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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초특급의 경이
'히카와 류스케의 채널탐방' 제52회 (2012-08-06)

<< 테즈카 오사무의 스타 시스템과 마린 익스프레스 >>


마침 지난회 원고를 쓰고 난 직후에 세타가야 문학관에서 개최 중이던 '사상최대의 테즈카 오사무 전'에 다녀왔습니다. (2012년 7월 1일 행사종료)

1928년에 태어나 1989년에 세상을 떠나기까지 배출한 막대한 양의 그림원고에 더하여 소년시절에 그렸던 곤충의 스케치도 전시. 본명에 '벌레 충'자를 붙여 필명을 지었을 정도로 곤충을 좋아했었다는 에피소드를 염두에 두고 관람하니, 마음이 찡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전시 방법도 연대기순으로 늘어놓는 것이 아니고, '스타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클로즈업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아톰, 블랙 잭, 사파이어(리본의 기사) 등등, 역대 캐릭터들을 '스타'로 취급하는 전시 내용은 실로 돌아볼 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테즈카 오사무의 공적으로써 주로 회자되는 것은 영화적 컷 배분의 발전적 사용과 정착입니다. 2차대전 전의 일본만화는 평면적인 뒷배경 앞에서 캐릭터가 연기를 하는 무대극 스타일의 연출이 일반적이었으나, 테즈카 오사무의 <신보물섬>은 롱샷, 클로즈업, 갑작스런 장면전환 등 이미 영화에서는 널리 정착되었던 카메라워크를 만화에 도입함으로써 표현의 폭을 크게 넓혔습니다.

이에 따라 훨씬 복잡한 심리묘사를 포함한 '스토리 만화'가 크게 발전하여, 뒤이어 데뷔한 후배 만화가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친 결과, 현재와 같은 만화문화의 융성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스토리 만화의 정착'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의견도 많지만 이번 전시회를 보노라면 '스토리와 캐릭터, 컷 배분'이 삼위일체로 결합하여 새로운 표현을 개척했었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전시회에서는 스타 시스템이 테즈카가 유년시절부터 친숙했었던 타카라즈카 가극단의 영향을 받아 생겨난 것이라는 중요한 지적이 있었습니다. 영화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테즈카 선생의 만화가 보여주었던 '시대를 앞서가는 감각'은 전쟁 전에 이미 근대도시로 발전했던 타카라즈카의 풍토와 문화에서 배양된 것으로, 스타 시스템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전시회에서는 주로 주역급 스타들이 소개되었습니다만, 애니메이션에서는 오히려 수염아저씨아세틸렌 램프, 햄에그처럼 <철완 아톰>에서 활약했던 명물 조연들이 더 인상적이어서, 나중에 테즈카 만화를 제대로 읽게 되었을 때 '아니 이 친구들 이렇게 옛날부터 활동했었어?'라는 감동을 느꼈던 것을 기억합니다.

예전에 주연을 맡았던 테즈카 캐릭터들이 한데 모인다 - 그런 꿈같은 컨셉의 올스타 애니메이션이 존재합니다. 스타 시스템의 궁극형이라고도 할 수 있죠. 그것이 바로 1979년에 TV방영된 장편 애니메이션 <해저초특급 마린 익스프레스>입니다. 블랙 잭, 록 홈, 아톰, 오챠노미즈 박사, 수염아저씨, 사파이어, 레오, 샤라쿠 호스케, 돈 드라큐라 등등, 다른 작품에서는 각자가 어엿한 주인공을 맡았던 익숙한 캐릭터들이 총집결하는 작품이죠.

의문의 살인사건, 해저초특급 내부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그리고 태고의 무 제국에서 벌어지는 모험으로 점점 스케일을 키워가는 이야기를 이들 스타들이 각자의 개성을 발휘하여 다채롭게 물들여 나갑니다. 블랙 잭은 의사, 아톰은 인조인간 역을 맡는 등, 원전의 설정도 확실하게 의식하고 만든 점이 흐뭇합니다. 당시 아직 영상화되지 못한 작품에서 기용된 캐릭터도 있었기 때문에, 본 작품에서 최초로 움직이고 목소리를 내었던 스타도 많아서, 상당한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러한 축제 느낌이 강했던 것은 이 작품이 닛폰TV의 '24시간 텔레비전 ~ 사랑은 지구를 구한다'라는 이벤트 속의 스페셜 프로그램으로 제작되었던 사정과도 무관하지 않은 듯 합니다. 제1탄 <백만년 지구여행 반다 북>에 이은 제2탄이기도 했던 만큼 대대적으로 테즈카다운 색채를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후 테즈카 오사무 원작의 스페셜 애니메이션은 연 1회의 풍물시 비슷한 존재로서 1986년까지 계속됩니다. (1982년만 미츠세 류 · 타케미야 케이코 원작의 <안드로메다 스토리즈>를 방영하여 테즈카 원작에서 벗어났고, 1989년에는 테즈카의 생애를 소재로 한 <테즈카 오사무 이야기 ~ 나는 손오공>을 방영했습니다.)

24시간 계속되는 자선행사 방송 속에서 아침 10시가 되면 점심시간까지는 애니메이션 타임. 그런 가슴벅찬 감동과 테즈카 선생의 스타 시스템에 깃들어 있는 화려함은 밀접하게 연결된 채로 제 기억 속에 남아있는 것입니다. (일부 경칭 생략)

Original Text (C) Ryusuke HIKAWA / Bandai Channel
Translated by ZAMBONY 2014
by 잠본이 | 2014/05/31 01:57 | 아톰대륙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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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ㅁㅁ at 2014/05/31 10:33
아아.. 마린 익스프레스를 어릴적 tv에서 아톰 관련 작품으로 sbs에서 봤던것 같습니다. 그땐 몰랐는데 저게 다른 작품이었네요..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4/05/31 11:25
그때 방영제목이 아마 '아톰의 해저특급'이었을 겁니다.
개그인건 사실 원판에선 아톰이 맡은 캐릭터 이름이 딴거였고 하는짓도 평소때의 아톰이 아니어서 좀 깬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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