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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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호무
1.
옛날 어딘가에 호무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호무에게는 사랑하는 소녀가 하나 있었습니다.
매일같이 그 소녀는 호무의 집을 찾아와서 총에 맞은 큐베를
한 마리 두 마리 주워 모았습니다.
그러고는 그 큐베들에 솜을 채워넣고 인형나라의 공주 노릇을 했습니다.
소녀는 호무를 데리고 근처 공원에 가서는 골프채로 드럼통도 두들기고
블랙커피를 앞에 놓고 어른 흉내를 내기도 했습니다.
호무와 소녀는 때로는 부비부비도 했지요.
그러다가 피곤해지면 소녀는 호무의 무릎을 베고 단잠을 자기도 했습니다.
소녀는 호무를 무척 사랑했고...
호무는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흘러갔습니다.

2.
그러던 어느 날 소녀가 호무를 찾아갔을 때 호무가 말했습니다.
"오늘도 큐베를 이렇게 많이 잡았어. 이걸로 인형놀이도 하고 공놀이도 하고
공원에서 드럼통도 두들기며 즐겁게 지내자."
"애꿎은 큐베나 드럼통을 괴롭히는 건 이제 질렸어.
이웃집 마미언니가 마녀 퇴치하느라 정신없는데 멋있어 보이더라.
날 마법소녀로 만들어 줄 수 있겠어?"라고 소녀가 대꾸했습니다.
"미안하지만, 그건 내 능력 밖인데." 호무가 말했습니다.
"내겐 수류탄과 기관총밖에 없어. 이걸 가져가서 마녀를 물리치면 어때?
마법보다는 약하겠지만 분명 너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거야."
그리하여 소녀는 호무의 방패 속을 탈탈 털어
무기를 꺼내서는 짊어지고 가 버렸습니다.
호무는 그래서 행복했습니다.

3.
그러나 떠나간 소녀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고,
그래서 호무는 슬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가 돌아왔습니다.
호무는 기쁨에 넘쳐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말했습니다.
"어서 와. 다시 전처럼 카페에 가서 차도 마시고 뺨을 부비며 즐겁게 지내자."
"난 차를 마실 만큼 한가롭지 못해."라고 소녀가 대답했습니다.
그녀는 또 말하기를,
"열심히 싸웠지만 결국 마미언니를 구하지 못했어.
이젠 사야카쨩마저도 위험한데 그애의 소울젬이 점점 탁해지고 있어.
너 혹시 소울젬을 정화하는 방법 아니? 사야카쨩만은 어떻게든 구하고 싶어."
호무가 말했습니다. "소울젬을 깨끗이 하려면 그리프시드를 써야 해.
내게 필요한 양을 빼고 전부 다 줄게. 그 정도면 친구를 구하는데 충분할 거야.
그러면 너는 행복해질 수 있겠지."
그리하여 소녀는 호무가 내준 그리프시드를
자루에 담아서 친구를 구하러 돌아갔습니다.
호무는 그래서 행복했습니다.

4.
그러나 떠나간 소녀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그녀가 돌아오자 호무는 기뻐서 냉정을 잃을 뻔했습니다.
"잘 왔어. 이번에는 같이 놀 수 있는 거지?"
"미안하지만 그럴 기분이 아냐. 결국 사야카쨩도 죽어버려서 난 너무 슬퍼."
소녀가 말했습니다.
"난 세상의 모든 마법소녀를 구하기로 결심했어. 그러기 위해서 길을 떠날 거야.
현재, 과거, 미래의 모든 마녀가 태어나기 전에 없애는 방법은 없을까?"
호무가 한숨을 내쉰 뒤 대답했습니다.
"난 지금까지 몇 번이고 시간을 되감으며 엄청난 양의 인과(因果)를 한데 모았어.
그 인과를 마법의 힘으로 바꾸어 소원을 빌도록 하렴.
그러면 너는 차원을 넘어 모든 마법소녀를 구할 수 있을 거고...
그리고 행복해질 수 있겠지."
그리하여 소녀는 호무가 쌓아둔 인과를 마법으로 바꾸어 궁극의 존재로 진화한 뒤
빨간 머리띠 하나만 남기고, 모든 마법소녀를 구원하러 하늘 저편으로 떠나버렸습니다.
호무는 그래서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그랬을까요?

5.
그리고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소녀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정말 미안해. 이젠 네게 줄 것이 아무것도 없구나... 무기도 없고."
"무기는 필요 없어. 퇴치할 마녀를 모든 우주에서 없애버렸는걸."
미안해하는 호무에게 소녀가 아무렇지도 않게 답했습니다.
"그리프시드도 다 떨어졌으니 소울젬의 악화를 막을 수도 없고..."
"소울젬이 완전히 까매져도 마녀로 변하지 않게 되었으니 괜찮아."
소녀가 말했습니다.
"인과의 힘마저도 다 써버렸으니 더 높은 차원으로 보내줄 수도 없고..."
"너를 제외한 모두가 나를 기억 못해. 이미 나는 하나의 개념이 되었거든."
소녀가 말했습니다.
"미안해." 호무가 자기 머리에 장식한 빨간 머리띠를 어루만지며 한숨을 지었습니다.
"무언가 너에게 주었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내게 남은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어.
나는 다만 심장이 약한 안경잡이 호무일 뿐이야. 미안해..."
소녀는 미소지으며 조용히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니, 이제 내게 필요한 건 별로 없어.
날 변함없이 기억해 주고, 내 곁에 쭉 있어줄 사람 하나면 충분해.
마법소녀들을 인도하느라 몹시 피곤하거든."
"아아..." 호무는 납득한 표정으로 차분하게 고쳐 앉으며 말했습니다.
"자, 피곤을 달래기에는 무릎베개가 그만이지.
이리로 와서 누우렴. 누워서 편히 쉬도록 해."
소녀는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호무는 그래서 행복했습니다.


Puella Magi Madoka Magica (C) Magica Quartet / Aniplex · Madoka Partners · MBS 2011
The Giving Tree (C) Shel Silverstein 1964
Pastiche by ZAMBONY 2013


한줄요약: 호무호무 절대호구 인증 전설.txt
근데 호무호무라면 마돗치가 정말 저렇게 굴어도 다 받아줄 거 같지 말입니다...OTL
by 잠본이 | 2013/03/03 00:01 | 원환의 섭리 | 트랙백 | 핑백(1) | 덧글(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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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13/03/03 01:28
호무...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3/03/03 11:17
호무우우
Commented by 미누타로스 at 2013/03/03 01:57
훈훈한 마무리가 아주 좋습니다.
(하얀 축생이 좀 많이 죽은거 같지만 아무래도 상관없...)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3/03/03 11:17
큐베는 까야 제맛
Commented by 큐베 at 2013/03/03 13:56
......
Commented by 聖冬者 at 2013/03/03 02:32
아아 호무...ㅠㅠ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3/03/03 11:18
으흑흑흑 언제 호구 좀 벗어날래 T.T
Commented by 까날 at 2013/03/03 03:17
눈에서 땀이...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3/03/03 11:18
감사합니다. T.T
Commented by draco21 at 2013/03/03 05:01
흑흑.. T.T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3/03/03 11:19
예상대로의 엔딩이지만 역시 눈물나는
Commented by LONG10 at 2013/03/03 05:18
이 아저씨, 오랜만에 좋은 호무를 들었다... ㅜㅡ

그럼 이만......
Commented by LONG10 at 2013/03/03 10:39
언젠가 본 아낌없이 주는 나무 패러디를 하나 대입하자면,
마: 보증좀... 호: 안돼.
호무는 보증만은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럼 이만......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3/03/03 11:22
Commented by 폐묘 at 2013/03/03 09:22
흐어어엉 안구에 습기가..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3/03/03 11:22
손수건 필수
Commented by korjaeho at 2013/03/03 09:31
으허헣허어ㅓㅎ어허어어엉크헣ㅎ어엉 ㅠㅠㅠㅠㅠㅠㅠㅠ 호무호무ㅠㅠㅠㅠㅠㅠ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3/03/03 11:27
어흐헣어허ㅜㅇ어흐어어엉크흡ㅎ으앵ㅠㅠㅠㅠㅠㅠㅠ호무호무ㅠㅠㅠㅠㅠㅠ
Commented by 히무라 at 2013/03/03 09:57
호무야!!!!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3/03/03 23:18
덕분에 좋은 생각이 또 하나 떠올랐슴다! >_<
http://zambony.egloos.com/3935325
Commented by 나이브스 at 2013/03/03 10:07
마도카 만족을 모르는...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3/03/03 11:40
불만제로 호무호무가 해결해 드립니다!
Commented by 존다리안 at 2013/03/03 10:21
마돗치:웨히히히힛!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3/03/03 11:40
계획대로다!
Commented by 셔먼 at 2013/03/03 12:51
대인배 호무호무 ㅠㅠㅠ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3/03/03 13:36
그거시 바로 호무호무 퀄리티
Commented by 百合哲人 at 2013/03/03 17:02
갸륵하고도 갸륵한 호무라 양의,사랑하는 이를 위하는 마음을 앞에 두고 저는 오체투지를 합니다.
마지막,감동을 받다못해 구멍이 난 마음은 눈물을 흘립니다.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3/03/03 17:26
제가 책임을 못지니까 오체투지는 참아주시고요...;;;
Commented by 리언바크 at 2013/03/03 19:31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보면서 별 감흥 없던 저조차
이 글을 일고 가슴 한구석이 찡해졌습니다.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3/03/03 20:20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비타 at 2013/03/03 21:56
한편으로 새삼 마돗치의 사람끄는 능력이 무섭다고 느꼈습니다.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3/03/03 22:57
마도현덕과 제갈호무가 보내드리는 마녀삼국지!
Commented by 토르테 at 2013/03/03 22:01
호...호무....;ㅅ;...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3/03/03 22:58
그렇습니다 호무인 것입니다 ;ㅅ;
Commented by 가베라 at 2013/03/04 14:25
이웃집 마미 귀엽지 않냐-뭐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3/03/04 21:14
온 동네 사람들이 당해낼 수 없을 정도의 귀여움-으잉
Commented by 흠흠 at 2013/03/09 22:33
이거 너무 호무하고, 호무스럽고, 호무한 느낌이 나는 글이군요.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3/03/13 21:21
저도 쓰면서 참으로 호무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Commented by 길야옹 at 2013/06/12 13:47
아낌없이 주는 호구.. 아니 호무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4/02/01 18:31
호갱 대표자 아케미 호구라
Commented by sentigra at 2014/01/31 19:14
너무 너무 슬프고 애달프지 말입니다.
호무라가 흐콰해도 전 이해할 수 있지 말입니다.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4/02/01 18:32
죄많은 여자 마도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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