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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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크다운
★촬영지: 코엑스몰 메가박스★

현대의 영국 런던. 사명감에 불타는 신참 형사 맥스 르윈스키는 전설적인 범죄자 제이콥 스턴우드의 강도 현장을 급습하지만, 지원을 기다리지 않고 무리하게 추적하다가 다리에 총상을 입고 범인들도 놓치는 굴욕을 당한다. 그로부터 3년 후, 의문의 총기 사건으로 체포된 소년이 제이콥의 아들임이 밝혀지면서 두 남자의 악연은 다시 시작된다. 아이슬랜드에 숨어 살다가 아들을 구하기 위해 돌아온 제이콥, 그리고 그를 붙잡기 위해 동료들의 우려도 무시하고 수사에 뛰어들어 난리를 치는 맥스. 하지만 이 사건의 배후에는 두 사람의 상상을 뛰어넘는 거대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다.

에란 크리비가 각본 및 감독을 맡은 2013년작 영국 범죄 스릴러 영화. 제임스 맥어보이가 복수심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주변으로부터도 왕따당하는 고지식한 형사 맥스를, 마크 스트롱이 냉정하고도 깔끔한 일처리를 자랑하는 범죄자이지만 아들사랑만은 지극한 제이콥을 연기한다. 스토리상의 비중은 이들 두 사람에게 골고루 배분되어 있으나 제이콥이 침착하고 활동적이며 항상 한 발 앞서서 역경을 헤쳐 나가는 정석적인 액션 주인공의 길을 밟는 데 비해 맥스는 강박증에 시달리며 악과 깡으로 사건에 매달리지만 실제로는 싸움도 그리 잘 못하고 항상 삽질만 하는 불쌍한 인물로 그려져 있다.

***결말에 대한 약간의 천기누설이 있습니다.***

원제인 'Welcome to the Punch'는 사건의 실마리가 감춰진 장소인 동시에 클라이막스 총격전의 무대가 되는 컨테이너 하적장을 암시하는 것으로, 하적장 명칭인 '펀치' 뒤에 3자리 숫자를 기입함으로써 컨테이너의 좌표를 표시한다는 설정이다. 국내 개봉시에는 액션영화로 홍보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스릴러의 비중이 훨씬 크고 그나마 보여주는 액션도 그냥 정신없이 막 쏴대는 총격전 정도라서 화끈한 걸 기대하고 극장을 찾을 경우에는 주의를 요한다.

온통 새파란 조명이 인상적인 런던의 밤거리를 배경으로 원래는 적이지만 기묘한 상황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힘을 합치게 되는 두 남자의 생존투쟁을 그리는 하드보일드 계열의 작품으로, <히트> 등의 미국 범죄영화나 홍콩 느와르의 영향이 짙게 느껴지는 스타일리쉬한 화면 연출과 꿈도 희망도 없는 무거운 분위기가 특징이다. (영화 전체 내에서 개그장면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은 중간에 주인공들이 모 악역의 집에 쳐들어가서 그의 할머니를 인질로 이런저런 얘기를 끌어내려고 심리전을 펼치는 장면 정도인데 이것도 숨막히는 긴장이 감도는 블랙코미디에 가깝다.)

스토리는 소년 한 명이 죽고 다른 한 명(제이콥의 아들 루안)이 중상을 입은 총격사건을 축으로 삼아, 제이콥을 체포하여 명예를 회복하고 자존심을 다시 세우려는 맥스와 아들의 소재를 파악하고 그를 위험에 빠뜨린 범인을 잡으려는 제이콥이 각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파고들어가는 과정으로 점철되어 있다. 결국 맥스는 파트너인 새라를, 제이콥은 아들과 옛 친구 로이를 잃고 나서야 사건의 배후를 밝혀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고작해야 겉으로 드러난 실행자를 처치함으로써 복수심을 달래는 정도다. 당선을 노리는 정치세력, 열악한 장비를 개선하려는 경찰간부, 수익을 추구하는 군수업체가 비밀스런 카르텔을 형성하여 시민들의 공포를 조장한다는 설정은 사실 그리 충격적이지도 참신하지도 않고 주인공들이 거기에 대해 어떠한 해결책을 찾아내지도 못하기 때문에 다 본 뒤에도 여러모로 답답한 느낌만 남는다.

결말에 가서도 제이콥은 그나마 복수를 완성하고 유유히 어둠 속으로 사라지지만 맥스는 이제 동료도 잃고 경찰 살해 누명도 쓰고 제이콥 체포에도 실패한 채로 맥없이 자수해버리니 그야말로 눈물이 앞을 가린다. (어찌된게 내가 보는 맥어보이 주연작 중에 이양반이 행복하게 끝나는 게 하나도 없나 싶다. <어톤먼트>에서는 전쟁통에 전사하고,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는 하반신 마비에 친구까지 잃고, 아이고 엉엉엉) 음모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에 관해서는 분노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체제 전체를 완전히 적으로 돌릴 수는 없는 맥스의 고지식함을 생각하면 납득이 안 가는 건 아닌데, 마지막에 그가 짓는 표정이 과연 모든 것을 잃고 세상에 대한 희망을 버린 체념의 표시인지, 아니면 제이콥에게 당한 총상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비로소 과거로부터 벗어나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결의의 표시인지는 좀 아리송하다.

결론을 말하자면 평작. 배우들의 연기와 우직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연출, 그리고 음울한 분위기를 강조하는 긴장감 넘치는 음악과 화면은 볼만하나 설정들이 전부 다 어디서 한 번씩 본 듯하고 캐릭터들의 행동에도 충분한 설명이 들어있지 않아 감정적으로도 지적으로도 이렇다 할 임팩트를 주지 못하고 있다. (장르영화 팬이라면 젊은 X교수와 시네스트로의 대결을 기대하고 보러 갈지도 모르지만 그 대결조차도 별로 인상적이지 못하고.) 이 작품이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라고 하니 앞으로 뻗어나갈 여지는 충분하겠지만 아무래도 다음 작품에서는 좀 더 솜씨 좋은 각본가와 함께 작업하는 게 어떨까 싶다.


ps1. 아내한테 욕먹고 장사도 포기해가면서 친구의 복수행을 도와주는 로이아저씨 진짜 대인배...T.T

ps2. 맥스는 저렇게 체포될 거면 차라리 증거수집이라도 좀 확실하게 해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못한 걸까? 암살자 원즈나 배후의 모 아저씨가 나불나불대는거 녹음만 해놨어도 약간은 유리해지지 않을까 싶다만...

ps3. 미행+미인계 콤보로 컨테이너 위치를 알아낸 것까진 좋았는데 그 뒤에 지원요청도 안 하고 총도 안 갖고 혼자 무작정 쳐들어갔다가 골로 가시는 새라의 행동은 정말 이해불가... 그렇게까지 맥스 마크2가 되고 싶었니 T.T

ps4. 밉상의 끝판을 달리던 네이던 팀장의 배우는 <어톤먼트>에서 맥어보이의 캐릭터와 같은 중대 병사였음... 전우끼리 싸운 거였냐! OTL

ps5. 중간에 잠깐 몇장면 나왔다가 제이콥에게 맞아죽지만 사실은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었던 경관 하비 크라운의 배우는 엑퍼클에서 아자젤... 이야 이거 보면 볼수록 개그네 정말 OTL

ps6. 어두운 톤의 화면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화질 안 좋은 극장에서 보면 눈이 꽤 피곤하다. (우우 내 눈에 핏발이...) 청색 조명을 남발하는 스타일은 <다크 나이트>의 영향이 아닐까 하는 관측도 있는 모양. (하여튼 그놈의 놀란신이 사람들 다 버려놨... 이 말도 이걸로 몇번째냐 OTL

ps7. 자막번역이 홍주희씨라서 좀 의외. 이분은 드라마나 로맨스 전문 아니셨던가? 어쩐지 묘한 타이밍에 사람들이 존대말을 꼬박꼬박 쓰더라니(...)
by 잠본이 | 2013/04/20 17:58 | 시네마진국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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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야크트 at 2013/04/20 20:41
원티드는 나름 잘되지 않았나요?? 맥어보이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3/04/20 20:42
불행히도 제가 아직 그 영화를 못봤죠. 그래서 '내가 보는 맥어보이 주연작'이라고 한정한 것임 T.T
Commented by 올드캣 at 2013/04/20 20:43
그러고보니 '듄의 아이들'에서는 고자가 되었죠(....)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3/04/20 20:47
아니 이게 무슨소리야 맥어보이가 고자라니!!!
Commented by 야크트 at 2013/04/21 03:05
듄의 아이들에 제임스 맥어보이가 나왔었나요??? 몰랐네요.
Commented by 블랙 at 2013/04/21 09:58
Commented by 블랙 at 2013/04/22 09:55
포스터의 배우얼굴만 보고 여태 '제라드 버틀러' 주연작인줄 알고있었습니다(...).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3/04/22 21:16
아무래도 덥수룩한 수염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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