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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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쟁이 스머프 2
전편에서 스머프들에게 된통 당하고 원래 세계로 돌아가지 못한 채 방랑하던 악덕 마법사 가가멜은 우연히 마법을 쓰는 모습이 유튜브에 올라가는 바람에 인터넷 스타가 되어 파리에서 마술공연을 펼치기에 이른다. 하지만 마법의 원천인 스머프 에센스가 점점 부족해진다. 가가멜은 고민 끝에 인조 스머프를 만들어 에센스를 재생산하려고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불완전한 모조품인 '말썽쟁이들'을 만드는 데 그친다. 그러나 가가멜은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계략을 짜낸다. 역시 가가멜이 만들어낸 존재였으나 파파스머프에 의해 완전한 스머프로 거듭난 스머페트를 납치하여 그 비밀을 알아내려는 것이다. 계략은 보기 좋게 성공하여 스머페트는 가가멜의 손에 떨어지고, 파파와 스머프들은 원정대를 조직하여 스머페트 탐색에 나서는데...

-전편에서는 주요 인물 및 설정을 소개하고 그들이 서로 다른 배경과 문화를 접하여 소동을 일으키는 부분을 자세히 묘사하느라 꽤 많은 시간을 잡아먹었지만 이번에는 그런 기본적인 부분이 다 갖춰진 상태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크게 탈선하는 부분 없이 간결하게 스토리를 진행하고 있다. 주로 스머페트의 개인적 갈등에 초점을 맞추고 이야기를 진행하는데다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는 캐릭터도 전편보다 훨씬 단촐한 숫자로 줄어들어서 어찌보면 배경이 확장된 대신 스케일은 약간 작아진 듯한 느낌도 든다. 애니메이션과 실사의 합성 기술도 더욱 진보하여 상상의 존재인 스머프들이 현실의 도시 풍경에 아무 위화감 없이 잘 녹아들어가 있으며 원작 디자인과 비교해서 지나치게 질감을 강조하여 영 마땅치 않았던 CG 스머프들의 생김새도 뭐 그러려니 하고 대충 적응된 상태에서 보니 제법 정감이 가기도 한다. 황새를 타고 날아가는 장면이나 마법으로 대형 관람차가 길거리를 굴러다니는 장면 등 3D 효과를 의식한 스펙터클도 잘 갖춰져 있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가가멜과 아즈라엘의 횡포와 삽질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추진기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실질적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스머페트의 갈등이다. 스머페트는 자기의 과오로 얼룩진 탄생 배경 때문에 항상 불안감과 자괴감에 시달리지만 파파의 따뜻한 사랑으로 겨우 스스로를 다잡고 있는 중이었는데 자기 생일이 돌아와도 다른 스머프들이 별 반응이 없자 '역시 내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닌가봐'라는 실망감에 사로잡혀 방황하던 도중에 납치당한다. (사실 다른 스머프들은 스머페트에게 비밀로 하고 깜짝 파티를 준비하고 있었으나 너무 비밀이 잘 지켜지는 바람에 이런 역효과가 생겼다.) 초반부에 고민하던 스머페트를 위로하기 위해 파파가 말해주는 '정말로 중요한 것은 어떻게 태어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느냐 하는 거란다'라는 대사가 주제를 단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 하겠는데, 나쁜 친아버지 가가멜과 착한 양아버지 파파스머프 사이에서 갈등하는 스머페트의 모습은 중반 이후까지 계속해서 긴장감을 조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이라는 구도는 이번에 재등장한 인간 조력자 패트릭과 새아버지 빅터 사이의 드라마를 통해서도 다시 한 번 강조된다.

-시작 부분에 팝업북과 해설자 스머프의 간단한 나레이션으로 소개되는 스머페트 탄생비화는 원작 에피소드를 거의 그대로 따 왔으며, 사실 본편 스토리도 어찌보면 원작에서 스머페트가 가가멜의 흉계로 다시 검은머리의 악녀가 되었다가 자기의 순수한 의지로 가가멜을 거역하고 스머페트의 모습을 되찾는 에피소드를 따 와서 재가공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여기서는 스머페트가 악당으로 되돌아가는 대신 가가멜이 만든 인조 스머프 벡시가 그 역할을 일부 분담하여 원작과는 약간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가가멜과 스머페트 쪽이 워낙 강렬하게 부각되는 바람에 상대역인 스머프 원정대와 패트릭네 가족은 다소 인상이 희미해진 느낌이 있고, 특히나 원정대 편성 자체가 주책이의 실수로 인해 파파의 원래 의도와 달리 가장 믿음이 안 가는 놈들(주책이, 투덜이, 허영이)로 맞춰지는 바람에 더더욱 미묘하다. 원래 주역급이 되었어야 할 덩치나 똘똘이, 배짱이 등은 스토리 전개상 뒤로 밀려나 사실상 우정출연에 그치고 있다. (오히려 해설자 스머프가 얘네들보다 대사량은 더 많을 듯... 근데 솔직히 시인이나 공상이 등등 모험담을 서술하는 데 어울리는 캐릭터가 이미 있는데 이런 녀석을 굳이 새로 만들어내야 했을까라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쓸데없이 시간을 잡아먹는 곁가지가 없이 정말로 메인 스토리에만 집중하여 우직하게 전개해나가기 때문에 어린이들도 질리지 않고 끝까지 볼 수 있으며 가족들끼리 함께 웃고 떠들며 보기에도 제격인, 전형적인 패밀리 영화. 원작 애니메이션을 생각하면 여전히 위화감이 드는 것은 부인할 수 없으나 전편에서 확립한 실사판 스머프의 세계를 잘 이어받아 독자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나가고 있다는 점은 인정해줘야 할 것 같다. 페이스북에 몰두하는 아즈라엘이나 아이패드로 작전계획을 짜는 가가멜 등등 현대 IT기술을 반영한 부분도 눈에 띄고, 행크 아자리아의 물 오른 연기와 박명수의 신들린 듯한 더빙이 잘 어우러진 가가멜의 활약도 변함없이 관객들을 즐겁게 한다. 자기가 스머페트에게 좋은 양아버지인가 고민하던 파파스머프가 패트릭에게 고민상담을 하고 새아버지에게 반발하던 패트릭이 그 상담을 통해 새아버지의 진심을 깨닫게 된다는 전개는 전편에서 두 사람이 보여준 구도를 거의 그대로 답습하고 있지만 본편의 주제와 잘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인물들의 각성을 이끌어내고 있다. 크레딧 중간의 보너스 장면에서는 가가멜이 드디어 우리 세계를 벗어나 자기의 낡은 집으로 돌아가는데, 과연 3편이 나온다면 어떤 식으로 반격을 해올지 궁금하기도 하다.

귀중한 예매권을 써서 좋은 영화를 보여준 아내에게 감사를 보낸다.


ps1. 원판에서 파파스머프 역을 맡았던 조나단 윈터스는 2013년 4월에 노환으로 세상을 떠나 이 작품이 유작이 되었다. (참고로 원작 애니메이션에서는 할아버지 스머프를 연기) 더빙판 파파를 맡으신 최 흘씨는 오래오래 사셔야 할텐데~

ps2. 사고뭉치에 못말리는 기분파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양아들을 생각하고 있는 빅터는 '사오정' 유해무씨가 연기. 역시 베테랑의 노련한 연기가 이야기에 무게감을 더해주는 듯.

ps3. 파티 준비하는 장면에서 욕심이 스머프가 요리사 스머프에게 몰래 접근하여 음식을 훔쳐먹는 장면은 한나 바베라의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페요의 원작 만화에 준거한 시추에이션. 애니메이션에서는 연출상의 편의 때문인지 욕심이가 요리사 역할까지 맡아서(즉 원래 두 캐릭터였던 것을 한 캐릭터로 합쳐놔서) 자기가 요리하고 자기가 먹어치우는 이율배반적인 장면을 자주 보여줬다.

ps4. 난데없이 긍정의 힘을 보여주겠다며 투덜거림을 멈추고 어떻게든 상황을 좋게좋게 받아들이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결국 평소의 모습으로 되돌아오는 투덜이 스머프의 고생담을 보며 '역시 사람은 생긴대로 살아야 하는겨~'라는 깨달음을... 얻기는 개뿔.

ps5. 벡시는 위에서 이야기한 에피소드에서 잠깐 검은머리로 돌아온 스머페트의 역할을 맡은 동시에 '가가멜이 만든 여자스머프 2호'이며 '결국 파파의 마법으로 진짜 스머프가 된다'는 면에서는 원작의 사세트 포지션도 계승했다고 볼 수 있다. 원판 성우가 무려 크리스티나 리치였다니 우왕 보고 싶어랑(...) 벡시와 스머페트가 신나게 손을 마주치는 장면에서 '하이 파이브' 대신 '하이 포'라고 외치는 것은 스머프들의 손가락이 인간과 달리 4개이기 때문이다.

ps6. 뻘소리를 시작하려다 해커스에 의해 마을 밖으로 내던져지는 똘똘이, 그리고 그것을 보고 '야 드디어 네가 진짜 스머프가 되었구나!'라고 환영하는 다른 스머프들... 원작에서 똘똘이 취급이 어떠했던가를 생각하면 정말 노리고 넣었구나 싶은 장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도다. 근데 영화판 똘똘이는 솔직히 너무 얌전해서 원작만큼 밉살스럽지가 않은데 저런 대우를 받아도 되는건가 하는 생각도 드니 거참... OTL

ps7. 가가멜이 아무리 진상을 부려도 쇼인줄 알고 싱글벙글 웃으며 대하는 파리 사람들... OTL

ps8. 참고로 일본판 개봉 제목은 <스머프 2 ~ 아이돌 구출 대작전!> ...응? 아이돌? OTL
by 잠본이 | 2013/09/02 22:06 | 시네마진국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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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동사서독 at 2013/09/02 23:13
1편의 주인공은 주책이였었는데
2편에서 주책이의 비중은 어떻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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