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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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층의 악당
장르를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는 신기한 영화. 문화재 밀매를 둘러싼 스릴러와 아래층 윗층 남녀의 티격태격 로맨스라는 전형적인 소재를 2중구조로 결합해서 제대로 만드는 것만 해도 어려운 일인데, 이 영화는 그 이상을 해낸다. 액션과 로맨스와 스릴러와 코미디와 패밀리와 사회풍자가 너무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균형을 잡아가며 순서대로 펼쳐지고, 결말은 여러 가지 생각할 여지를 남긴 채 일종의 열린 결말로 끝난다. 등장인물 전부가 완전히 선하지도 않고 완전히 악하지도 않은 회색지대에 머물면서 각자의 이익을 쫓아 엎치락뒤치락하며 웃음과 연민을 동시에 자아낸다. 다른 영화와 비교하자면 기러기 아빠 문제와 조폭액션을 잘 버무린 <우아한 세계>와 약간 비슷한 느낌이 든다. (물론 그쪽보다는 훨씬 가볍고 밝은 분위기라 편하게 볼 수 있지만 하나의 장르에 빠지지 않고 궁극적으로 '그냥 사는게 사는거지'라는 식의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이 비슷하다는 얘기.)

한석규와 김혜수의 투톱 연기는 오랜만에 보는데도 불구해도 꽤 익숙하게 느껴져서 묘한 감상을 자아내는데, 한석규가 제비와 깡패의 양극단을 넘나들며 꽤 큰 진폭의 연기를 보여주는 데 비해 김혜수는 다소 신경질적이고 삶에 찌든 우울증 환자의 모습을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간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의 진정한 화두는 '삶이 우울하고 괴로워서 잠 못 이루는 밤을 계속 맞이하는' 현대인의 고독과 우울증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감독은 쉽사리 감상주의나 가족 신파로 빠져들지 않고 계속 냉정하면서도 따스한 시선으로 주인공들의 행로를 보여줄 따름이다.

두 주연뿐만 아니라 그 주변을 둘러싼 조연들도 각각 하나같이 사소하나마 사연이나 집착을 갖고 있는 묘사가 있어서 아무리 미운 짓을 해도 죽이고 싶어질 정도는 아닌, '살아있는 인간'을 잘 보여준다. 잃어버린 젊음을 아쉬워하는 옆집 아줌마, 은퇴 후를 걱정하는 장물 브로커, 작은 키에 대한 컴플렉스에 시달리는 조폭, 과거의 자신과 끊임없이 비교당하며 왕따 대상이 되는 자기를 혐오하는 김혜수의 딸, 순진한 눈망울로 김혜수를 지켜주고자 맴돌지만 꼭 한발 늦는 경찰관, 매너없고 졸렬하지만 속으로는 겁에 질려서 믿고 의존할 대상을 찾는 재벌2세 등 조연들의 면면을 짤막하게 보여주는 후반 가까이의 장면들도 주인공들 못지 않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근데 재벌2세 씩이나 되면 그냥 '그 집구석' 다 사들여서 조사하면 될걸 뭐하러 전과자+조폭까지 고용해서 그 쌩난리를 친 거지? OTL (아무래도 '그 물건'이 집 자체가 아니라 가구나 가족 소지품 속에 섞여있었다고 하면 문제가 복잡해질테니 그런걸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히 한석규에게 주겠다고 약속한 20억으로 그냥 그 집과 가구 몽땅 사버리는게 더 쉬웠을텐데 싶더라는;;;)
by 잠본이 | 2010/12/05 20:10 | 시네마진국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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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天時流 at 2010/12/05 21:41
말씀하신 방법으로 하자면 집 지하 창고에 보관해둔 골동품까지 넘겨받아야 할텐데.... 그렇게까지 집을 살려고 하면 더 의심 받을 텐데요? ;;;
게다가 지하 창고 물품중에 대박이라도 나온다면...;;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0/12/05 21:47
'취미입니다'라고 눙치며 가게까지 인수합니다.

.........아 앙대 이미 20억을 넘어버렸어 OTL
Commented by 한쓰 at 2010/12/06 03:00
저도 정말 재밌게 보았습니다. 옆에서 같이 본 지인은 감독의 전작인 '달콤 살벌한 연인'과 비슷한 느낌이 난다던데, 전 잘 모르겠더군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계속 다크한 개그를 던져주는 재밌는 영화였습니다.
Commented by 애쉬 at 2010/12/06 15:15
오홋~~~ 달콤살연인, 우아세.... 요런 장르 모호한 재미난 영화랑 비슷하다니 꽤나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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