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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로우 그레이브>에서 이완 맥그리거가 연기한 알렉스 로우가 돈가방 노리고 집으로 쳐들어온 불량배들 기습을 받는 장면에서 무려 빠루(...) 비슷한 공구로 다리를 얻어맞아 무지하게 큰 타격을 받는다. 그 이후로도 어찌어찌 치료받고 잘 걸어다니는 걸 보면 뼈가 부러진 건 아닌 모양이니 불행 중 다행인데... 시체 발견됐다고 숲에 취재하러 갔을 때 차에서 내리려다가 대충 열었던 차 문이 반동으로 다시 튕겨들어오는 바람에 마침 다리 다친 부분에 차 문이 부딪혀서... 진짜 고통스럽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래 한번 다친 곳에 또 한번 충격을 받으면 그야말로 죽고 싶어지는 법이지. 으으으 공감 만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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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레닌>에서 다니엘 브륄이 연기한 알렉스 커너가 무언가 중요한 과업을 성취한 뒤 바깥에서 여친과 함께 자리에 앉아 기다리는 장면이 있는데... 자세히 보면 불안을 못 이겨 다리를 부들부들 떨다가 여친이 손가락으로 지적하니까 그제서야 멈춘다. 나도 긴장하거나 흥분하면 다리 떠는 버릇이 있는지라 남의 일이 아니게 느껴지더라고. 역시 눈에 띄는 큰 연기나 대사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사소한 디테일을 통해서 인물에게 입체감을 부여하고 공감을 유도하는 것도 빼놓으면 섭한 일이지.
...우연히도 최근 본 영화들 중에서 다리라는 신체부위와 관련하여 공감을 불러일으키는데다 대상인물이 둘 다 알렉스라는 이름이라 신기하게 느껴져서 따로 정리해 보았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