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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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의 코난 도일스러운 괴몽
무대는 어느 서양식 저택의 고풍스럽게 꾸며진 방. 영문도 모르고 집 안을 헤매다가 그 방에 들어간 내가 사방을 둘러보니 웬 사람들이 모여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그런데 묘하게도 다들 역사적으로 유명한 모 사설탐정의 상징처럼 굳어진 사냥모와 프록코트와 파이프 담배를 기본으로 장착하고들 있다. 잘 살펴보니 그 탐정으로 가장한 사람들이 분장대회라도 열고 있는 듯 했다. 이제까지 쏟아져 나온 숱한 영화, 연극, 드라마에서 그 탐정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다 모여 있었다.

좀 이상한 것은 출연한 작품이 오래된 것이면 오래된 것일수록 그 배우의 모습 또한 노이즈가 끼어 있거나 아예 거칠거칠한 흑백으로 나와서 마치 낡은 필름에서 따온 오브젝트들을 하나의 캔버스에 합성해놓은 것처럼 느껴진다는 점, 그리고 실제 현실에서는 절대로 그 탐정 역을 맡았을 리가 없는 사람(이를테면 율 브리너라든가)까지 끼어있다는 점이었다.

그야말로 실제로 존재했던 경우뿐만 아니라 실제로는 없었으나 누군가의 상상 속에서 존재했음직한 그 탐정의 구현화 사례까지 몽땅 모아놓은 듯한 방이다. '홈즈의 가능성의 방'이라고 이름을 붙이면 어떨까. (그 와중에 이름까지 붙일 생각을 하다니 참 태평하기도 하다...고 딴죽을 걸고 싶겠지만 사실 이 이름은 잠을 깨고 난 뒤에 무의식적으로 덧붙여진 것이다. 우리의 마음은 가끔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우리 자신에게 장난을 친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좀 더 자세히 보려고 그들에게 다가가는 순간 따스하지만 사무적인 어조의 여자 목소리가 어디선가 날아들어와 내 의식을 다른 곳으로 끌어내버린다. "시겔슨 씨, 약 드실 시간이에요."


...흐음, 이렇게 끝나는 건가.
by 잠본이 | 2012/10/08 23:06 | 엉망진창 환몽계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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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ようこ at 2012/10/09 00:44
마치 보드게임 클루를 연상시키는군요!
Commented by 물속인간 at 2012/10/09 09:13
율브리너라 으외로 나쁘지 않은데요?
Commented by rumic71 at 2012/10/09 09:32
언젠가는 본드의 가능성의 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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