죠.
전쟁 따위 없는 세계로 가고 싶다!
누구든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멋진 세계로 가고 싶다!
그곳은 분명, 저 밤하늘처럼 별이 아름답게 빛나는 세계일 게 틀림없어!
그러니까, 언젠가는 함께 우주로!
전쟁이 없는 세계로 가자!
그곳에서 지구를 보며 기도드리자.
지상에서 전쟁이 없어지는 날이 오도록...
그런 꿈을, 함께 간직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케리는 초인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그는 곧 기계 결함으로 인해 기능을 정지하고 말았다. 드라그넷 박사와 존슨은 더이상의 희생을 내지 않기 위해 초인간의 연구를 봉인하고 우주개발용 로봇의 연구에 착수, 수 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길버트가 태어난 것이었다.

그러나 운명은 잔혹했다. 길버트가 완성된 직후, 땅 속에 묻혀 있던 케리가 벼락을 맞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형은 길버트의 존재를 알고 격렬하게 동요했습니다.
한낱 로봇에 의해 대체당하다니 어찌된 일이란 말인가?
이렇게 되면 자기 자신의, 동료들의 희생은 대체 뭐였단 말인가?"
그리하여, 진짜 존슨을 감금한 케리는 드라그넷 박사가 알아보지 못하게 존슨으로 변장하고, 같이 일본으로 왔던 것이다.

그러나, 케리에게는 초인간으로서 넘지 않으면 안 되는 한계가 있었다. 바로 짧은 수명이었다. 그는 어떻게든 로켓 발사 전까지 남은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드라그넷에게 부탁하려 한 것이었으나, 결국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벼락의 전자파로 인한 기능장해를 일으켜, 무의식 중에 드라그넷과 마키무라를 살해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리는, 포기하지 않고 자기 혼자 힘으로 계획을 실행시키려 했던 것이다.

"허나, 결국 꿈을 실현하지 못했다. 슬프기 그지없는 녀석이로군."
"과연 그럴까요?"
서장의 말에 쇼타로가 슬픈 얼굴로 반론한다.
"그 사람은... 최후의 최후에 자기의 꿈을...
우주로 가겠다는 꿈을... 이루었던 게 아니었을까요?
그것이 아무리 한 순간의 일이었다고 해도."

이야기를 마친 존슨은 케리의 유골을 안고 오솔길을 걸어간다.
그의 귓가에 형의 목소리가 환청으로 들려온다.

"들리니, 내 말 들리니, 존슨? 여기는 케리!
내 말 듣고 있니, 존슨? 여기는 케리!
멋져, 정말로 멋지다구! 너에게도 보여주고 싶어!
여기는 우리들이 생각했었던 대로의 세계야.
꿈에도 그리고 있었던 넓고, 아름답고, 평화로운 세계!
그래! 여기엔 전쟁 따윈 없어! 응!
에? 이 몸 말야?
아아- 괜찮단다, 괜찮아, 존슨.
이건 내가 자청해서 한 거니까.
그러니까 난 갈 거야.
어디까지나... 어디까지나 말야!
오오- 굉장해, 굉장하다구, 존슨!
자, 보라구.
이 세계에서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
존슨! 들리니? 내 말 들리니, 존슨?"

존슨이 안고 있던 쇳덩어리 위로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린다.
그가 걸어가는 오솔길 위의 하늘로...
우주까지 펼쳐진 눈부신 빛의 강이 겹쳐진다.
끝없는 별들의 강이......


*주저리:

-길버트 & 케리 편은 이걸로 종결. 길버트는 상당한 강적이었음에도 그 최후가 예상 외로 썰렁해서 좀 놀랐다. 그러나 역시 진짜 주인공은 케리였으니 뭐 어쩔 수 없다고 해야 될지도.

-무엇보다도 원작에서는 확실치 않았던 '드라그넷 박사가 초인간을 만든 동기'나 '케리가 그에 지원한 동기' 등이 명확히 설정됨으로써 이야기가 좀더 탄탄해졌다. 거기에다 사실 원작에서는 케리의 탄생과는 별 인연이 없이 따로 만들어졌던 길버트가 애초부터 케리의 '대체물'이라는 스탠스를 갖게 되어 있어 이야기의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결국 이번 이야기는 전쟁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 우주로 향한 꿈을 키우던 한 청년의 가슴아픈 비극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결국 진짜 존슨이 나타남으로써 사실은 케리와 존슨이 두 사람이더라...는 결론에 다다랐으니 설정은 원작대로 지키면서도 이야기를 전혀 다르게 꼬아버리는 이마가와 매직이 또 한번 작렬한 셈이다. 존슨과 케리가 같이 나오는 시간이 거의 없기 때문에 모 님이 좋아하실 만한 형제 모에~의 요소는 사실상 지워진 것이 아쉽다만 (어이 이봐)

-다만 지난회까지의 긴장감이나 몰입도에 비해서 좀 파워가 딸리는 인상을 주는 건 옥에 티. 클라이막스에 해당하는 로켓 발사 장면을 좀더 길게 해서 이야기에 기복을 주고, 진짜 존슨이 나타나 진상을 밝히는 것도 뒤로 돌리지 말고 그 시퀀스에 어떻게든 같이 집어넣어서 한꺼번에 비밀이 밝혀지는 식으로 했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뭐 어떻게든 전투장면을 줄이고 예전에 그린 그림을 재활용하려는 감독의 의도가 눈에 보이지 않는 건 아니다만)

-센티멘털 지수 120%에 도달한 라스트는 시청자의 취향에 따라 평가가 극도로 갈릴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된다. 애처롭고도 열혈만빵인 케리의 삽질에 동정하여 눈물을 흘리든 전개가 너무 썰렁하고 어이가 없게 느껴져서 굳어버리든 그건 당신의 자유. (나는 전자와 후자가 뒤섞인 복잡한 감정을 안고 그 장면을 보아야 했다...) 확실히 그 느끼한 '존슨, 키코에르까이?'는 약간 고문에 가까웠다만...(거기에다 실향민 이반의 얼굴을 그 목소리에 겹쳐서 생각하니...이건 완전 코미디)

-어떤 일이 있어도 놀라지 않고 담담한 시키시마. 역시 당신 수상해. (심지어는 케리가 그를 잠재우고 변장하려고 접근했을 때도 아주 찬찬하게 "이보게 무얼 하는건가"라는 식으로 묻고 있으니...;;;(비명을 질러야 정상이라구 그런 때는;;;)

-그나저나 케리의 변장술은 생각해보면 장난이 아니라는... (고무마스크로 비슷한 얼굴을 만드는거야 그렇다치고... 체격도 팔다리 길이 조절하면 어떻게든 커버가 되겠고... 갈아입을 옷이나 도구는 길버트한테 보관시키면 되겠지만... 대체 어떻게 하면 그 철가면 위에 착용한 마스크가 보통 사람 얼굴처럼 표정도 짓고 움직일 거 다 움직이냐고?;;;)

-그나저나 마키무라 박사는 회상신에조차 등장을 안 하니...성우가 따로 있었건만 그사람은 그럼 '우아아아악' 비명 몇 번 지르고 출연 끝이란 말인가? (뭐 다른 역으로 또 나올지도 모르지만)

-잊을만하면 나오는 우리의 호프 세키토모는 발사장 작업원 A로서 대활약. (어디가 대활약이냐!) 이 시리즈에서는 완전히 단역 전문으로만 굳어진 듯해서 슬프기 그지없다는...;;;;;

→skan님의 감상으로 GO!
→라이거님의 감상으로 GO!
by 잠본이 | 2004/06/17 16:01 | 바벨의 농성 | 트랙백 | 핑백(2)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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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페이 at 2004/06/17 19:13
형제군요!(핫핫:D)
잠본이님의 글은 읽으면 머릿속에 막 영상;이 떠올라서 즐겁습니다 >_<
Commented by 야에가시 at 2004/06/17 19:16
단역의 세키토모로군요 [쓰러진다]
Commented by 작가 at 2004/06/17 21:28
당했다 이미가와....
그나저나 다음은 블랙박사편인데... 적사도인가!?
Commented by 천년용왕 at 2004/06/18 11:18
마지막 회상에서 케리의 목소리가 좀 거슬린 거 빼고는 저도 전자에 해당하는군요. 젠장, 이런 스토리는 반칙이잖아.
(이마가와 풍에 매우 약한 타입)
Commented by 영원제타 at 2004/06/18 12:15
존스가 듣는 환청은 천국에서 들려오는 소리일까요 ?
Commented by 미르 at 2004/06/18 12:55
..안보고있습니다.
..하지만 대충 위의 글만봐도 이해는되는군요.
.....아아.;쿨럭
철인....하하....
Commented by 라이거 at 2004/07/09 23:44
캐리의 눈에 별이 비춰질때 눈물을 흘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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