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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완아톰(흑백판)이 가져다준 기술혁신!
무시 프로덕션[虫プロ]의 애니메이션 기술 : 7가지 발명


-출전: 별책 테레비랜드 로망앨범⑦ 『철완 아톰』(1978, 토쿠마서점) pp. 64~71
-해석: 잠본이 (2010.8.21)


일본 최초의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철완 아톰』을 성립시키기 위해서는, 몇 가지 획기적인 기술혁신이 필요했다. 그것이 오늘날 TV애니메이션의 원형을 일구어낸 것이다.

1. 뱅크 시스템
『철완 아톰』의 제작에 동반하여 고안된 새로운 작업방식으로, 이미 여기저기서 다루었기 때문에 이제는 좀 식상한 느낌도 들지만, 확실히 전례가 없는 새로운 방법론으로써 제작상의 부담을 크게 줄여주는, 효과적인 시스템이다. 하지만 뱅크의 남용이 반드시 작품의 질적 향상을 가져다주는 건 아니다.
뱅크 시스템이란, 한 번 사용한 셀, 원화, 배경 등을 보존해 두었다가 비슷한 장면이 나올 경우 그대로 재사용하는 것을 가리킨다.
뱅크 시스템을 유효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용이 끝난 소재의 보존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함은 물론이고, 재사용할 경우 간단하게 꺼내 쓸 수 있도록 완비해 두어야 한다.
또한 중요한 것은 소재의 균질화, 즉 소재들이 기술적으로 들쭉날쭉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시간 경과에 따른 캐릭터의 변화를 최소한으로 억제하는 것이 이 시스템을 유효하게 작동시키는 데 중요하다.
그 후 뱅크 시스템은 상당히 많은 프로덕션에서 도입했으나, 무시 프로덕션(이하 '무시프로') 이상으로 이 시스템을 유효적절하게 활용한 사례는 별로 없을 것이다. 그 이유로는, 연출가의 결벽(潔癖)함이나 셀 보존관리 시스템의 불비(不備) 등을 꼽을 수 있다.

2. 대형 배경 겸용
한 장의 커다란 배경 그림을 그린 뒤, 필요에 따라 이쪽 부분, 저쪽 부분 등으로 나누어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단순한 배경 겸용과는 달리 그 응용범위가 넓어, 한 장의 배경을 수십 컷의 배경으로 나누어 쓰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선명하게 그려둔 배경을 사진으로 찍은 다음 확대하는 과정에서 일부러 초점을 흐리게 만들어, 그것을 배경으로 사용함으로써 전면의 캐릭터가 배경으로서의 공간보다 약간 튀어나와 보이도록 만드는 방법도 개발했다.
그 밖에, 지구 등을 미니어처로 만든 다음 천정에 매다는 식으로 공간에 띄워서 우주공간의 효과를 내거나, 지구의 회전하는 모습을 아름답게 보여주는 방법도 있다.

3. 3콤마 찍기
『철완 아톰』 이전의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기본적인 콤마찍기 단위는 2콤마를 기준으로 삼았고, 1콤마 찍기도 그리 드물지 않았다. 3콤마 찍기를 실용화시킨 것은 『철완 아톰』이지만, 이후 TV애니메이션은 거의 대부분이 3콤마 찍기를 기본으로 하게 되었다.
3콤마 찍기란 같은 셀을 3콤마씩 촬영하는 방식으로, 1콤마 찍기의 경우 1초당 24장, 2콤마 찍기의 경우 1초당 12장이 필요한 데 비하여, 3콤마 찍기는 셀 8장만 작화하면 되기 때문에, 작업능률 향상과 경비 절감에 상당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다만 캐릭터의 움직임은 1콤마나 2콤마 찍기에 비해 다소 딱딱한 인상을 주게 된다.

4. 3장 갈아끼워 입 뻐끔[口パク]
캐릭터를 셀에 그릴 때 일부러 입 부분만 비워두고 입만 별도의 셀에 그린 다음, 입을 그린 셀만 바꿔줌으로써 캐릭터가 말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수법은 이전부터 있어왔으나, 『철완 아톰』에서는 그 방법을 보다 철저하게 사용했다. 다문 입, 벌린 입, 중간 입의 3가지 셀을 캐릭터가 지껄이는 대사의 타이밍에 맞게 바꿔주면서 3콤마 찍기를 시행한 것이다.
초기에는 다소 부자연스럽게 보이기도 했으나, 익숙해짐에 따라 위화감이 없어져서, 애프터레코딩(후시녹음)에서도 입모양이 대사에 딱 맞게 되었다. 이 방식을 사용할 경우는 대사에 맞춰서 콤마 찍기를 멈추거나 하면 만듦새가 어색해지기 때문에, 3콤마 찍기를 계속하면서 적당히 입모양의 순서를 바꿔주는 편이 좋다.

5. 셀 멀티(밀착 멀티)
이건 무시프로에서 발명해낸 기술은 아니지만, 효과적으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보면 그야말로 무시프로다운 수법이다.
보통 ‘멀티’라고 하면 셀을 촬영하는 촬영대에 2단 이상의 단(段)을 만들고 그 사이에는 일정한 공간이 있는 게 보통이지만, 밀착 멀티의 경우는 말 그대로 별도의 단을 만들지 않고 필요한 셀만 밀착시킴으로써 조작이 간단하고 작업도 쉬워진다. 그렇게 해서, 셀을 잡아당기는[引っぱり] 타이밍만 잘 맞추면 본격적인 멀티작업과 큰 차이 없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철완 아톰』의 오프닝에서는 아톰이 산을 앞쪽에서 접근하여 넘어가는 부분에서 이 방법이 사용되었는데, 이 경우는 오히려 보통 멀티작업으로 처리한 것보다 더 나아 보인다.

6. 고정식 촬영대
『철완 아톰』의 기획단계에서 최대의 장애물로 떠올랐던 것이 바로 촬영이다. 당시 애니메이션 촬영에서 카메라 1대가 하루에 촬영할 수 있는 길이는 30초에서 1분이 한도라고 여겨졌기에, 30분짜리 프로그램을 주 1회 제작하기 위해서는 10대 가까운 촬영대와 조작 인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문제에 직면한 테즈카 오사무는 촬영에 필요한 시간의 상당 부분이 카메라의 세팅에 드는 시간이라는 사실에 착안, ‘카메라워크가 필요없는 단순한 장면은 고정된 카메라로도 얼마든지 찍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다른 데서는 찾아볼 수 없는, 카메라 고정식의 촬영대를 만들게 했다. 이 설비는 시간 절감에 상당한 위력을 발휘한 듯 하다.

7. CD 시스템
애니메이션 프로그램 제작에 CD, 즉 ‘치프 디렉터’ 시스템을 처음으로 도입한 것도 『철완 아톰』이다. 본래 초기에는 이런 제도가 없었고 방영 중간에야 겨우 갖춰졌지만 충분히 기능을 발휘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이윽고 『정글대제』, 『W3(원더 스리)』에서 CD 시스템이 도입되어 가까스로 본래의 기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다른 프로덕션에서도 순서대로 CD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어, 현재는 거의 모든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에서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CD는 치프디렉터 또는 총감독이라고도 불리며, 작품 전체의 내용에 관해서 책임을 지는 지휘자를 말한다.


(※제목의 ‘7가지 발명’은 아톰의 ‘7가지 초능력’의 패러디인 듯.)

(※70년대 당시의 상황에 맞춰 기술된 것으로, 현재의 애니메이션 제작현장과 맞지 않는 부분도 있을 수 있음.)
by 잠본이 | 2010/08/21 11:35 | 아톰대륙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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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작가 at 2010/08/21 11:45
뱅크는 무시에서 처음 쓴게 아닐텐데.......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0/08/21 14:08
처음 생각해낸건 아닐지 몰라도 '뱅크 시스템'이란 이름을 붙이고 본격적으로 현장에서 쓰게 된건 철완아톰이 처음이라는 게 거의 정설입니다.

혹시 제가 모르는 다른 설이 있으면 출처를 확실히 해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Commented by 스토리작가tory at 2010/08/21 19:00
근데 이거 미야자키 선생이 엄청 비판했던 그 시스템인가요? 음 현대의 극장판 애니메이션도 이런 방식을 사용하게 되는건지..... 몰라서ㅠㅠ
Commented by 풍신 at 2010/08/22 12:29
거의 모두가 가격, 시간 절감 시스템(?)이었던가요? 애니계에선 이 시스템들이 일본 애니를 본격적으로 산업화시켜 발전 시켰다는 사람과, 이 시스템이 일본 애니는 <움직이지 않는다.>라는 말을 만들었다고 하는 사람으로 나뉜다고 들었습니다.
Commented by rumic71 at 2010/08/23 19:21
암만 미국이라도 Captain Fathom 같은 데 비하면야 일본 애니는 부드러움의 극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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