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지: 코엑스몰 메가박스★제이슨 본의 활약으로 CIA가 비밀리에 추진하던 암살자 양성계획이 만천하에 폭로된다. 이 사건에 위협을 느낀 미 국방부는 자체적으로 추진하던 유사 프로젝트인 '아웃컴'을 재검토하기 시작하고, 아웃컴 계획의 책임자인 에릭 바이어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계획에 참가한 요원들과 연구진을 제거하라는 지령을 내린다. 아웃컴 요원 중 한 사람인 애런 크로스는 알래스카에서 훈련 임무를 수행 중에 국방부가 보낸 무인기의 살해 위협을 받고 상부에서 자기를 죽이려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웃컴에 관여한 연구자 중 마지막 생존자인 마르타 셰링을 구출한 크로스는 특수 약물에 의존해야만 신체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마르타와 함께 필리핀의 연구시설로 향한다.
토니 길로이 감독의
2012년작 액션 스릴러. 로버트 러들럼 원작의 제이슨 본 시리즈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으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공전의 대히트를 거두었던 영화판 '본 시리즈'와 세계관을 공유한 스핀오프 작품이다. 공식적으로는 본 시리즈 제4탄으로 홍보되고 있으나 제이슨 본을 연기한 맷 데이먼 본인은 사진으로만 등장하며 스토리에 직접적으로 관계하지는 않기 때문에 시리즈 내에서는 상당히 미묘한 위치에 있는 작품이다. 설정상으로는 영화판 제3부 <본 얼티메이텀>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벌어지는 사건을 묘사하고 있으며 그 영화에서 등장했던 노아 보슨 국장, 파멜라 랜디 부국장, 앨버트 허쉬 박사, 사이먼 로스 기자 등이 기록화면에 등장하거나 간접적으로 언급되는 등 여러가지 면에서 연관성을 어필하고 있다. 하지만 전작을 모른 채 이 영화만 봐서는 뒤편에서 뭔가 엄청난 일이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는 것 같긴 한데 그게 뭔지 확실하게 안 보여주고 끝나기 때문에 좀 감질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새로운 주인공 애런 크로스를 연기한 제레미 레너의 쿨한 매력과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연기가 빛을 발하며, 헤로인인 마르타 역의 레이첼 와이즈도 믿어지지 않는 상황에 던져져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보통사람다운 연기를 잘 보여준다. 이들을 쫓는 최종보스 격인 바이어 역의 에드워드 노튼 또한 냉혹하고 계산적인 두뇌파로서의 일면을 확실하게 보여주며 미국 정부의 엄청난 정보력과 부하들의 생명을 불사르는 야근파워(...)에 힘입어 빈틈없는 추격의 손길을 뻗쳐온다. 크로스를 비롯한 아웃컴 요원들이 기존의 프로그램과 달리 특수한 약품으로 능력을 강화하는 대신 그 약품을 주기적으로 복용해야만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핸디캡을 설정함으로써 자신의 과거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본과 달리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손을 써야만 하는 크로스만의 개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국방성과 결탁하여 비밀연구를 수행하는 다국적 제약업체의 비열한 면모를 드러내기도 한다.
사실 제레미 레너 쪽은 중반까지 <미션 임파서블 4>나 <어벤저스> 등에서 보여준 모습과 그리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아 좀 답답한 느낌이 들었고 액션 면에서도 맷 데이먼의 제이슨 본에 비하면 다소 평범하게 보여서 아쉽기도 했으나 상대역인 레이첼 와이즈의 캐릭터와 합류하면서 킬러와 과학자라는 흥미로운 조합이 실현됨으로써 제법 재미난 효과를 거두고 있다. 두 사람이 이전부터 프로그램 관련으로 아는 사이였기 때문에 다시 만났을 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서로 익숙해지는 시간을 절약하는 한편 둘 다 상대방이 어디까지 알고 있으며 무슨 일을 하는지 확실히 몰라서 처음에는 서로 충돌하고 다투기도 하지만 둘 다 국가권력에 사냥당한다는 처지는 똑같기 때문에 차차 동병상련을 느끼며 서로를 돕게 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풀어나간다. 자칫 단순해질 수 있었던 마르타라는 인물이 '나는 연구만 했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고 책임도 없다'며 항변하는 모습에서는 조직에 의해 이용당하여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비인간적인 결과를 낳게 된 과학자의 아이러니를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전 3부작을 다 본 관객의 입장에서는 성에 차지 않는 영화가 될 공산이 큰데, 아무래도 전작에서 보여준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현란하고 역동적인 화면 연출이나 맷 데이먼의 '일용품도 흉기로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마술사에 가까운 초 과격 액션을 능가하기에는 역부족인 면이 많기 때문이다. 클라이막스의 대추격전에 난입하여 큰 기대를 안겨주었던 싱가포르 쪽 요원이 크로스와 몸으로 직접 부딪히는 장면 없이 어이없게 퇴장하는 것도 아쉬움을 더한다. 아웃컴에 이은 미국정부 제4의 프로젝트 'LARX'의 피험자로 거의 터미네이터스러운 박력을 보여주며 끈질기게 따라오더니 정작 최후는 저게 뭐냐고... (참고로 배우는 <프레데터스>에서 외계 사냥꾼에게 일본도로 대항한 불굴의 야쿠자 아저씨였음 OTL)
그나마 전작들에서 각본에 참여한 토니 길로이가 참가한 덕에 세계관의 연속성과 전반적인 분위기는 그런대로 지켜나가고 있으나 그게 스토리 자체와는 크게 관련없는 장식에 불과한지라 어느 정도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본 시리즈와 상관없는 독립적인 액션영화로 본다면 그럭저럭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는 중박 정도의 작품이지만 무리하게 본 시리즈의 아우라를 끌이들이려 한 탓에 손해를 본 게 아닌가 싶다. (이게 전에 <본 얼티메이텀> 감상한 뒤 했던 얘기의 연장선상에서 가면라이더에 비유하자면 혼고 타케시가 한바탕 다 깽판치고 난 뒤에야 이치몬지 하야토가 슬슬 기어나와서 '라이더는 한명만 있는게 아니었다!'라고 용을 쓰지만 뭔가 혼고에겐 좀 많이 못미치는 활약밖에 보여주지 못하고 끝나는 식이라서.)
게다가 기껏 본이 폭로해 놓은 트레드스톤이나 블랙브라이어 작전의 진상도 보슨 국장의 청문회 대연설로 무마되는 분위기이며 본의 협력자로 활약했던 랜디 부국장은 기밀을 누설한 반역자로 기소당할 위기에 처하기 때문에 전작의 마무리를 보며 정의가 실현되는 것을 기대했었던 팬들에게는 상당히 씁쓸한 뒷맛을 남길 우려도 있다. (건담에 비유하자면 마치 퍼스트 건담에서 감동의 엔딩을 보여줘서 여운에 젖어있던 시청자에게 곧바로 건담 0083에서 티탄즈 결성되는 장면을 보여줘서 경악하게 만드는 것과도 같은 수법이라 하겠다. 야이씨 이렇게 되면 주인공은 대체 뭘 위해 그 고생을 하며 싸운건데!) 제작사는 일이 잘 되면 제이슨 본과 애런 크로스가 함께 싸우는 후속편을 만들고 싶다고 하니 그때를 위한 포석인 듯 하지만, 엔딩에서 크로스와 마르타가 '앞으로 어떻게 할까를 생각 중이오' '난 그냥 길잃은 채로 다니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라는 대화를 나누는 걸 보면 시리즈의 미래는 아직 감독도 잘 모르는 게 아닌가 싶다. (일단 흥행결과 나와봐야 뭐라고 얘기를 더 진전시킬 수 있을테니.)
필자의 경우는 우연히 <본 얼티메이텀>만 보고 나머지 에피소드에 대한 지식은 전혀 없는 상태였으며 제레미 레너의 최근 출연작 덕분에 그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간 상태에서 이 영화를 본 터라 큰 불평 없이 평범하게 즐길 수 있었지만 다른 관객들에겐 어땠을까 모르겠다. 전작을 모두 섭렵한 팬들에게는 기껏 잘 마무리한 시리즈에 사족을 붙이려다 실망만 안긴 망작으로 비칠 수 있겠고 전작을 전혀 모르는 관객에게는 뭔가 떡밥은 많이 풀어놓는데 그 수습은 다른 영화에 미루어놓고 정작 메인 스토리는 큰 차별성이 없는지라 뭔가 개운치 않은 느낌만 안겨주지 않을까 싶다. 만약 속편이 나온다면 이런 부분을 어떻게 조절하며 자기만의 색깔을 지닌 영화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이 더 필요할 것 같다.
ps1. 원작자 말고 다른 작가가 제이슨 본을 등장시킨 <본 레거시>라는 소설을 몇년 전에 쓰긴 했는데
이 영화와는 내용상 전혀 상관없다. (애초에 전 3부작도 원작에선 주인공 모티브와 제목만 따온거고 완전 다른 이야기였으니 뭐 할말 없긴 한데.)
ps2. 안경 쓴 레이첼 와이즈는 어째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리브 타일러가 연기한 베티 로스 보는 느낌. 만약 헐크가 또 리부트된다면 베티 역으로 추천해도 될 듯하다. 외모뿐만 아니라 여기서 맡은 역할도 베티랑 별로 다르질 않으니 뭐...
ps3. 바이어는 회상장면에서 크로스를 스카웃하러 나오는 대목 빼고는 크로스와 극중에서 직접 만나지 않기 때문에 모두가 기대했던(혹은 나만 기대했던) '2대 브루스배너 vs
호크아이'라는 꿈의 대결은 결국 실현되지 못했다. 자아 그러니까 빨리 유니버설은 다음편 제작에 들어가라! (...고작 그런 이유로? OTL)
ps4. 크로스가 이라크에서 복무하다 스카웃된다는 설정은 어째 레너의 출세작 <허트로커> 생각이 물씬... 뭐 하긴 이 영화 자체가 아무리 봐도 호크아이 비긴즈스러운 느낌이라 엔딩 크레딧 뒤에 사무엘 잭슨횽이 안대 차고 나와서 '이직할 생각 없나?'라고 묻는 장면만 넣어주면 어벤저스하고도 꽤 잘 연결될거 같다 무하하하(...유니버설이 그러도록 놔두지 않겠지만 OTL)
ps5. 아웃컴 요원들이 하나하나 제거되는 장면에서 서울 강남도 나오는데 아무리 봐도 거기 나오는 요원이 한국말로 전화통화하는 부분은 넣질 말던가 더빙을 하던가 그러는게 좋았을 것 같음... 대사 처리가 너무 어눌해! OTL 그나저나 여기서 약을 전해주는 아줌마는 싱가포르 요원에게도 지시를 전달하는 걸 보면 아시아 지역 총책임자 비슷한 인물 아닐까 싶은데 은근히 신경쓰이는군.
ps6. 비행기 화장실에서 신분증 위조를 뚝딱뚝딱 해내는 크로스씨는 위조업자로 직업 바꿔도 먹고살듯(...)
ps7. 아웃컴 요원은 공식적으로는 번호로만 호칭되며 크로스는 넘버 5. 마르타의 증언으로는 원래 9명이 있었으나 영화 시작 시점에는 6명만 살아있었다고 한다. 알래스카에서 죽은 사나이를 포함해서 화면상에서 제거되는 요원은 네 명밖에 안 보였던 것 같은데 남은 한명은 살아있다는 뜻인가? (하지만 바이어가 일일이 다 제거되는걸 확인하고 있었으니 화면에만 안나오고 다 제거되었다고 보는게 맞을 듯. 뭐 크로스처럼 잔머리 굴려서 죽은척한 놈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거의 가능성은 제로다.) 크로스가 넘버 4였더라면
다른 영화 제목 갖고 장난칠 수 있었을텐데 아깝다(?)
ps8. <본 얼티메이텀>의 라스트에서 제이슨 본이 물 속을 헤엄쳐가며 끝난 걸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 첫 장면에서 제레미 레너가 물 속을 헤엄치다가 나오는 씬을 보고 참 뭐라 말하기 어려운 기시감을 느낄 듯. (다분히 제작진의 계산에 따른 기시감이겠지만...)
★촬영지: 2호선 방배역★본레거시,
제레미레너,
레이첼와이즈,
에드워드노튼,
제이슨본,
스핀오프,
속편,
그럭저럭,
약간미묘,
영화감상,
개봉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