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덤, 대지에 떨어지다! >>유우키 마사미 作 / 잠본이 해석
월간 'OUT' 1980년 11월호 게재
유우키마사미 초기단편집 early days [2] (카도카와서점, 2008) pp.273~280 수록
해설: 그날은 대망의 코믹바겐 행사일이었다.
A: (동인지 더미를 쌓으며) 이게 마지막 50권.
B: (캔커피를 건네주며) 오, 수고했어.
A: ?
(( A가 바라보는 곳에는 옷차림을 가다듬는 짝퉁샤아, 짝퉁가르마, 짝퉁기렌, 짝퉁마틸다가! ))
A: 아, 코스튬 플레이구나.
근데 별일이네. 저녀석들은 아직도 '건담'이야?
B: 뭐야, 너 몰랐냐?
저거 건담교 신도들이라고.
A: 건담교?
B: 그래. '건담'에 목매달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집단이지.
이런 축제가 있으면 반드시 달려와서 포교활동하는 걸로 유명해.
A: 포교활동이라...
B: 하여튼 대단한 작품을 만들어버렸다니까.
짝퉁샤아: 자, 오늘 모여주신 여러분.
오늘 활동의 사회는 이 '진보쵸의 샤아', 츠쿠다 키이치로가 맡도록 하겠습니다.
*작가주: 만약 정말로 진보쵸에 츠쿠다 키이치로 씨가 실재한다면 순전히 우연입니다. 죄송~!
짝퉁샤아: 설교는 '스즈키노의 기렌' 야마모토 히로시 씨께 부탁드립니다.
짝퉁기렌: 내가 총수 기렌 야마모토다.
(( 박수소리 짝짝짝 ))
A: 눈으로 보고도 믿질 못하겠네.
B: 자리로 들어와. 슬슬 손님 입장할 시간이다.
(( 점차 늘어가는 입장객. 그런데 5분의 4 비율로 건담 코스를 한 사람들이 가득~ ))
A: (B의 멱살을 잡고) 어떻게 된 거야! 이게 무슨 건담교 집회냐!
B: 그래서 나더러 어쩌라고!
짝퉁기렌: 점점 타락해가는 아니메 업계에 정의의 철퇴를 내리기 위해...
때는 1979년 4월 7일...
A: 왠지 번지수를 틀린 것 같은 느낌이...
짝퉁기렌: '건담'은 제군들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신도들: 오오오~~~ 고마워라 고마워라~~~
A: 아...안돼. 이래서는 우리같은 만화 동아리에는 아무도 눈길을 안 준다고!
B: 그것만이 아냐. 아니메 동아리도 '보통'으로 노는 곳은 힘든 모양인데.
(( '종합아니메 연구학회' 앞에는 텅 비었는데 '훔쳐온 건담 셀화 판매/장당 1천엔' 앞에는 문전성시! ))
학회원 1: 건담에만 몰두해서는 안돼.
학회원 2: 토미노 감독 작품을 체계적으로 시청해나갈 필요가...
B: 완전 필사의 저항이구만.
A: 에, 저게 바로 '건담교' 분파의...?
((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옆을 살짝 흘겨보는 짝퉁기렌 ))
짝퉁기렌: 제군, 왠지 저쪽에서 참새 지저귀는 소리가 나는 것 같지만...
(( 사탕 빠는 꼬마 한 명을 앞에 두고 열심히 연설하는 학회원 1 ))
학회원 1: 그게 아니야! 보다 큰 시야를 갖고... 이제부터의 아니메 업계에 대한...
짝퉁기렌: 한눈을 팔아서는 안된다. 건담 앞에 건담 없고 건담 뒤에 건담 없나니!
그래, 감히 말하겠다.
'건담'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할 진리라고!
신도들: 우오오오~~~~~~
삿갓쓴 승려: 잠깐 한가지만 묻고 싶은데... '이데온'의 교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오?
짝퉁기렌: '이데온'? 그게 뭡니까?
삿갓쓴 승려: 아니, 실례했소이다.
B: 망했다. 저쪽이 너무 재미있어서 이리로는 손님이 안 와.
A: 왁, 저건 또 뭐야? 라라아 콘테스트라도 시작할 셈인가?
B: 저건 말이지, 미코[무녀]들인데... 이제부터 액막이[おはらい]를 한다나 뭐라나.
A: 무슨 종교가 저래?
B: 뭐, 우린 별로 상관없지만.
A: 어, 저거 좀 봐.
(( 통통한 얼굴에 가는 눈, 펑퍼짐한 몸매의 짝퉁라라아가 도구를 들고 액막이를 시작 ))
B: 헤이안 시대의 라라아구만.
A: 북경원인처럼 생긴 가르마도 있잖아. 저런걸 제 분수를 모른다고 하는 건가.
학회원 1: 종교 좋아하네! 순 개폼이다! 패션이잖아!
짝퉁샤아: 시끄러! 닥쳐!
??: 아주 신이 났구만!
(( 연방 및 지온군 제복을 개조하여 입은 폭주족 타입의 아저씨들 등장 ))
색안경: 팬클럽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냐, 엉?
짝퉁샤아: 대...대일본 건우회!
색안경: 아까부터 듣자 하니 참 공자님 말씀만 하고 있는데 말야...
콧수염: (각목으로 짝퉁샤아 어깨를 두드리며) 그런 걸로 팬클럽 운영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학회원 1: 우리들에겐 우리들 나름의 주장이...
스킨헤드: (죽도로 책상을 치며) 깔보는거냐, 이자식!
??: 우리들은 말이지, 이 일에 목숨을 걸고 있다 이거야! (와지끈)
??: 그녀석들 다 쫓아내!! (우당탕 쿵탕)
(( 질렸다는 얼굴로 짐을 싸고 퇴장준비를 하는 A와 B ))
(( 시민회관 밖으로 나와서 걸어가는 A와 B ))
A: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이 아냐...
B: 파벌싸움이 무섭긴 무섭군.
삿갓쓴 승려: 무슨. 눈먼 팬들의 어리석음일세.
아, 이거 실례...
(( 살짝 삿갓을 들어올리는 승려. 그 아래에서 나타난 얼굴은... 토미노 요시유키 본인!! ))
삿갓쓴 승려: (산을 향해 걸어가며) 나도 아직 수행이 많이 부족하군...
해설: 그날, 한 명의 승려가 여행을 떠났다.
승려가 어디로 갔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