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by 잠본이 2006 이글루스 TOP 100 2007 이글루스 TOP 100 2008 이글루스 TOP 100 2009 이글루스 TOP 100 2010 이글루스 TOP 100 2011 이글루스 TOP 100
메모장
카테고리
태그
포토로그
라이프로그
rss

skin by 이글루스
앙리에트의 못말리는 일기장
원제: Henriette Tome
저자: 필립 뒤피 & 샤를 베리베리앙
출판사: 문학동네 (현재 2권까지 발매)


짜리몽땅 갈래머리에 패션센스도 없고 커다란 안경에 찐빵같은 얼굴이 고민거리인 평범한 사춘기 소녀 앙리에트는 자상하긴 하지만 이해심 없는 부모와 유행에만 정신이 팔린 멍청한 친구들 때문에 고통스런 나날을 보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절대 그만두지 않는 두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일기를 쓰는 것'과 '꿈을 꾸는 것'이다.

...라고만 말해 놓으면 뭔가 엄청 심각한 사춘기 성장담일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이 작품은 코미디다. 그것도 아주 발랄하고 건강하게 이리 튀고 저리 튀는 좌충우돌 코미디다. 그렇다고 액션이 많거나 억지로 웃기려고 엉뚱한 짓을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평범한 인물들 간의 성격이 충돌하고 대화가 어긋나는 그 리듬이 엄청나게 즐겁고, 우울에 빠진 주인공이 자유로운 상상을 통해서 그 우울을 극복하고 다시 웃음을 되찾는 과정이 또한 재미난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색조로 이루어진 컬러 작품이라서 그냥 펼쳐놓고 보는 느낌도 좋다. 골빈 친구 3인조를 통해 상업 대중 문화에 물들어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젊은이들을 따끔하게 꼬집는 것도 볼만한 요소. 그렇다고 해서 주인공이 늘 옳거나 고상하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오히려 청소년다운 미숙함과 철없음에 발목을 잡혀 곤란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마디로 말해 이 이야기에는 진짜로 나쁜 사람이나 완벽한 사람은 등장하지 않는다. 때로는 매우 시니컬하고 때로는 매우 따뜻하게, 평범한 인물들이 약간 덜 평범한 주인공과 툭탁거리는 모습만으로도 이야기가 잘만 굴러간다.

2권에서는 새로 등장한 강아지 때문에 골치를 앓는 주인공의 아버지를 보고 고길동씨가 생각나 버렸지만 뭐 그렇게 극단적으로 나가지는 않는다. (오히려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 고생하는 것이 무지 불쌍;;)

몇년 전에 처음 나왔다가 인기가 별로 없었는지 쑥 들어가 있었는데 올해 2권이 다시 '초판으로' 나왔다. (1권을 오래전에 구해놓고 나머지를 어떻게 보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서점에서 눈에 들어와 무지 반가운 마음에 충동구매) 1984년에 처음 연재를 시작했다 하니 올해가 벌써 20주년... 다음 이야기도 언젠가 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길 바란다.
by 잠본이 | 2004/04/07 13:02 | 만화광시대 | 트랙백 | 덧글(3)
트랙백 주소 : http://zambony.egloos.com/tb/42544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Devilot at 2004/04/07 13:39
어째선지 '다리아' 생각이 나는군요.
(몇번밖에 못 봤는데 이거나 재방해주지, 투니버스?)
Commented by 알트아이젠 at 2004/04/07 16:19
왠지 모르게 마음에 와닫는 내용입니다.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4/04/08 00:31
Devilot님> 다리아보다는 좀 푸근한 편입니다. 이 친구는. ;)

알트아이젠님> 저 주인공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 와닿기가 쉽겠죠. ;>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