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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카 마기카의 감독
"작품을 만들다 보면
도중에 캐릭터가 죽는 것이 점점 괴로워집니다"


신보 아키유키 감독 인터뷰


-인터뷰어: 마에다 히사시[前田 久] / <오토나 아니메> VOL. 20(요센샤, 2011년 4월), pp.18~20
-해석: 잠본이 (2012. 12. 8)


■ 스토리와 그림의 간극을 메우는 작업

Q: 이전에 아오키 우메 씨나 우로부치 겐 씨에게 들은 바로는, '감독님 덕분에 비교적 제약 없이 자유롭게 작업했다'고 하던데, 거꾸로 말하자면 신보 감독님이 원래 하고 싶었던 게 무엇인지 두 분의 이야기에서는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오늘 인터뷰에서는 그점을 먼저 여쭤보고자 하는데요.

A: 저의 경우 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실제 작업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너무 막연해서 대개 제 자신도 확실하게 짚어낼 수 없을 정도죠. 그것은 원작이 따로 있든 오리지널 작품이든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두 분이 말씀하신 대로, 스토리는 우로부치 씨가 생각하고 그림은 아오키 씨가 이미지를 짜낸 다음에, 거기서부터 '이걸 영상으로 만들면 어떻게 될까'라는 문제를 제가 생각하는 식으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Q: 오리지널 작품의 경우 '이런 그림을 만들고 싶다', '이런 전개를 보고 싶다'라는 식으로 미리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전달하는 감독도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A: 이번에는 그런 식으로는 하지 않았습니다. '마법소녀물을 만들자'라는 얘기가 일단 나왔고, 캐릭터 원안으로 아오키 씨의 이름이 거론되었기에, 그렇다면 따스하고 평온한 작품으로 만들면 먹힐지도 모르겠구나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긴 했습니다만. 그 뒤에 '마법소녀이긴 하지만 적과 싸울 때에 초능력 배틀[能力戰]같은 걸 하면 좋겠다'라는 식으로 흘러가서, 그에 따라 우로부치 씨를 모셔오자는 얘기가 나왔죠.

Q: 감독님은 우로부치 씨를 어떤 계기로 알게 되셨습니까?

A: 애니플렉스의 이와카미 프로듀서가 소설 <페이트/제로>를 추천해주셔서 읽어보았더니 재미있더군요. 그래서 신작의 각본을 부탁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는 우로부치 씨를 각본가라기보다는 소설가랄까 문필가 쪽으로 생각했었기 때문에, 애초부터 각본에 대해서 제가 이러쿵저러쿵 참견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작품이 재미있었기에 의뢰해 봤더니 실제로 써준 각본도 꽤 재미있었지요. 그런데 일단 쓰고 나서 보니 배틀물의 요소는 줄어들고, 어느쪽인가 하면 비장미[*1] 넘치는 이야기가 되어버려서 그건 좀 의외였어요(웃음). 뭐 그건 그거대로 재미있으니 상관없었지만 말이죠.

{*1 - ケレン味. 스토리의 정합성이나 논리적 타당성보다 보는 이의 감성에 호소하는 파워풀한 연출로 카타르시스를 주는 것을 말함.}

Q: 그래서 그 시점부터 영상의 방법론을 생각하기 시작하신 거군요.

A: 그렇습니다. 다양한 작품을 보면서 막연하게 생각해 왔던 건데, 애니메이션에서 심각한 스토리를 전개할 경우, 리얼한 캐릭터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불만이 있었죠. 딱히 누굴 비판하려는 건 아니지만 거기서 벗어날 경우 제게는 내용이 잘 와닿지가 않게 되어버려서요. 그런데 이번에는 그야말로 우로부치 씨의 하드한 스토리 전개와 아오키 선생의 귀여운 그림을 융합시켜야 했기 때문에, 제 자신이 납득할 수 있게 그 두 가지를 융합한다는 과제에 전력으로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Q: 그림체와 스토리가 동떨어지면 어떤 점이 어려운가요?

A: 간단히 말하자면, 평소보다 약간 더 아오리[*2]를 넣거나 피사체를 왜곡하거나 훨씬 복잡한 표정을 짓게 하고 싶을 때에, 미소녀물 그림체로는 생각한 대로의 효과를 얻기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아오키 씨의 그림체는 아오리 연출에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더군요. 하지만 결국 그 그림체 그대로 스토리보드를 그릴 수는 없기 때문에, 스토리보드 자체는 이제까지 만들어온 다른 작품과 같은 방식으로 그렸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결국 그대로 가면 그만큼 작화 담당자에게 부담이 걸리게 되지만 말이죠.[*3] 아오키 씨의 그림은 미소녀물 중에서도 상당히 개성적인 스타일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애니메이터 분들의 역량에 기댈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은 최초부터 하고 있었습니다.

{*2 - 煽り. 양감 또는 앙각. 눈높이를 화면 아래로 잡아 피사체를 아래에서 위로 보는 화면.}

{*3 - 스토리보드(일어로는 그림콘티[絵コンテ])는 대본을 바탕으로 어떤 화면을 구성하여 스토리를 전개해 나갈지를 계획하는 애니메이션의 설계도에 해당한다. 이 단계에서는 화면의 구도나 인물의 위치, 극중 사건의 전개를 대략적인 그림과 기호로 표시하기 때문에 실제 작화하는 그림과 차이가 있다. 최종적으로 작화해야 하는 그림체가 스토리보드 단계에서 설계된 동작에 적합치 않을 경우 작화담당이 어떻게든 이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Q: 지금까지 작업을 진행해 오면서 그 위화감은 해소되었습니까?

A: 이제는 제 자신도 위화감을 그다지 느끼지 않게 되었지요. 오히려, 이런 그림체로 그런 스토리를 전개했기 때문에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더 재미있게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큐베는 대박이었지요. 큐베가 이런 식으로 변해가는구나 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Q: 큐베는 화면에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무시무시하니까요(웃음)

A: "영문을 모르겠어"라는 대사가 유행하기도 하고 말이죠. 옳거니, 이거 재미있구나 싶더라고요.


■ 캐릭터의 죽음을 묘사하는 것

Q: 오랜만에 오리지널 작품을 만들면서 뭔가 감독님 본인이 변했다고 느끼신 점은 있는지요?

A: 변화라고 한다면, 캐릭터가 도중에 죽게 되는 작품이 점점 하기 괴로워지더군요. 10년 전 <소울테이커>를 만들 때는 별 생각 없었는데 이제는 캐릭터가 부상을 입는 정도면 괜찮지만 아예 죽어버리는 건 점점 보기 괴롭더라고요. 가능하면 아무도 죽이지 않고 마무리하는 이야기가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탐정물처럼 죽음도 하나의 '기호'처럼 취급하는 장르라면 아직 괜찮을지도 모르겠지만, 점점 나이를 먹어가면 결국 그것마저도 만들기 힘들어지는 게 아닐까 하는 예감도 드네요. 그런 뜻에서, 어느 정도 연출 경력을 쌓아온 분들이 평온한 일상물을 선호하게 되는 기분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그렇다면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는 하드 노선의 총결산으로 삼고, 앞으로는 한동안 이런 하드한 작품은 맡고 싶지 않다는 뜻인가요?

A: 하기 싫다고까지는 말할 수 없겠지만... 음, 이건 괴로운걸~ 하는 느낌이 들게 되는 건 확실할 겁니다. 캐릭터의 갈등을 묘사하는 것은 상관없습니다만.

Q: <소울테이커>, <코제트의 초상>, 그리고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로 이어지는 감독님의 오리지널 작품들이 일종의 연속된 분위기를 띠고 있었던 건 아닌지.

A: 그점은 별로 의식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비주얼 부분에서는 잔상 비슷한 것이 남아있어서, 첫번째 마녀의 결계공간도 원래는 <코제트의 초상> 분위기로 할까 생각해보기도 했는데, 극단 이누카레가 만들어온 것을 보니까 그렇게 하지 않는 편이 오히려 재미있겠다 싶더라고요.

Q: 소원을 이루더라도 반드시 행복해지는 건 아니라는 점이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도 꽤 비슷하군요. 그 부분은 우로부치 씨의 영향도 있을 것 같긴 합니다만.

A: 그건 잘 모르겠지만 <소울테이커>에 가깝다고 여겨지는 부분도 있긴 해요(쓴웃음). 뭐어 <소울테이커>는 불발로 끝났어도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는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져서 다행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웃음).

Q: 드디어 시대가 감독님을 따라잡게 되었다는 얘기죠!

A: (웃음) 하지만 <소울테이커>는 아주 예전에 이미 끝난 작품이니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인 거죠.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에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해도 우연히 닮은 것뿐입니다.

Q: 앞으로도 오리지널 작품에 참가하고 싶은 생각이 있으신가요?

A: 그러고 싶긴 합니다. 별로 원작물을 꺼리는 건 아닙니다만.

Q: 생각해 두신 아이디어가 있습니까?

A: 그리 많이는 없어요. 탐정물과, 불가사의한 이야기, 그리고 호러. 하지만 호러도 점점 만들기 어려워지고 있어요. 지금은 별로 보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게 되어서 말이죠. 그 밖에 마법소녀물로, 보다 일상적이고 향토색 강한 마법소녀도 있으면 좋겠다 싶어요. 그런 별개 장르의 마법소녀물도 만들어 보고 싶군요. 또한 카지와라 잇키[*4] 스타일의 세계도 그려보고 싶습니다. <아이와 마코토>[*5]처럼 극단적으로 하나의 목표에 집착하는 이야기를 요즘 시대에 한다면 재미있지 않을까요. ...아, 하지만 그 전에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의 제2기를 만들어야 할지도 모르겠군요(웃음). 만약 가능하다면 꼭 하고 싶습니다.

{4 - 梶原一騎(1936~1987), 일본의 만화 스토리작가, 소설가, 영화 프로듀서. 본명은 타카모리 아사키. <거인의 별>, <내일의 죠>, <타이거 마스크> 등을 통하여 스포츠 근성물 붐을 일으킨 인기 작가로, 그 외에도 수많은 작품의 원작자로서 활약했다.}

{*5 - 愛と誠, 카지와라 잇키 각본, 나가야스 타쿠미 작화의 장편만화. 1973년~1976년 '주간 소년 매거진' 연재. 부잣집 아가씨 사오토메 아이와 불량배 타이가 마코토의 끈질긴 악연과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청춘물로, 여러 차례에 걸쳐 TV드라마나 영화로 각색되었다.}



◎ 신보 아키유키[新房 昭之]
1961년생. 애니메이션 감독 겸 연출가. <메탈파이터 미쿠>(1994)를 통해 감독 데뷔. <츠쿠요미[月詠] ~Moon Phase~>(2004)부터 샤프트에서 대부분의 작품을 제작. 이제까지 <안녕 절망선생> 시리즈, <괴물이야기>, <그래도 마을은 돌아간다>(총감독) 등의 히트작을 세상에 내놓았다.

[도판 설명]

▶'마법소녀들의 능력 배틀'이라는 컨셉을 계기로 우로부치 겐의 이름이 거론되었다.
▶귀여운 캐릭터의 경우 거의 사용하지 않는 아오리 컷을 대량투입.
▶제8화에서 호무라에게 저격당한 큐베. "계약하지 않을래?"라는 말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화제가 되었다.
▶호무라의 비밀이 밝혀지는 제10화. 그녀는 과연 지금까지 몇 번이나 비극을 경험해 온 것일까.
▶감독은 극단 이누카레의 세계관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by 잠본이 | 2012/12/08 20:50 | 원환의 섭리 | 트랙백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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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2/12/08 23:1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12/12/08 23:21
비공개 답글입니다.
Commented at 2012/12/09 00:2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12/12/09 16:11
비공개 답글입니다.
Commented by 청영 at 2012/12/09 02:29
신보 감독님 생각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저도 중고딩 때는 사람이 아무렇지도 않게 죽어 나가는 잔혹 스릴러나 액션 영화를 봐도 “우와아, 이거 잔인해”라고 생각만 해왔지 잘 봐왔거든요.
그런데 나이를 먹고나서는 피 튀기고, 잔혹하고 사람 여럿이 아무렇지도 않게 죽어나가는 애니메이션을 보면 아무리 애니라도 사람 목숨을 가볍게 그려서 되냐고 의문과 반감이 들더라고요. 역으로 이젠 그런 류가 싫습니다;
왜인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잠본이님은 어떠신가요?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2/12/09 16:13
나이가 들면 들수록 실제 주변에서 죽는 사람도 보아오고 하다보니 인생이나 죽음의 무게에 대해 느끼는 바가 많아지고 그런만큼 픽션 속에서의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저 개인적으론 스토리 진행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죽음은 납득하지만 너무 잔인하게 죽이거나 죽일 필요 없는데도 쓸데없이 죽이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
Commented by 풍신 at 2012/12/09 11:05
재밋는 글이네요. 역시 늙으면 죽이기 싫어지는 것일까요? (...토미노 영감님이라던지???)

그런데 마마마는 둘째치고 왠지 소울테이커에 대한 아쉬움이 절절히 느껴졌습니다. (이것도 봐야하는데...노래만 안다...)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2/12/09 16:14
출세한 막내딸 얘기하는 자리에 나와서 가난하게 사는 큰아들 얘기하는거 보는 기분
Commented by rumic71 at 2012/12/09 12:46
어떤 의미로든 캐릭터가 박박 구르는 걸 선호하는군요...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2/12/09 16:15
그게 지겨워지면 또 쉬어가는 의미에서 히다마리 스케치같은 걸 만들고(...어라?)
Commented by 듀란달 at 2012/12/10 18:43
"......따스하고 평온한 작품으로 만들면 먹힐지도 모르겠구나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긴 했습니다만. 그 뒤에 '마법소녀이긴 하지만 적과 싸울 때에 초능력 배틀[能力戰]같은 걸 하면 좋겠다'라는 식으로 흘러가서, 그에 따라 우로부치 씨를 모셔오자는 얘기가 나왔죠."

: ......아니, 우로부치를 데려온 시점에서 '따스하고 평온한'은 물 건너 갔다니까요.


".....애니플렉스의 이와카미 프로듀서가 소설 <페이트/제로>를 추천해주셔서 ......"

: 당신이 원흉이었나, 이와카미!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2/12/10 22:58
그러니까 앞쪽은 어디까지나 신보 감독이 멋대로 짐작한 건데, 배틀물로 가자는 얘기가 나온 시점에서 이미 따스하고 평온한 얘기는 안하게 된 겁니다.
Commented by 마스터 at 2012/12/10 23:38
'일상적이고 향토색 강한'이라고 하니 왠지 떠오르는게 썬레드의 마법소녀 버젼이군요[........]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2/12/12 02:44
프리즘 나나가 이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싶기도 하더군요. 신보 감독하고는 상관없지만.
Commented by 셔먼 at 2012/12/12 00:27
특히 마미나 사야카가....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2/12/12 02:45
한번 죽은것도 억울한데 루프 때문에 2~3회에 걸쳐 고인드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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