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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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오늘도 열심히 강의를 듣고 있는데 방금까지 붙어있던 샤프 뒤쪽 뚜껑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책상 아래를 여기저기 둘러보았지만 도무지 보이질 않는 것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몇 초 후에는 샤프 뒤쪽에 붙은 (즉 그 뚜껑 아래에 덮여 있는) 지우개가 또 사라져 버렸다. 아무래도 샤프를 움직일 때 헐거워진 부품들이 슬그머니 어딘가로 날아가버리는 모양이었다.

지우개를 찾는 데에는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앞자리에 앉은 사람이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운동화발로 열심히 굴리고 있었다...-_-)

그러나 희한하게도 뚜껑 쪽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아서 결국 체념하고 수업이 다 끝난 뒤 사람들이 빠져나간 뒤에 찾아보리라 결심. 그래도 여전히 샤프 뒤편의 뻥 뚫린 구멍을 볼 때마다(지우개는 또 빠져나갈까봐 다른 곳에 모셔두었다) 속이 쓰려서 영 집중이 안 되었다.

수업이 마침내 끝나서 열심히 부근 책상 아래를 뒤지기 시작한 잠본이.
그러나 20분이 지나도록 찾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허리가 지끈지끈 아파오는 것을 느끼면서도 몸을 굽혀가며 전후좌우 5개의 책상들을 다 뒤집어가며 찾아보았지만 도무지 보이지를 않는 것이었다.

결국 지쳐버린 잠본이는 찾는 걸 포기하고는, 이 기회에 전임을 퇴역시키고 새 샤프로 세대교체를 이루어야겠는데 그러자면 상당히 가슴이 쓰라리겠다는(←오래된 물건에 대한 집착이 강함) 엉뚱한 생각을 하며 가방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짜증으로 초조해져 있던 마음이 어느 정도 진정되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가방을 들어올려 보니...
가방이 놓여 있던 그 의자 위에 샤프 뚜껑이 잘난듯이 숨어 있었다.
이런 허탈한.

(뭐 결국 찾았으니 됐잖아;;;)
by 잠본이 | 2004/04/06 23:53 | 일상비일상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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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영원제타 at 2004/04/06 23:56
샤프 뚜껑 주제에 감히 잠본이님을 허탈하게 하다니,
그딴 뚜껑 따위 찌그려 뜨려 버리는 겁니다.
(뭔 소리냐 ?)
Commented by 플루토 at 2004/04/07 00:25
좋은 방법을 가르쳐드릴까요.
잃어버린 물건은 "부르면" 나옵니다.
지우개라면 "지우개야~ 지우개야~" 라고 부르면.... (....진짜에요, 해보세요...)
Commented by Devilot at 2004/04/07 01:08
..동질감이 진하게 느껴지는군요..
제가 딱 뭐 잃어버리면 잠본이님과 똑같은 행동을 취하거든요;
오래된 물건에 대한 집착도 강하고 (또 사면 되는 게 문제가 아니죠)
Commented by EST_ at 2004/04/07 01:27
저도 예전에 아끼던 묵주반지를 지하철에서 잃어버리곤 무척 허탈해 하며 집에 왔는데, 가방 앞주머니에 들어있는걸 본 적이 있습니다. 뭔가 꺼내다가 손가락에서 빠진 모양인데, 없어졌나 싶어 가슴졸이며 신경쓰이는 그 시간만큼은 정말 애간장이 타지요.(특히 오랫동안 지니고 있었던 물건이라면 더더욱)
Commented by 벨제뷔트 at 2004/04/07 02:24
제가 잃어버리는 것들은 죄다 이차원의 틈새로 빠져버리는지
끝내 안 나오는 것이... 정말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
Commented by miharu at 2004/04/07 02:25
오랫동안 소중하게 그리고 비싼 물건은 정말 가슴시리지요.
씨디피 라던가 엠플이라던가 피디에이라던가...(크흑)
Commented by Sori at 2004/04/07 02:40
제 주변에도 웜홀 같은 게 있지 않나, 하고 심각하게 생각 중 -0-
Commented by 시대유감 at 2004/04/07 08:41
저는 약 4년을 함께 한 샤프가 있는데, 요새 나오지 않아서 흑.
Commented by Vinah at 2004/04/07 08:54
로트링에서 나온 샤프 잃어버린 후 샤프는 포기. =_=;
Commented by 백금기사 at 2004/04/07 09:27
이차원의 틈새라 하면... 상자속에 잘 넣어뒀던 데빌건담(최종형) 액션 피규어의 안테나(큰거) 한쪽이 완전히 소멸해버려 근 한달을 뒤졌지만 찾지 못했다는 비극적인 전설이.
Commented by 근엄자 at 2004/04/07 10:05
샤프뚜껑따위는 장식입니다. 높은 분들은 그걸..(퍽)
없어진 물건들은 지금 이 순간 사이바바의 손에서 굴려지고 있을지도....
Commented by 알트아이젠 at 2004/04/07 10:11
어제 방안에 지갑을 두고오셔서 회사에서 당황했다는 어머니가 생각납니다(이거와는달라)
Commented by 우유차 at 2004/04/07 11:40
그래도 찾아지면 다행이죠. 온 방안을 싹싹 치워가며 정리해가며 찾았는데도 찾으려고 했던 도장과 귀걸이 한 짝은 찾지 못하고 이런저런 다른 것들만 잔뜩 찾아내고 말았을 때의 심정이란.

여자 귀걸이도 쉽게 없어지는 것 중 하나지요.
Commented by 로무 at 2004/04/07 13:54
지금 내 눈에 안보인다고 해서 없어진것은 아니니... .......
채념하고 새 것을 사는것에 익숙해져있습니다-_- 나오면 좋고 안나오면 슬프고..하면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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