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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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 최종장
드디어 나는 목적지에 왔다. 밤이었다. 나는 완전한 의식을 갖고 있었다. 방금 나는 내심에 강력하게 끌림과 절박감을 느끼었던 것이다. 지금 나는 체육관 안 바닥 위에 잠자리를 펴고 누워 있었으며, 내가 부름을 받은 바로 그곳에 있음을 느꼈다.
나는 사방을 둘러보았다. 나의 매트리스 바로 옆에 다른 매트리스가 있고, 그 위에 누군가가 있었다. 그 사람은 몸을 굽혀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장미의 각인을 갖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텐죠 우테나였던 것이다.
나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녀도 말을 할 수 없었거나 하려고 하지를 않았다. 그녀는 그저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녀의 얼굴을 머리 위 벽에 걸린 츄츄 모양 등불의 빛이 비쳐 주고 있었다. 그녀는 나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무한히 오랜 시간 동안 그녀는 끊임없이 나의 두 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천천히 그녀는 자기 얼굴을 내 가까이로 밀고 와서 우리는 거의 살이 맞닿을 정도까지 되었다.
"히메미야!" 그녀는 거의 속삭이다시피 내게 말했다.
나는 그녀에게 알아들었다고 눈으로 신호를 했다.
그녀는 거의 동정이라도 하고 있는 것처럼 다시 미소지었다.
"안시!" 그녀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녀의 입은 이제 아주 나의 입 가까이에 있었다. 나직이 그녀는 말을 계속했다.
"사이온지 쿄이치를 아직 기억해?"
나는 그녀에게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미소를 지을 수조차 있었다.
"내 친구 히메미야, 말해줄 것이 있어! 나는 날이 밝으면 곧 떠나야만 해. 넌 아마 언젠가 나를 다시 필요로 하겠지. 아키오나 또는 그밖의 일에 대해서. 그때 네가 나를 부르더라도 나는 이미 그렇듯 아무렇게나 장미정원을 가로질러 자동차를 타고 갈 수는 없을 거야. 그럴 때에는 너 자신의 내부에 귀를 기울여야 해. 그러면 내가 이미 네 안에 깃들어 있음을 알아차릴 거야. 알겠니? ---그리고 조금만 더! 디오스가 말했어. 만일에 네가 언젠가 곤경에 처했을 때에는 그가 나에게 주어 보낸 입맞춤을 너에게 해주도록 말야--- 눈을 감아봐, 히메미야!"
나는 순순히 눈을 감았다. 그치려 하지 않고 쉴 새 없이 조금씩 피가 흐르는 나의 입술 위에 그녀가 가볍게 입을 맞추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나는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떴다. 나는 붕대를 감아야만 했던 것이다. 마침내 완전히 잠에서 깨어나자 나는 급히 이웃 매트리스로 몸을 돌렸다. 그 위에는 내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낯선 사람이 누워 있었다.
붕대를 감는 것은 아팠다. 그리고 그 이후에 나에게 일어났던 모든 일이 아팠다. 그러나 나는 때때로 열쇠를 발견하고 어두운 거울 속에 영원의 성이 잠들어 있는 그곳, 내 자신의 내부에 완전히 내려가기만 하면, 나는 단지 그 검은 거울 위에 몸을 굽히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이젠 완전히 우테나와 같은, 내 친구이며 길잡이인 우테나와 같은 내 자신의 모습을 거기서 볼 수 있는 것이다.

Demian - Die Geschichte von Emil Sinclairs Jugend (C) Hermann Hesse 1919
Shojo Kakumei Utena (C) BePapas 1997
Pastiche by ZAMBONY 2011

학생회 인간들이 병아리와 세계 드립 칠 때부터 한번 해보고 싶었던 건데 책 찾는게 늦어져서 이제야 올림.
(문체가 왠지 옛스런 것은 부모님 서가에 있는 문예출판사 판본(1987년)을 베이스로 삼았기 때문 OTL)

대략 TV판 마지막에 우테나 찾아 길 떠난 안시가 사고로 병원에 누워있는 상황을 상상해 주시면 되겠고,
우테나가 디오스의 대리인이라는 설정은 사이토 치호 코믹스 한정이라 그냥 그러려니 하시고,
헤세아저씨 팬들은 이게 대체 무슨 짓거린가 싶겠지만 대충 너그럽게 넘어가 주시면 감사하겠고;;;
근데 옮겨놓고 보니 정말 이건 BL을 GL로 바꾼 것뿐인데도 무지하게 어울리네? OTL
by 잠본이 | 2011/02/20 21:08 | Girl Meets Girl | 트랙백 | 핑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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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1/02/20 22:0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1/02/20 22:08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마스터 at 2011/02/20 23:21
다음은 지와 사랑 버젼으로도 한번 합성[...]해주시면 .....18금이 되겠군요! [야임마;]
Commented by lukesky at 2011/02/21 00:14
갑자기 우테나가 그리워지네요, 으아.
Commented by 겔리 at 2011/02/21 01:27
우, 우테나! 제목에서 왠지 삘이 나서 들어왔더니 좋은 거 보고 가네요.
Commented by 존다리안 at 2011/02/21 09:09
어쩐지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다 했더니만 우테나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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