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by 잠본이 2006 이글루스 TOP 100 2007 이글루스 TOP 100 2008 이글루스 TOP 100 2009 이글루스 TOP 100 2010 이글루스 TOP 100 2011 이글루스 TOP 100
메모장
카테고리
태그
포토로그
라이프로그
rss

skin by 이글루스
소설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원제: 小説 魔法少女まどか☆マギカ
원작: Magica Quartet
저자: 니노마에 하지메[一肇]
출판사: 호분샤[芳文社]

동명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소설판. 각본을 담당한 우로부치 겐의 감수 하에 니트로플러스 소속의 라이트노벨 작가인 니노마에 하지메가 집필했다. 원래 2011년에 니트로플러스에서 전2권의 한정판 세트로 발매된 작품을 일러스트만 바꾸고 전1권으로 재편집하여 호분샤에서 다시 펴냈다. 니트로플러스 판의 일러스트는 유폰[ゆーぽん]이 담당하여 원전과 그림체 차이가 심한 대신에 컬러 삽화의 비중이 높고 별도의 팬아트북과 큐베 모양의 금속 책갈피꽂이라는 2대 특전이 붙어 있었으나 재발매된 호분샤 판에서는 특전이 생략되고 컬러 페이지의 비중도 상당히 낮아진 대신 캐릭터 원안의 아오키 우메(표지 및 인트로의 2쪽짜리 삽화)와 애니메이션의 작화감독을 맡은 타니구치 쥰이치로[谷口淳一郎](본문 흑백 삽화)의 일러스트가 들어가서 원작 애니와의 일체감을 높이고 있다.

스토리는 우로부치의 각본을 대부분 그대로 따라가고 있기 때문에 애니와 비교해서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으나 대부분의 내용을 카나메 마도카의 1인칭 시점에서 서술하기 때문에 원래 애니에서는 마도카가 등장하지 않는 장면의 사건을 어떻게 독자에게 전달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생겨났다. 저자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토리 진행에 지장이 없는 한도 내에서 일부 사건을 생략하고 전개상 반드시 독자가 알아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애니와 미묘하게 전개를 바꾸거나(본래 마도카가 없어야 할 장면에 마도카를 집어넣거나, 마도카가 등장하는 다른 장면과 합치는 등) 추가적인 서술을 통해 마도카가 그 사실을 알게 되도록 배려하고 있다(그 장면에 나왔던 인물이 나중에 마도카와의 대화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언급하거나, 큐베의 텔레파시 중계 기능을 통하여 마도카가 본의 아니게 해당 인물의 혼잣말 또는 대화를 엿듣는 등). 따라서 각 챕터의 제목도 거의 다 마도카의 대사에 맞춰져 있어서 애니의 각 화 소제목과는 약간 다르게 되어 있다. 참고로, 호무라의 비중이 큰 제10장 및 에필로그 부분은 편의상 호무라의 1인칭 시점에서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마도카는 '-했습니다'라는 식으로 경어를 써서 서술하지만 호무라는 그런거 없이 쿨하게 반말로 주절댄다.)

아무래도 활자로 이루어진 소설의 특성상 인물 간의 대화와 심리묘사에 중점을 두고 있어서 애니에서와 같은 기묘한 화면 연출이나 박진감 넘치는 액션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애니에서는 무시하고 넘어갔던 사소한 설정을 약간씩 밝히거나(마도카가 초등학생 때 사야카와 처음 만난 이야기, 극중에 자주 등장하는 하천의 이름, 루프를 거듭하며 점점 강해지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거듭하는 호무라의 고민, 큐베가 전투시에 일러주는 각 마녀의 특징 등) 최대한 압축된 형태로 제시되었던 애니의 대화 사이를 메우는 추가 대사를 집어넣어 보다 부드러운 흐름을 보여준다.

관찰자인 마도카가 극중의 거의 모든 사건을 파악할 수 있도록 전개를 바꾼 부분이 다소 무리수로 느껴져 짜증날 때도 있으나 그만큼 애니에서는 냉정한 시각에서 제시되었던 극중의 사건에 대해 마도카라는 개인이 어떤 입장에서 어떤 감정을 품고 대처하는지 알 수가 있어서 애니보다 훨씬 감동적으로 느껴지는 장면도 많다. 또한 마녀와 마법소녀의 관계에 대한 비밀이 단계적으로 밝혀지면서 마도카의 친구라고 할 만한 인물들이 하나씩 비참한 최후를 맞고 마도카가 그로 인해 받은 충격과 고통이 종반부의 '소원'에 어떤 식으로 연결되는지가 보다 확실하게 밝혀져 있다.

객관적으로 보면 독립된 소설로는 약간 미묘한 작품인데, 아무래도 영상작품의 소설화인 만큼 영상을 안 보고 소설부터 읽으면 잘 와닿지 않는 부분이 있고(특히나 클라이막스에서 마도카가 소원을 빈 다음에 우주가 재편되는 장면 등) 500쪽이 넘는 분량에 비해 본문 일러스트는 대여섯 장에 불과하여 그림으로 상상을 자극하는 라이트노벨의 본래 취지에도 잘 맞지가 않는다. 반대로 영상을 이미 본 상태에서 이 소설을 읽을 경우 전반적인 내용은 크게 새로울 것이 없기 때문에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으며 위에서도 말했듯이 마도카의 1인칭 시점에 맞추어 전개를 무리하게 뒤튼 부분도 눈에 띄어서 찜찜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극중 사건을 누구보다도 감정이 풍부하고 평범한 사람에 가까운 마도카의 시점에서 관찰함으로써 애니를 볼 때는 미처 착안하지 못했던 점을 깨닫기도 하고, 같은 사건이라도 또 다른 각도에서 돌아보는 기회를 주는 등 소설만이 줄 수 있는 색다른 재미도 있긴 하다. 특히 후반으로 갈수록 마도카가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하는 빈도가 늘어나고 호무라의 진의를 어렴풋이나마 서서히 깨달으면서 자기가 빌고 싶은 진정한 소원을 찾아내는 심리묘사가 두드러지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애니에서 상상에 맡기고 넘어간 부분을 보완하는 기능도 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이런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원작과의 차별화 효과를 더 높일 생각이었다면 차라리 호무라 시점에서 전편을 다 쓰는 게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자칫하면 경찰이 출동할 만큼 실감나는 불세출의 스토커 일기가 되어버릴 위험성도 있긴 하다만 OTL)

이런 류의 소설이 다 그렇듯이 팬이 아닌 사람에게 권하기는 어려운 작품이지만, 애니를 다 보고 그 감동을 되새기고 싶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런대로 볼 만하다. 특히 '진짜 친구란 무엇일까? 나에게는 친구라 할 만한 사람이 있을까? 나는 그 사람에게 제대로 친구로서 대하고 있는 걸까?'라는 마도카의 고민이 다른 마법소녀들과의 만남을 통해 어떻게 해결되어 가는지, 그리고 본래는 지금 시간축의 마도카와 마찬가지로(신체적인 결함 때문에 어쩌면 훨씬 더 심하게) '나는 쓸모없는 녀석이 아닐까? 이대로 의미없이 살다가 생을 마치는 걸까?'라는 자격지심에 시달리던 호무라가 마도카와의 거듭되는 만남을 통해 어떻게 변모해 가는지에 초점을 두고 읽는다면 그 절절하기 짝이 없는 심리 드라마에 눈물짓게 될 것이다.
by 잠본이 | 2012/12/16 18:21 | 원환의 섭리 | 트랙백 | 덧글(6)
트랙백 주소 : http://zambony.egloos.com/tb/3911662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가베라 at 2012/12/16 20:18
묻힌 물건중 하나죠(…)

신판엔 일러스트도 몇장 없고...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2/12/16 20:27
묻힐만하다 싶긴 합니다(...)

그래도 마지막장에서 호무호무의 상실감이 잘 살아나서 읽다가 좀 훌쩍였음(...)
Commented by 百合哲人 at 2012/12/16 23:25
그 분이 말씀하십니다.'질러라'
돈 모아서 이 소설,사고 말아야 되겠습니다.

잠본이 님의 감상문을 보니 확 끌리는게 그냥......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2/12/17 20:34
지르지 말라고 쓴거였는데 역효과가(...)
Commented by 셔먼 at 2012/12/18 17:06
마도카 시리즈는 지를 의향도 없습니다(...).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2/12/18 20:55
그걸 여기서 굳이 밝히실 필요도 없습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