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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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가련 칠드런을 다시 읽다가 느낀 점
-단순한 부록으로만 생각했던 4컷 증보판의 정보량이 생각 외로 풍부해서 놀랐다. 본편에서 밝혀지지 않은 캐릭터들의 신상이라든가 일상생활 같은 것도 그렇지만, 앞으로 등장할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단서를 은근슬쩍 흘린다든가 그전에 딱 한 장면 등장했던 엑스트라(특히 '내무성의 가발쓰고 키높이구두 신은 나카무라')를 재등장시켜 개그의 소재로 삼는다든가 하는 것까지 보게 되면 그야말로 이 작가의 캐릭터 장악력이 보통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시이나백화점 시리즈에서 쌓아올린 내공을 아주 튼튼하게 잘 써먹고 있는 듯. (게다가 본편과 증보판을 가리지 않고 넘쳐나는 패러디의 홍수는 정말... 하세가와 유이치와 함께 내가 인정한 '오덕 스토리텔러'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다! 가끔 가다가 오덕드립이 좀 지나쳐서 분위기가 썰렁해지는 경우도 없는 건 아니다만)

-효부가 미오와 카즈라를 데리고 카오루를 꼬시러 오는 장면(17권 126쪽)에서 카오루는 미오뿐만 아니라 카즈라의 이름까지 알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그런데 분명 카오루가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파티 크루와 판도라의 대결에 협력했을 때인데 분명 효부가 그 후 카오루의 기억을 지워버렸기 때문에(15권 54쪽) 카오루는 사실상 위에 말한 그 장면에서 카즈라를 처음 만난 것으로 인식할 테고 당연히 이름을 알 리가 없다. 단순히 옥에 티인지 아니면 그 중간에 내가 못 본 다른 에피소드가 있어서 거기서 카즈라와 다시 만난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분명 미나모토가 괴상한 사건에 말려들어 어린애가 되는 이야기에서도 카오루네 학교에는 미오 혼자 전학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팬텀 도터의 숨은 제4의 인격 '페더'의 정체가 누구일까 여러모로 생각해 보았는데... 국내에 나온 23권까지 진행된 시점에서는 팬텀 도터의 무의식과 상관없는 별개의 인물이었고 현재는 실체가 없이 잔류사념만 남아있는 상태이며 미나모토를 '아주 많이' 좋아할뿐만 아니라 자기 나름대로도 미래를 바꾸려고 궁리하고 있는 그 누군가라는 것 말고는 알려진 정보가 별로 없다. 미나모토의 육감에 따르면 아무래도 빙의대상인 팬텀 도터보다 훨씬 연상인 인물 같다고 하니 더욱 알쏭달쏭할 따름이다. 그런데 이번에 한 3번째 다시 처음부터 읽어나가다 보니 용의자(?)가 두 명 떠올랐다.

-첫 번째는 미나모토가 코메리카(어른의 사정으로 가명을 쓰고 있지만 다들 어딘지 알 만한 그 동네) 유학 시절에 사귀었던 '캐리'. 캐롤라인이라는 대학원생의 ESP 연구 도중 사고로 생겨난 별개의 인격으로, 미나모토의 회상을 통해 여러모로 유니크한 로맨스를 보여준 바 있다. 본체인 캐롤라인이 업무상 달 기지로 떠나감으로써 이제 지구에는 남아 있지 않지만, 혹시나 문제의 레어메탈 귀걸이와 우연히 접촉하여 캐리의 복사본 비슷한 존재가 생성된 것이 아닐까 망상을 펼쳐보게 된다. 하지만 페더가 칠드런과 판도라의 싸움이나 다가올 미래에 대한 불안 같은 속사정을 미리 알고 있는 상태에서 행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제3자인 캐리가 이렇게 행동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두 번째는 최근까지 상상도 못하고 있다가 페더가 미나모토를 두 번째로 덮쳤을(?) 때 하는 말을 보고 불현듯 떠오른 생각인데, 혹시 미래의 카오루가 아닐까? 구일본군의 사이보그 돌고래가 예지한 미래의 대치국면에서 미나모토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판도라의 수령으로 변한 카오루를 총으로 쏘게 된다. 이때 카오루의 육체는 죽지만 엄청난 물리적 충격과 그녀 자신의 폭주하는 능력이 예상치 못한 상승효과를 일으켜 그 잔류사념만 과거로 날아오게 만든 것은 아닐까? 그 과정에서 대부분의 기억은 잃어버리지만 '미래를 바꾸어 본인과 미나모토를 다 함께 구하고 싶다'는 강렬한 일념이 페더로서의 활동을 시작하게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 만약 이게 맞다면 이 작품은 터미네이터 뺨 치는 초 황당 시간여행 오컬트 SF로 거듭나겠지.

-내가 이렇게 예측한 주된 근거는 '미나모토를 좋아하며, 팬텀 도터보다 연상인 듯한 분위기'이지만, 그 외에도 두 가지 단서가 더 있다. 바벨의 분석에 따르면 페더의 능력치는 카오루들 레벨 7을 뛰어넘는 미지의 영역에 속한다는데 이 정도로 강력한 에스퍼가 효부나 후지코 관리관의 시야에 잡히지 않고 숨어만 있다가 아무런 복선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툭 튀어나올 리가 없다. 그렇다면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서 온 것이라고 보는 편이 더 그럴 듯하지 않을까? 또 하나의 단서는 바로 그녀(혹은 그?)가 자신을 가리키는 별명이 페더(깃털)라는 것이다. 작가는 본편 내내 계속해서 카오루가 신인류인 에스퍼를 영도할 중요인물이 될 것이라는 복선을 깔고 있는데, 그러한 복선을 드러내는 장치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특정 상황에 처한 주변인물 눈에만 보이는' 카오루의 날개가 있다. 날개 없이 깃털이 존재할 리가 없으니, 페더라는 이름 자체가 카오루의 '날개'에서 떨어져 나온 일부분이라는 암시를 주는 것은 아닐까?

-위 수수께끼에 대한 답이 어떻게 나오든 간에 앞으로 이 작품이 어떤 식으로 다가올 2020년의 미래(칠드런이 중학교에 들어간 2012년에서 8년밖에 안 남았다!)를 그려낼지 흥미진진하기 그지없다. 도중에 몇년 뭉텅 잘라먹고 미래로 점프할는지 아니면 지금처럼 여유롭게 실시간으로 천천히 진행해나갈지 모르겠지만 만약 후자의 페이스로 나간다면 극중 시간이 현실세계보다 한 2년 정도 빠르니까 대략 2018년쯤에나 끝을 보게 되려나...? (그때까지 이 시리즈를 붙잡고 있을지 솔직히 자신이 없군 OTL)

※혹시 현지 연재분에서 이미 답이 나왔더라도 가능한한 덧글에서 자세한 언급은 피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처럼 국내판만 보는 사람은 좀 더 기다렸다가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라...
by 잠본이 | 2011/11/19 14:39 | 만화광시대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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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히무라 at 2011/11/19 15:06
페더에 대한 대답은 좀 뒤에 대놓고 나왔죠.... 정말 대놓고...
Commented by 마스터 at 2011/11/19 15:13
서플먼트 증보판은 정보량도 많지만, 본편 흐름에 방해될법 하면서도 나름 역할은 있는 -이를테면 판도라의 내부사정이나 과거 역사같은-것들을 모조리 이쪽에 밀어넣으면서 본편의 탄탄함과 세계관의 풍성함이란 두마리 토끼를 다 잡고 있다는게 정말 감탄스럽죠. 작품 자체의 재미를 떠나서 이 서플먼트의 활용법도 언급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페더의 정체는 생각도 못했는데 두 안, 특히 카오루 설이 정말 그럴듯 하네요.
Commented by 플로렌스 at 2011/11/19 15:22
시이나백화점!!! 너무 좋아하는 작품이라 집안을 가득 채우던 해적판 만화책들 전부 처분할 때 차마 못버리고 아직까지 갖고 있는 개그백화점...(T_T);
Commented by Charlie at 2011/11/19 15:33
전 그 세명의 잔류사념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인격이 아닌가라고 생각해 봤었습니다. 위에서 답이 대놓고 나왔다니 기대됩니다.

잔류사념에 대해선 GS메가미극락대작전에서도 그렇고 꽤 많이 써먹는 소재인것 같더라고요.
Commented by rumic71 at 2011/11/21 16:57
네타바레 해버리고픈 마음이 굴뚝...
Commented by 풍신 at 2011/11/19 18:51
멋진 추리이십니다!?

4컷은 정말 의외로 쓸모없지만(...) 외전적으로 중요할지도 모르는 내용이 많더군요. (4컷에서 정규 캐릭이 죽을 뻔한다던지...)
Commented by 히카 at 2011/11/20 19:33
뭐...처음보고서 누굴까 하긴했는데
....정말 '대놓고' 보여주더군요 ㄱ-)(..)
Commented by rumic71 at 2011/11/21 16:58
카즈라의 경우는 카오루 자신도 '곰곰이 생각해보니 처음 보는 얼굴인데 왜 이름을 알고 있지?' 라고 이상해 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1/11/21 21:58
문제는 그 장면과 저 장면 사이에 상당한 시간차가 있어서(...) 효부가 일부러 최면을 부실하게 걸어뒀나 싶을 정도였죠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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