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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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보이 & 에일리언
★촬영지: 프리머스 신림★

-과거의 기억을 잃었지만 절대무적의 비급을 지닌 정체불명의 용자가 처음에는 다투던 마을사람들과 힘을 합쳐 마족에 대항하여 싸운다는(...) 다분히 양산형 판타지스러운 골격을 갖고 있는데 그걸 외계인 지구침략 SF와 서부영화라는 미국인들에게 무지 친숙한 두 가지 신화체계(...)와 짬뽕하여 내놓으니 상당히 독특한 맛의 퓨전요리가 탄생했다. 유유자적한 서부영화의 페이스와 초과학 병기를 동원한 폭발액션 사이의 괴리감이 엄청나지만 그것이 오히려 기묘한 상승작용을 일으켜 다른 배경에서였다면 전형적으로 보일 만한 장면도 제법 신선하게 느껴진다. 징그러움과 막강함이라는 두 가지 속성을 겸비한 외계인들의 악당짓도 괜찮긴 한데 상당한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놈들이 어째서 방호구 하나도 착용하지 않은 알몸으로 마구 뛰어다니며 손톱으로 적을 쑤시는 원시적인 액션에 의존하는가 하는 게 좀 의아하긴 하지만 그런거 다 따지다간 나만 피곤해지니 여기서 그만두는 게 나을 것 같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시종일관 무표정하면서도 어딘가 삶의 무게와 남자의 피곤함이 묻어나는 카리스마 연기가 자칫 평범해질 수도 있었던 영화에 묘한 무게감을 준다. 사실 하는 짓은 007이나 기타 비슷한 종류의 영화에서 보여줬던 연기와 별다를게 없는데 그걸 카우보이 모자 쓰고 서부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걸 보노라니 어떤 부분에서는 아주 간지폭발이고 어떤 부분에서는 아주 웃겨서 미치겠는 거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해리슨 포드는 <굿모닝 에브리원>에서도 보여줬던 성질 고약한 투덜이 중년의 모습으로 출현한 뒤에 점점 한창때와 비슷하게 인정미 넘치는 싸나이로 변모해 가며 주역급 조연의 포스를 과시한다. 일부 장면에서는 '나는 차가운 서부남자 하지만 어린 소년들에게만은 따뜻하겠지'라고 요약할 만한 행태를 보여주셔서 여러모로 재미있는 캐릭터다. 이 두 명이 제법 완성된 형태의 주역들이라면, 찌질한 술집주인으로 나와서 갖은 고초를 겪다가 아내를 구하기 위해 사격의 명수로 거듭나는 샘 록웰이나 보안관 외손자로 나와서 겁에 질린 모습만 보여주다가 포드형님이 물려주신 나이프를 통하여 진정한 용기를 배우는 노아 링어는 극중 경험을 통해 성장해 가는, 보다 일반인에 가까운 포지션의 주역들이라 하겠다. (그런데 이 두명이 <아이언맨 2>의 저스틴 해머와 <라스트 에어벤더>의 아앙이라는 걸 생각하면 뭔가 참 골때리는... 뭐 저스틴 해머도 좀 찌질한 캐릭터긴 하지만)

-어린이부터 노친네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의 남성 캐릭터들이 무더기로 등장하여 저마다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그 중 돋보이는 인물들이 최후까지 살아남는 패턴인데, 살아남은 이들은 반드시 친밀한 다른 인물의 희생을 통하여 큰 충격을 받고 그로 인해 인생이 달라진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어떤 의미에서 본다면 적만 원주민에서 외계인으로 바뀌었을 뿐 치열한 혈투를 통해 사나이의 성장을 보여주는 남성 판타지라는 얼개 자체는 전통적인 서부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요즘 시각에 맞춰 원주민도 주인공들을 돕는 조력자이자 용사로 묘사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백인들 입장에서 인심쓰는 정도일 뿐이고 그 이상을 보여주는 건 아니다. 여성 캐릭터들의 입장이 '포로' 아니면 '여신' 두 가지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도 안타까운 점이긴 한데, 그나마 후자는 평범한 인간도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미묘하게 느껴진다.

-적절한 액션과 운치있는 음악, 다니엘 크레이그의 카리스마 연기 덕택에 꽤 깔끔하게 뒤끝 없이 볼 수 있는 오락영화인데, 인물 묘사 면에서 다소 대충 넘어간 듯한 부분이 보여서 그점만 다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이를테면 해리슨 포드의 아들놈이 왜 그렇게 막나가는 건달짓을 하게 되었는가라든가, 양아들 비슷한 모 캐릭터와의 갈등관계라든가, 기타등등. (참고로 이 아들놈 어디선가 본 듯하다 싶었더니 무려 <나잇 앤 데이>의 천재 과학소년 OTL) 존 파브로 감독 영화치곤 의외로 진지 일변도로 나가서 개그장면이 별로 없다는 것도 슬프다. (어설픈 개그하다가 분위기 망치는 것보다는 아예 없는게 낫긴 하다만)


ps1. 보통 Alien은 에'일'리언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은데 이 경우는 왜인지 에'이'리언. 뭐 하긴 쌍팔년도 시절엔 자기 내키는대로 '알리엔'이라 해버리는 만화가도 존재했으니 그거보단 좀 나은 경우인가.

ps2. 목사님의 정체는 슈퍼맨TAS의 렉스 루더 성우였다! 어째 크레이그형님의 포스에도 전혀 기죽지 않는다 했더니 보통 노친네가 아니었으...

ps3. 사실 올리비아 와일드의 정체는 트론의 세계에서 잠깐 출장온 쿠 모씨이고 저곳은 겉보기만 서부일 뿐 사실은 신개발 베타테스트 중인 서부 배경 온라인게임(일 리가).

ps4. 원작만화가 영풍문고 종각역점 외서부에 들어왔던데 과연 얼마나 팔릴까 두근두근

★촬영지: 2호선 삼성역★
by 잠본이 | 2011/08/13 23:20 | 시네마진국 | 트랙백(3) | 핑백(1)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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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Dark Side of.. at 2011/08/1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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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작열전(怪作列傳) No.117 이제는 한물간 장르가 되어버렸지만 한때 헐리우드의 메인스트림으로서 서부극이 이룬 성과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척박한 환경에서 개척정신을 모토로 살아온 미국인들의 거친 내면을 투영하기에는 웨스턴만큼 적합한 장르가 없었으니까요. 비록 존 포드의 작품세계로 인해 심겨진 백인 우월주의의 불편함이 서부극의 전반적인 정서를 지배하는 건 사실입니다만 그 와중에서도 [솔저 블루]나 [작은 거인], [수색자]와 같은 수정주의 웨......more

Tracked from ▶◀earendil의 .. at 2011/08/23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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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물로 보고왔습니다. 역시 존 파브로는 깔끔 떠는게[....] 제 취향에 맞아요. 상대가 에일리언이 되니 더 확실해지는군요. 어둠속에서 대치상태로 한참 시청자를 조바심내게 한 끝에 짜증마저 유발하거나, 잡혀간 사람들 뱃속에 유충을 심어서 이중삼중으로 수렁에 빠트리지 않고 딱 원펀치[....]로 끝내는 이 스타일. 덕분에 무수하게 총을 맞아도 미동도 앉던 에일리언들이 후반 반전상황에서는 창 한자루에 퍽퍽 죽어나가는 연기력[....]을 선보입니다만......more

Linked at 잠보니스틱스 : 루퍼 at 2012/11/02 00:55

... ... more

Commented by 풍신 at 2011/08/14 07:21
왠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정확히 이 영화 트레일러를 보고 기대한 그것을 보여줄 것 같군요. 이번 주말에 본다 본다 하고 있었는데, 캡틴 아메리카 보고 걸린 감기의 영향으로 누워있는 중...(이 상황에 가서 보면 아마 이번엔 더 심해질 것 같아서리...OTL)
Commented by 후까시맨 at 2011/08/14 07:37
원작이 만화였군요 ... 제목을 보고 "뭘까 이 B급의 향수는 ..."이라고 느꼈는데 ㅎㅎ ;;; 영화보러 갈 사람이 없으니 DVD나올때까지 기둘려야 겠군요 ㅜㅜ
Commented by 블랙 at 2011/08/14 09:23
원작이 만화라기 보다는...

먼저 만들어진건 시나리오 인데 영화화가 하도 늦어지니까 만화로 먼저 만들어 본거라고 합니다.

만화와 영화는 내용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고 하네요.
Commented at 2011/08/14 10:3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1/08/14 18:26
상관없긴 한데 어쩌다 저렇게...;;;
Commented by 영원제타 at 2011/08/14 14:10
여성 캐릭터의 입장이 포로 아니면 여신이라니, 포로라는 면에서는
카우보이스럽군요.
Commented by 나이브스 at 2011/08/14 21:33
왠지 베타테스터 중인 온라인 게임에 무게감이...
Commented at 2011/08/15 01:4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CSJ단장 at 2011/08/15 08:35
폴아웃 뉴베가스 였다면 이런 내용 나와도 이상할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rumic71 at 2011/08/16 12:27
총잡이녀를 좋아하는 저로선 좀 아쉽군요.
Commented by tentakaize at 2011/08/18 12:52
한솔로가 I'm your father 질러대는게 너무 웃겼습니다 크흐흐
Commented by 나는고양이 at 2011/08/19 13:10
읽다보니 저도 해리슨 포드의 고약한 중년 투덜이보다 뭔가 차가우면서도 인정 넘치는 차도남의 귀환을 내심 반가워 하고 있었습니다. ㅎㅎ

엘라는 스핀오프의 베타테스터로 유입...된건 아니겠죠.
Commented by Cypris at 2011/08/19 17:07
정말 흠잡을곳이 없는 스토리였는데 조금 지루.... ㅠ

전날 혹성탈출 본 즐거움으로 버텼어용~
Commented by DEEPle at 2011/08/20 15:55
의외로 스토리 자체는 알기쉽고 꼬아놓은게 없었다는게 매력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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