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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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28호(2004) 제9화
*9화 '우주로켓 살인사건':

폭풍우가 몰아치는 어느날 밤, 벼락이 떨어지는 공동묘지에서 땅 속에 묻혀 있던 한 남자가 무서운 힘으로 무덤을 헤치고 지상으로 기어나온다. 전신을 붕대로 칭칭 감은 그의 얼굴에는, 눈 대신 무섭게 불타는 두 개의 램프가 달려 있었다.

소련의 인공위성 발사 성공으로 전세계는 우주를 향한 꿈과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쇼타로와 오오츠카 서장 역시 신문으로 그 소식을 접하고는 점점 빠르게 발달하는 과학기술에 대해 감탄을 금치 못한다. 바로 그때 시키시마 박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급히 시키시마 중공으로 달려온 두 사람의 눈앞에 거대한 금색의 로봇 길버트가 나타나 그들을 놀라게 한다. 길버트의 발명자인 드라그넷 박사와 조수 존슨을 소개하는 시키시마. 그들은 시키시마가 개발한 우주로켓으로 월면탐험을 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일본에 온 것이었다.

우주개발용으로 만들어진 길버트는 철인에게도 뒤지지 않는 탄탄한 몸체와 강력한 팔다리, 그리고 가슴에서 발사하는 용해액까지 갖추고 있었다. 쇼타로는 시키시마가 만든 로켓이 바로 철인을 일본으로 운반해 온 그 포탄을 유용한 것임을 알고 놀란다.
"그동안 숨기고 있어서 미안하네. 하지만 평화를 위해 이용하는 것이니 저승의 카네다 선생님도 반드시 용서해 주실 거야."
시키시마가 쇼타로와 서장을 부른 이유는 발사 직전까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박사와 로켓의 경호를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길버트를 대단히 자랑스러워하는 드라그넷은 길버트의 능력을 일일이 열거하며 쇼타로를 노골적으로 도발한다. 그 또한 전쟁 당시 카네다 박사와 알던 사이로, '로봇 개발에서는 카네다에게 한발 뒤졌지만, 우주는 이 내가 정복해 보이겠다!'며 호언장담한다. 그는 작금의 우주개발경쟁 역시 지난 시대의 전쟁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뭣하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승부를 가려볼까?"
"엣?"
"길버트와 철인, 어느 쪽이 강한지 승부다! 자 빨리 철인을 움직여주게나. 자, 어서!"
잠시동안 고민하던 쇼타로가 강한 어조로 입을 연다.
"거절하겠습니다!"
"뭣이?"
"아무리 병기로써 만들어졌다 해도, 저는 철인에게 무의미한 싸움을 시킬 생각은 없습니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른 뒤, 드라그넷은 비웃는 듯한 미소를 입가에 띄우고 돌아선다.
"...그럼 로켓 발사의 경호는 철저히 해 주게. 돌아올 때 기념으로 월석이나 하나 가져다주지. 흐흐하하하하하하하."

대신 쇼타로에게 사과하는 존슨. 그는 박사가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이긴 해도 사실은 순수하고 정열적인 인물로, 자기 역시 우주개발에 대한 꿈을 품고 있던 참에 그의 열정에 감복하여 그를 돕고 있는 것이라고 말해준다. 그의 따뜻한 말 덕분에 어느정도 긴장되어 있던 분위기가 풀리고, 박사와 존슨은 호텔로 돌아간다.

그러나 그날 밤, 드라그넷 박사가 누군가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어둡고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인데다 박사가 묵던 방은 3층 이상의 높은 위치에 있었고, 벽을 기어오르거나 지붕으로부터 로프를 늘어뜨린 흔적도 없다. 게다가 존슨은 다른 방에 있었고 경관들은 밖에서 경비를 서고 있었기에 목격자도 없다.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서장.
"범인은 닌자인가, 아니면 서커스단의 곡예사인가. 어느 쪽이든 간에, 증거라고는, 융단에 확실하게 찍힌 발자국 뿐이야!"

그때 세키 형사가 급히 달려들어와, 길버트가 누군가에 의해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하늘로 날아가 버렸다는 소식을 알려준다.
경악하는 서장과 쇼타로.

경시청에 집합하여 사건을 검토하는 쇼타로 일행. 시키시마는 범인의 목적이 길버트의 조종기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지만, 쇼타로는 로켓 발사의 방해, 혹은 박사에 대한 개인적인 원한일 가능성도 있다고 추리한다. 서장은 길버트와 범인의 행방을 쫓기 위해 일본 전역에 감시망을 펼치고, 만일의 사태를 위해 로켓 주변의 경비도 엄중히 하고 있다고 알려준다.

시키시마는 이젠 박사가 숨진 이상 발사를 중지할 수밖에 없으리라고 얘기하지만, 옆에서 차 시중을 들던 타카미자와 비서가 중요한 점을 지적한다. '만약 로켓이 목적이라면 왜 길버트를 훔친 직후에 로켓이 있는 곳으로 가지 않았을까?'라는.

침울하지만 진지한 얼굴로 자기 생각을 말하는 존슨.
"만약 지금의 추측이 옳다면, 역시 로켓 발사만은 속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드라그넷 박사의 희생을 헛되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러나 서장은 범인이 잡히지 않은 이상 100% 안전하다고 말하기도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한다. 쇼타로는 드라그넷이 일전에 만났을 때 '길버트 이전에 만들었으나 모두 실패했다'고 들려 준 발명품들의 이름을 열거하며 존슨에게 혹시 박사에게 원한을 가질 만한 인물이 있는지 물어보지만, 특별히 짚이는 구석은 없다고 한다.

드라그넷의 시신은 검시를 거친 뒤 공동묘지에 매장된다. 검시 결과, 아무래도 박사를 죽인 자는 인간 이상의 강력한 힘을 가진 듯 하다는 사실이 판명된다. 쇼타로와 서장은 시키시마의 제안에 따라, 지난 전쟁 중에 드라그넷과 함께 비밀병기의 연구에 종사했다고 알려진 마키무라 박사를 찾아가 단서가 없을지 알아보기로 한다. 그들 옆에서 한참동안 뭔가를 생각하고 있던 존슨은 자기도 데려가달라고 그들에게 부탁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마키무라 박사 저택으로 향하는 쇼타로 일행을 길버트가 습격한다. 길버트를 조종하는 의문의 인물은 '죽일 생각은 없다. 하지만 마키무라의 집에 도착하게 두지는 않겠다'며 경찰차를 파괴하고 그들을 몰아부친다. 숲 속에 숨어 상황을 살피던 쇼타로는 서장의 명령에 따라 철인을 호출한다. 이리저리 도망다니던 쇼타로 일행이 위기에 처한 순간, 마침내 철인이 날아와 길버트를 제지한다. 그 틈을 타서 존슨과 경관대가 차에 올라 마키무라 저택 쪽으로 도주하고, 서장과 쇼타로가 그 자리에 남아 철인으로 길버트를 물리치려 한다. 그러나 밀고 당기는 공방전 끝에, 형세가 불리해진 길버트는 감쪽같이 모습을 감추고 만다.

황급히 아까 헤어진 일행을 쫓아 마키무라 저택으로 달려가는 서장과 쇼타로. 그러나 이미 때는 늦어 있었다. 저택 내부에서 노인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지고, 총을 빼든 채 저택 안으로 진입한 일행은 계단을 올라가다가 위쪽에서 내려오는 정체불명의 그림자와 맞닥뜨린다.

어두침침한 실내를 번갯불이 스치고 지나가면서 그 인물의 얼굴이 드러난다. 전혀 예상치 못한 범인의 모습에 경악하는 쇼타로와 일행. 그 얼굴을 덮고 있던 붕대가 풀리면서 마치 로봇과도 같이 무표정한 철가면이 드러난 것이었다!


*주저리:

-우리의 호프 시즈마...아니 드라그넷 박사가 엄청나게 폼을 잡으며 등장하지만 1화도 채 끝나기 전에 어이없이 꼴까닥. 거기에다 뭔가 한마디 해줄줄 알았던 마키무라 박사까지도 살아있을지 어떨지 보장 못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되면 대체 시즈마 드라이브는 누가 만들고 (그건 딴 만화;;;) 인공지능의 초천재 로비는 누가 제조한단 말인...(그건 같은 만화지만 딴 만화;;;)

관 속에 들어가 땅에 묻히는 드라그넷이 자로의 시즈마박사 장사지낼 때 그대로의 포즈를 취하고 있어서 (다만 여기서는 색안경을 그대로 쓰고 있음) 잠시 폭소. ...라고 해도 어차피 무덤에 들어갈 때의 포즈는 다 똑같을수밖에 없잖아!;;;;;;

그거야 어떻든, 드라그넷이 예전에 내가 상상한 대로의 성격으로 등장해서 그때 예상한 대사와 비스무리한 말까지 친히 해주시는 바람에 잠시 벙 쪘다.

"길버트는 강하다! [...] 모든 면에서 최강이다!"

(천조제님이 어제 만난 자리에서 말씀해주신 걸 듣고는 반신반의했는데;;;)
설마 제작진이 내 블로그를 보고 있는 건 아니겠지. (자의식과잉)

-길버트의 공격 스타일은 떡대는 좋지만 뭔가 어설픈 박카스나 비겁하게 숨어서 공격하는 블랙옥스와는 달리 꽤 정통파에 가깝다. 가슴의 용해액에 대해서도 우주개발용이라는 설정에 걸맞는 설명이 새로 부가되어 있다. 특히 드라그넷이 쇼타로를 도발할 때 두 사람의 얼굴이 각자의 로봇과 오버랩되는 연출이 멋지다. (...하지만 결국 드라그넷이 죽어버렸기 때문에 별다른 의미가...-_-)

-그나저나 드라그넷은 전쟁중에 일본군 과학자와 로봇도 인조인간도 아닌 비밀병기(뭐가 나올지 우리는 이미 안다) 개발에 종사하고 있었다는 설정인데... 대체 어느나라 사람인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원작에서는 B국 출신의 외국인) 후랑켄 박사처럼 일본인인 것 같지도 않고(크레딧에는 원작 그대로 가타가나 이름)... 독일이나 이탈리아 출신인데 전쟁중에 일본에 유학와서 눌러앉기라도 했나? 뭐 어떻든 이사람도 카네다에게 은근히 경쟁심을 불태웠고, 전후에는 적국(아마 미국이나 연합국 쪽)에서 굴욕을 참아가며 연구를 계속해 왔다는 것만은 틀림없는 듯 하다. (...카네다 아저씨는 대체 몇명한테서 질투를 받고 있었던 것일까...무념)

-쇼타로가 보고 있던 과학자들의 사진에는 카네다, 후랑켄, 드라그넷, 마키무라, 그리고 대머리에 콧수염을 기른 외알안경 아저씨(아마도 빅=파이어 박사)가 찍혀 있다. 이들이 모두 전쟁중에 연관되어 있다는 설정으로 한데 묶어버리려는 모양...;;; 그나저나 그렇게 되면 파이어 박사도 어떻게든 등장은 한다는 얘긴데, 대체 뭘로 나올지 궁금할 따름. (원작처럼 로봇장사에 혈안이 된 악덕 비즈니스맨이 될 것인가? 아니면...)

-다음화는 드디어 초인간 (사이보그) 케리의 전모가 드러나게 될 듯. (음 그나저나 붕대 밑의 얼굴을 보는 건 처음인데... 요미의 실크햇 개조인간과 그다지 다를 바가 없군. 역시 그 디자인은 재활용이었던 건가? 뭐 어떻든 이에 관련된 모 문헌을 언제 한번 손봐야 할 듯...)

-핸섬한 화성인에 대한 백일몽이나 존슨에 대한 관심으로 가슴을 콩닥거리며 개그를 벌이는 타카미자와의 연기가 최고. 범인의 동기에 대해 미심쩍은 점을 지적하여 쇼타로가 칭찬해주니까 '나도 이만하면 미인탐정으로 나설수 있을까낭~♡'이라고 쇼를 하다가 존슨이 (그녀와 별로 상관 없이) '그렇습니다'라고 하자 두 눈이 하트모양이 되는 등 개그 만발. 이젠 완전히 분위기 메이커로 자리잡은 듯하다.

-멀쩡한 얼굴로 아무것도 모른 척 하고 있다가 1화에 나온 그 포탄을 로켓으로 개조해버렸다는 사실을 밝히는 시키시마... 역시 당신이야말로 이 작품 최고의 위험인물이야... -_-

-첫 대목에서 타카미자와가 들고 있던 책의 제목은 THE ROCKET SUMMER. 아무래도 레이 브래드버리의 연작소설 <화성연대기> 중의 한 챕터로 추측되나 같은 제목의 다른 소설일 가능성도 있다. 야후에서 찾아보려니 같은 이름의 록밴드 얘기만 끝도 없이 튀어나와서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_-)

→라이거님의 감상으로 GO!
→ Guts님의 감상으로 GO!

→요주의인물 시키시마
→존슨과 쇼타로
by 잠본이 | 2004/06/06 11:50 | 바벨의 농성 | 트랙백 | 핑백(1)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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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잠보니스틱스 : 시키시마 통신.. at 2007/07/0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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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낭만클럽 at 2004/06/06 13:44
풀썩.. 룸메이트가 일찍 자는 바람에 보질 못했는데 그런 내용이ㅠㅠ 점점 더 흥미를 더해가는군요^^
Commented by 영원제타 at 2004/06/06 14:06
잠본이님은 이미 한일 공용 포탈 블로거인 겁니다.
Commented by 地上光輝 at 2004/06/06 14:36
클라이막스에서는 시키시마 박사가 별도 개발한 괴 로봇이 출현해서 철인과의 승부를!(안해)
Commented by 작가 at 2004/06/06 14:40
아까워라 시즈마, 아니 드라그넷 박사..... 원조 철인때의 매드 사이언티스트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해 줬으면 했는데....
Commented by JOSH at 2004/06/06 15:56
사실은 안 죽었다. 라는 네타 나오진 않겠지....
Commented by rumic71 at 2004/06/06 21:55
역시 모니터링 당하고 있었던 겁니다.
Commented by Guts at 2004/08/27 23:20
에에...언제 트랙백 해가셨어요? @ㅁ@;; 저런 변변찮은 글도 트랙백걸어주시니 영광입니다. ㅠ_ㅠ)/ 철인 28호 거의 다 끝나가는데 요즘에 못 보고 있는데 다시 몰아서 봐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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