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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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람의 열쇠와 프리메이슨
원제: The Hiram Key: Pharaohs, Freemasonry, and the Discovery of the Secret Scrolls of Jesus
저자: 로버트 로마스 & 크리스토퍼 나이트
역자: 임경아
출판사: 루비박스

프리메이슨은 18세기 영국에서 처음으로 눈에 띄는 활동을 개시한 이래 전 유럽과 미대륙에까지 뻗어나간 세계 최대의 비밀결사체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3백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조직의 구성과 활동 양상은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그 설립 목적이나 구체적인 행동원리는 안개 속에 싸여 있으며 그들을 둘러싼 연구와 추측도 그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다양하다. 어떤 이는 그들을 전 세계의 경제와 정치를 배후조종하는 어둠의 정부이자 악의 세력으로 매도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그들이 별다른 의미 없이 여흥을 즐기고 상부상조하기 위해 모여든 유한계급의 사교클럽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리기도 한다. 솔직히 말해서 그러한 이야기들 중 어느 것이 더 진실에 가까운지 가려내는 것은 내부자가 아닌 우리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이며, 때로는 내부자 본인들조차도 과연 제대로 된 해답을 갖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그러한 프리메이슨에 대한 학설들을 소개하고 그 실체를 파헤치는 책들은 이제까지 많이 나왔고, 최근에는 서양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남과 함께 별 인연이 없었던 한국에도 그 중 일부가 번역 소개되었다. 본서도 출간된지 십수 년이 지나서야 그러한 흐름을 타고 국내에 소개된 셈인데, 다른 프리메이슨 관련서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저자들이 외부 연구자가 아닌 프리메이슨 단원 출신이라는 점, 그리고 프리메이슨 자체보다는 그 비밀의식의 수수께끼와 조직의 참된 기원에 대한 탐구가 주된 내용이라는 점, 마지막으로 다루는 역사의 스케일이 무지무지하게 광대하다는 점 등을 열거할 수 있겠다. 저자들은 메이슨 의식에 등장하는 몇 가지 상징들과 그 핵심에 자리한 전설의 주인공인 '히람 아비프'를 키워드로 삼아 고대 이집트 왕조, 모세로부터 예수에 이르는 유대의 고난, 성당 기사단의 흥망, 근대 프리메이슨의 탄생에 이르는 장대한 역사의 드라마를 마치 퍼즐을 풀어나가듯 차근차근 재구성하여 보여주고 있다.

프리메이슨의 기원이 이제까지 폄하되어 왔던 것처럼 근대 영국에서 취미로 생겨난 것이 아니고 진짜로 그들 자신이 주장하는 것처럼 고대 이집트에 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은 흥미롭지만, 그러한 주장을 더욱 확장하여 유대 왕국의 지배자들이나 예수 그리스도, 심지어 성당 기사단까지 메이슨의 한 부류였으며 고대 이집트에서 전래된 신비한 의식을 대대로 전수해 왔다는 썰을 푸는 데에까지 이르면 다소 정신이 멍해진다. 이야기 자체는 흥미진진하게 술술 읽히지만 그러한 주장들을 엮어나가기 위해 제시한 연결 고리들이 너무 헐겁고 아전인수격인 부분도 많아서 다 읽고 나서 찬찬히 돌아보면 '결국 믿거나 말거나 아닌가?'라는 잡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하긴 그래서인지 몰라도 본서가 처음으로 출간되었던 당시 그 내용의 허황찬란함을 지적하며 가장 심하게 까댄 리뷰어들은 다름아닌 메이슨 기관지의 필자들이었다고 한다. 본서의 지나치게 편향되고 극단적인 논리전개 때문에 다른 진지한 메이슨 역사가들까지 엉터리로 치부되면 어떡하냐는 우려도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의 프리메이슨 관련서들이 진지한 학술서에서 으스스한 음모론에 이르는 한정된 스펙트럼의 어느 한 부분에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면, 본서는 그러한 범위를 아득하게 넘어서서 그레이엄 핸콕의 초고대문명 판타지에 버금가는 개뻥의 신경지를 개척하였다고 할 만하다. (핸콕이 본서에 대해 '이제부터는 지난 4천년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라는 찬사를 보낸 것도 이해가 간다.) 달리 말하자면 저자들의 그럴 듯한 상상을 즐기기에는 모자람이 없으나 진지한 역사 연구로 취급하기에는 2% 정도 부족하다는 소리다. 프리메이슨에 대한 사항을 미리 기본상식으로 깔아두고 다른 소재들을 연속으로 풀어나가는 구조로 되어있기 때문에 비슷한 소재를 다룬 참고문헌들을 한번 읽어본 뒤에 일독하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다. 특히 중간에 나오는 쿰란공동체 떡밥과 예수의 형제로 설명되는 '의인 야고보'에 대한 사항은 <사해사본의 진실>(마이클 베이전트 & 리처드 레이 지음, 김문호 옮김, 예담, 2007)에 나온 학설을 거의 그대로 베껴왔기 때문에 같이 읽으면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정통 기독교의 관료조직과 대립되는 '선의의 소수파'가 실존인물 예수의 가르침을 더 충실하게 보존하면서 인류번영을 위해 힘써 왔다는 논리는 <탤리즈먼 : 이단의 역사>(그레이엄 핸콕 & 로버트 보발 지음, 오성환 옮김, 까치, 2006)를 연상케 한다.

귀중한 독서의 기회를 허락해 주신 이글루스 운영진과 출판사 분들께 감사드린다.

렛츠리뷰
by 잠본이 | 2010/03/11 23:18 | 대영도서관 | 트랙백(1) | 핑백(1)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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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프요일, 연필 한다스의.. at 2010/03/15 06:25

제목 : 비밀 종교단체, 프리메이슨의 비밀.
책 사진;(차례로) 입문하다. 비밀 교리. 피타고라스. 앞치마. 컴퍼스. '프리메이슨'을 아시나요? 도를 아십니까,처럼 들리는가. 성경, 신화, 윤회 사상, 영혼, 기하학. 이 모든 것이 통합된, 각 종교가 지니고 있는 한계를 뛰어넘어 공통되는 비의로 묶는 것.() 그것이 바로 프리메이슨의 궁극적인 지향점이었다. 기독교의 교리를 적극 채용하고, 고대종교의 신화들을 상징으로 제시하고, 불교와 같은.....more

Linked at 잠보니스틱스 : 빨간석공 파란.. at 2010/03/13 00:52

... 약간 늦었지만 렛츠리뷰 당첨 인증사진. (리뷰를 이미 다 쓰고 나서 사진을 올리는 사람은 얼음집에 나밖에 없을 듯 OTL) 예전에 구입했던 메이슨 관련서들과 함께 기념촬영. 게다가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하는 원서 ... more

Commented by rumic71 at 2010/03/11 23:29
일본의 프리메이슨 본부 건물은 주로 결혼식 임대에 쓰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습니다...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0/03/12 00:27
......무슨 마을회관입니까 OTL
Commented by draco21 at 2010/03/12 00:43
프로샤임이 생각나버렸습니다. OTL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0/03/13 12:35
뭔지 모릅니다. ?_?
Commented by draco21 at 2010/03/13 12:38
천체 전사 선레드의 악의 조직입니다. ^^: 이런저런 선한 행동으로 마을 주민들의 지지를 받는... 위의 rumic님 덧글을 보고 나니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는군요. ^^:
Commented by 트로와바톤 at 2010/03/12 09:25
프리메이슨, 음모론은 사람을 자극하는 좋은 떡밥이지요.
저자가 프리메이슨의 신자란점이 흥미롭습니다.

그나저나 이젠 이런 리뷰글도 보지못하게 되다니 조금 안타깝네요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0/03/13 12:35
모든 좋은 것에는 끝이 있기 마련이지요.
Commented by sharkman at 2010/03/12 20:11
하림의 열쇠와 프리메이슨. 새로나온 치킨인줄 알았음.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0/03/13 12:34
고대 페리카나 제국이 자랑하는 '맛의 비밀'을 전수받은 하림 아비프는 그 비밀을 빼앗으려는 림스인들의 암살위협을 받게 되는데...
Commented by StarDust at 2010/03/12 21:07
이런 책은 언제든지 낚일 준비를 하고 무방비하게 읽다가 가끔 정신차리고 낄낄거리는 재미가 확실히 있는듯 합니다(...)

다만 저는 프리메이슨에 대해서 백과사전류의 지식조차도 없었던 지라 좀 힘들긴 하더군요;;;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0/03/13 12:35
입문서로는 좀 무리가 있고, 다른 책 한 두어권쯤 읽은 뒤에 종합편으로 보시면 아아주 재미있습니다.

비유하자면 초인로크 소년킹 연재분을 읽은 뒤에 초인로크 에피타프편을 읽는것과 같달까 (뭔소리여)
Commented by 미르나르샤 at 2010/03/13 13:37
아예 논문처럼 쓰여졌으면 또 모르겠어요..
어떤 서적을 참고해서 연구를 했는지 그런거 조차 안나온, 프리메이슨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그런 형식이라..
많이 아쉽긴 아쉬워요.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0/03/13 15:07
그러게 말입니다.
Commented by 연필 한다스 at 2010/03/15 06:42
그렇게 허술했나요? 저도 당시 몇 권의 책으로 프리메이슨을 처음 겪었던 터라 지금 좀 멍때리고 있어요. 세 권의 책이 모두 프리메이슨을 긍정하는 쪽으로 쓰여져서, 사실 별 의심없이 받아들이긴 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프리메이슨의 사상들이 흡족하기도 했구요.

저자들이 내놓은 증거가 제게는 상당히 설득력있게 작용했는데, 말씀대로 역사의 전체를 바라보기에는 조금 부족한 면도 없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하지만 프리메이슨만 놓고 본다면 성당의 지하에서 보물 문서가 발굴되길 바라마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낚인건가요?

어찌되었든 시선의 균형에는 감사드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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