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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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A 마즈 소설판의 괴(怪)
바로 그때, 완만히 계속되고 있던 이변은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성장 단계에 들어섰다.
처음에는 단속적(斷續的)인 가벼운 진동이었다. 진도 2 정도의 경진이 몇 번인가 발생하여, 한여름의 열파가 내리쬐고 있는 지표에 전파되었다. 하지만 그 나라의 기상대는 전력부족으로 인해 정전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에 지진계도 만족스럽게 움직이지 못하여, 이변을 탐지할 수가 없었다.
진동 사이의 간격은 점점 짧아졌다. 치토세 기지에서 레이코가 황급히 노트북을 스포츠백에 쑤셔넣고 있을 즈음에는 진도도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윽고, 대포로 엊어맞은 것처럼 세로로 크게 흔들리는 강진이 지상을 향해 밀려올라와, 바로 위에 지어져 있던 콘크리트 벽을 허물어뜨렸다. 벽은 토대를 잃고 수직으로 낙하하여 그 지역으로부터 소멸되었다. 그 뒤에 남은 것은, 붕괴를 면한 벽의 양쪽 끝과 산더미처럼 쌓인 파편들, 그리고 마치 착탄실험이라도 한 것처럼 자욱하게 퍼진 먼지뿐이었다.
그곳은, 탈냉전 구도와는 상관없이 역사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땅이었다. 굉음을 듣고 달려온 사람들은 긴장감에 사로잡혀 손에 들고 있던 구식 보병총을 고쳐잡고 방어태세를 취했다.
지하의 '어떤' 체적(體積)을 잃고 갑자기 붕괴해버린 것은, 한반도를 남북으로 분단하고 있는 38도선 장벽의 일부였다.

-<마즈 1 : 사일런트 크라이시스>(소고 마사시 著, 소노라마문고, 1994) pp.275~276

...제3신체가 엄하게도 휴전선 지하에서 출현하는 바람에 북한이 대혼란에 빠짐 OTL
그러나 골때리는 이벤트는 이걸로 끝이 아니었으니...!

그때 추적 모니터로부터 상당히 떨어진 자리에 있던 외무차관 한 명이 어딘가로부터 전화연락을 받고 벌떡 일어섰다.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동요한 탓에 제대로 서 있을 수가 없었던지, 옆에 있던 모니터를 붙잡고 간신히 균형을 잡는 것이 보였다.
외무차관은 추적 모니터 앞에서 경직된 상태로 서 있는 이케자와와 쿠리바야시에게 달려와, 방금 전해들은 최악의 정보를 보고했다.
"외무장관님, 큰일났습니다."
두 사람은 아직 기력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탓에 멍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서울의 일본대사관으로부터 연락입니다...... 15분 전, 북조선 육군 3개 사단이 38도선을 넘어 남측을 침공했답니다. 현재, 서울을 향해 진격 중!"

-<마즈 1 : 사일런트 크라이시스>(소고 마사시 著, 소노라마문고, 1994) p.297

...남측의 도발로 오해한 북한이 본격적으로 2차 한국전쟁을 시작해버린다 OTL
이게 딱 OVA 2화 마지막에 마즈가 제3신체한테 공격당해서 바다 한가운데에 떨어지는 장면 뒤에 이어지는데 솔직히 이 부분에서는 마즈가 죽어서 지구가 멸망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보다도 '야이 시밤바 서울이 뭐가 어째?! 우리집이 서울에 있다고!!'라는 마음이 더 앞서더라 OTL

...더욱 악랄한 것은 바로 저 부분에서 1권 끝이라는 거. (우와 젠장 뭐 이렇게 절묘하게 끊었어!)
물론 2권에서는 더욱 더 아스트랄한 상황이 펼쳐진다.

"우리 함대는 중동에서의 작전을 즉시 중지하고 이제부터 진로를 변경한다. 동지나해 길목에서 반전, 북상하라. 집결 포인트는 제주도 서안이다."
벅스는 구취제 스프레이의 노즐을 누르는 것도 잊어버리고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딱 벌렸다.
놀란 것은 다른 함장들도 마찬가지였다. 명색이 제7함대의 용사라는 자들이 볼썽 사납게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현재 상황은 이렇다. 현지 시각 1000시, 북조선 육군이 38도선을 돌파, 현재 3개 사단이 서울에 접근 중이다. 본 함대는, 제주도의 집결 포인트에서 한반도 서안을 지나 북상, 한국 육군 및 주한미군 8군단을 해상으로부터 지원, 북조선 육군의 남침을 실력으로 저지한다. 이상. 질문 있나?"
구겨진 군복 주머니에 구취제를 집어넣으며 벅스가 기차화통을 삶아먹은 듯한 목소리로 질문했다.
"원인은 뭡니까? 놈들이 산적도 아닌데 아무런 이유 없이 서울을 습격할 리는 없겠죠."
"38도선 장벽의 일부가 붕괴된 모양이다. 북조선 주석은 이를 남측의 선제공격이라 단정지었다. 그야말로 등신 같은 얘기지."
사령관은 짜증난다는 투로 대답했다.
"지금의 주석은 나이도 젊은데다 군부에게도 찬밥 취급을 받고 있어서 폭주를 멈출 사람이 없을 거야."
"붕괴 원인은?"
"완전 불명이다."
벅스는 턱을 쓰다듬으며 뭔가 생각에 잠긴 티를 냈지만 그래도 별로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는지, 결국 눈짓으로 더 이상의 질문이 없음을 표했다.
이것을 신호로 짤막한 통달(通達)은 마무리되었다. 함장들은 창백해진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형식적으로 차렷자세를 취했다. 사령관은 자기보다 훨씬 덩치가 큰 부하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군, 지난달까지 있었던 북조선과 IAEA 사이의 소동은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일부에서는 핵탄두가 존재한다는 소문도 있지만 아직 미사일을 날릴 만한 기술력은 없을 테니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허나, 그 소동 이래 녀석들은 상당한 굴욕감에 초조해하고 있다. 게다가 주석 교대가 끝나서 마음대로 움직일 수도 있게 되었다. 이번의 돌출행동은 그 굴욕을 불식하고 자기들의 무위(武威)를 국제사회에 과시하고자 하는 어리석은 데몬스트레이션에 다름 아니다. 그렇다면 녀석들은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광기로 서울에 진격해올 것이다. 명심하라, 녀석들이 핵미사일을 날리지 못한다고 해서 절대 방심해서는 안된다. 이상!"

-<마즈 2 : 사일런트 하르마게돈>(소고 마사시 著, 소노라마문고, 1994) pp.15~17

...북한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은 제7함대를 파견하고, 세상은 점점 미쳐돌아가기 시작하는데...
(사이사이에 보이는 김위원장 까기나 IAEA 드립에서 그야말로 90년대의 향기가 느껴지누나)
여기서 대충 마무리하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면 좋겠지만 그렇게 놔둘 리가 없지? OTL

"보고에 따르면, 신체(神體)는 이스트 리버를 통해 대서양으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집니다. 어떤 항로를 취할까는 알 수 없습니다만, 어디를 통하든 간에-"
"도중에 발견하는 건 무리다. 전세계의 잠수함을 총동원해도 불가능해. 녀석의 장갑재는 소너에 반응하지 않으니까 말야... 결국 도쿄만으로 끌어들여서 때려잡을 수밖에 없지. 이제 자네 실력을 보여줄 때가 왔군. 만약 자네가 지휘관이라면 어떻게 싸우겠나?"
마치 수년 전의 수업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만 같았다. '자네라면 어떻게 싸우겠나?' 벅스의 입버릇을 오래간만에 들은 레이코는 불가사의한 그리움을 느꼈다.
"글쎄요... 해상자위대 호위함의 잔존병력은 44척. 그 중에서 슬립(sleep) 중의 함과 파손된 함을 제외하면 지금 당장 사용할 수 있는 호위함은 35척. 태평양 쪽에서 도쿄만을 향하여 3단계 방위진형을 친다면 단계별로 각각 11~12척... 전력이 너무 약합니다. 돌파당할 우려도 있어요."
벅스는 굵직한 손가락을 해도(海圖) 위에 올려놓고 외해(外海) 쪽을 향하여 천천히 짚어나갔다.
"확실히 그렇지. 잠수함대는 어떤가?"
"남은 잠수함 중 사용 가능한 것은 9척입니다. 그 외에는 소해정과 어뢰정 수척밖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TV 화면으로부터 우레와 같은 비난이 들려왔다. 카시와바라의 회견이 끝난 모양이었다. 벅스는 리모콘으로 전원을 껐다.
"레이코, 이것은 어려운 문제다. 도쿄만을 돌파당하여 적이 지상으로 올라와 버린다면 그 순간 끝장나는 거야. 항공자위대의 전투기는 녀석의 광학병기에 남김없이 격추될 우려가 있고, 육상자위대의 본격적인 시가전은 해 보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몰라. 가이아의 해체를 중단하고 전선에 투입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랬다가는 도쿄 전체가 쑥대밭이 되겠지. 아무리 지구의 폭파를 회피한다고 해도 2차대전 이후 가까스로 부흥하게 된 세계경제가 엉망이 될 거야."
추측을 늘어놓는 벅스의 얼굴에는 묘하게도 초조한 빛이 감돌았다. 그 표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차린 레이코는 아연실색한 얼굴로 말을 꺼냈다.
"대령님, 설마......"
"눈치챘나. 허 참, 자넨 옛날과 하나도 변하지 않았군. 정말 머리 하난 잘 돌아가는 아가씨야. 자네 추측대로일세. 아까 중장 나으리가 넌지시 귀띔해준 사항이지. 작전실행 전까지는 공표하지 말라고 하길래, 이렇게 이 방으로 자릴 옮겨서 자네한테만 말해주는 걸세."
"제7함대를...... 도쿄에?!"
벅스는 남은 와일드 터키를 한모금에 다 마셔버렸다. 여느때와 달리 별로 맛이 없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래. 한반도에 전개 중인 모든 함을 이리로 돌린다. 해상자위대의 요격능력만으로는 안심이 안 된다는 정치꾼들의 판단이야. 도쿄만 입구에 인디펜던스, 벙커힐, 그 외 모든 함을 정렬하여 포격을 가한다. 이걸로 지구측의 승률은 상당히 높아지겠지. 그 대신, 제7함대가 빠져나간 한반도는 단숨에 전선이 확대되어, 아마도 괴멸할 걸세."
"한국과 북조선을 저버릴 거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런 모양이야. 지구 폭파를 저지할 수 있다면 한반도가 시체로 뒤덮여도 어쩔 수 없다는 논리겠지.
정말이지 생각만 해도 구역질이 날 지경이야. 자네 총리와 미스터 카시와바라는 우리 대통령의 제안을 옳다구나 하고 받아들였다는군... 쓰레기 같은 자식들!"
레이코는 해도에 한반도가 실려있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만약에 실려 있었다면 도저히 똑바로 바라볼 용기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마즈 2 : 사일런트 하르마게돈>(소고 마사시 著, 소노라마문고, 1994) pp.164~166

한민족 다 죽게 생겼다, 이놈들아!!!

...결국 저 뒤로는 일본을 무대로 지지고 볶는 것만 나오기 때문에 한반도가 어찌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뭐 어차피 결말은 지구여 안녕~이기 때문에 어떻게 되었든 상관없긴 한데 OTL) 읽고 나서 한동안 벙쪘더라는 전설이...

작가가 한반도에 무슨 억한심정이라도 있었는지, 아니면 저렇게 하는 게 군사 스릴러로도 그럴싸하고 미국과 일본 정부의 비인간적인 작태를 강조하기에도 좋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그런건지는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겠지만... 거대로봇들이 우루루 몰려나와 지구의 운명을 걸고 툭탁툭탁 싸우는 초황당 만화를 원작으로 한 소설에서 저런 대목이 나올 줄은 진짜 꿈에도 몰랐다. (아마 작가도 한국에 사는 사람이 출간으로부터 십년 넘게 지나서 이 책을 읽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겠지. 역시 세상은 요지경이야! OTL)
by 잠본이 | 2011/07/21 23:56 | 바벨의 농성 | 트랙백 | 핑백(1)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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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draco21 at 2011/07/22 02:00
주석이야긴 좀 섬찟하군요. ^^: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1/07/23 09:53
근데 사실 그양반이 권좌 물려받았을 때 젊었다고 하기도 좀 뭣한 나이였으니 약간 미묘
Commented by 히무라 at 2011/07/22 02:16
이래저래 섬찟한 마즈지만 이번건 한층 더 섬찟한...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1/07/23 09:55
한국인의 입장에선 사실 지구멸망보다 저게 더 섬뜩함
Commented by 풍신 at 2011/07/22 07:15
마즈에서 6신체가 등장하면서 세계 정세가 어수선하게 돌아간다는 그런 배경 설정이 있다고 해도...이건 뭐...으악...특히 마지막의 저 부분은...

...저런 윗놈들이 다 죽었다는 마지막 전개를, "속 시원하다. 너희들도 죽어라."하게 느끼게 하는 이야기라던가???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1/07/23 09:56
사실 저거 결말이 원작과는 달리 마즈는 끝까지 인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데 일본정부가 사태 해결된 뒤에 진실이 알려지면 곤란하겠다 싶어서 마즈를 제거하려고 배신때리는 식으로 가기 땜시 좀 그런 면도 있긴 합니다.
Commented by rumic71 at 2011/07/22 11:43
뭐 비슷한 플롯의 가상전쟁소설이 널리긴 했는데...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1/07/23 09:57
이건 그러니까 캡틴 아메리카를 주인공으로 톰클랜시 스릴러 쓴거 보는 기분
Commented by 블랙 at 2011/07/23 09:38
작가가 38선을 베를린 장벽과 비슷한거라고 생각한 모양이군요. 38선은 장벽이 아닌데(...)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1/07/23 09:58
비무장지대가 갈라지고 철조망 몇개 쓰러지는 걸로는 임팩트가 부족할 거라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아니 자위대 기지까지 찾아가서 무기체계와 장교식당까지 세세하게 조사했으면서 휴전선은 왜 이리 대충대충이냐고! OTL
Commented by 세피아 at 2011/07/26 12:09
이거 작가 누굽니까? ㄱ-

확 쫓아가서 작가에게 수박을 던지고 싶은 마음이 새록새록 듭니다. ㄱ-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1/07/28 21:52
그냥저냥한 애니메이션 각본가인데 요즘도 활동하시는지는 잘...
그런데 물난리로 수박값도 비쌀텐데 다른걸 던져주심이 =]
Commented by DosKeryos at 2011/07/28 06:26
허허허...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1/07/28 21:52
허허허 이녀석! 허허허! (...)
Commented by 영원제타 at 2011/07/28 23:49
외국에 사는 교포들이 있으니 다 죽지는 않을 겁니다.(퍽)
Commented by 배길수 at 2011/09/16 03:57
일본이 뽀개진다는 가상소설 쓰는 애들 심정이 이해가 가네요. 훌륭하다 훌륭하다 미필자 밀덕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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