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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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쟁이 스머프(2011)
-요즘 할리우드에서 창궐 중인 실사+CG캐릭터 합성 유행을 타고 만들어져서 그런지 스머프라기보다는 무슨 앨빈과 슈퍼밴드 보는 기분. (하긴 감독도 실사판 <스쿠비 두> 시리즈 찍던 사람이라는데 뭘 더 바라리오) 중세풍 판타지 세계에서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뛰어놀던 녀석들을 어거지로 뉴욕 시내 한복판에 끌고 와서 재롱잔치를 펼치게 하는데 보는 내가 손발이 다 오그라든다. 말하자면 이건 스머프 그 자체의 영화판이라기보다 스머프라는 캐릭터를 살짝 빌려온 별개의 가족영화로 생각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는 얘기다. 원작이나 한나 바베라판 애니메이션 시리즈에 익숙한 올드팬에게는 실사에 맞게 여러모로 변형된 CG 스머프들이 좀 징그럽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정도는 작품 전체의 분위기에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는 각색이라고 납득하고 보았다. (하지만 스머펫이 좀 심하게 안 예쁘다거나 똘똘이 얼굴에 난데없는 주근깨가 나 있다거나 하는 등 사소한 부분이 나를 슬프게 하는 건 사실이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파란 달의 마법으로 인해 현대 뉴욕에 떨어진 스머프들이 어떻게 그들을 뒤따라온 가가멜의 위협을 벗어나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것이지만, 그와 병행하여 본의 아니게 스머프들의 보호자 노릇을 떠맡은 인간 남성 패트릭의 스토리가 전개된다. 어떤 의미에서는 오히려 패트릭 쪽이 진정한 본작의 주인공이라고 할 만한데, 원작에 대한 추억이나 지식이 전혀 없는 관객들의 입장에서 스머프들의 황당무계한 모험으로 인한 충격을 체감하고 보다 쉽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안내인 격인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직장에서의 갑작스런 승진으로 인한 책임감의 증가와 곧 태어날 아기로 인한 아버지로서의 불안 섞인 기대 등등 현대인 입장에서 공감할 만한 문제를 안고 스머프들과의 갈등이나 스스로의 실수 때문에 일시적으로 좌절하기도 하지만 결국 용기를 내어 그 문제들을 해결하고 스머프들의 위기를 구하는 서포터 역할을 하는 등, 극중에서 패트릭의 비중은 상당히 크다. 그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패트릭이 옥상에서 밤하늘을 바라보며 파파스머프와 아버지의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상담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패트릭이 위키피디아에서 스머프 항목을 검색해보고 원작자 페요의 이름을 언급하거나, 스머프들이 헌책방에 박혀 있던 원작 관련 책을 찾아내어 그 속에 그려진 만화에서 포털을 여는 주문을 찾아내는 등 원작에 대한 오마주도 몇 군데 있다. 또한 엔딩 크레딧에도 여기저기에 원작판 스머프들의 일러스트가 삽입되어 있어 올드팬들을 즐겁게 해 준다. 영화 오리지널 캐릭터로 스코틀랜드풍 민속의상을 입고 독특한 말투를 보여주는 배짱이 스머프와 어딘가의 영화 해설 프로그램에나 나올 법한 차림새로 은근슬쩍 관객에게 말을 거는 해설자 스머프가 등장하는데, 솔직히 배짱이의 경우는 원작의 덩치가 맡아도 별 상관 없는 배역이라 뭐하러 새로 만들었나 싶을 정도였다. 낙천적이고 천진난만하고 호기심 왕성한 스머프들의 대책 없는 행동이 패트릭의 일상과 충돌하여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부분은 목가적인 배경에서는 한없이 정상적으로 보이던 스머프들의 행동양식이 전혀 다른 배경을 만났을 때 벌어질 법한 일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애들을 통제해야 할 파파스머프까지 한패거리가 되어 패트릭을 곤란하게 만드는 건 좀 심했다 싶기도 하다. 스머프들의 더빙은 스머펫 역의 이하늬가 국어책 수준이라는 점을 빼면 그런대로 들어줄만하나 배짱이의 그 '-했스'라는 어미는 아무리 들어도 익숙해지지를 않는다. 파파스머프는 KBS판에서 연기한 최 흘씨와 비슷한 연기 톤을 보여주는데 동일인인지는 불명.

-이야기에 추진력을 부여하는 그림자 주역이라 할 만한 나쁜 마법사 가가멜은 원작 이상으로 멍청한 바보가 되어서 그야말로 혼자 영구 짓을 다 하고 앉아있다. 여기에다가 평소 놀던 동네가 아닌 뉴욕이라는 낯선 배경으로 인해 <비지터> 등의 영화에서나 볼 만한 '현대에 타임슬립한 중세인' 개그가 끼어들어 여러모로 피곤한 나날을 보낸다. (가가멜이 이러는 걸 지켜보는 것도 꽤 즐겁긴 하지만, 그의 시대착오적인 일면을 강조하기 위해 들어간 화장실 개그 2가지는 솔직히 전개에 별 필요없다는 느낌이 든다.) 그에 비해 애완 고양이 아즈라엘은 원작에서는 혼자 중얼거리는 식으로 가가멜의 행동에 태클을 걸거나 맞장구를 치는 정도에 머물렀으나 여기서는 말을 못하는 진짜 고양이로 나오는 대신에 지능은 훨씬 높아져서 바보 가가멜이 문제를 해결 못하고 버벅대면 옆에서 한심하게 바라보던 아즈라엘이 슬쩍 해결책을 제시해준 뒤에 혀를 차는 무언극 패턴이 반복된다. 박명수의 가가멜 더빙은 소식만 들었을 때는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약간 우려되었으나 실제로 보니 의외로 연기가 꽤 준수하고 목소리 자체도 가가멜을 연기한 행크 아자리아의 외모에 잘 어울려서 의외로 즐겁게 볼 수 있었다. 무조건 유명세에 기대려고 하는 연예인 캐스팅은 자제해야겠지만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 정도의 캐스팅이라면 환영할 만하다고 여겨진다.

-원판에서는 스머프들이 우리말의 '거시기'와 비슷한 방식으로 '스멉하다'(동사) 혹은 '스멉한'(형용사)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아이들이 알아보기 어렵다고 생각했는지 기존에 소개된 번역판에서는 대부분 이러한 부분을 완화하고 알기 쉬운 다른 말로 고쳤었다. 그러나 본작의 더빙판에서는 그 부분도 원문 그대로 옮겨서 여러모로 낯선 느낌이 든다. 그런데 이게 의외로 줄거리와 꽤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 대사인지라 마음대로 바꾸지도 못하기 때문에 번역할 때 머리깨나 아팠을 것 같다. 하여튼 중반에는 '그 스멉이란 말이 대체 무슨 뜻이야!'라고 분통을 터뜨리던 패트릭이 결말에 가서는 아내에게 '당신을 진심으로 스멉해!'라고 외칠 정도로 스머프들에게 물드는 걸 보는 것도 꽤 재미있긴 하다. (이런 부분은 원작에 대한 애정어린 태클이라 할 만한데, 가가멜에게 마법사로 오해받은 노숙자가 스머프들의 주제가인 '랄랄라 랄랄라 랄라랄랄라'를 흥얼거리며 '이 노래 지대로 짜증나네요!'라고 씩 웃는 장면도 비슷한 느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원작 스머프나 TV판을 기억하는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따뜻하고 발랄한 가족영화를 원하는 관객들에겐 후회 없는 선택이 될 듯 하다. (다만 솔직히 스머프들이 패트릭과 함께 기타히어로 흉내내며 하드락으로 각색된 테마송을 부르는 장면은 아무리 해도 용서가 안 된다 OTL) 귀중한 시간을 내어 좋은 영화를 보여주신 모 님께 무한한 스멉을 전하며 이만 글을 맺고자 한다. 그나저나 결말에서도 여전히 뉴욕에 유배된 상태로 남은 가가멜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괜찮아 걱정마 아즈라엘님이 다 해주실거야... 읭?)
by 잠본이 | 2011/09/12 22:54 | 시네마진국 | 트랙백(1) | 핑백(4)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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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블루레이] 개구쟁이 스머프 - 파란 스머프들의 어..
‘랄랄라랄랄라~ 랄라 랄랄라~ 랄랄라랄랄라~ 랄라 랄랄라~’ 이 중독성 강한 스머프송의 멜로디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필시 198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분들이리라. 1983년부터 KBS에서 방영된 [개구장이 스머프]는(1980년대 방영당시에는 ‘개구장이’로, 1990년대에 ‘개구쟁이’로 각각 타이틀이 정해졌으나 본 리뷰에서는 신작과의 차별성을 두기 위해서 TV판을 개구장이로 표기했다) 벨기에 만화가 피에르 컬리포드(일명 페요 Peyo)의 원작을......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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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것 같다. '이런 조개같은!'이라고 해봐야 누가 그걸 욕으로 여기겠어? OTL) 비슷하게 벨기에 작품을 원작으로 한 미국 영화임에도 철저하게 미국인 시각에 맞춰 개편된 실사판 와는 달리 최대한 원작의 기본요소를 존중하면서도 제작진 나름대로 개성을 부가하여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려 한 노력이 돋보인다. 선악 구분이 뚜렷하고 이야기의 전개 ... more

Linked at 잠보니스틱스 : 러브 & 드럭스 at 2013/08/04 16:18

... 선배로 나오는 올리버 플랫(&lt;2012>의 백악관 대변인, &lt;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의 CIA 요원), 까칠하지만 친근한 의사로 나오는 행크 아자리아(실사판 &lt;개구쟁이 스머프>의 가가멜), 라이벌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나오는 가브리엘 마크트(실사판 &lt;스피릿>의 스피릿) 등 조연들도 그런대로 괜찮은 활약을 보여준다. 크게 ... more

Linked at 잠보니스틱스 : 개구쟁이 스머.. at 2013/09/02 22:51

... 전편에서 스머프들에게 된통 당하고 원래 세계로 돌아가지 못한 채 방랑하던 악덕 마법사 가가멜은 우연히 마법을 쓰는 모습이 유튜브에 올라가는 바람에 인터넷 스타가 되어 파 ... more

Commented by 풍신 at 2011/09/13 06:43
"나는 스머프가 싫다. 싫어."란 대사만 나와주면, 만족할 듯...(이것도 언젠가 봐야하는데...)
Commented by rumic71 at 2011/09/13 15:20
예고편에서는 박일씨 목소리 비슷하게 들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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