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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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김] 브라운 신부와 추리오덕의 폭주
그 뒤 구석에 짐짝처럼 밧줄에 꽁꽁 묶인 제임스 토드헌터가 감자자루같이 내동댕이쳐져 있었다. 입에는 스카프가 물려져 있었고, 팔꿈치와 발목엔 밧줄이 예닐곱 겹으로 단단히 묶여 있었다. 그러나 그의 갈색 눈동자는 이리저리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후드 박사는 잠시 문 앞 깔개 위에 서서 이 소리 없는 폭력의 현장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가서는 실크 모자를 집어들어 묶여 있는 토드헌터의 머리에 조심스레 씌웠다. 그것은 너무 커서 그의 머리를 다 가리고 어깨까지 닿을 정도였다.
"글라스 씨의 모자로군요."
박사가 모자를 들고 되돌아서며 말했다. 그는 휴대용 돋보기로 모자의 안쪽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글라스 씨는 없고 모자만 남아 있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글라스 씨는 옷차림에 꽤 신경쓰는 사람인 것 같네요. 이 모자는 최신은 아니지만 유행하는 스타일인데다 솔질도 잘 되어 있고 반들반들하게 광이 나도록 닦여 있어요. 나이 지긋한 멋쟁이 신사일지도 모르죠."
"아니, 세상에 저 사람 먼저 풀어주지 않고 뭐 하시는 거예요?" 맥내브 양이 소리쳤다.

-길버트 키스 체스터튼, 「글라스 씨는 어디에?」
/ 『브라운 신부 전집 2 : 지혜』(봉명화 옮김, 북하우스, 2002) p.167에서 인용

요약: 피해자(?) 구조는 안중에도 없고 열심히 두뇌게임을 즐기는 범죄학자 아저씨의 뻘짓.txt
교훈: 실제 사건현장에서 제발 홈즈놀이 좀 하지 말자. 홈즈는 홈즈니까 그게 가능한거다 OTL
by 잠본이 | 2012/01/01 15:11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덧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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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draco21 at 2012/01/01 15:19
저거시 바로 현장보존!!!!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2/01/01 15:22
아니 정작 보존해야 할 유류품은 멋대로 손대면서 사람은 안풀어주고...
Commented by 태천-太泉 at 2012/01/01 16:01
제임스씨, 지못미...;;;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2/01/01 20:06
사실 진상을 알면 그다지 지못미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Commented by rumic71 at 2012/01/01 16:24
저기서는 신부님마저 구조해줄 생각이 없었다는 게 반전...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2/01/01 20:06
신부님이야 제대로 짚었으니 그런거지만 저양반은 그냥 혼자 신나서 '옳거니 내 추리를 보여줄때가 왓쿠나!' 이러는거라 OTL
Commented by lukesky at 2012/01/01 17:03
아아, 이런 유머감각 너무 좋아요. ㅠ.ㅠ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2/01/01 20:07
신들린 감각이죠.
Commented by 차원이동자 at 2012/01/01 17:17
브라운신부야 무슨상황인지 알아서 가만히 있었지만 저 양반은...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2/01/01 20:07
내 말이(...)
Commented at 2012/01/01 17:5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2/01/01 21:05
대충 정리하면 그런 얘긴데 사실 저 단편의 초점은 후드박사의 '선무당이 사람잡네' 스페셜이죠 (...멍석만 깔아주니 참 혼자 잘도 놀아요 아이고~)
Commented by Allenait at 2012/01/02 00:31
갑자기 불쌍하군요..(...)
Commented by 시무언 at 2012/01/02 14:20
브라운 신부는 읽을때마다 무협지에 나오는 은둔 노고수같습니다. 애송이(?)들이 날뛰는것도 그냥 유유히 보고만 있고(...)
Commented by 엘러리퀸 at 2012/01/02 20:50
본글과 댓글에 묘한 스포(?)가.. 브라운 신부 시리즈는 다 읽어보았는데 오래되어서 그런지.. 가억이 가물가물.. 언제 하면 다시 읽어 봐야 하는지.. ㅋ.
Commented by 풍신 at 2012/01/02 21:26
사람은 중요한게 아니고 사건의 수수께끼가 중요...하지만 넌 그럴 실력도 없잖아? 그냥 사람이라도 구하라고...--->이런 느낌...
Commented by 영원제타 at 2012/01/02 21:34
어떤 루팡 단편에는 이런게 있었죠.

루팡으로 보이는 어떤 인물이 있었는데,
여자가 근처 남자에게 귓속말로 저 남자가 루팡 같아요~
이러는데, 루팡으로 보이는 남자가 남자를 묶어놓고 돈을 훔쳐 달아나고
여자가 남자를 풀어주려 하는데
남자가 하는 말이,
나를 풀지 마라. 묶는 데서도 그 사람의 버릇이 나온다.
어떻게 묶었는지 경찰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놔둬야 한다.
라고 하죠. 말하자면 현장 보존.
Commented by rumic71 at 2012/01/03 17:11
엄하게 그 여자는 경찰 간부 부인이었죠.
Commented by young026 at 2012/01/03 19:53
그것도 사실은 개구라였지만.^^;
Commented by EL엘 at 2012/01/02 22:46
브라운 신부 쪽은 읽으려다 말았는데 급 궁금해지는 부분을 발췌해주셨습니다 ㅠㅠ 홈즈는.. 뭐.. 왓슨이나 경감님이 처리해 주지 않을까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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