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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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특공대(2010)
8년 전, 남미에서 작전수행 중이던 미군 특수부대의 한니발 스미스 대령은 여자에게 한눈 팔다가 목표물인 현지 군벌에게 생포당한 부하 '멋쟁이'를 구출하기 위해 달려가던 중 레인저 출신의 차도둑 B.A.와 의기투합, 구출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다. 곧이어 적의 기습을 예측한 한니발은 군병원에 수용되어 있던 싸이코 파일럿 머독을 스카웃하여 일행과 함께 고물 헬기로 필사의 탈출극을 펼친다. 한니발 일행은 머독의 기발한 임기응변과 천재적인 조종술에 힘입어 무사히 국경을 넘고 적도 소탕하지만 B.A.는 머독의 혼비백산할 만한 공중곡예 때문에 비행공포증에 걸리고 만다.

2010년 현재, 문제의 3인을 직속부하로 거느리고 이라크에서 작전 수행 중이던 한니발에게 CIA의 '린치'라는 요원이 접근하여 이라크 무장세력에게 탈취당한 달러화 동판을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경쟁관계인 용병부대 '블랙 포레스트'가 그 사건에 끼어들었다는 사실을 알아챈 한니발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 임무를 받아들여 기상천외한 작전으로 동판 탈취에 성공한다. 그러나 기지로 복귀한 4인방의 앞에서 상관인 모리슨 장군이 살해당하고 동판은 블랙 포레스트의 두목인 파이크에게 새치기당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졸지에 억울한 죄를 뒤집어쓴 한니발과 부하들은 계급을 박탈당하고 군 교도소에 수감당하는 신세가 된다. 그러나 6개월 후, 독자의 정보망으로 파이크의 소재를 알아낸 한니발은 명예회복과 복수를 위해 치밀한 계획하에 탈옥을 개시하는데...

1983년부터 1987년까지 미국 NBC에서 방영된 인기 TV드라마의 극장판 리메이크 영화. 독립영화에서 출발하여 <나크>, <스모킹 에이스> 등의 작품으로 실력을 쌓은 조 카나한이 감독을 맡았다. 억울한 누명을 쓴 특전사 출신 4인조가 탈주범으로서 추적당하면서도 명예회복을 위해 악과 싸운다는 기본 골격은 그대로 가져왔으나 시대 흐름에 맞춰 배경을 베트남전에서 이라크전으로 바꾸고 액션의 스케일이나 주인공들이 쓰는 작전도 보다 현대 액션영화에 걸맞게 업그레이드되었다. 초반에는 남미 군벌이나 이라크 무장단체 등 외국 세력과 싸우는 장면이 좀 있지만 중반부터는 달러 동판을 둘러싸고 주인공들과 CIA, 국방부, 파이크의 용병들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구도로 바뀌어서 주로 미국인들끼리의 세력 다툼과 그것을 이용하여 명예회복을 꾀하는 주인공들의 재치 대결이 주목 포인트로 자리잡는다. 한마디로 말해서 나잇살 먹은 어른들이 요란뻑적지근한 무기와 맥가이버 뺨치는 응용기술을 갖고 전쟁놀이하는 개그액션어드벤처라 할 수 있겠다. (그런 점에서는 원조 TV판의 정신과도 어느정도 통하는 듯)

미군의 해외파병이나 내정간섭, CIA 특수활동부의 더러운 뒷공작 등 상당히 민감할 법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주인공들을 궁지에 몰아넣고 액션을 보여주기 위한 배경설정에 그치며, 특별히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거나 인간성에 대한 심오한 성찰을 벌이지는 않는다. 적의 배후에 숨어있던 보이지 않는 '배반자'의 정체라든가 클라이막스에서 적을 속이는 데 사용한 속임수 등이 너무 뻔해서 보다보면 자연스럽게 금방 알아차릴 정도라는 허점도 있긴 하지만, 개성 강한 주인공들이 서로 부대끼며 사건을 해결하는 캐릭터 영화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극도로 과장된 캐릭터 묘사나 복잡한 고민 없이 신나게 때려부수는 액션, 그리고 도중에 언뜻 보이는 자기풍자적인 시선(추락하는 탱크 뒷꽁무니에 붙은 '내 운전 솜씨 어때?'라는 스티커, 한니발이 머독을 탈출시키기 위해 사용한 '입체영화', 기타등등) 덕분에 117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게 흘러가는 양질의 오락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다크맨에서 제다이 마스터까지 갖가지 종류의 히어로를 섭렵하고 <테이큰>에서 조직 하나를 혼자 괴멸시키는 먼치킨스러움을 과시한 리암 니슨이 원조 TV판보다는 약간 날카로운 인상의 한니발 역으로 나와서 포스 넘치는 노익장을 과시하고,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발렌타인 데이> 등 로맨틱 코미디에서 내공을 쌓은 브래들리 쿠퍼가 꼭 잘 나가다가 여자문제로 일이 꼬이는 멋쟁이로, 이종격투기 선수 출신의 퀸튼 잭슨이 겉모습은 우악스럽지만 사실 내면은 4인 중에서 가장 순박한 편인 B.A.로, 그리고 <디스트릭트 9>으로 순식간에 세계적 스타로 떠오른 남아공 출신 연기파 샬토 코플리가 끊임없이 사람 환장하게 만드는 미치광이 머독으로 출연하여 화제를 모았다. 원조 배우들의 유유자적한 품격은 비록 갖추지 못했지만 대신 그에 뒤지지 않는 카리스마와 연기력으로 제법 그럴듯한 현대의 'A특공대' 상을 빚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할 만하다. (특히나 원조보다 훨씬 와일드하고 거칠거칠한 느낌의 멋쟁이를 보노라면 20여년 동안 미국인들의 '미남'에 대한 기준이 얼마나 바뀌었는가를 실감할 수 있다.)

결국 4인방은 각고의 노력 끝에 누명을 벗고 음모의 주동자에게 한방 먹이는 데는 성공했으나 다시 탈옥죄로 수감될 위기에 처하는데, 이런 스토리에선 늘 그렇듯이 '언젠가는 또 탈출해서 한바탕 난리를 치겠구나'라고 짐작할 만한 암시를 흘린 뒤에 TV시리즈의 정겨운 오프닝 나레이션으로 이야기를 마무리짓는다. (나레이터는 원조 <트랜스포머>의 스파이크 윗위키나 <스타워즈 : 클론전쟁> 시리즈의 두쿠백작으로 유명한 코리 버튼) 달리 말하면 이번 이야기는 결국 'A특공대'의 탄생비화를 보여주는 파일럿 필름의 성격이 강하고 본격적인 이야기에는 아직 진입도 안했다는 소리인데, 만약 속편이 나온다면 TV판에서처럼 약자들의 의뢰를 받아 사건을 해결하거나 정부의 골칫거리를 비밀리에 처리해주는 패턴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매력과 똘끼로 무장한 아저씨들의 신나는 액션을 원한다면 두 말없이 감상하라고 권해주고 싶다.

ps1. 제시카 비엘이 멋쟁이의 군 동료이자 옛 여자친구로 나와서 주인공들을 집요하게 추적하는데, 중반부터는 진정한 악의 축을 잡기 위해 멋쟁이와 (마지못해) 손을 잡는 식으로 스토리 진행에 기여한다. 이 아가씨는 <일루셔니스트>에서도 [남친과 짜고 2중 트릭으로 악당을 속여먹는 짓]을 하더니 여기서도 은근히 비슷하게 나가는구만.

ps2. <왓치맨>의 2대 나이트아울로 잘 알려진 패트릭 윌슨이 찌질이 CIA요원 린치(가명)로 나와 제법 흥미로운 연기를 보여준다. <왓치맨>에서는 일부러 원작 이미지에 가깝게 하느라 살을 좀 찌워서 등장하기 때문에 느낌이 많이 다르다. 참고로 린치라는 이름은 TV판 1시즌에서 주인공들을 추적하는 캐릭터인 린치 대령에서 따온 것이라고. 여기서는 복수의 CIA요원이 린치라는 이름을 공유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정보기관의 음험한 이미지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ps3. 관객으로 하여금 저도 모르게 "무비! 무비!"를 외치게 하는 한니발의 특제 입체영화... 제목은 '대탈주(The Great Escape)'지만 배경음악은 TV판 A특공대의 오프닝이 흘러나온다. TV판에는 실제로 이런 부제가 붙은 에피소드가 없는 걸로 보아 이 작품을 위해 따로 제작한 필름인 것 같다. 화면 속에 흐르는 크레딧을 잘 보면 출연자 중에 '레지널드 바클리'라는 이름이 뜨는데 이 이름은 <스타트렉> 시리즈에서 원조머독 드와이트 슐츠가 연기한 캐릭터의 이름. (어쩌면 다른 이름들 속에도 이와 비슷한 장난이 숨어있을지도 모르겠다)

ps4. 크레딧을 보니 카나한 감독 본인이 군사법정 참석자 중 한명으로 나온 듯한데 imdb에는 자료가 없어서 확인 불가. 나중에 DVD로 나오면 한번 더 확인해볼까 싶기도 하다.

ps5. 크레딧이 올라간 뒤에 보너스 장면이 있다. 멋쟁이와 피부미용에 대해 몇마디 나누는 동료 죄수(혹은 헬스장 손님) 역으로 원조멋쟁이 더크 베네딕트가, 머독에게 전기충격을 가하며 그의 머릿속을 궁금하게 여기는 정신과의사 역으로 원조머독 드와이트 슐츠가 특별출연한 장면들이다. 원래는 각각 본편에서 멋쟁이나 머독이 탈옥하기 전의 어느 시점에 집어넣으려고 찍었으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커트당하고 팬들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크레딧 뒤로 밀어넣은 것 같다. 원조한니발 조지 페퍼드는 이미 사망했고 원조B.A. 미스터 T는 개인 의사에 따라 이번 작품에는 출연하지 않았다.

ps6. 탱크로 자유낙하하며 무인공격기 격추시키는 거야 예고편에서도 나왔으니 별로 놀랍지 않았는데, 무려 컨테이너로 야바위 흉내를 내어 사람 눈을 혼란시키다니 할리우드 놈들의 스케일은 날이 갈수록 (왠지 쓸데없는 부분에 대해서만) 확대되는 것 같다... 무너지는 컨테이너 사이로 요리조리 피하며 구사일생으로 살아나는 B.A.의 모습을 보며 <해운대>의 모씨가 생각났다는 것은 우리들만의 비밀로 해 두자. (뭐라?)

ps7. 샬토 코플리의 출신을 의식한 건지 은근히 아프리카와 얽히는 개그가 자주 나온다. 작전에 쓸 방송장비 훔치는 장면에서 남아공 특파원에 대한 언급을 하고 중간에 세관 통과할 때에는 또 다른 아프리카 모 국가의 언어를 이용하여 아슬아슬하면서도 피식 웃음이 새어나오게 만드는 상황을 연출한다.

ps8. 머독이 위기에 빠지면 '어찌된거냐 비커스! 강화복을 써라!'라고 (마음속으로) 소리쳐줄 작정이었는데 머독의 솜씨가 워낙 출중해서 그럴 일이 별로 없더라... (헬기를 무슨 제트기처럼 조종해서 미사일을 따돌리질 않나 기타등등)
by 잠본이 | 2010/06/12 00:19 | 시네마진국 | 트랙백(7)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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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나이브스 at 2010/06/12 08:31
미스터 T님 께서 안나오시나디...
Commented by 대마왕 at 2010/06/12 11:11
TV광고랑 영화소개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영상을 보니..

머독은 이전 배우랑 상당히 유사한 이미지를 보여주더군요..
페이스는..뭐랄까....음.......흠.....
BA는 뭐....치렁치렁 목걸이가 없는 BA는 BA가 아닌 관계로
아무리 생긴게 비슷해도 ㅎㅎㅎ

아~ 그러나.....한니발님께서는......
과거 독한 독일장교로 날리던 카리스마를 버리시고
능글능글한 너구리 이미지를 펼치던 조지 페파드의 이미지를..
글쎄요.....리엄 니슨의 이미지가 잘 맞을지...봐봐야???

그런데..요즘은 이런식의 리메이크나 코믹스의 영화화만 주렁주렁나오는군요...
Commented by 페니웨이™ at 2010/06/12 13:41
P.S 7을 지적하는 분들은 거의 없던데 잠본이님도 참 예리하심.
Commented by 로오나 at 2010/06/12 14:01
역시 멋쟁이 미국인 아저씨들이 나와서 총질하고 후드려패며 다 때려부수는 영화로선 잘 만들어졌다는 평이라 봐야겠다고 생각중입니다.(...)
Commented by bluenlive at 2010/06/12 20:59
ps 3, 7번... 대단하십니다. 잘 읽었습니다.
Commented by 블랙 at 2010/06/20 13:26
오늘 영화를 봤는데 컨테이너 장면에서 'HYUNDAI'라고 써진 컨테이너를 본것 같아요.
Commented by 피피앙 at 2010/06/20 23:50
드와이트 슐츠님이 나오십니까! 아아ㅠㅠ 같이 보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절망했는데 혼자 보고 와야겠습니다.
Commented by hansang at 2010/07/27 09:03
원조 머독의 혓바닥낼름 신공은 과연 대단하더군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영화는 별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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