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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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신발끈의 기묘한 관계
어느 드라마에서 극중 인물들이 조깅화 신발끈 매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보고 있노라니 이야기를 만들 때 플롯의 구성도 저것과 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비유의 편의를 위하여 별 생각없이 다리를 흔들어서 자유롭게 신고 벗는 신발이 아니라 어느 정도 발에 딱 맞게 끈을 단단히 맬 필요가 있고 벗을 때도 끈을 풀어줘야 하는 신발을 대상으로 논의를 진행해 보자.

신발끈을 너무 허술하게 매면 운동할 때 자꾸 줄이 풀어져서 불편할 것이고 반대로 너무 단단하게 매도 운동을 마치고 벗을 때 잘 풀리지 않아서 초조해질 것이다. 아무리 격렬한 운동을 해도 잘 풀어지지 않게 적당히 단단하면서도 풀 때는 살짝 잡아당기기만 하면 술술 풀려서 착용자를 편하게 해 주는 매듭이 이상적일 것이다. (그런게 어딨냐 싶을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그런 매듭을 귀신같이 짓는 사람을 몇 번 본 적이 있다. 이런 재주는 신발끈뿐만 아니라 선물 포장용 끈이나 다른 종류의 매듭에도 응용 가능하다.)

이것을 플롯, 혹은 이야기의 구성에 대입한다면 너무 짜임새가 헐렁하여 지리멸렬한 이야기도, 너무 치밀하고 복잡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도 독자의 흥미를 끌고 그 흥미를 계속 유지하기에는 적당치 않다는 얘기다. 독자가 뒷 내용을 궁금해하면서 그 흐름을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적당히 튼실한 구성으로 이끌어나가다가 결말을 지어야 할 시점에 모든 복선을 잘 회수하고 납득할 수 있는 마무리를 지음으로써 순식간에 갈등이 해소되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게 해 줄 필요가 있다.

물론 신발끈이든 스토리든 이러한 이상적인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노력과 반복되는 경험, 그리고 어느 정도의 감각이 필요하리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또한 신발끈 매기도 스토리 짜기도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보다 더 광범위한 다른 목적(신발끈의 경우는 운동을 통한 체력증진, 스토리의 경우는 글의 완성을 통한 메시지 전달)을 위한 수단이자 조건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렇게 글로 옮기고 나니 참 쓰잘데기 없는 소리긴 한데 그래도 잊어먹기는 아까워서 기록해 둔다.
by 잠본이 | 2011/12/08 23:59 | 일상비일상 | 트랙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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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azuyu blog at 2011/12/19 20:49

제목 : 소설을 쓴다는 것
글을 쓰기 좋아하는 글쟁이인 만큼 나는 소설을 쓰는 것에도 관심이 있다. 중학교 시절, 하루에 판타지 소설을 5~6권 빌리던 그 시절, 나는 책들을 읽으며 무한한 상상에 빠졌다. 그리고 스스로 판타지 소설을 써보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갖게 되었다. 남들처럼 자신의 상상력을 글로 표현하고 싶다는 욕심이 점점 부풀어올랐다. 결심이 서게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마음을 다 잡은 어느 날 오후, 나는 컴퓨터 책상 앞에 앉아 메모장을 ......more

Commented by 애쉬 at 2011/12/09 00:13
좋은 비유인걸요
Commented by 데프콘1 at 2011/12/09 00:36
괜찮은데요
Commented by 일후 at 2011/12/09 02:11
적절한 비유라고 봅니다.
Commented by Allenait at 2011/12/09 04:51
적절한 비유입니다
Commented by rumic71 at 2011/12/09 08:01
좋은 비유로군요. '몸에 맞는 옷'으로 비유해도 될 듯 하지만.
Commented by 이적 at 2011/12/09 09:33
목적과 수단을 헷갈리면 안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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