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지: 코엑스몰 메가박스★-백만장자 플레이보이 천재 발명가라는 타이틀에 더하여 무적의 슈퍼히어로라는 유명세까지 떠안게 된 토니 스타크는 많은 사람들을 열광시키며 바쁜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화려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반대로 그의 일상은 점점 피폐해진다. 원래 토니를 살리기 위해 이식한 아크 반응로가 팔라듐 중독이라는 부작용을 일으키는 바람에 오히려 토니의 생명을 위협하게 되고, 미국 정부는 국가안보를 위해 강화복 기술을 넘기라고 압력을 가한다. 게다가 과거의 악연 때문에 스타크 가문에 원한을 품은 러시아 엔지니어 이반 반코와 토니의 사업상 라이벌인 저스틴 해머가 손을 잡으면서 토니는 점점 더 궁지에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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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맨> 1편과
<인크레더블 헐크>에 이은 마블 스튜디오 자체제작 영화 제3탄인 동시에 실사판 <아이언 맨> 시리즈의 제2부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뜻밖의 히트를 기록하여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기사회생시킨 전편의 인기를 그대로 등에 업고 시리즈의 열기를 이어나감과 동시에 마블의 좀 더 커다란 목표인 실사판 <어벤저스> 제작을 향하여 본격적으로 시동을 거는 역할까지 맡고 있어서 작품 자체만으로 보면 상당히 미묘한 물건이 되어버린 느낌이 든다. 이야기의 초점은 팔라듐 중독 및 친구들과의 갈등이라는 내부적인 문제와 반코 & 해머의 공격이라는 외부적인 문제를 동시에 맞닥뜨린 토니 스타크가 어떻게 이 문제들을 해결하고 보다 안정적인 슈퍼히어로로 성장하는가 하는 점에 맞춰져 있지만, 실제로는 '생전에 사이가 별로였던 아버지의 참뜻을 깨닫고 아크 반응로를 개량하는 힌트를 얻는다'라는 부분만 비교적 충실히 그려져 있고 나머지 문제들은 상당히 대충대충 넘겨버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 것은 본 영화가 단순히 <아이언 맨> 시리즈의 단독 영화라는 역할뿐만 아니라 <어벤저스> 프로젝트의 밑밥을 깔기 위한 디딤돌 역할까지 해야 한다는 특수한 입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초반에는 팔라듐 중독으로 인해 우울증에 빠진 토니가 자기의 죽음을 내다보고 미리 친구들과 정을 떼려고 일부러 미친짓을 벌인다거나 복수심에 불타는 반코가 그런 토니를 습격하여 아이언 맨의 명예에 먹칠을 한다거나 하는 부분이 꽤 재미나게 그려지지만, 중반에 쉴드의 국장 닉 퓨리가 갑자기 튀어나와 토니를 특별관리하기 시작하면서 이야기가 어째 삼천포로 빠지기 시작하더니 후반으로 갈수록 초반에 흥미진진하게 엮여 있던 여러 가지 요소들이 탄력을 잃고 늘어지거나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얼렁뚱땅 넘어가는 등 실망스러운 전개를 보여주게 된다.
-특히 시한부 인생을 탈출하기 위한 토니의 노력과 이런저런 경로를 통한 <어벤저스> 떡밥 투하가 필요 이상으로 길게 이어지면서 악역 쪽의 묘사가 너무 성의가 없어지고, 그 덕분에 초반에는 제법 입체적이고 카리스마가 넘치는 캐릭터로 등장했던 미키 루크의 반코가 급격히 싸구려 악당으로 전락해 버린다. 저스틴 해머는 그나마 사사건건 토니를 흉내내며 그를 넘어서려고 하지만 결국 한계에 부딪혀 찌질한 짓만 거듭하는 바보라는 이미지를 일관성 있게 이어가지만 반코는 처음에는 스타크 가문의 치부를 드러내며 미국의 어두운 역사를 반영하는 의미 깊은 캐릭터가 될 만한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나 뒤로 가면 갈수록 그냥 '앵무새에 집착하는 벽창호 늙은이'라는 이미지에 함몰되어 단순히 토니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 A 정도로 그치게 된다.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한 미녀 스파이 나타샤 로마노프(=블랙 위도우)도 초반에는 적인지 아군인지 알 수 없는 신비한 분위기와 토니를 압도하는 날카로운 기백으로 좋은 출발을 보여주었으나 닉 퓨리의 등장 장면에서 쉴드 요원이라는 사실이 너무 간단하게 밝혀지면서 사람 김빠지게 하더니 클라이막스에서는 오히려 토니보다 더 인상적인 액션 쇼를 벌임으로써 극의 밸런스를 뒤흔드는 등 꽤나 오락가락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초반에는 토니와 페퍼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형성할 듯한 느낌을 주었으나 중반 이후 아무 설명도 없이 페퍼와 더 친해져서 토니는 물론 관객도 벙찌게 하는 등 캐릭터 묘사에 비약이 좀 심한 면도 있다. 역시 이 캐릭터도 본 영화 내에서의 기능보다는 <어벤저스>에서의 등장을 염두에 두고 미리 선보인 것이라는 속사정이 있지만 그런 것 치고는 너무 비중이 커서 다른 인물들의 등장 시간을 잡아먹어버린 것이 문제다.
-그나마 전편의 후광과 배우들의 호연, 클라이막스의 압도적인 물량전 덕분에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스토리 구축 면에서의 완성도는 솔직히 <스파이더맨 3>이나 <엑스맨 3>보다도 심각하게 떨어진다는 것이 개인적인 느낌이다. 관련 작품의 홍보와 오락성의 극대화라는 지상목표를 이루기 위해 드라마의 디테일이나 인물의 일관성마저도 희생해버리는 기이한 증세가 영화 후반부를 장악해버린 것이다. 말하자면 <인크레더블 헐크> 극장 개봉판 때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던 마블의 제작 간섭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하겠는데, 결국 이 문제는 이후
<토르>나
<캡틴 아메리카 : 퍼스트 어벤저> 같은 영화들마저도
<어벤저스>를 위한 반쪽짜리 프롤로그로 만들어버리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 (그나마 <어벤저스> 자체가 만루홈런을 날렸으니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식으로 납득하는 거지 만약 <어벤저스>가 망했다면 두고두고 욕을 먹었을 듯.)
-사실 여러모로 실망이 컸던 터라 감상을 안 쓰려고 했는데 3편 감상을 쓰려니까 이걸 건너뛰고 썰을 풀기도 참 애매하여 오랜만에 생각을 정리하는 뜻에서 간단히 적어 보았음. 극장 개봉 당시에는 주말 아침에 조조로 보았던지라 몸이 좀 피곤하기도 하고 자리도 너무 뒤쪽이어서 화면도 작게 보였던지라 '영화가 아니라 내 컨디션에 문제가 있었던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나중에 DVD 구입해서 다시 봤더니 역시 영화 자체가 시to the망인 게 맞더라(...) 뭐 그래도 그나마 2편이 이렇게 바닥을 쳐 준 덕분에 3편은 오히려 다른 시리즈들이 빠지곤 하는 '3편 증후군'에서 자유로울 수가 있었으니 길게 보면 다행인가(<제국의 역습>, <스파이더맨 2>, <다크 나이트> 등 2편들이 너무 훌륭하면 3편은 뭘 해도 비교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좋은 소리 못 듣게 되는데 2편에서 미리 실망을 시켜주니까 3편은 아예 기대를 안 하고 보게 되거든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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