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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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28호(2004) 제4화
*4화 '또 하나의 철인계획':

타카미자와 비서와 음악회 구경을 갔던 쇼타로는 공연이 끝나고 빠져나가는 관객들 속에서 후랑켄 박사의 뒷모습을 발견하고 그 뒤를 쫓아가지만 놓치고 만다. 단서가 잡히지 않아 낙담하고 있던 쇼타로에게 오오츠카 서장이 후랑켄에 대한 또 다른 목격정보를 알려준다. 어느 절 경내에 있는 공동묘지에서 그곳을 관리하는 젊은 승려가 박사의 모습을 보았다는 것이다.

직접 찾아간 쇼타로가 사진을 보여주자, 그 승려는 '확실히 이 노인을 닮은 인물이 저 묘비 앞에 서서 거의 한시간동안 꼼짝 않고 있었다'고 알려준다. 문제의 묘비는 전쟁 중의 소란 탓인지 반쪽 가량이 잘려나가 있었고, 남은 부분에는 나중에 새긴 듯한 이름이 있었다. "요시히사[義久]? 누구 이름일까..."

묘비 주변을 조사하던 쇼타로는 묘비 옆의 땅 속에 유리병 하나가 묻혀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 병 속에는 쇼타로가 지하시설 속에서 발견했던 의문의 녹색 액체와 똑같은 물질이 들어 있었다.

그 물질을 분석한 학자로부터 '이것은 인간의 세포지만, 만약 이와 같은 세포를 지닌 인간이 있다면 그건 괴물일 것이다'라는 설명을 듣고 놀라는 쇼타로. 그의 뇌리에 또 하나의 자신 - 철인28호의 모습이 스쳐지나간다. 철인뿐만 아니라 또 다른 괴물이 전쟁에 의해 태어나 어딘가에 숨겨져 있었단 말인가?

차를 타고 시내를 가로지르던 쇼타로는 부둣가에서 소동이 일어난 것을 보고 그쪽으로 달려간다. 현장을 수습 중이던 오오츠카 서장에게 사정을 물어보니 술에 취한 주정뱅이 세 명이 괴물을 보았다며 소란을 떨고 있다는 것이었다. '괴물'이라는 말에 심상치 않은 뭔가를 느낀 쇼타로는 이전에 발견한 지하 연구소로 향한다.

한편 그 주변의 하수도에는 며칠 전의 소란을 틈타 감옥을 탈출한 무라사메 켄지의 모습이 있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하여 식량을 구해 와서 거기서 기다리고 있던 거대한 누군가와 접선한다. 검은 괴로봇의 습격 당시 깨어진 수조 속에서 기어나온 것은 바로 이 괴물이었다. 그가 낙하하는 파편을 막아준 덕에 목숨을 건진 켄지는 그와 함께 도망쳐 나와 하수도 속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 철인 때문에 죽어간 형의 모습을 떠올리며 울분을 삭이던 켄지는, 갑자기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는 괴물 쪽을 돌아보고는 뭔가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며 웃음짓는다.

회중전등을 들고 지하시설을 이리저리 살펴보던 쇼타로는 벽에 걸려있는 거울 뒤편에서 물이 새어나오는 것을 발견하고 거울을 옆으로 밀어보지만 그 뒤에는 아무것도 없는 빈 방만이 남아 있었다. 바로 그때, 묘지에서부터 그를 눈여겨 보고 있던 하얀 복면의 사내가 걸어나와 그에게 총을 겨누며 거울에서 물러날 것을 종용한다.

일단 지시에 따르는 척 하던 쇼타로는 전등 불빛을 이용하여 상대의 눈을 멀게 한 다음 과감하게 달려들어 그의 정체를 밝히려 한다. 격투 도중에 거울이 깨지고, 부상을 입은 복면의 남자는 폭발물을 내던진 뒤 모습을 감춘다. 지친 몸으로 현장에 돌아온 쇼타로는 깨어진 거울 속에 수상쩍은 서류가방이 감춰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시키시마 중공. 열심히 철인을 수리하고 있던 시키시마 박사가 그곳에 나타난 쇼타로를 보고 경과를 알려준다. 지난번의 싸움에서 철인이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던 것은 검은 괴로봇이 안개에 섞어 뿌린 전파방해물질 때문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철인의 조종전파 출력을 전보다 훨씬 높여 놓았으니, 다음에는 이길 수 있을 것'이라며 격려하던 박사는 쇼타로의 표정이 평소 때보다 어두운 것을 그제서야 눈치채고 무슨 일인지 묻는다. 쇼타로는 발견한 가방 속에 들어있던 서류를 들어보이며 묻는다.

"어째서 이런 것들만 만들었던 거죠?"
그것은 전쟁 중 구일본군이 작성한 '제2철인계획'의 관련 서류였다!

쇼타로의 추궁에 못이긴 박사는 결국 감추고 있었던 또 다른 진실을 털어놓는다. 10여년 전 군이 진행시킨 철인계획은 하나만이 아니었다. 철인 말고도 불사신의 병사를 제조하여 전황을 유리하게 바꾸려 했던 것이다. 그중 하나가 후랑켄 박사에 의해 철인28호의 대항기로써 개발되었던 이전의 검은 괴로봇 - '블랙 옥스', 그리고 또 하나는...

"거기까지만 해 두지 않겠는가"

그때, 하얀 복면의 남자가 총을 겨누고 나타나 그들의 대화를 중단시킨다. 그런데 지난번의 남자와는 어딘가 좀 달라 보인다. 그의 거동을 살피던 시키시마는 즉각적으로 그가 후랑켄 박사임을 알아차린다. 물론 남자는 그의 말을 부정하지만 전쟁 중에 그와 함께 일한 적도 있었던 시키시마의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한편 쇼타로에게 복수하기 위해 괴물을 데리고 그를 미행한 끝에 공장 근처까지 와서 지붕 유리창을 통해 상황을 살펴보던 켄지는 '뭔가 이상한 녀석이 끼여든 모양인데'라며 곤혹스러워 한다. 게다가 그의 옆에 있던 괴물이 후랑켄의 목소리와 얼굴을 보고 갑자기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한다. 말리는 켄지의 말도 듣지 않고, 유리창을 깨고 안으로 뛰어드는 괴물.

괴물이 떨어질 때의 충격으로 후랑켄 박사와 쇼타로 일행이 대치하고 있던 마루바닥이 꺼지고, 그 속에서 기어나온 거대한 형체를 알아본 후랑켄은 놀라서 소리지른다. "요시히사!" 그 괴물이야말로 후랑켄 박사가 불사신의 병사를 만들기 위해 착수했었던 또 하나의 프로젝트에 의해 태어난 결과물 - 신에게 거역하면서까지 만들어낸 새로운 생명, 인조인간 '몬스타'였다!

후랑켄에게 다가가는 괴물을 저지하기 위해 철인을 작동시켜 그의 움직임을 봉쇄하는 쇼타로. 그러나 괴물은 놀라운 힘으로 철인의 주먹을 풀고 나와 괴성을 지른다. 철인을 움직여 어떻게든 해 보려 하지만 켄지가 단검을 던져 쇼타로를 막는다. 당황한 쇼타로에게서 서류를 빼앗아들고 괴물과 함께 달아나는 켄지.

충격으로 인해 기절하기 직전인 후랑켄 박사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달을 향해 손을 뻗으며 과거에 자기가 하려 했던 일에 대해 술회한다. 그리고 달아나던 몬스타 또한, 그에 호응하듯이 잠시 멈춰서 어두운 밤하늘을 향해 슬프게 포효하는 것이었다.....


*주저리:

-완전히 개그캐릭터로 전락한 타카미자와상. 그나마 본작에서 (오오츠카는 제외하고) 가장 정상적인 사람이긴 하지만 그에 반비례하여 등장하는 시간은 극히 짧다는 게 문제. 그래도 클래식 연주회 도중에 꾸벅꾸벅 졸기만 하던 그녀의 솔직한 모습은 어딘가 즐겁다(?) 후랑켄을 분명히 봤다고 주장하는 쇼타로에게 '꿈이라도 꾼 거 아냐?'라고 했다가 '그건 타카미자와상 얘기죠'라고 역습당하여 혀를 쏙 내미는 장면은 일품. ;>

-몬스타와 후랑켄 박사의 관계 또한 원작과 비교할 때 크게 변경되었다. 원작에서는 그냥 어딘가에서 주운 살인자의 뇌와 여러 사람의 시체를 짜맞춰 만들었다는 정도로밖에 설명되지 않았으나 여기의 몬스타는 아무래도 박사와 생전에 상당히 가까웠던 인물(아마도 아들이나 그 외 친척?)의 시체를 이용한 듯 하다.

게다가 박사는 이미 몬스타에 대해서는 거의 포기한 채 블랙옥스에만 정성을 쏟고 있던 상황에서 갑자기 몬스타가 짠 하고 나타나 여간 아닌 후랑켄 박사마저도 놀라게 만드는 엄한 전개가 펼쳐진다. (지난회 마지막을 근거로, 무라사메가 원작의 스릴 대신 괴물을 데리고 도망친다는 정도는 예상할 수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막가는 얘기가 될 줄은;;;) 원작에서는 본래 몬스타를 만들어서 데리고 다니며(혹은 도망친 몬스타가 멋대로) 소동을 부린 끝에 몬스타가 죽고 나서 블랙옥스를 만드는 기나긴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그게 다 생략되어버린 셈이다. (에구구구...)

박사를 보고 눈물을 흘리며 집 잃은 명견이 헤어진 주인을 다시 만나 낑낑거리듯 신음하며 애써 접근하는 몬스타의 처량한 모습도 원작 이상으로 슬픔이 느껴지는 연출 덕에 훨씬 인상에 남는다. 요코야마 선생 역시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을 보고 철인에 대한 힌트를 얻었고, 원작 내부에서 그 모티브를 더욱 노골적으로 발전시켜 철인과 대결케 만든 것이 이 몬스타인 만큼, 어찌 보면 원작을 파괴하면서도 그 에센스를 잘 이해하여 자기나름의 모습으로 환골탈태시키는 이마가와류 연출의 진면목이 드러난 각색이라 하겠다.

-끝까지 어두운 화면과 차분한 분위기를 고수하며 서서히 공포감과 애수를 증폭시켜 나가는 연출은 마치 30년대 공포영화를 요즘 기술로 다시 만든 듯한 시대착오적인 즐거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원작과 달리 철인이 십수미터급으로 커져 버려서 몬스타는 겨우 그 손아귀에 들어갈 정도라는 결과가 된 것도 재미난다. (그러한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몬스타가 철인의 손아귀 힘을 이겨낼 정도로 천하장사라는 점을 어필하는 것도 좋았다)

-하지만 도대체 시키시마 박사는 카네다뿐만 아니라 후랑켄 밑에서도 일하고 게다가 로봇 제조가 아닌 수술 자리에까지 같이 있었다니... 전공이나 소속 부서가 상당히 의심스러운 아저씨가 아닐 수 없다. (역시 당신 오선생? -_-)

-새벽 1시에 하던 것도 모자라서 다음회는 심야 2시 지나서 방송? 이러다 아예 목요일 아침으로 방영일이 바뀌어 버리는 거 아닌가 몰러....;;;;;

-이번에는 쇼타로에게 상황설명해주는 것 말고는 별다른 활약이 없었던 오오츠카 경장이 다소 불쌍했다는...(타카미자와보다 존재감이 없으면 어쩌냐고)

-원작에서 후랑켄의 전매특허였던 실크햇+흰 복면 콤보를 '선글라스맨'이 빌려쓰고 나와서 쇼타로와 툭탁툭탁하는 것도 흥미로웠다는... ;>

-철인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이런 괴물 따위 요즘 시대엔 필요없어'라고 폭언을 일삼는 주제에 몬스타가 습격해 오니까 "괴물에겐 괴물로!"라며 철인을 작동시키는 쇼타로는 어딘가 모순투성이... 하긴 그런 편의주의적인 쿨함이 있기 때문에 소년탐정 씩이나 하고 사는 거겠지만...(두둥)

-그나저나 이렇게 되면 사실 원작에선 미친과학자의 개인발명품에 지나지 않았던 블랙옥스나 몬스타까지 전부 구일본군의 유산으로 탈바꿈한 셈이니... 곰곰이 생각해보면 무섭기 그지없는... (;;;) 정말로 이러다 모 님 말마따나 드라그넷 박사가 영국정부 대표로 나와서 '나의 길버트는 천하무적이다 우하하'라고 하는거 아닌가 모르겠다. (아니 그전에 먼저 시즈마 드라이브를...<퍽퍽>) "어째서 이런 것들만 잔뜩 만든 겁니까?"라는 쇼타로의 냉엄한 질문은 전쟁을 일으킨 구세대에 대한 신세대의 힐책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괴물과 후랑켄, 달 보고 절규하는 후랑켄, 하늘 보고 짖는(;;;) 괴물 등등. 간소한 그림체에도 불구하고 파워풀한 연출이 빛나는 장면이 많다. 역시 이마가와 손에 들어가면 비루먹은 뒷집 망아지도 하늘 나는 풍운재기가 되는(의미불명) 이쪽의 후랑켄 박사 또한 자로의 포글러박사만큼이나 복잡한 인물로서 상당히 깊은 내면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할배가 구름에 가려진 달을 향해 손을 뻗을 때 '남몰래 흘리는 눈물'이 BGM으로 깔리면 진짜 웃기겠다는 망상에 잠겼지만...(덱데굴)

-코트를 휘날리며 뛰어내려서 가방을 빼앗아가는 당신은 괴도 무라사메?! (펑)


→람감님의 감상으로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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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잠본이 | 2004/05/01 16:55 | 바벨의 농성 | 트랙백(1) | 핑백(2)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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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잠보니스틱스 at 2004/06/06 12:54

제목 : 철인 28호(2004) 제9화
*9화 '우주로켓 살인사건': 폭풍우가 몰아치는 어느날 밤, 벼락이 떨어지는 공동묘지에서 땅 속에 묻혀 있던 한 남자가 무서운 힘으로 무덤을 헤치고 지상으로 기어나온다. 전신을 붕대로 칭칭 감은 그의 얼굴에는, 눈 대신 무섭게 불타는 두 개의 램프가 달려 있었다. 소련의 인공위성 발사 성공으로 전세계는 우주를 향한 꿈과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쇼타로와 오오츠카 서장 역시 신문으로 그 소식을 접하고는 점점 빠르게 발달하는 과학기술에 대해 감탄을 금치 못한다. 바로 그때 시키시마 박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more

Linked at 잠보니스틱스 : 시키시마 통신.. at 2007/07/07 00:04

... 국) | +젠코 (애니메이션 제작) +2005년 3월 16일에 DVD박스 발매! 04 | 05 | 06 | 07 | 08 | 09 | 10 | 11 | 12 | 13 ... more

Linked at 잠보니스틱스 : 철인 28호(.. at 2009/06/18 23:31

... 폭소. ...라고 해도 어차피 무덤에 들어갈 때의 포즈는 다 똑같을수밖에 없잖아!;;;;;; 그거야 어떻든, 드라그넷이 예전에 내가 상상한 대로의 성격으로 등장해서 그때 예상한 대사와 비스무리한 말까지 친히 해주시는 바람에 잠시 벙 쪘다. "길버트는 강하다! [...] 모든 면에서 최강이다!" (천조제님이 어제 만난 자리에서 말씀해주신 걸 ... more

Commented by 백금기사 at 2004/05/01 18:21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테마로 그냥 밀고 나가려면 역시 아들...일것 같군요.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4/05/01 18:23
설마 케리까지 드라그넷박사의 아들이 되는 건 아니겠지요
(내가 말해놓고보니 무섭다;;;)
Commented by 백금기사 at 2004/05/01 18:24
그럴 가능성을 부정못한다는게 역시 이마가와의 무서운 점... 로비도 역시 '아들'역일까요...
Commented by EST_ at 2004/05/01 18:55
4화까지는 매우 즐겁게 보고 있는 중입니다. 그보다...
'나의 길버트는 천하무적이다 우하하'<- 묘하게 설득력이 있어서 두렵군요. 혹시 시나리오 초안을 보신 건 아닙니까?^^
Commented by 녹차 at 2004/05/01 22:30
마지막에 후랑켄 박사가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위로 올리는장면
그와 동시에 내 뱉는 대사

"그렇다. 사람이, 사람을 만들어낸 신을 흉내내어 지은죄... 그러니 나는 속죄하지 않으면 않되네...그...그래 이손으로..."

전 순간 강철연금을 떠올려버렸습니다.
Commented by rumic71 at 2004/05/01 23:31
이런식이면 자이언트로보가 등장해버려도 이상할 게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이마가와입니다. 이마가와.
Commented by 다인 at 2004/05/02 01:35
그러니까 박통 때도 저런거 열심히 만들었거라니까요(두둥)
Commented by 영원제타 at 2004/05/02 15:42
그렇군요. 우리에게는 박통이 있었군요…
Commented by 람감 at 2004/05/03 09:58
매화 기다리면서 보는게 몇년만인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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