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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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 팬더 2
★촬영지: 코엑스몰 메가박스★

-용의 전사도 속편의 딜레마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전편이 호들갑스런 비만 팬더라는 주인공의 속성과 쿵푸라는 소재의 갈등으로 인해 빚어지는 의외성과 그 갈등을 극복하는 데서 얻을 수 있는 카타르시스를 극한까지 끌어올려 신선한 느낌을 준 데 비해, 여기서는 이미 그러한 신선함이 당연한 것으로 자리잡은 상태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므로 어떻게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줄 것인가 여러모로 고민한 흔적이 드러난다.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문파 내부의 감정싸움을 주로 다루었던 전편에 비해 스케일은 훨씬 커져서, 여기서는 세련된 도시를 배경으로 육해공을 망라하는 입체적인 액션을 펼치면서 강호 전체의 운명을 건 승부를 보여주고 있다. (최종결전의 배경만으로 보면 도시 하나를 벗어나지 못하지만 대사에서는 'china'를 무지하게 강조한다. 그런데 중국이 그리 좁은 땅도 아닌데 쿵푸 고수 몇놈 쓰러뜨렸다고 맥이 끊어지고 어쩌고 하는 걸 보노라면 뭐랄까 참 같잖은 기분이...)

-전반적으로 개그는 줄어들고 신파가 늘어난 느낌. 물론 여기저기에 지뢰처럼 매설된 개그는 여전히 눈길을 잡아끌지만 상황에 맞게 자연스러우면서도 의미있는 개그보다는 그냥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는 썰렁한 농담이 많아서(이를테면 '이제 공작의 해가 시작된다!' '1월 1일은 아직 멀었는뎁쇼?' 같은 대화) 그다지 비중이 커 보이지 않는다. 대신에 이야기의 초점은 철저하게 주인공의 잃어버린 과거에 맞추어져 있는데, 전반부에서는 그 과거가 주인공의 앞길을 막는 장애물인 동시에 끊임없이 궁금증을 자아내는 수수께끼로 기능하지만, 후반부에서는 중요한 키워드인 내면의 평화(inner peace)와 연결되어 주인공의 또 다른 각성을 이끌어 내는 촉매로 기능함으로써 이야기에 기복을 주는 동시에 전체적인 통일성을 지키고 있다. 거기에 더하여 '부모에게 버림받은 자식'이라는 설정을 (약간의 상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주인공과 악역에게 공통적으로 부여함으로써 '어째서 같은 처지인데도 주인공은 악역과 달리 절망에 빠지지 않고 평온을 얻어 승리하였는가'를 부각시켜 통쾌함을 선사한다.

-악역이 전편의 타이렁과는 정반대로 유연함과 날카로움을 주무기로 하는 검술사이자 모략가(게다가 명문가 출신)라는 점을 강조하여 전편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데, 그 때문에 작품을 보기 전에는 마지막 대결이 너무 김빠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기도 했으나 캐릭터의 복잡한 심리와 게리 올드만의 멋드러진(그러나 찌질한) 연기가 그점을 잘 커버하고 있다. 악역이 화약을 이용한 대량파괴병기에 의존한다는 설정도 무술영화로서의 본질과는 다소 어긋난 느낌이 들어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클라이막스에서 주인공이 모든 시련을 극복하고 그 병기에 맨손으로 맞서서 기적적인 승리를 거두는 장면을 보고서야 납득이 갔다. 그러니까 전편이 무술과 무술의 대결을 통해 무협영화의 기본을 보여주었다면 여기서는 무술과 권력(+과학기술)의 대결을 통해 전편과는 또 다른 무협을 그려낸 것이라 하겠다. 아무리 절망적이고 해결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도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스스로의 개성을 살려 상황을 타개해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일견 황당무계해 보이지만 작품의 환상적인 배경과 아주 잘 녹아들어 가슴 후련한 카타르시스를 자아낸다. 어찌보면 현실의 제약에 신경쓰지 않고 자유로운 상상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만화영화'의 본질에 가장 충실한 클라이막스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키워드는 '샤이닝 핑거'+'불꽃 슛'!!!)

-무적 5인방의 활약이 전편보다 늘어나긴 했지만 대부분 주인공 포의 단점을 보완하고 합동공격을 수행하는 보조 유닛의 역할에 머물러 있어서 등장 시간은 길지만 캐릭터로서의 매력을 온전히 보여주는 데에는 실패한 것으로 여겨진다. 유일한 예외가 타이그리스인데 포의 믿음직한 파트너로서 수행을 돕고 위기상황에서 서로 돕는 훈훈한 광경을 자주 보여주고 있어서 성급한 언론에서는 벌써 '러브라인의 예감'이 어쩌고저쩌고 썰을 풀고 있지만 어린이용 작품인 만큼 단순한 동료간의 우정을 넘어서지는 않는다. (게다가 이 작품의 캐릭터들 자체가 최대한 원래 동물들의 형상에 맞춰서 디자인되어 있기 때문에 겉으로만 봐서는 남녀 구별도 애매한지라 전편을 못 본 일부 관객은 타이그리스가 여성이라는 사실조차 의식하지 못했다고 하니 그저 눈물이 앞을 가린다.) 그나저나 엔딩 일러스트를 보니 초반에 나온 5인방 액션피규어는 포 본인이 직접 만든 모양인데 역시 알맹이가 잭블랙이라 그런지 숨은 오덕의 기질이...(두둥)

-종합적으로 말하자면 전편에 비해 신선함이나 독창성은 떨어지지만 오락영화로서의 완성도는 꽤 높은 편이며 전편보다 더욱 발전한 애니메이션 기술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작품 속 세계로 관객들을 끌어들인다. 전편에서 어느 정도 성장한 주인공이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여 고민하다가 동료들의 발목을 잡기도 하지만 귀인을 만나 스스로를 돌아봄으로써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열쇠를 찾아내어 역전 홈런을 날린다는 공식은 매우 단순하고 진부하지만, 관객들이 충분히 재미를 느끼면서 이야기 전개에 납득할 수 있도록 충실하게 연출되어 있다. 문제는 이번에 새로 도입된 신파 코드인데 부모 자식간의 정을 여러 가지 형태로 보여주면서 눈물과 감동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전편의 파격성을 기대하고 찾아온 관객에게는 좀 뜬금없게 느껴질 수도 있어서 양날의 검이라 할 만하다. 본편에서는 죽은 것으로 묘사되었던 '어느 인물(들)'이 크레딧 바로 전의 결말부분에서 '사실은 살아서 숨어있었다!'라고 폭로되는 부분도 주인공의 고뇌와 역경을 뻘짓으로 여겨지게끔 만드는 사족으로 느껴져서 안타깝다. (폭로가 너무 노골적이다 보니 혹시 이거 3편을 예고하는 건가 싶기도...)


ps1. 이 작품 최고의 깜짝출연은 아마도 시작 전의 드림웍스 로고에서 천연덕스럽게 등장하는 우그웨이 대사부... (당신 승천하더니 거기 가 있었수?! OTL)

ps2. 어찌보면 모든 사태의 원흉은 점쟁이 할머니. 이 양반이 괴상한 예언만 안 했어도 악역이 그렇게 비뚤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주인공도 조실부모하지 않았을 것이며 중얼중얼... 어 그런데 그리되면 1편도 아예 성립이 안되네? OTL

ps3. 전편에 비해 등장시간이 짧아졌지만 여전히 묵직한 비중을 과시하는 시푸 영감님. '네놈이 용의 전사로 선택된 날은 내 일생에서 가장 힘든 날이었다'고 고백하는 장면에서 그 얘기를 듣는 포의 표정 변화가 아주 걸작이다.

ps4. 전편의 타이그리스가 쿨쿨쿨쿨쿨쿨데레였다면 여기서는 쿨데레데레데레데레(의미불명)

ps5. 최종보스보다 오히려 중간보스인 애꾸눈 늑대 쪽이 더 기억에 남는데, 주인공과 이런저런 상황에서 마주치며 약을 올리고 액션도 심심치 않게 보여주며 부하들을 동원해서 집단전을 펼치는 등 활약이 장난 아니다. 게다가 보스의 헛소리를 들어넘기며 억지웃음을 짓는 중간관리직의 애환을 보여주기도 하고 마지막에는 광기에 사로잡혀 아군까지도 한꺼번에 공격하려 하는 보스를 뜯어말리는 등 여러모로 인간적(동물적?)이랄까. 결국 실종처리되어서 그뒤에는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OTL

ps6. 이미도씨는 아무리 생각해도 좀 허세가 들어간 작품을 번역하는 편이 제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쓰는 어휘 자체가 원래 무협지스러운데다가 유행어도 마구 집어넣다 보니 다른 진지한 영화에선 짜증이 넘쳐나는데 이런 작품에서는 의외로 제법 잘 어울리더란 말이지. (그렇다고 생각 없는 의역이나 생략까지 봐주고 싶은 생각은 안 들지만...)

ps7. 이 시리즈 특유의 서민 조연들(주로 토끼, 돼지, 양으로 묘사되는)이 보여주는 순진똘망한 연기가 또 한 귀여움 한다. 주인공들만큼 비중은 없지만 작품 세계를 보이지 않게 지탱해 주는 중요한 버팀목들이라 할 만하다.
by 잠본이 | 2011/05/31 04:20 | ANI-BODY | 트랙백(7)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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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도 그 점장이 할멈만 어떻게 하면 저 세계가 평화로웠을텐데 하는 생각 했었습니다....
Commented by 페니웨이™ at 2011/05/31 07:55
그 애꾸늑대는 실종이 아니라 셴의 일격에 죽잖아요? 항명했다는 이유로..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1/05/31 20:21
아 그랬던가요. 지못미 T.T
Commented by 꽃가루노숙자 at 2011/05/31 08:39
/ 제가 본 시푸 사부의 최고 장면은 처음 등장 때의 귀가 바람에 흩날리는 장면 같습니다.

/ 의외의 까메오라고 하면 다들 간과하시는 게 쟝 클로드 반담이죠. 악어 사부 목소리로 등장했습니다.

/ 개그 요소는 이전처럼 말장난 보다는 몸개그가 많았죠. 전 1편 때도 초반에 폭죽 때문에 망가지는 포의 얼굴 개그 때문에 빵터졌었죠. 2편도 몸개그는 꽤나 작렬합니다.

/ 제가 본 이 영화는 1편이 취권(소소하게 작은 마을 안에서 복수로 투닥거리는)이었다면 2편은 황비홍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중국 중국 거리지만 중화 사상은 싹 빠진 담백한 영웅담이랄까, 무술영화에 대포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황비홍의 서양침강에 대한 요소를 보면 그런 것도 아닌 듯합니다.

거기서도 무술 고수들(이라기 보다 중국 병사들이 대부분이지만)이 서양군들이 쏘는 대포에 나자빠지고 무술고수들도 서양인들의 그런 힘에 꼼짝 못하고 벌벌 떨어 '자아당자강'이란 표어를 내걸기도 했죠.

마지막 함선 결투씬은 그런 황비홍의 영웅적인 모습이 오버랩되더군요.(외세침강은 아니지만)

/ 해외에선 여성과 남성 딱딱 구분지어 성우를 쓰는데 일본에 너무 익숙해진 건지 성우가 여성(안젤리나 졸리)임에도 아직 까지 타이그리스가 남자인 줄 아셨다는 분들이 많더군요.

남자라면 남자를 썼겠죠. 아무리 외국에 오덕이 많다고 해도...(.....)

그나저나 1편에선 바이퍼가 포에게 잘해줘서 커플 나온다면 둘이 될 줄 알았는데 갑자기 노선 변경하더군요. 역시나 무협지의 여주인공은 쿨데레에 능력 좋은 여성이.....
Commented by 꽃가루노숙자 at 2011/05/31 09:10
아참, 그리고 깜빡했는데 무적 5인방의 각자 이야기를 보시려면 쿵푸팬더1의 스페셜디스크를 보시면 될 듯합니다.

이거 처음 dvd 국내에 정발될 때는 말이 없더니 나중에야 같이 끼워 팔더군요.

그 때문에 저도 구입을 못 했는데 블루레이 디스크에도 안 들어간다고 하니 또 dvd로 구해야 하나 고민 때리고 있네요.
Commented by 나이브스 at 2011/05/31 08:58
근데 마음 속의 평화 할때 시전된 그 동작들은 아무래도 태극권인데 생각해 보면 요즘 쿵푸 관련 영화의 최종 비기 정도로 태극권을 많이 사용하는 거 같습니다.
Commented by 꽃가루노숙자 at 2011/05/31 09:12
이연걸의 의천오룡기에서 마지막 강력한 내공 없어서 쓸 수 있는 평화적이고 좋은 기술(공격성 없이 방어와 일체로 상대방의 힘을 이용하는 기술)로 나오죠. 중국에서 국민 권법이라 할만큼 보급된 것이기도 하구요.(아침 체조 대신 이걸 할 정도니.....)
Commented by 미니 at 2011/05/31 10:04
사실 춘추전국시대의 진나라일지도..
Commented by Ciel at 2011/05/31 10:45
왠지 지적하신 내용들이 모두 김용 무협지에서는 보편적인 클리세인거 같습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해보면 중국도 그 넓은 땅떵어리인데 김용 무협지에서 한두명 죽으니 그 많던 절세 신공이 하나하나 사라지고...
Commented by 차원이동자 at 2011/05/31 11:09
하여간 설래발이 문제...
Commented by 리언바크 at 2011/05/31 11:36
일반적으로 평범한 캐릭터가 영웅으로 변모하는 성장극은 속편 구성이 상당히 어렵죠.
원편의 마지막에서 더 이상은 극적인 변화를 줄 수 없는 먼치킨...
더 강한 적이 나타나도 주인공이 막강인 것은 변함 없으니까.
(사실 성장극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주인공을 통해 초라한 자신에
대한 대리만족 욕구가 큰데, 2편에서는 그냥 먼 나라 이야기...)
그래서 보통 성장극의 속편에서는 힘을 빼앗겼다가 다시 찾는다거나
주인공 자체가 바뀌기도 하죠.

그런데 쿵푸팬더 2는 너무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듯.
Commented by 듀얼콜렉터 at 2011/05/31 15:40
저도 오늘 보고 왔는데 나쁘지는 않았지만 주인공의 삽질이 좀 눈에 거슬리기도 했고 1편보다 약간 못한 속편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근데 다른건 둘째치고 포의 어린 시절이 왜 그렇게 귀엽던지, 쿨럭... 전편에서 회상으로 나온 타이그리스와 타이렁의 어린 시절도 그리 귀엽더니 이번에도 그 파괴력을 여지없이 발휘한듯 싶습니다, 훗.
Commented by 安作 at 2011/05/31 19:25
2편은 1편의 헌정곡일 뿐이죠.

이건 단지 견해의 차이일 뿐입니다(웃음)
Commented by 그라인드 at 2011/05/31 19:51
음 전 일단 전편이 리오와의 대결을 그렸는데 후편이 드디어 임수전
과의 대결(...)을 그려낸 것이 흥미진진해서 볼 생각입니다.(아니
아니 마스터가 3명인 적에 예고편의 그들의 기지는 아무리봐도 임수
전이거든요..;;;;)그리고 지난번에도 그랬지만 포와 5인방이 서있는
구도는 아무리봐도 게키렌!!(정말 제작진 중에 게키렌 좋아하는 분들
이 있나봐요.;;;;;)
Commented by 로오나 at 2011/05/31 22:18
내장의 평화(...)는 아무리 봐도 태극권으로 강을 넘어 유의 오의에 도달했다! 는 느낌이지만 거기서 설마 회전 회오리슛(흑과 백의 전사 팬더 음양 버전)으로 이을 줄은.(...)

개인적으론 1편도 너무 좋아하지만 이 2편 역시... 무협의 로망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타이렁의 탈출 시퀀스, 타이렁과 오인방의 대결 시퀀스, 타이렁과 시푸의 대결 시퀀스, 타이렁과 포의 대결 시퀀스 같은 압도적 일대일이 없었던 것을 아쉬워하지만, 글쎄, 포의 내면의 평화 각성 시퀀스와 포가 타이그리스를 멀찍이 밀쳐놓고 배의 파편 위에 올라서서 내면의 평화를 펼치는 시퀀스는, 무협적인 각성의 절정을 보여주는 정말 멋진 부분들이었지요.

다음편에서는 부디 타이렁이 재등장해서 라이벌도 해주고 삼각관계도 해주길 바랍니다.(...)
Commented by 해파리 at 2011/06/01 02:10
확실히 영화 마지막 장면은 3편의 암시같아 보이지요.

마침 슈렉도 끝났겠다, 차세대 시리즈물의 냄새가...

그래도 액션이 시원시원해서 즐겁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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