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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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큰 2
-이번에는 터키다! 특수요원 출신의 베테랑 경호원 브라이언 밀스가 가족의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자들에게 분노의 철퇴를 날릴 시간이 돌아왔다. 1편과 마찬가지로 낯선 외국의 도시에서 브라이언 역의 리암 니슨이 가족을 구하기 위해 악당들을 싹쓸이한다는 기본 틀은 그대로이지만 세부적인 면에서는 여러 모로 다른 영화다. 문제는 그 '다른 점'들이 1편과의 차별화에 그다지 큰 공헌을 하지 못하며 오히려 작품 자체를 헐렁하게 만들어버리는 역효과가 눈에 띈다는 점이다.

-우선 1편은 정체모를 적에게 납치당한 딸을 제한된 시간 내에 찾아야만 한다는 절박한 상황을 중심축으로 삼아 금방 목표지점에 닿을 듯하다가도 아슬아슬하게 엇갈리는 서스펜스를 조성하여 관객들을 쥐락파락하는 데 성공했는데(일본에서는 아예 그 제한시간에 초점을 맞춘 <96시간>이라는 타이틀로 개봉했다.) 2편은 적들의 정체가 이미 알려져 있고 납치당한 전부인의 소재를 알아내는 데에도 큰 우여곡절이 없으며 최종 목적지까지 가는 데에도 1편보다 굴곡이 적은 편이라 약간 긴장감이 떨어진다.

-1편에서 납치당한 딸은 인신매매를 목적으로 끌려간 것이기 때문에 주인공이 구하러 올 때까지 비교적 멀쩡한 상태를 유지해도 이해가 가는데 이번에 납치당한 전부인은 순전히 주인공에 대한 복수를 목적으로 잡아간 것임에도 불구하고 빨리 처리하지 않고 '천천히 괴로워하며 죽도록 해주겠다'며 계속 잡아두는 게 이해가 안 갔다. (여담이지만 그 전부인을 팜케 얀센이 연기하다보니 여러모로 만감이 교차하기도 했다. 한때는 본드걸로서 세계를 뒤흔들고 피닉스 파워로 매그니토와 대적하시던 분께서 출혈과다로 골골거리며 갇혀있는 걸 보자니 눈물이 안날 수가 없어!;;)

-또한 1편에서는 액션에 돌입하기 전에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사정을 충분히 묘사하여 나름대로 공감과 애착을 느끼게 해 주지만 2편에서는 훨씬 빨리 본론에 들어가서 추격전으로만 이야기를 끌고 나가기 때문에 전편을 안 본 사람에게는 뭔가 이야기에 구멍이 뚫려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1편에서는 주인공의 요원 시절 친구들, 주인공 전부인의 현재 남편, 경호원 일을 하다가 만난 가수 등 지나가는 인물들도 나름대로 역할을 하며 주인공을 돋보이게 해 주지만 여기서는 아예 그런 식의 서브플롯이 철저하게 생략되어 있다. (친구들은 거의 캐미오 수준으로 얼굴만 내밀고 전부인 남편은 직접적인 출연 없이 존재만 암시된다. 어차피 전부인과 주인공의 관계가 서서히 회복 기미를 보이는지라 별로 역할도 없지만.)

-물론 실망스런 점만 있는 것은 아니고 전편 못지않게 재미난 부분도 적지 않다. 리암 니슨의 절제된 액션과 냉철한 판단력, 그리고 본인이 납치되었을 때에도 침착하게 청각과 촉각만으로 위치를 추적하여 탈출경로를 모색하는 초인적인 감각 등등은 여전히 설득력이 넘친다. (문제는 그에 걸맞게 악당도 업그레이드되어야 좀 제대로 된 싸움이 될텐데 그런게 전혀 없어서 싸움이 뒤로 갈수록 시시해진다는 것이지만.) 1편에서 납치되었던 딸이 이전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아버지를 도와 난폭운전과 정보수집과 인간 내비게이션 노릇까지 하면서 이리뛰고 저리뛰며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고, 그 딸이 사귀고 있는 남자친구 문제로 리암 니슨이 신경을 곤두세우며 개그 아닌 개그를 벌이는 것도 볼 만하다.

-영화를 생선구이에 비유하자면 1편은 뼈대도 튼실하지만 그 주위에 붙어있는 살점도 꽤 통통하고 아기자기하게 씹는 맛도 있어서 제법 큰 만족감을 주었던 데 비해 2편은 뼈대 자체는 꽤 맛있게 구워졌으나 주변의 살점이 너무 앙상해서 1편 생각하고 식당을 찾은 손님에게는 약간 아쉬운 뒷맛을 남겼다고 할 만하다. (하긴 감독이 <트랜스포터 3>이나 <콜롬비아나>의 올리비에 메가톤임을 생각하면 살점에 미련을 두는 것 자체가 너무 욕심이 큰 걸지도 모르긴 하지만 어차피 이 시리즈는 감독 때문에 보러 오는 게 아니니.) 그런대로 볼만한 속편이었으나 솔직히 더 이상 뭔가를 이어나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시사회에서 봐 놓고 이런저런 일 때문에 한달 가까이 지나서야 감상을 쓰려니 피곤하지만, 그래도 그때 무대인사하러 온 리암 니슨이 들려준 개그는 기억에 선명하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봐야 한다. 중간에 화장실에 가서도, 팝콘 사러 가서도 안된다. 만약 그러는 자가 있다면 내가 찾아내서 처치할 것이다." (...아이고 형님 살려주세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미나는 건 영화 속에서는 거의 꾀죄죄한 홀애비 꼴로 다니는데 행사장에서는 놀란판 라즈 알굴에 가까운 말끔한 모습이더라는 거(...)
by 잠본이 | 2012/10/30 21:40 | 시네마진국 | 트랙백 | 핑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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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요왓썹대니 at 2012/10/30 22:28
리암니슨횽님 처치 드립치시고 그 자리엔 웃는 사람 하나 없이 긴장되는 분위기가....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2/11/03 22:19
실제로는 다들 빵 터졌으니 다행이지만...
Commented by 셔먼 at 2012/10/30 23:05
확실히 1편의 그늘이 너무 컸죠...;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2/11/03 22:20
애초에 이야기를 늘려나가기가 힘든 영화였죠. 1편이 워낙 돌직구였던데다 그때는 '아니 리암니슨이 액션연기를 한다고?'라는 호기심도 작용할 여지가 있었는데 이젠 그게 당연한게 되어버린터라
Commented by 미션루스 at 2012/10/30 23:40
그렇게 조직하나가 또 박살나는 동안 다른 건물에선 MI6에이전트들의 신상이 담긴 하드디스크가 탈취를 당하고....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2/11/03 22:19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11/01 09:22
하나, 둘, 셋, 새... (...)...

3편도 나온다니 딸이랑 남친과 함께 변신 합체라도 해야할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2/11/03 22:20
으읽 변신합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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