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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시공요새 마크로스는 이렇게 탄생했다! -3-

특별좌담회 : 마크로스의 원점을 파헤친다!


-출전: THIS IS ANIMATION THE SELECT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하권(1983, 쇼가쿠간) pp. 106~113
-해석: 잠본이(2010.8.18)


3. ‘노래’를 감찰군 대신으로?!

■ 걸작!! 함장 납치사건

사회자: 그런 과정을 통해서 점점 『마크로스』가 형태를 갖춰나가는 거로군요.

카와모리: 큰 줄기로는 히카루와 미사의 이야기가 있고, 거기에 민메이가 관여한다는 형태죠. 또한 TV 화면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실은 히카루와 미사의 숙소는 정 반대편에 위치하고 있어서, 창문 너머로 회화가 가능할 정도입니다.

미야타케: 마크로스가 한번 트랜스포메이션에 들어가면, 함내의 각 블록은 마치 퍼즐처럼 그때마다 각각 다른 식으로 짜맞춰지기 때문에, 일정한 지도를 만들 수가 없다는 설정이었죠.

카와모리: 그러니까, 두 사람의 숙소도 서로 멀어졌다가 가까워졌다가, 중간에 벽이 생겼다가 하는 식으로 위치가 계속 달라집니다.

사회자: 두 사람이 트랜스포메이션에 휘말려서 폐쇄구역에 잠시동안 갇히는 에피소드에 그점이 반영된 건가요?

카와모리: 그건 제가 가장 하고 싶었던 겁니다.

모리타: 카와모리는 밀실에 단 둘이 갇히지 않는 한, 서로 대화가 성립할 수 없다고 굳게 믿고 있죠.

미야타케: 그 에피소드는 방영회수로 계산했을 때, 제대로만 하면 2월 14일경에 방영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원래는 카이훈에게 건네줄 속셈으로 미사가 준비한 발렌타인 초콜렛을 둘이서 나눠먹는 장면까지 생각했었습니다.

카와모리: 그런데 본래 그 회에만 사용하려고 생각했던 시추에이션(밀실에 갇히는 것)을 제4화에서 민메이와 히카루가 이미 해 버린 거예요.

사회자: 거기서부터 시청자는 점점 더 혼란에 빠지게 되는 거군요.

마츠자키: 그외에도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구상했었어요. 제4화 얘기하니까 생각난 건데, ‘열리지 않는 방’ 이야기라든가.

이시구로: 그건 나도 꽤 기대하고 있었던 거였지.

사회자: 열리지 않는 방이라면 사용하지 않는 폐쇄구역 얘기입니까?

카와모리: 아뇨, 마크로스의 폴드 시스템이 있었다가 소멸한 그 구역에 이차원이 발생한다는 얘기입니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어디로든 문’이죠.

미야타케: 『야마토』에다가 도라에몽에다가, 별게 다 튀어나오는군요.

카와모리: 메인 스토리와 전혀 상관없는 얘기만 나오는 바람에 그걸 어떻게든 수습해보고자 생각했던 것이 ‘함장 납치사건’.

미야타케: 그 시점에 정해져 있었던 함장의 설정은 변태에다가 진짜 쓸모없는 인간.

이시구로: 함장에겐 일본계의 아주 어여쁜 사모님이 계시고.

카와모리: 마크로스 내부에는 컨테이너를 개조한 열차가 달리고, 함장은 그 열차로 매일 아침 함교 아래로 출근합니다. 함교 아래에 공원이 있어서, 그곳의 전화박스에서 전화를 걸면, 그대로 함교로 올라간다는 시스템이죠. 그 함교에서 근무하는 오퍼레이터들은 누구도 함장이 하는 말을 듣지 않고, 자주적으로 행동합니다.

이시구로: 그 함장이 납치된다는 얘기지.

카와모리: 적의 3인조 스파이가 함내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을 납치하려고 계획하고 공원의 시스템을 파악한 뒤 덫을 놓는 거죠. 그것이 무려 공원 여기저기에 여자 속옷을 뿌려두는 겁니다. 그걸 발견한 함장이 한벌 한벌씩 주워나가죠. 계속 주워나가다 보니 등신대(等身大)의 수영복 입은 여자 그림이 있길래 거기 손을 대니까 위에서 동물 우리가 떨어져 내려온다는, 가장 원시적인 방법으로 납치하는 겁니다.

미야타케: 어디까지 함장의 변태스러움을 숭고하게 승화시킬 것인가 고민했었어요.

■ 함장 위장납치사건!!

사회자: 정말 엄청난 함장이었군요.

카와모리: 아니, 정말로 골때리는 건 바로 지금부터입니다. 납치된 함장은 적의 고문을 받는데…

미야타케: 너무나도 간단히 변절해버리죠. 적어도 적측에서는 가장 마크로스의 사정을 잘 알고 있으니 그만한 대우도 받게 되고.

카와모리: 말하지 않아도 될 것까지 솰라솰라 다 말해버리는 거예요. 그에 따라 함장에 대한 대우도 점점 급이 올라갑니다. 기분이 좋아져서, 점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죠.
함장이 내놓은 작전은 계속 성공을 거두고, 지구측이 ‘설마 이런 시시껄렁한 작전으로 나오지는 않겠지’라고 안심하고 있는 맹점을 찔러서, 점점 마크로스는 적에게 쫓겨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미야타케: 그때의 마크로스는 일반공모를 통해 뽑은 함장대리(웃음)의 지휘를 받고 있죠.

이시구로: 그것이 다름아닌 함장 부인.

카와모리: 역시나 함장을 붙잡힌 채로 두는 건 곤란하죠. 누가 뭐래도 함장인데. 그래서 구출작전으로 고안해내는 것이 다이달로스 어택. 이것이 멋지게 성공하여 함장은 구출됩니다. 적측에서 괜찮은 대우를 받고 있는만큼 약간은 저항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아무런 망설임 없이 금방 돌아오죠. 적측의 사령관 비슷한 지위에 있었기 때문에 적의 정보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걸 또 다시 주절주절 털어놓죠. 그런데 점점 내놓을 정보가 없어짐에 따라 또 다시 주변에서 상대해주는 사람이 없어지죠. 좋았던 적함에서의 생활에 향수를 느낀 나머지, 이번에는 납치된 것처럼 자작극을 벌이는 거예요.
마크로스는 다시 한 번 함장을 구출하려고 이번에는 정공법으로 공격하지만 실패하죠.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이차원 도어를 사용한 작전입니다.

미야타케: ‘열리지 않는 방’에는 몇개월이고 계속 헤매고 있는 부대가 있어서, 그들이 가까스로 본래 차원으로 돌아온다는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마크로스 안이 워낙 넓다보니, 자기들은 어디에 주둔하면 좋을지 알지 못하는 부대가 폐쇄구역 안을 계속 돌아다니다가, 어느 사이엔가 이차원 도어 안으로 들어가서, 몇 개월 후에 너덜너덜해진 차림새로 간신히 목적지에 닿는다는 얘기죠.

마츠자키: 이 함장의 설정을 짜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어서, 가까이 있는 사람들 중에서 가장 나이를 먹은 분을 모델로 하려고 하다 보니…(이시구로 씨를 쳐다본다)

사회자: 거기서 다이달로스 어택 얘기가 나오는군요.

카와모리: 다이달로스 어택은 『전설거신 이데온』의 미사일전을 보고 ‘미사일을 좀 다르게 쓰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고안해낸 겁니다.

■ 의견이 분분했던 감찰군의 취급

사회자: 얘기를 듣고 보니, 왠지 내용이 상당히 크게 바뀐 것 같군요.

카와모리: 그렇죠. 스파이 3인조만 해도 망명 후 민메이의 백밴드 노릇을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거든요. 가장 최초에는 완전히 관계없는 이성인(異星人)끼리의 싸움에 우연히 지구가 말려든다는 설정이었습니다.

미야타케: 상당히 나중까지 두통거리를 안겨주었는데, 원래는 감찰군의 감찰관이 나올 예정이었어요(웃음). 나레이터 비슷하게 극중 상황을 설명하는 동시에, 인류가 나아가는 모습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기기 위해서였죠. 게다가 가장 큰 이유는, 스토리를 매듭지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카와모리: 감찰군이 나오지 않으면 마크로스 혼자서는 무리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방영이 시작된 뒤 3분의 1까지는 아직 감찰군을 내보낼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죠.

미야타케: 릴리 마를렌이 최후의 해결책이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죠.

이시구로: 어라, 나는 마지막에 그런 식으로 갈 거라고 들었었는데.

카와모리: 민메이의 노래를 전투장면에 배경음악으로 깔 생각은 있었습니다만…

마츠자키: 무기로 할지 어떨지에 대해서는…

미야타케: 즉 노래를 『마크로스』 최대의 병기로 할 수 있을지 어떨지, 그러니까 감찰관의 대신이 될 수 있을지 어떨지까지는 미처 생각지 못했어요.

카와모리: 그것이 2쿠르 분량으로 단축되면서, 이 분량 갖고는 감찰군의 에피소드까지 넣는 건 무리겠다 싶었죠.

사회자: 노래를 메인으로 삼는 설정은 언제 확립된 겁니까?

카와모리: 방영 전의 6월쯤에 그 이미지가 떠오르기 시작했어요.

사회자: 결과적으로는, 전쟁이 아니라 ‘노래’라는, 문화적이랄까… 인간의 정신적인 부분에 대한 호소가 승리를 거둔다는, 지금까지 어느 작품도 보여준 적이 없었던 SF적인 결말을 맞이함으로써, 독자적인 세계를 확립하게 되었다고 생각하는데요.

미야타케: 그것이 『마크로스』의 가장 마지막에 튀어나온, 최대의 메인 아이디어였죠.

이시구로: 나는 처음부터 그런 발상으로 임했던 건데 말이죠. 개인적으로 뮤지컬 장르를 동경하는 마음이 있어서, 그런 연출에는 굉장히 적응하기 쉬웠거든요. 하지만 제27화에서는 카와모리 군에게 경의를 표하는 뜻에서, 그에게 그림콘티를 맡겼습니다.

카와모리: 처음에는 노래를 들은 보도르 함대의 전함들이 차례차례 마크로스의 아군으로 돌아설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래서는 영 설득력이 나오질 않아서, 최종적으로는 민메이의 노래로 적을 혼란시키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미야타케: 그 선을 넘느냐 넘지 못하느냐. 결과는 그렇게밖에 나올 수 없는 당연한 귀결이 되었던 셈이죠.
by 잠본이 | 2010/08/18 19:31 | ANI-BODY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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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구바바 at 2010/08/18 19:42
"노래"때문에 감찰군의 존재는 지금까지도 어딘가 저 편으로 날아가버린거군요;
Commented by 펭귄대왕 at 2010/08/18 21:16
변태 함장의 잔영이 '브릿지 크루는 함장 외 전원 여성'인 걸까요..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10/08/18 23:15
함장님이...함장님이...(OTL)
Commented by 한뫼 at 2010/08/18 23:45
그 시점에 정해져 있었던 함장의 설정은 변태에다가 진짜 쓸모없는 인간.

맙소사! 헨리 J 그로발 그 사람이 변태라니!!!(OTL)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0/08/18 23:47
남아있는 스케치 보면 얼굴도 다른 사람입니다. 본편의 미사 아버지에 가까운 퉁퉁한 중년 버전과 야마토에나 나올듯한 털보 버전이 존재했음.
Commented by 풍신 at 2010/08/19 00:21
변태 함장이라 브릿지는 모두 여성인 것이었나? 그런데 이 버전의 함장...완전히 무책임 함장 테일러잖아요.(응?)

그나저나 <노래를 그렇게 쓴다.>는 것은 기획 최초부터 노린 일이 아니었군요. 이 점이 불후의 명작으로 불리게 되는 이유인데...그나저나 감찰군이 대충 넘어간 이유가 노래와 방영 시간의 단축 때문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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