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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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마스터웍스 : 어벤저스 1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신들의 세계 아스가르드. 그곳을 정복할 흉계를 꾸미다가 배다른 형제인 토르의 활약에 의해 좌절당하고 죄수의 몸이 된 악당 로키는 토르에게 복수할 기회만 노리다가 자기의 천리안을 활용하여 토르가 유배된 행성 지구를 살펴본 뒤 강력한 대리인을 내세워 토르를 끌어내기로 한다. 그가 선택한 대리인은 바로 녹색괴물 헐크! 로키는 텔레파시로 철로 위에 폭탄이 설치된 환각을 보여주어 그것을 제거하려던 헐크가 실수로 철로를 파괴하게 만든다. 누명을 쓴 헐크의 소식이 언론을 통해 퍼져나가면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토르가 기어나올 것이라 예상한 것이다. 한편 헐크의 유일한 이해자인 소년 릭 존스는 자기가 이끄는 무선통신 동호회 '틴 브리게이더'의 연락망을 활용하여 판타스틱 4에게 연락을 취하려 한다. 헐크를 경찰보다 먼저 찾아내어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키의 계략에 의해 릭의 전파는 토르의 인간체인 돈 블레이크 박사의 라디오에 수신된다. 본래 모습으로 변신하여 헐크 사냥에 나서는 토르. 하지만 릭의 메시지를 받은 것은 그 혼자만이 아니었다. '아이언 맨' 토니 스타크와 '앤트맨' 행크 핌 또한 그 전파를 우연히 캐치하고 헐크를 찾아나선 것이다! 영문도 모른 채 쫓기는 헐크를 중심으로 불세출의 히어로들이 모여들면서 사태는 로키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1963년에 결성되어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마블 코믹스의 대표적인 슈퍼히어로 그룹 '어벤저스'의 창세기를 다룬 복각본. 수년 전부터 각각 독립적인 타이틀로 전개되던 <인크레더블 헐크>, <마이티 토르>, <인빈서블 아이언 맨>, <앤트맨>의 주인공들이 한데 모여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공동의 적에 맞선다는 야심찬 크로스오버 시리즈다. (기획 단계에서 여러 마블 히어로를 팀원 후보로 고려했었는데, 판타스틱 4는 이미 독자적인 팀을 구성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리고 스파이더맨은 본질적으로 외톨이이기 때문에 기각되었다고 한다.) 본서는 그 초기 시리즈 중에서 1963년 9월에 발매된 제1호부터 1964년 11월에 발매된 제10호까지 전 10화분을 수록하고 있으며, 부록으로 발매 당시의 광고 페이지와 핀업 아트, 그리고 원작자 스탠 리의 서문이 들어 있다. 각본은 10화 전부 스탠 리가 집필했고 밑그림은 8화까지 잭 커비가, 9화부터는 돈 헥이 담당했다. (그 외에 펜선이나 레터링, 채색 담당이 따로 있지만 여기서는 생략.)

개별적으로도 충분히 인기있는 캐릭터들이 한데 모여 더 큰 문제에 도전한다는 컨셉은 이미 라이벌 회사인 DC코믹스에서 <저스티스 리그 오브 아메리카> 등으로 해먹었던 것이긴 하지만, 여기서는 '히어로도 완벽한 초인이 아니라 약점을 지닌 인간'이라는 마블의 평소 스탠스를 그대로 가져와서, 각자의 개인적인 사정이나 성격 차이로 인한 갈등이 두드러진다. 게다가 같은 팀이라고는 해도 각자의 사생활을 존중하는 취지에서 서로의 정체는 여전히 비밀로 하고 만나기 때문에, 그점을 역이용한 서브플롯을 전개하여 더욱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를테면 아이언 맨은 강화복의 에너지가 떨어지면 심장이 멈춰버리는 위험을 껴안고 살지만 그점을 동료들에게 알릴 수가 없어서 혼자 끙끙대고, 토르는 주무기인 요술망치를 1분 넘게 손에서 떼놓으면 변신이 풀리기 때문에 위급한 순간마다 허약한 블레이크 박사로 돌아와서 '저거 들키면 어쩌나'하는 두근반 세근반의 서스펜스를 보여준다.) 이러한 설정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멤버가 바로 헐크인데, 제1회에서 쫓겨다니기 싫다고 어벤저스에 합류했다가 제2회에서 둔갑술을 구사하는 외계생명체 '스페이스 팬텀'의 이간질로 다른 멤버들과 질리도록 싸운 뒤 더욱 더 지독한 인간불신에 빠져 탈퇴해버린다. (이름뿐이긴 하지만 그래도 창립멤버인데 한회만에 탈퇴라니 이건 좀... OTL)

제4화에서 드디어 전설의 2차대전 참전영웅 캡틴 아메리카가 등장하는데, 여러모로 팔자가 기구한 양반이다. 나치독일의 과학자 겸 첩보원인 제모 박사의 흉계로 탈취당한 신형 전투기 되찾으려다 폭발에 휘말려 파트너인 버키는 실종되고(일단은 사망으로 추정) 본인은 차가운 바닷속에 가라앉은 뒤 동태신세(...)가 되어 북극해에 쓸려와서 팔자에도 없는 에스키모들의 우상숭배(...)를 받다가 마침 어벤저스한테 진창 깨지고 열받아서 근처를 지나가던 아틀란티스 왕자 네이머의 깽판(...) 때문에 다시 바다로 흘러가서 해동되기 시작한 시점에 어벤저스에게 수거당해서(...) 겨우겨우 살아난다는 설정이다. 그래도 살아난 뒤에는 제법 빠른 속도로 20년 뒤의 세계에 적응하기 시작, 멤버들 중에는 가장 파워가 딸림에도 불구하고 군출신의 카리스마와 뛰어난 지도력, 슈퍼솔저로서의 운동신경과 틈틈이 익힌 무술실력으로 인정을 받아, 현장 지휘관 역할을 도맡는 경우가 늘어난다. (문제는 자기 실수 때문에 버키를 잃었다는 트라우마가 너무 강해서 버키 생각만 하면 사람이 급 우울해지고 눈에 뵈는게 없어진다는 거지만 OTL) 확실히 캡틴의 합류 이전까지는 아이언맨-물주(...), 토르-짐꾼(...), 앤트맨-기술덕질(...), 와스프-정찰 및 커플개그(...) 라는 식으로 저마다 구별되는 역할을 맡고 있었으나 팀 전체를 아우르는 중심이 없어서 팀으로서의 결집력이 좀 약했던 데 비해 캡틴 합류 이후 상당히 틀을 갖춰가는 게 눈에 보인다. 말하자면 초반 3회분에서는 주로 헐크의 난동을 막기 위해 급조된 임시기구의 성격이 강했던 어벤저스가 캡틴의 합류로 인해 명실상부한 상설기관으로서 기반을 유지하게 되었다는 얘기다. (그에 비해 헐크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어서 제5화 '용암인류의 침략!' 이후로는 아예 모습도 안 보이게 된다 OTL)

아무래도 소재를 찾기가 힘들었는지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멤버 중 한놈이 악당측의 조종이나 꼬드김을 받아 배신때렸다가 되돌아오는 패턴이 반복되어서 좀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각 히어로의 개별 시리즈에서 게스트로 등장했던 악당들이 연합하여 쳐들어온다거나, 각 히어로와 관련 있는 조연들(<토르>의 제인 포스터, <아이언맨>의 페퍼와 해피, <헐크>의 베티와 로스장군 등)이 한두 장면에서 의미심장한 포지션으로 깜짝출연하거나, 또는 도망친 헐크의 정보를 찾으려고 다른 히어로들(판타스틱 4, 스파이더맨, 엑스맨)을 찾아가지만 다들 바쁘다고 문전박대한다거나 하는 등등 크로스오버가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재미가 쏠쏠하다. 원래 헐크 쪽 조연이었던 릭 존스가 (순전히 버키와 닮았고 같은 나이라는 이유 때문에) 캡틴과 얽혀서 아예 어벤저스 객원멤버로 자리잡는 전개도 흥미롭다. (릭 본인은 캡틴의 정식 파트너로서 어벤저스 정회원이 되길 원하지만 캡틴은 '또 다시 나 때문에 어린 생명이 죽게 할 수 없다'며 망설인다.) 수천년 후의 미래기술을 구사하며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공격을 방어해내는 중2병 환자(...) '캉'이나 시공간을 맘대로 주무르는 힘을 이용하여 역사 속의 유명한 전사들을 불러내어 싸움을 시키고 자기는 구경만 하는(...) '임모터스' 등 중량급 악당들을 상대로 어벤저스가 풀파워를 발휘하여 싸우는 것도 볼만하다.

처음에는 격월간으로 간행되다가 인기를 끌게 되자 월간으로 전환했기 때문에 에피소드들 사이의 시간 간격이 좀 긴 편이고, 게다가 그 사이에 다른 히어로들의 개별 시리즈에서 벌어진 사건과도 연결이 되기 때문에(...) 이 시리즈만 읽다 보면 뭔가 건너뛴 듯한 찜찜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래도 요즘의 진짜 복잡한 크로스오버 관행에 비하면 아주 단순무식해서 그렇게 큰 문제는 안되지만) 헐크의 본명을 '돈 블레이크'로 잘못 설명하거나 릭 존스를 '릭 브라운'이라고 쓰는 등 초보적인 실수가 상당 부분에서 보이지만 각본 자체의 실수인지 아니면 레터링 담당이 잘못 옮긴 건지는 불명. 헐크의 얼굴이 고릴라보다는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나 노틀담의 꼽추에 더 가깝게 생겼고, 아이언맨의 주동력원이 트랜지스터(...)로 묘사되는 등 현재와는 여러모로 차이가 나는 부분도 많기 때문에 읽다 보면 다소 위화감이 느껴지지만 그게 오히려 재미를 더해주기도 한다. 단독 히어로의 활약에 질려서 복수의 히어로들이 부대끼며 이런저런 문제를 해결하는 군상극을 보고 싶다면 단연 추천해야겠지만, 60년대 특유의 헐렁헐렁한 분위기와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대사로 다 설명해 주는 인물들, 그리고 잭 커비의 '눈 부릅뜬 마초 그림'에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현재 마블이 진행중인 실사영화판 <어벤저스>는 아무래도 닉 퓨리와 쉴드가 어벤저스 창설에 깊이 관여한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이쪽보다는 나중에 리메이크된 얼티밋 시리즈 노선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으니 영화를 볼 때 참고하려고 미리 볼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영화의 세계에선 아이언 맨이 토니 스타크라는 사실을 이미 전세계가 다 알고, 토르는 별도의 인간체가 없으며, 앤트맨이나 서브마리너 등 원작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캐릭터의 등장 자체가 의문시되고 있으니, 원작 노선을 따라가기엔 무리가 있다.)
by 잠본이 | 2010/07/03 18:25 | 굳세어라 거미남 | 트랙백 | 핑백(2)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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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잠보니스틱스 : MARVEL .. at 2011/05/06 00:06

... 톰 히델스톤의 연기력이 캐릭터에 깊이를 더해주었는데, 크레딧 이후 보너스 장면에 따르면 에서도 계속 등장할 예정이라 하니 과연 그때는 또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원작에서처럼 헐크를 조종하여 다른 히어로들과 싸우게 만들 것인가? 아니면...) -그 외의 배우들도 다들 각자의 포지션에서 만족할 만한 연기를 보여주며, 주인공인 크리스 ... more

Linked at 잠보니스틱스 : MARVEL .. at 2011/08/02 23:52

... 가는 '인격'이야말로 캡틴 최고의 '초능력'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스티브의 됨됨이를 영화의 주요 포인트로 잡은 것은 나름대로 괜찮은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다만 영화는 원작뿐만 아니라 얼티밋 시리즈의 설정도 믹스하게 될테니 여기서도 캡틴이 리더 노릇까지 할지 어떨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워낙 다른 캐릭터들을 맡은 배우들이 튀는거로는 둘째 ... more

Commented by 존다리안 at 2010/07/03 21:34
로키는 원작 신화에서나 여기서나 악의 축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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