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by 잠본이 2006 이글루스 TOP 100 2007 이글루스 TOP 100 2008 이글루스 TOP 100 2009 이글루스 TOP 100 2010 이글루스 TOP 100 2011 이글루스 TOP 100
메모장
카테고리
태그
포토로그
라이프로그
rss

skin by 이글루스
파운데이션 시리즈 (2) 파운데이션과 제국
원제: Foundation and Empire
저자: 아이작 아시모프
역자: 김옥수
출판사: 황금가지

주변 세력의 위협을 물리치고 승승장구하여 외곽성역의 강자로 떠오른 파운데이션. 그러나 은하제국의 망령은 쇠퇴기에 접어들기는 했어도 여전히 살아 있었다. 제국의 야심만만한 청년장교 벨 라이오즈는 독자적으로 정보를 수집한 끝에 파운데이션의 존재를 확인하고 대대적인 공격을 개시한다. 파운데이션은 무역상 라산 데버즈를 정보원으로 파견하여 라이오즈의 약점을 잡으려 하지만, 그 임무를 완수하기에는 넘어야 할 장벽이 너무나도 컸다. 천신만고 끝에 제국의 공격을 극복하고 한숨 돌리는 것도 잠시, 이번에는 정체불명의 실력자 '뮬'이 등장하여 파운데이션의 안보를 위협한다. 그리고 마침내 찾아온 수도 터미너스 함락의 순간! 파운데이션의 운명은 이대로 끝나고 마는 것인가?

파운데이션 시리즈의 2번째 작품이며 초기 3부작의 제2부에 해당하는 소설. 1945년에 '어스타운딩 사이언스 픽션' 지에 게재된 두 편의 중편을 모아 1952년에 단행본으로 펴냈다. 제목은 '파운데이션과 제국'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편의상 붙인 것이고 실제 내용상 제국과 싸우는 부분은 전체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전작에 비해 에피소드 수는 줄어들었으나 그만큼 각 에피소드에 할애된 페이지 수가 늘어났고 그동안 저자의 필력도 눈에 띄게 성장했기 때문에 훨씬 안정감 있고 여유로운 스토리 전개를 보여준다. 민주정으로 출발한 파운데이션이 점차 재벌들이 좌지우지하는 금권정치로 기울더니 결국은 세습 시장에 의한 독재정으로 변모하여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속으로는 부패의 극을 달리게 된다는 시대설정이 눈물겹다.

제1부 '장군(The General)'에서는 벨 라이오즈의 파운데이션 정벌과 그를 저지하려는 라산 데버즈의 첩보극이 펼쳐지는데, 개별 주인공의 활약보다는 역사의 거대한 흐름에 쓸려가는 인간사회에 중점을 두고 있어서 다소 운명론적인 느낌이 강하다. 라이오즈의 전쟁준비 과정이나 그에게 어쩔 수 없이 협력하는 위성국가 귀족의 갈등은 잘 묘사되어 있으나 실제 전투는 간단한 설명으로 휙휙 지나가고 파운데이션측 주인공이어야 할 데버즈는 별 소득 없이 삽질만 계속하다 끝나기 때문에 약간 김이 새는 부분도 없지 않다. 하지만 황제 클레온 2세와 벨 라이오즈 사이의 미묘한 알력과 그로 인한 파국은 제법 그럴싸해서, 차라리 벨 라이오즈를 주인공으로 하는 비극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철저히 그의 행보에 집중하는 식으로 나갔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 두 캐릭터는 로마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와 그의 신하 플라비우스 벨리사리우스를 모델로 했다고 한다.)

제2부 '뮬(The Mule)'에서는 그로부터 다시 백여 년이 지난 시대를 배경으로 파운데이션 최대의 위기를 다룬다. 뮬(노새)이라는 별명으로만 알려진 수수께끼의 인물이 행성 칼간의 군벌을 제압하고 은밀히 세력을 키우기 시작한다. 파운데이션 중앙정부의 독재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독립 무역상 연합은 쿠데타를 추진하기 위해 뮬의 힘을 빌고자 그와 접촉하려 하지만, 우연한 만남으로 인해 사태는 전혀 뜻밖의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야기의 핵심인물인 뮬은 타인의 감정을 조종하여 자기 뜻대로 복종시키는 일종의 정신감응 능력자로 결말 직전까지 그 정체를 철저히 감추고 대리인을 통해서만 활동하여 독자의 흥미를 자아내고 극적 긴장감을 높인다. 제1부와는 정반대로 특출난 개인이 운명을 뒤엎고 역사를 궤도로부터 탈선시키는 패턴을 취하고 있는데, 특히 뮬의 존재는 해리 셀던도 미처 계산하지 못한 돌발변수라는 설정이라 더더욱 흥미롭다. 마침내 밝혀진 뮬의 정체와 사연 또한 이제까지 본 시리즈에 등장했던 어떤 인물보다도 독특하고 뭐라 말하기 힘든 애수를 자아내고 있어서 저자가 상당히 고심하며 만들어낸 캐릭터임을 짐작할 수 있다.

결국 중심인물 중 한 명이 세상을 떠나고 남은 사람들 또한 지울 수 없는 상처를 가슴에 안은 채 여생을 보내게 되면서 이야기는 마무리되지만, 속편의 실마리가 되는 최후의 희망을 암시함으로써 이야기는 다음 권인 <제2파운데이션>으로 이어진다. 최대의 위기와 쓰라린 패배, 충격적인 폭로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거쳐 새로운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발판을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는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 중 <제국의 역습>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노틀담의 꼽추>를 연상시키는 마그니피코와 베이타 사이의 비련(사실은 마그니피코의 짝사랑) 또한 저자가 다른 작품들에서 어거지로 보여주려다 망한 이런저런 로맨스들보다 훨씬 애절한 느낌이라 기억에 남는다. (누구 말마따나 아선생은 퍼즐이나 풀어야지 작정하고 캐릭터 간의 연애를 묘사하려고 하다가는 꼭 바보가 되는지라 더더욱...)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제1부는 뭔가 더 펼쳐나갈 수도 있었던 얘기를 다 보여주지 못한 느낌이라 약간 미묘하지만 제2부는 작가로서 본격적으로 성숙하기 시작한 저자의 잠재력이 유감없이 폭발하는 걸작이라 하겠다.
by 잠본이 | 2013/10/22 22:58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핑백(1) | 덧글(1)
트랙백 주소 : http://zambony.egloos.com/tb/398721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Linked at 잠보니스틱스 : 파운데이션 시.. at 2013/10/23 23:53

... 사이에 '어스타운딩 사이언스 픽션' 지에 발표된 중편소설 2편을 모아서 1953년에 단행본으로 출간한 것이다. &lt;파운데이션>에서 살짝 존재만이 암시되었고 &lt;파운데이션과 제국>에서는 뮬의 수색에도 불구하고 결국 발견되지 않았던 비밀결사 '제2파운데이션'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이야기. 터미너스에 세워진 파운데이션(구별을 위 ... more

Commented by 포스21 at 2013/11/06 19:01
10년도 전에 읽은 책이군요. 시간 나면 다시 읽어 보고 싶은데...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