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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 시리즈 증언록 : 미나미 마사히코
미나미 마사히코[南 雅彦]
1961년 미에[三重]현 출생. 1984년에 선라이즈에 입사하여, 제작진행, 제작데스크를 거쳐 <질풍! 아이언 리거>에서 프로듀서 데뷔. 그 후도 <기동무투전 G건담>, <천공의 에스카플로네>, <카우보이 비밥> 등 다양한 인기 TV시리즈들을 배출. 1998년 10월에 선라이즈를 퇴사하여 카와모토 토시히로, 오사카 히로시 등과 함께 제작회사 'BONES'를 설립, 대표이사로 취임. 2000년에 극장판 <에스카플로네>, 이어서 오리지널 TV시리즈 <히요우 전기> 등을 발표. 그후 극장판 <카우보이 비밥 천국의 문>이나 TV시리즈 <기동천사 엔젤릭 레이어>, <라제폰> 등 화제작을 계속 제작했다.

Q: 퍼스트 건담을 최초로 접한 것은?
A: 고교 2~3학년 때였죠. 극장판으로 제작된 1981년에는 제가 대학에 들어가서 영화관 알바를 뛰던 때였는데, <건담>이 극장에 걸렸을 때는 특히나 바빴어요.

Q: 애니메이션에 관여하게 된 것은?
A: 선라이즈에 입사하면서부터입니다. 본래 영상업계에 진출할 생각이었고, 알바로 일하던 영화관에서 휴식시간에 <이데온>을 봤는데 꽤 재미있더군요. 그것이 계기라면 계기라 할 수 있겠죠.

Q: 처음엔 어떤 업무를 맡으셨나요?
A: 제작진행이라고, 각화담당의 제작입니다. 처음에는 특정한 담당작품을 갖지 않고 도우미라는 형태로 <은하표류 바이팜>의 최후 부분에 관여했고, 그 직후 <초력로보 가랏트>로 넘어갔죠. 그후 <기동전사 Z건담>의 1화분을 맡았습니다. 시록코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재회> 편이었죠. 그 다음에 <푸른유성 SPT 레이즈나>가 있었고요. 프로듀서로서 첫 업무는 < SD건담 스크램블 >이라는 F91의 동시상영 작품입니다. 다음에는 우에다 PD 밑에서 <건담 0083>의 어시스턴트 프로듀서(AP)를 맡았습니다. 현장 프로듀서 비슷한 업무였죠.

Q: <0083>에서는 현장 면에서 강하게 추진하고 싶었던 뭔가가 있었는지?
A: 아뇨. AP였기 때문에 기획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어요. 드라마의 발단으로는, '적군 측에도 건담을 배치하자'라는 게 있었죠. 그리고 건담 세계의 사이드 스토리를 어떻게 그려나갈 것인가 하는 점도 포인트였습니다. 역시 토미노 감독님이 만든 건담은 토미노 감독 본인밖에 그려낼 수 없으니까요.

Q: 고생스러웠던 점은?
A: OVA는 그때도 꽤 비싼 상품이었기 때문에 그 가격에 어울리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게 만들어야 했죠. 그래서 본래는 월 1회 페이스로 납품할 예정이었던 것이 3개월마다 2회 납품하는 식으로 바뀌었고 제작비는 예산초과에 스케줄은 점점 늘어져서... 결국 사장실에 불려갔습니다(웃음). 그래도 꽤 양질의 필름으로 완성되었죠. 현장도 대단히 훌륭했어요. 메인스탭 전원이 그때까지 함께 일해온 사람들이다보니 누구에게 뭘 시키면 좋을까 금방 알 수 있었고, 저를 포함하여 대부분 20대의 젊은이였기 때문에, 그 열기 같은 것도 작품에 그대로 반영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 G건담 >에 대해서는?
A: 지금까지의 건담과는 많이 달라졌죠. 애초에 그런 식으로 만들라는 오더를 받았거든요. 그 전에 TV시리즈 <아이언 리거>를 담당하고, 다음 작품으로는 <에스카플로네>의 기획을 추진하던 중이었는데, 회사측으로부터 <에스카>는 나중에 해도 좋으니 <건담>을 먼저 맡으라는 명령이 내려왔어요.
그래서, 로봇 장르인 건담의 세계를 넓혀가려는 의도 하에 건담이 가진 캐릭터성을 살리면서도 전혀 별개의 작품을 만드는 방향으로 가게 되었죠. 감독은 이마가와 야스히로 씨로 결정하고, 그 시점부터 우주세기와는 다른 기획을 추진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 SD건담 >은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로 올라가면 졸업하는데, 그애들에게 곧바로 < Z건담 >이나 <건담ZZ>를 들이대면 너무 가혹하죠. 진입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생까지를 대상연령으로 하여, SD로부터 리얼건담으로 넘어가는 다리역할을 하는 작품 라인을 확립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Q: 그래서 건담이 잔뜩 튀어나오는 기획을?
A: 사실은 < G건담 > 직전에, NG를 먹은 기획이 하나 있었어요. <포르타 건담[ポルタガンダム]>이라는 가칭으로 불리고 있었는데, 건담을 오오카와라 씨가, 적측 메카를 이즈부치 씨가 디자인하고, 캐릭터를 카와모토 씨가 디자인하는 식으로 기획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1화의 각본까지 작업하고 있던 상태였죠. 그것을 중지하고 격투기를 모티브로 삼은 건담으로 가면 어떨까 하는 얘기가 나왔어요. 시기가 무려 12월이었습니다. 다음해 4월에는 방송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말이죠(웃음).
그래서 그때까지 만들어 왔던 기획은 전부 버리고, 거의 반 개월 정도의 기간동안 새 기획을 짰습니다. 캐릭터 만들 때 뭔가 필요한 게 없느냐고 이마가와 감독에게 물어보니 '만화가가 필요하다'고 하길래 시마모토 카즈히코 씨에게 '딱 하루만 우리회사에 들어와 주게'라고 부탁해서 찾아오게 한 다음, '아메리카 복서를 그려다오, 러시아 파이터를 그려다오...'하는 식으로 지시를 내려서 후다다닥 만들었죠. 그렇게 해서 작성된 캐릭터 초안을 오오사카에 들고 가서 오사카 히로시 씨와 디자인 협의를 한 다음, 다음해 정월 즈음에 캐릭터 표를 완성했어요.
만화가라는 외부 스탭이 보유한 개성 넘치는 파워를 캐릭터를 빚어낼 때 활용한 셈이죠. 오사카 씨는 < V건담 > 때에도 캐릭터를 맡았었기 때문에, 그쪽과는 약간 다른 그림체로 그려야만 한다는 전제조건도 있었던지라.

Q: 작품에 관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해서 짜낸 겁니까?
A: 기본적으로 각국의 건담이 나온다는 틀을 세운 뒤, 특징을 잡기 쉬운 것부터 하나하나 클리어했습니다. 우선 5인의 파이터가 배틀의 중심에 서 있기 때문에, 메인 5개국을 결정하고, 다음에는 그 건담들과 싸우는 각국 건담들을 어떻게 할까 하는 식으로요.
감독으로서도 기존의 건담처럼 2족보행식 인형로봇만 계속 나오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기에, 도중부터는 종 모양의 만다라 건담이나 풍차 모양 건담처럼 다양한 방식의 아이디어를 모으게 되었죠. 캐릭터 면에서도 중간부터 마스터 아시아같은 인물을 등장시켰고 말입니다.

Q: 스토리도 역시 이마가와 감독이 아이디어를 낸 것입니까?
A: 초반은 이마가와 감독과 스토리 구성을 맡은 고부 후유노리 씨가 각화의 파이트와 시리즈 전체에 걸치는 드라마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매회 격투만 반복하는 식으로 해서는 시리즈로서 만들기 힘들죠. 그래서 이야기의 큰 축으로 데빌건담이나 사천왕처럼 마스터 아시아와 연관된 플롯을 배치하는 동시에 건담 파이트를 전개한다는 스타일로 짜맞춰나가게 된 겁니다.

Q: 개성적인 캐릭터가 많은데 특히 마음에 남는 인물은?
A: 도몬의 형이 재미있는 캐릭터였죠. 전반도 후반도 좀 괴퍅해서... 마음에 듭니다.

Q: < G건담 >에 대한 반응은 어땠나요?
A: 사실 처음에는 그다지 반응이 좋지 않았어요. 아마 시청자들에게도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라는 망설임이 있었겠죠. 상품회전율도 별로 좋지 않았던 모양이고요. 하지만 5월달의 호비쇼에서 오프닝을 상영했더니 초등학생들이 달려와서 노래를 따라부르는 걸 보고, 이거라면 괜찮겠다 싶어서 안도했습니다. 애초에 그들을 위한 교두보로써 추진한 기획이었고, 수용층을 넓히는 작품이 되기에도 충분했으니까요. 최초에는 건담 팬의 반응이 상당히 두려웠습니다. 이마가와 감독과 '한동안 밤길 조심해야겠다'라는 얘기를 나눌 정도였거든요(웃음). 시청자를 믿어서 참 잘했다 싶어요.

Q: 로봇물로서는 상당히 건전한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만.
A: 처음에는 제작 스타일부터 한번 싹 바꿔보려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인간 드라마가 진행된 뒤 마지막에 건담 배틀이 나오는 스타일로요. 실사의 전대물이 등신대 액션과 거대로봇 전투 장면을 나누어서 촬영하는 것과 마찬가지 느낌으로 가자고 합의했죠. 이 작품의 메카씬은 '특촬'이라고요. 그래서 메카 장면과 캐릭터 장면의 애니메이터를 분담하여 작업했던 것인데, 그 뒤로는 메카만 계속 등장하는 에피소드도 심심찮게 나왔기에, 그야말로 난리가 났지요.

-출전: <테레비매거진 특별편집 기동전사건담 대전집 Part2>(코단샤, 2002) p.180
-해석: 잠본이(2010. 6. 6)
※전재, 인용시 출처 및 글쓴이 표시 부탁드립니다.


......뉴타입에 실린 샤이닝을 보고 '이딴 건 건담이 아니여!'라고 반응하던 그당시를
실시간 체험한 입장에서 보자면 저 '밤길 조심해야겠다'는 전혀 농담으로 들리지 않음 OTL
이 아저씨는 0083 관련해서도 꽤 할말이 많은데 그건 다음 기회에...
by 잠본이 | 2010/06/06 14:43 | GUNDAMAKERS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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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지크 at 2010/06/07 02:56
우하핫, 이런 배경비화가...
즐거운 글 잘 읽고 갑니다~.
Commented by 붉은혜성 at 2010/06/07 22:56
G건담에서 밤길조심해야겠어요(웃음) 이부분이 레알로 다가오는게...ㅋㅋㅋ
Commented by 영원제타 at 2010/06/09 21:53
건담이 우주세기를 벗어났다고 하는 것만해도 놀라운데,
그 첫 단추가 최강의 '파격'이었으니 밤길을 조심할 만 했지요. ^^
Commented by tentakaize at 2010/06/14 18:05
밤길에 만났으면 감사하다고 술사드릴뻔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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