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by 잠본이 2006 이글루스 TOP 100 2007 이글루스 TOP 100 2008 이글루스 TOP 100 2009 이글루스 TOP 100 2010 이글루스 TOP 100 2011 이글루스 TOP 100
메모장
카테고리
태그
포토로그
라이프로그
rss

skin by 이글루스
역시 결말을 모르고 보는게 좋은데!
운나쁘게도 반전영화(反戰 말고 反轉)의 양대산맥이라 할 수 있는 <식스센스>와 <유주얼 서스펙트>를 둘다 나온지 한참 뒤에, 그것도 반전에 대한 얘기를 다 들어버린 상태에서 감상을 했는데, 희한하게도 주관적으로 느낀 재미의 차이가 두 영화 사이에서 꽤 컸다. <식스센스>는 그 인물이 그 상태라는 사실을 아는 상황에서 보았는데도 어느 정도는 눈물겹고 감동적으로 느껴졌는데, <유주얼 서스펙트>는 누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보노라니 '아 시밤바 저거 저거 저놈이...'라는 짜증은 확 밀려올라오는데 그에 비해 순수한 재미는 영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어째서 이런 차이가 생긴 걸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식스센스>는 정서적인 '감정'의 측면이 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결말도 다분히 동양적인 신파에 치우쳐 있기 때문에 미리 알고 봐도 어느 정도 감정을 자극하는 게 느껴져서 괜찮았던 더 비해, <유주얼 서스펙트>는 감정을 완전히 배제하고 순수하게 이성적인 두뇌게임에 집중하는 수학문제같은 유형의 영화다보니 답을 미리 알고 보는 상태에서는 뭔가 심심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놀란신의 <메멘토>도 퍼즐게임의 비중이 크긴 하지만 주인공의 특수한 상황에서 오는 절망이랄까 고독이랄까 그런 게 절절하게 깔려있다 보니 결말을 대충 알고 봐도 '괜찮아! 문제없다!'였는데 이 영화는 진짜 감정보다는 어떻게 이 상황을 돌파하고 어떻게 상대방을 속이는가가 더 중요한 케이퍼 무비이니 미리 그런 의문에 대한 답을 알아버리면 그만큼 재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지.

(같은 싱어감독 매쿼리 각본의 <발키리>가 영 심심하게 느껴졌던 것도 히틀러 암살은 결국 실패하고 주인공들은 '아 망했어요'가 된다는 걸 이미 역사를 통해서 다 알고 있기 때문이었던 듯. 좀더 주인공들의 감정이나 사상 같은 부분에 주안점을 두어 깊이 있게 만들었다면 느낌이 좀 달랐으려나 어땠으려나)

역시 이런 영화들은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는 채 보았다가 '어? 어어? 어어어어어?'하는 충격을 두두둥 느낀 뒤에 다시 한번 더 차분하게 보면서 '아, 이 부분은 그래서 이랬구나!'를 깨달아가는 게 정석인데 어째 귀한 체험의 기회를 도둑맞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인터넷을 멀리하고 영화는 개봉직후에 신선할 때 보는 것이 낫습니다... 으잉?)
by 잠본이 | 2012/11/25 01:00 | 시네마진국 | 트랙백(1) | 덧글(17)
트랙백 주소 : http://zambony.egloos.com/tb/390509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at 2012/11/25 07:43

제목 : 반전(反轉) 영화와 스포일러에 관한 잡담
작년 말, 아는 친구에게서 영화 dvd를 하나 빌려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제목은, 스포일링을 피하기 위해 아래에 따로 적습니다) 개봉 당시 상당히 인기가 좋았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사정상 영화를 보지 못했고, 그 영화의 반전 내용을 어디선가 읽어 버리게 되었죠. 그래서 결국 그 영화의 관람을 포기했습니다. 그런데, 친구의 부탁으로 인해 이 영화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a 별 생각 없이 감상을 시작하였......more

Commented by 사카키코지로 at 2012/11/25 01:18
저도 작년에 모 마법소녀 애니를 보다가 누설당하기 전에 보는 편이 나았을거라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ㅇㅜㄴ
Commented by 나이브스 at 2012/11/25 01:40
어떤 의미에선 유주얼 서스펙트는 그 반전 결말 이외엔 실질적은 구성에 몰입감을 줄수 없는 부분이 좀 있어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anakin at 2012/11/25 07:47
반전 영화는 그 영화에 반전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스포일러가 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영화를 볼 때 미리 접하는 정보를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 애쓰게 되네요. 예전에 비슷한 내용으로 작성했던 글이 있어 살짝 걸어 놓습니다 ^^a
Commented by 풍신 at 2012/11/25 14:10
유주얼 서스펙트의 경우 지금보고 있는 영상이 뭔지 알고 보면 역시 몰입도가 뚝...(수정했습니다.)
Commented at 2012/11/25 14:34
비공개 답글입니다.
Commented by 셔먼 at 2012/11/25 12:48
모 자막제작자는 영화 종반도 아닌데 'XXXX가 XXX!'이라는 자막을 넣어서 감상자들을 빡치게 만들었지요(...).
Commented by 셔먼 at 2012/11/25 11:16
중요 부위를 XXX 처리했습니다.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2/11/25 13:43
대단히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시네프린지 at 2012/11/25 11:27
점점 정보를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부족해지고 있는 흐름에서, 마지막 결론이 과연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나는고양이 at 2012/11/25 13:34
반전이 다는 아니라고 하지만, 재미가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전 보기 전엔 제목 외의 정보도 접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가급적)... 그게 참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가 많더라구요 ㅠㅠ ㅇ
Commented by 미사 at 2012/11/25 14:25
유주얼서스펙트는 정말 ;;;; 전 식스센스도 극장에서 보다 중간에 눈치챈 바람에 ㅠㅜ 갑자기 급지루해지더라고요. 말씀처럼 정서적 감흥이라도 있었으니 다행이었죠. 점 파이트클럽도 쫌. 그래서 반전이 전부인 영화는 별로 안좋아해요
Commented by 소시민A군 at 2012/11/25 14:33
메멘토는 "메모는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신념이 망가지는 모습을 옆에서 안타깝게 바라보는 맛이 있었죠.
Commented by NoLife at 2012/11/25 15:04
모 지방도시에서는 식스센스 포스터에 친절하게 매직으로 "○○○ ○○○가 유령"이라고 메모해주신 분이 계셨죠(...)

유주얼 서스펙트 개봉 중에는 어떤 남자가 달리는 버스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야, ○○○○가 범인이다!!!"라고 외쳤다는 도시전설도 있습니다(...)
Commented by rumic71 at 2012/11/25 15:50
추리와 호러의 차이죠.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2/11/25 21:49
사실 호러라기보단 사이코신파휴먼드라마(...)의 비중이 컸던지라
Commented by 오오 at 2012/11/25 17:50
영화표 구매 줄서있는데다가 XXXX는 XXX이래! 라고 고함치고 간 놈의 전설...
그리고 포스터에 똥그라미 쳐놓고 "이놈이 범인" 써 놓은 놈의 전설...

디아더스는 같이 보러간 동료가 이거 반전 영화래...라고 하니 그럼 이건가! 하고 바로 반전을 알아차려서...--;

http://www.imdb.com/title/tt0489664/

이런류 영화중에는 이거 괜찮습니다.
Commented by 소혼 at 2012/11/25 22:31
유주얼 서스펙트는 한 영화평론가가 아버지한테 이 영화를 추천했다가 훗날 그가 추천하는 영화는 안 보셨더라는 일화도 있지요.(...)

OCN의 한 영화프로에서 범인을 알려주는 바람에 저도 김이 샜습니다.이래저래 아쉬운 역사..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