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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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28호(2004) 제6화
*6화 '빼앗긴 조종기':

피폐한 전후를 벗어나 고도성장기에 접어든 일본에서 철인의 활약상은 대단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그 뉴스는 마침내 바다 건너 미국에까지 전해진다. 그런 가운데, 철인의 강력한 힘에 주목하여 일본에 건너온 사나이가 있었으니, 바로 아메리칸 마피아의 탐욕스런 보스인 스릴 서스펜스. 그와 동시에, 복역 중이던 무라사메 켄지도 감옥에서 풀려나 철인과 쇼타로에 대한 복수심을 불태우고 있었다.

주인을 잃은 블랙옥스는 시키시마 박사에 의해 어딘가의 연구소로 운반되어 철저한 조사를 받게 된다. 배웅하러 나간 쇼타로와 오오츠카 서장은 일본의 로봇기술을 살펴보기 위해 왔다는 미국의 시찰단과 조우한다. 서장은 승전국이 패전국의 도움을 받게 되다니 그야말로 전쟁이 끝났다는 증거라며 감개무량해 하지만, 시찰단 가운데 섞여 있는 파란 눈의 군인이 쇼타로 쪽을 바라보며 이상스레 눈을 빛내는 것을 알아채지는 못한다.

여전히 로봇기술이 전쟁무기로 사용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쇼타로. 그런 그에게 시키시마는 이런 말을 남기고 배에 오른다. "그건 사용하는 사람에게 달린 것이 아닐까? 아무리 강대한 힘이라도 평화를 지키는 데 한몫한다면 그걸로 좋지 않을까?"
비 내리는 밤거리를 헤치고 직접 차를 몰아 아버지 카네다 박사가 남긴 연구소로 달려가던 쇼타로는 분명히 비어 있어야 할 연구소 창문에 누군가의 그림자가 비치는 것을 보고 수상하게 여긴다. 특기인 유도 솜씨를 발휘하여 안에서 매복하고 있던 갱 두명을 순식간에 쓰러뜨리는 쇼타로.

그러나 그의 눈앞에 스릴이 총을 든 다른 부하를 대동하고 나타나 철인을 넘겨달라고 요구한다. 그들은 쇼타로가 가르쳐준 비밀 스위치를 찾아내어 누르지만 그것은 침입자를 막기 위해 설치된 전기 카펫을 작동시키는 것이었다. 어느 사이엔가 묶인 줄을 풀고 그들을 경찰에 넘기려 하는 쇼타로. 그러나 갑작스럽게 정전이 된 틈을 타서 스릴 일당은 달아난다.

몰래 지켜보고 있다가 그들을 구한 것은 바로 무라사메 켄지였다. 그는 스릴의 부하가 들이댄 총부리에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고 철인을 빼앗는 데 협력하겠다고 제의한다. 무라사메가 진심이라는 것을 간파한 스릴은 이야기를 들어보자며 부하를 말리고, 그들이 탄 차는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같은 시기, 수수께끼의 열차 전복 사고가 일어난다. 현장을 목격한 취객은 거대한 로봇이 열차의 진로를 방해했다고 말하지만 그 로봇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사라졌는지 증명할 수가 없어서 증언의 신빙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그러나 현장을 조사하던 쇼타로와 서장은 길가에 파인 거대한 발자국을 보고 취객의 말이 사실임을 알아챈다.

바로 그때, 직전 역을 예고 없이 출발한 열차가 달려오고 있다는 연락이 들어온다. 기관사와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이고 속력을 줄이는 기미도 없다. 안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수십 명의 승객들이 타고 있다. 서장은 주변에 있던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쇼타로는 철인을 불러내어 열차를 쫓아간다.

선로 주변에 잠복하고 있던 무라사메와 스릴 일당이 모든 게 계획대로 되어간다며 기뻐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이 알 리가 없었다. 무라사메는 스릴에게 계획이 성공하여 철인을 빼앗으면 약속대로 그들의 구역으로 돌아가 달라고 말한다. "저런 괴물은 이 나라에는 필요없어"라면서.

철인의 손에 올라타 열차를 따라잡은 쇼타로는 열차에 옮겨타서 사람들을 맨 뒷칸으로 대피시키고 기관실로 달려간다. 기관사는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고 브레이크는 누군가에 의해 망가진 상황이다. 쇼타로는 철인을 열차 앞에 버티게 하여 충돌을 막으려 시도한다. 서장과 타카미자와 비서가 걱정스런 눈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아슬아슬한 순간 열차는 정지한다.

승객들은 무사히 구조되고 쇼타로는 깨진 창틈으로 보이는 철인의 얼굴을 바라보며 "저들을 구한 것은 내가 아니라, 전쟁무기로 만들어진 철인이었어"라고 혼잣말을 한다. 시키시마 박사의 '좋고 나쁜 것은 사용자에 달려있다'라는 말을 상기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쇼타로. 그런데 뒤쪽에 서 있던 기관사가 갑자기 일어나서 쇼타로의 어깨를 총으로 쏘고 조종기를 빼앗아 달아난다. 스릴이 파놓은 함정에 걸려든 것이다. 붉게 변한 두 눈을 빛내며 파괴의 사자로 돌변하는 철인!

총소리를 듣고 달려온 서장과 타카미자와가 쇼타로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대기 중이던 경찰대가 철인에게 총격을 가하지만, 철인은 열차를 집어던지며 이동하기 시작한다. 조종기를 손에 들고 철인을 마음대로 부리며 희희낙락하는 스릴의 옆에서 무라사메는 중얼거린다. "어때, 쇼타로, 이제 알았겠지? 철인은 어차피 무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석양을 등진 채 포효하는 철인을 바라보며, 서장의 품 안에서 신음하는 쇼타로.
"철인... 너는... 너는 역시...."


*주저리:

-드디어 우리의 호프(그러니까 우리의 호프가 대체 몇이냐고)이자 암흑가의 황제이신 배불뚝이 외알안경 슈퍼보스 기타등등 기타등등...

스릴 서스펜스님의 등장!

게다가 성우가 무려 아키모토 '마스터 아시아' 요스케! 이러다가 다음회에는 스릴이 충격파를 쓴다던가 건담파이트 레디고를 외친다던가 하는 엄한 사태가 벌어지는게 아닌가 하는 망상도! (글쎄 그런거 안한다니까) 그러고보면 아키모토씨는 이마가와 작품에서 한쪽 눈을 가린 캐릭터를 연기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스토커는 안대, 알베르토와 스릴은 외알안경...;;;

부하인 록큰롤, 지루바, 롱런(뭔 이름들이 하나같이 이모양이냐...)도 등장하여 화려한 팀플레이(거짓말)로 쇼타로를 괴롭힌다. 게다가 형의 복수를 위해 이를 부득부득 갈던 무라사메가 이들에게 손을 빌려주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오오츠카서장 말마따나 '범에게 날개 달아준 격'이다. (서장은 전혀 다른 맥락에서 이 말을 한 거지만;;;)

-쇼타로의 집(원작과 거의 동일한 디자인)은 아버지가 남긴 연구소를 개조하여 쓰고 있는 듯 한데, 그 유명한 전기 양탄자도 등장하여 보는이를 즐겁게 해준다. (함정에 걸려든 스릴 일당을 보며 호쾌하게 '하하하하하'라고 웃는 쇼타로는 그야말로 건방의 극치 ;) 그 직후 무라사메의 난입으로 인해 바보 되지만...

-쇼타로가 조종기를 숨기는 방법도 좀 황당. 바로 타카미자와에게 선물한 화장품 케이스 속에 들어 있었다. (케이스 속에 진짜로 립스틱 등이 들어가는 공간이 있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케이스를 좀 크게 만들고, 뚜껑 부분에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서 조종기를 수납해두는 모양) 그러나 무라사메와 스릴의 멋진 유인작전 때문에 별 소용 없게 된다. 좋아라 립스틱을 바르면서도 '이런걸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는걸까'라고 쇼타로의 애늙은이스러움에 이맛살을 찌푸리는 타카미자와상 GOOD.

-열차를 전복시키는 범인의 정체는 무려 박카스! (강장제 이름 아님) 아무래도 후랑켄 박사가 죽은 뒤에 난데없이 이놈이 나타나는 걸 보면 후랑켄이 아닌 딴 사람이 만든 걸로 설정이 바뀐 듯하다. (아니면 후랑켄이 숨겨둔걸 누가 꺼내 쓰고 있거나...)

다만 현재로서는 스릴 일당이 쇼타로를 꾀어내기 위해 열차를 전복시킨 건지, 아니면 누군가 다른 제3세력이 사건을 일으키고 스릴은 그 기회를 이용한 것뿐인지에 대해서는 불명. (아무래도 원작의 맥락을 고려하면 스릴이 박카스의 배후에 있어야 할 것 같지만...그렇다고 하면 굳이 철인을 훔치려 할 필요가 있나? 원작에선 수차례 철인을 훔치려다 잘 안되니까 후랑켄을 협박해서 철인에 대적하기 위해 박카스를 만든다는 전개였으니...) 어쩌면 시찰단과 함께 온 그 수상쩍은 장교가 뭔가 관계가 있을지도.

-인명구조와 파괴활동이라는 철인의 '양면성'을 정면으로 그려내는 동시에, 쇼타로와 철인 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일말의 진전을 보이는 듯 하더니 다시 원점으로 돌려버리는 절묘한 전개가 돋보이는 에피소드. 거대한 힘이 소년의 손에 들어갔을 때 소년은 그것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라는, 철인의 본령이자 초기 슈퍼로봇물 공통의 관심사인 이 주제를, 드디어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열차를 멈춘다는 전개는 '태양의 사자'판에서 보여준 초특급열차 정지작전을 연상시키는 면도 있다. 이제 스릴의 손에 넘어간 철인이 어떤 난동을 부릴 것인지, 그리고 쇼타로는 어떻게 부활하여 이 난국을 타개할 것인지가 관심거리. 단순히 원수갚기에만 집중하지 않고 쇼타로로 하여금 끊임없이 철인의 위험성을 상기하도록 만드는 무라사메의 역할도 볼만하다.

-세키토모는 '세키 형사'라는 역으로 크레딧되어 있으나 등장하긴 한건지 아직은 모르겠음. 이러면 선글라스맨의 입장은 뭐가 되는 거냐? ;;;;;-_- 뭐 이렇게 된 바에야 나중에 스릴과 함께 이러고 놀면 되게 재미있을 것 같은데: "도몬, 대답해라! 유파 동방불패는!" "왕자의 바람이오!...아니 잠깐,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

서장은 여전히 쇼타로의 그림자에만 머물고 있어서 슬프다는...(아무래도 끝까지 이렇게 나갈 것 같다) 그러나 이 대화는 좋았다. "어서 대피하십쇼!" "멍청하긴! 쇼타로군이 목숨을 걸고 열차를 멈추려 하고 있다. 나 혼자 대피해서 어쩌겠다는 건가!"

-첫머리에 브룩클린 다리라던가 번쩍거리는 마천루가 나오는 걸 보고 순간적으로 <마즈>에서 6신 조종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회의하는 그 장면이 떠올라 데굴데굴. (전혀 연결이 안되는데 왜!) 스릴이 읽고 있던 신문의 제호는 뉴요커 위클리. (...위클리 뉴요커라고 쓰는게 정상 아닌가? -_-) 멋드러진 재즈음악을 배경으로 삼아 보여 주는 초반의 습격장면은 옛날 갱영화를 연상케 하는 고풍스런 연출. (하지만 주변의 컬러풀한 조명 등을 보면 어딘가 홍콩틱한...역시 이마가와~)

→444님의 감상으로 GO!
→눈토끼님의 감상으로 GO!
→야에가시님의 감상으로 GO!
→Sion님의 감상으로 GO!
→페이님의 감상으로 GO!

→철인의 크기는 과연?
by 잠본이 | 2004/05/15 11:54 | 바벨의 농성 | 트랙백 | 핑백(1)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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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Lohengrin at 2004/05/15 13:11
한번씩 오시길래 슬쩍 링크를~ ^^
Commented by 이십오 at 2004/05/15 13:35
이러다가 마지막엔 빅파이어가 등장하고 "그러나 싸움은 계속 된다."로 끝나버리는거 아닐까요? 오오츠카 서장은 숨겨두었던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무라사메는 한 번 죽었다 살아나서 불사신으로 각성하고, 쇼타로는 아버지가 지긋지긋해져서 성을 '긴다이치'로 고친다...거나-_-; 그리고 시키시마는 그냥 인간컴퓨터라고 우긴다;;; 이마가와 감독은 자연스럽게 GR계획을... (그럴리가 없잖아!!!)
Commented by 람감 at 2004/05/15 21:24
뭐랄까, 알카포네 일당같은 2,30년대 무드의 스릴 서스펜스와 일당들이 꽤 근사했습니다. 전기 빠직빠직 하는거 보고 아하핫 청량하게 웃는 쇼타로도 인상적이구요.
Commented by 444- at 2004/05/17 14:16
저도 마천루를 보고 마즈를 연상했었습니다;;
Commented by Sion at 2004/06/06 13:33
역시 제가 모르던 부분을 많이 알 수 있었습니다. 트랙백 및 감상 감사합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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