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TV 애니메이션 『초전동로보 철인28호 FX』
방영기간: 1992년 4월 5일 ~ 1993년 3월 30일
편수: 전 47화
제작: 도쿄무비신샤(TMS)
방영국: 닛폰TV계
캐스트: 카네다 마사토 - 누마다 유스케, 카네다 쇼타로 - 타나카 히데유키, 카네다 요코 - 오리카사 아이, 나츠키 사부로 - 쿠사오 타케시, 프랑켄 슈타이너 - 모리카와 토시유키
원작: 요코야마 미츠테루
총감독: 이마사와 테츠오
캐릭터디자인․작화감독: 모토하시 히데유키
메인 각본: 소노다 히데키
옛날의 소년탐정 카네다 쇼타로도 45세의 아저씨가 되어버린 21세기 초반. 신세대의 히어로가 한자리에 모이는 월드 로봇 콘테스트가 개최된다. 의문의 범죄집단 네오블랙단이 그 행사장을 습격해 온다. 그들의 만행을 보다못한 주빈[主賓]의 쇼타로와 철인28호가 분연히 일어서려 하는 순간, 일본대표인 새로운 철인28호 FX가 누군가의 조종을 받아 멋대로 출동한다. 그 FX를 조종하는 소년이야말로, 2년 전에 행방불명되었던 쇼타로의 아들, 카네다 마사토였다. 지금, 새로운 철인전설이 시작되려 하고 있다!
원작 『철인28호』로부터 40년이 지난 세계를 무대로 전개되는 후일담 격의 TV시리즈. (즉 『태양의 사자 철인28호』와는 별개의 세계관이다) 어느덧 중년이 되어버린 카네다 쇼타로는 카네다 탐정사무소 소장으로, 아내와 자식이 있다. 아내는 천재적인 로봇공학자로, 철인28호 FX도 그녀의 작품. 자식인 마사토는 탐정사무소의 멤버로, FX의 조종자 후보생인 주인공이다. 탐정사무소에는 그 외에도 다른 소년소녀 멤버가 있어서, 마사토와 협력하여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말하자면 『철인28호』 + 『소년탐정단』이라는 구도이다.
주역 로봇인 철인28호 FX는 초전동 서보시스템을 갖춘 세계에서도 몇 안 되는 기체로서, 순간적으로 전신의 에너지를 한점에 집중시켜 경이적인 파괴력을 내는 것이 가능하다. (*근데 솔직히 원조철인은 그런거 없이도 잘만 이기더만...-_-) FX는 원격조작형의 조종기 그리드랜서로 움직이는데, 이야기의 중반까지는 멤버 5명 중에서 누가 가장 FX의 조종자로 적합한가를 파악하기 위해, 특정한 조종자를 두지 않고 그때그때 돌아가면서 조종한다는, 로봇애니로서는 변칙적인 설정을 채택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마사토가 제일 많이 조종했기 때문에 제22화에서 정식 조종사로 인정받는다)
또한 FX가 위기에 빠지면 쇼타로가 원조철인을 조종하여 (물론 철인도 조종기도 옛날 디자인 그대로. 게다가 이때의 BGM은 흑백판과 똑같다) 도와주러 온다는 기쁘기 그지없는 설정이 추가되어 있다. 『킨다이치 소년의 사건부』나 『근육맨 2세』, 『링에 걸어라 2』같은 작품들보다 한참 앞서서 2세대 히어로의 활약을 실현시킨 셈이다.
또한 세계 각국에는 철인개발계획에 의해 탄생한 철인 1호부터 27호까지의 선행기체가 배치되어 있어서, 각 나라마다 정의감 넘치는 소년소녀들이 조종을 맡고 있다는 설정도 짜맞춰져 있다. 이를테면 미국철인은 CIA의 소년요원이 조종하고 영국철인은 MI6 소속으로 제임스 본드의 손자격인 소년이 조종한다는 식이다. 이러한 설정은 세계각국의 대표선수 로봇이 등장하여 경합을 벌이는 『기동무투전 G건담』이나 『레드바론』의 선구자 격이라 할 수 있다.
각 에피소드는 오리지널이지만 또다시 후랑켄 박사와 블랙옥스가 등장. 악의 조직(그 이름도 무려 네오 블랙단!)의 클론기술에 의해 부활(게다가 십대 소년으로 회춘)한 후랑켄 박사 = 프랑켄 슈타이너가, 마치 트랜스포머처럼 변신하는 뉴 블랙옥스를 몰고 카네다 부자에게 도전해 오는 것이다. (*결국 개심하고 죽지만)
후반 2쿠르에서는 설정이 변경. 쇼타로는 인터폴 장관으로 취임하고 마사토는 FX의 정식 조종자로 임명되어 세계각지를 돌며 사건을 해결한다. 또한 5인의 멤버 중 한명인 사부로가 뉴 블랙옥스의 조종자가 되어 마사토에게 협력한다.
설정만으로 보면 대단히 멋진 작품일 것 같지만, 사실은 그 정도로 성공작이라고는 말하기 힘들다. 무엇보다도 위에 열거된 설정들을 30분 1화완결이라는 제한된 형식 내에서 충분히 소화시키지 못하여, 뭔가 어중간한 느낌을 주는 평범한 로봇애니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일단 5인의 멤버가 나오긴 하지만 드라마의 중심은 여전히 마사토에 맞춰져 있고 다른 캐릭터들은 충분한 개성이나 활약의 기회를 부여받지 못해, 들러리라는 느낌이 강하다. 또한 세계각국의 철인이라는 설정도 작품 속에서 충분히 살려내지 못해서, 그 존재의의 자체가 의문시될 지경이다.
그렇다고 해서 구 철인의 속편으로서 훌륭한 작품이었는가 하면 그점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남는데, 대부분의 에피소드는 FX만이 활약하고, 그나마 극에 독특한 재미를 더해주던 원조철인의 등장도 스폰서의 압력으로 인해 점점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철인28호』에 대한 애착을 담아 작품을 만들고 싶어했던 제작진과 FX의 완구를 더 팔고 싶어했던 스폰서 사이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던 것도 범작으로 끝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참고로, 본작에 사진만 등장하는 오오츠카 서장과 시키시마 박사는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설정이다. (*5인의 멤버 중 한명인 시오리가 오오츠카 서장의 손녀딸이라는 설정이 있으나 본편 중에서 사용된 일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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