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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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원제: ナミヤ雑貨店の奇蹟
저자: 히가시노 케이고[東野圭吾]
역자: 양윤옥
출판사: 현대문학

한밤중에 빈집털이를 저지르다 들통나서 도망치던 세 청년이 버려진 잡화점에 몸을 숨긴다. 그곳은 공교롭게도 옛날에 마을 사람들의 고민 상담으로 유명했던 전설의 잡화점. 초조하게 시간이 가기만 기다리던 세 청년은 자기들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가 편지를 던져놓고 간 것을 알고 놀란다. 게다가 그 편지는 수십 년 전의 과거에서 보낸 듯한데... 시간의 흐름이 왜곡되고 현재와 과거의 서신이 오가는 기묘한 공간을 배경으로, 여러 사람의 숨겨진 고민과 얼키고 설킨 인생사가 드러난다!

히가시노 케이고가 2011년에 카도카와의 잡지 <소설 야성시대>에 연재한 뒤 2012년에 단행본으로 펴낸 옴니버스식 장편소설. 제7회 중앙공론 문예상을 수상했으며 극단 캐러멜 박스에 의해 연극으로도 상연되었다. 1979년부터 2012년 사이의 일본을 배경으로 다양한 사연과 고민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자이크처럼 엮어 나가는 도회풍 판타지로, 저자의 주특기인 추리나 범죄는 전혀 나오지 않아서 특이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각각의 이야기들 사이에 사소하지만 중요한 연결고리가 있음이 밝혀지면서 마침내는 하나의 커다란 태피스트리가 완성되는 퍼즐식 구성은 역시나 미스터리에 잔뼈가 굵은 저자의 필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전부 5개의 장(章)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장이 바뀔 때마다 전혀 다른 인물이 릴레이 경주하듯 자리를 바꾸면서 각각의 장을 이끌어 나간다. 그들의 사연에는 반드시 어떤 식으로든 이야기의 주무대인 나미야 잡화점과 소년보호시설 '환광원'이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 이야기의 중요한 열쇠로 작용한다. 각 중심인물의 처지는 저마다 각각 다르지만 나름대로 절박한 상황에 몰려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면서도 사정상 남에게는 말 못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병든 연인과 시간을 보내지 못함을 아쉬워하는 올림픽 후보선수,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몸부림치는 가수 지망생, 유부남과 사랑에 빠져 사생아를 낳을 위기에 처한 여인, 부모의 사업실패와 야반도주로 일상이 송두리째 뒤집힌 소년, 은혜를 갚기 위해 유흥업에 뛰어들어서라도 돈을 긁어모을 결심을 한 소녀 등등)

불한당이지만 마음씨는 선량한 세 청년이 신비스런 조화로 인해 자기들에게 전달된 과거의 편지를 놓고 머리를 싸매가며 답장을 보내는 현재 이야기를 축으로 하여 각 인물의 사연이 직간접적으로 독자에게 제시되고, 그와 동시에 이 신기한 잡화점을 경영했던 나미야 노인의 이야기가 밝혀지면서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비록 절망적인 상황이나 순간적인 실수 등등 인간 생활의 어두운 면이 가감없이 묘사되지만 완전히 나쁜 사람은 거의 등장하지 않고, 인간의 선의에 대한 믿음과 서로를 도우려는 마음의 아름다움이 강조되는 일종의 '인간 찬가'라고 할 만하다. 익명의 상담자들은 반드시 해피엔딩을 맞이하지는 않으나 각자 나름대로의 결론에 도달하여 스스로를 절망에서 구원하고 새로운 인생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다. 시대에 따라 미묘하게 변해가는 현대 일본의 문물이나 생활감각이 행간에 배어들어 있어서 각 시대별 차이점을 찾아가며 읽는 것도 즐기는 방법의 하나라고 하겠다.
by 잠본이 | 2013/09/09 20:52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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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hansang at 2015/12/20 23:06
즐겁게 읽은 작품입니다. 트랙백 감사드립니다~!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5/12/21 21:46
저도 좋은 감상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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