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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카 마기카의 풍경
마법소녀와 마녀의 끝없는 싸움

-text by 히로타 케이스케[廣田恵介] / <오토나 아니메> VOL. 20(요센샤, 2011년 4월), pp.11~13
-해석: 잠본이(2012. 12. 8)


■ 일상으로부터 결계에 이르는 악몽의 그라데이션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의 세계는 부조리한 규칙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다. 소녀들은 소원을 이루기 위해 큐베와 계약하여 마법소녀가 되지만, 그들의 결의는 결코 보답받지 못하고, 상처입은 채 점점 피폐한 감정에 짓눌린다.
그러한 모순과는 대조적으로 마도카와 친구들이 사는 도시는 상쾌한 느낌이 넘쳐난다. 통학로에는 작은 개울이 흐르고, 녹지도 사방에 펼쳐져 있다. 그것은 신흥주택단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공적으로 배치된 자연의 모습이다. 학교의 교실도 유리벽으로 둘러싸여 개방감이 느껴지며 책걸상도 수납식으로 되어있는 등, 미래적인 기능미가 깃들어 있다.
사야카가 짝사랑하는 쿄스케가 입원하고 있는 병원을 가 봐도 병상이 온화한 색상의 무늬로 장식되어 있어 병원 특유의 긴장감은 없다. 마도카의 집은 넓은 뿐만 아니라 디자인성이 높아서, 사람을 안심하게 만드는 여유가 느껴진다.
말하자면 마도카 일행이 살고 있는 생활환경은 무기질의 느낌을 주지만 안전한 공간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등장인물이나 이야기의 진행에 따라, 이 도시는 생각지도 못한 일면을 보여준다.
쿄코의 첫 등장 장면(제4화)에서 그녀는 거리를 내려다보는 전파 송수신탑 비슷한 구조물에 앉아 있다. 그것은 쿄코가 '바깥 세계'에서 온 인물임을 드러내는 연출이지만, 이 도시에도 '교외'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마도카와 호무라가 하교길에 대화하는 장면(제4화)에서는 복잡한 실루엣의 공장 건물이 보인다.
이들 교외의 풍경은 깔끔하게 정돈된 학교나 병원의 풍경에 비하면 왠지 추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 전파탑이든 공장이든 중학생인 그녀들의 생활과 직접 관련은 없다. 하지만 싸움이나 죽음과 항상 등을 맞대고 있는 소녀들에게는 그로테스크한 '교외'에 들어서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른 한편으로, 사야카를 구하겠다고 결심한 쿄코가 마도카에게 협력을 요청하는 장면(제9화)이 있다. 마치 유럽 어딘가의 뒷골목처럼 포석[石畳]이 깔려 있는 장소에서 만나는 것이다. 그 풍경은 불안이나 긴장과는 관계없지만, 어딘가 먼 나라에 와 있는 것 같아서 안절부절못하게 만드는 면이 있다. 마미의 싸움 이후, 마도카와 사야카가 결의를 재확인하는 장면(제3화)에서도 돌로 만든 커다란 육교와 가로등이 인상에 남는다. 즉, 소녀들이 자신의 운명에 대해 대화를 나눌 때는 마치 다른 나라에 온 것처럼 아름다우면서도 낯선 풍경이 출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공장과 같은 '교외', '이국'을 거쳐, 그녀들은 마녀가 숨어있는 '결계'로 돌입해야만 한다. 극단 이누카레가 창조한 '결계'의, 소름이 돋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분위기에 대해서는 새삼 말할 필요도 없으리라. 막대한 콜라주에 의해 이제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질감이 화면에 쏟아져 들어온다. 셀화로 그려진 소녀들은 결계 안에서는 너무나도 덧없고, 너무나도 연약하게 느껴진다. 결계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도시의 이곳 저곳에 불규칙적으로 출현한다. 그 규칙 없는 무작위성이 무엇보다도 공포스럽다.
아니, 결계에는 결계 나름의 질서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주인공들이 거주하는 생활공간과는 절대로 서로를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결계는 주인공들과는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마법소녀들은 이윽고 그 소울젬을 검게 물들여, 그리프 시드를 낳고 만다. 정돈된 일상에서 살고 있던 소녀들이 하루 아침에 불행의 밑바닥으로 떨어진다는 이 부조리. 부조리하지만 그 나름의 논리는 성립하고 있다. 청결한 일상 속에서 악몽 같은 결계가 태어난다. - 그 구조야말로,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의 참된 폭력성인 것이다.
by 잠본이 | 2012/12/08 18:20 | 원환의 섭리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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